그러나 수현은 비록 그렇게 생각했지만 무도장에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그녀는 과격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그녀도 이런 사소한 일로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지 않았다.수현은 목소리를 낮추고 은수를 노려보며 말했다."이 손 놔요."은수는 수현이 화가 난 모습을 흥미진진하게 바라보았다. 그는 이미 오랫동안 이렇게 가까이 그녀를 본 적이 없었고 지금 겨우 기회가 생겨 그녀가 자신의 품 속에 있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으니 은수는 또 어떻게 쉽게 손을 놓을 수 있겠는가?은수는 수현의 항의를 듣지 못한 척하며 그녀의 허리를 잡은 손에 힘을 약간 더했다.남자의 뜨거운 손은 옷을 통해 그녀의 피부에 전달되면서 수현의 얼굴은 더욱 붉어졌고 이때 노래도 시작되었다.주위의 다른 사람들은 모두 음악에 따라 나풀나풀 춤을 추기 시작했다."음악이 시작되었으니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지 말자." 은수는 수현의 귀에 대고 낮은 소리로 말을 한 다음 수현을 데리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수현은 주위의 사람들이 모두 이 모든 것을 즐기고 있는 것을 보고 만약 자신이 은수와 다투기 시작한다면 난처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래서 수현은 잠시 도망치고 싶은 충동을 참으며 은수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다만, 영문도 모른 채 은수에게 당한 수현은 마음이 시원치 않았다. 마침 그녀도 스텝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으니 아예 아무렇게 추기 시작했다.수현은 하이힐을 신은 채 은수의 발을 사정없이 밟았다.은수는 수현에게 여러 번 밟혀 미간을 살짝 찌푸렸지만 눈을 드리우니 수현이 마치 장난치는 어린아이처럼 교활한 미소를 짓는 것을 보고 차마 화를 내지 못했다.만약 자신을 몇 번 밟았다고 해서 그녀를 기쁘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겠지.수현은 은수를 여러 번 세게 밟으며 단단히 복수했고 이 남자가 자신을 놓을 수 있도록 일부러 힘을 많이 썼다.그녀가 고개를 들어 은수의 찌그러진 표정을 보려고 할 때, 남자가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깊은 호수
이 여자는 바로 오랫동안 실종된 차예진이었다.여자는 수현을 한참 뚫어지게 쳐다보았고 뒤에서 누군가 말을 걸었을 때에야 정신을 차리며 표정을 정리했다.그러나 예진의 충격은 조금도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방금 은수와 무도장 가운데서 춤을 추는 사람이 바로 차수현이라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그녀는 죽어도 그 얼굴을 잊을 수 없었다.‘근데 차수현은 이미 죽었잖아? 어떻게 이런 자리에 나타나서 모두의 초점이 되었을까?’예진은 손에 든 술잔을 꽉 쥐었다. 그때 차가네 집안은 은수한테 복수를 당했고 그녀도 하룻밤 사이에 재벌 집 아가씨에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재수 없는 년으로 변했다.그래서 그녀는 결국 낭패하게 s시를 떠날 수밖에 없었지만, 요 몇 년 동안 줄곧 남의 시중을 받는 생활에 익숙해진 그녀는 또 어떻게 마음을 가다듬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생활을 할 수 있겠는가.예진은 그저 자존심을 버려 자신의 괜찮은 미모로 자색으로 천천히 그녀를 위해 돈을 써 주는 남자 몇 명을 찾았고 또 몇 차례 성형수술을 거쳐 기본적으로 얼굴을 바꿨다.그리고 그녀는 지금 또 한 영감과의 관계에 의지하여 자신의 신분을 바꾸었기 때문에 이렇게 다시 대중의 시야에 나타날 수 있었다.요 몇 년 동안 생긴 일에 대해 예진은 돌이키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자신은 아직 잘 살아있고 수현은 이미 죽어 시체로 변했다는 것을 생각하기만 하면 예진은 여전히 자신이 이겼다고 생각했고 마음도 그렇게 괴롭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수현이 이렇게 생생하게 살아있고 심지어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을 수 있으며 은수의 사랑까지 받는 것을 보고, 강렬한 증오가 예진의 마음속에서 솟아올랐다.그녀는 차수현이 자신보다 더 잘 지내는 것을 절대 허락하지 않았기에 오늘 밤 반드시 수를 써서 이 천한 년이 망신을 당하게 할 것이다.수현은 예진의 눈빛에 온몸이 불편해지며 심지어 소름까지 돋았다.바로 이때, 노래는 서서히 멈추었다.수현은 더 이상 은수와 얽히고 싶지 않았다."온은수 씨, 나 이제 화장실에 가야
예진은 옆에서 잠시 기다리다가 와인 한 잔을 들고 다가갔다.수현의 곁에 도착하자 예진은 미끄러지는 척하며 손에 든 와인을 수현의 원피스에 쏟았다."아......"수현은 가만히 앉아 있다가 차가운 와인에 숨을 들이마셨다.예진은 얼른 사과하면서 손수건을 들고 닦아주었다."미안해요, 내가 미끄러지는 바람에 와인을 쏟았네요. 정말 미안해요.""괜찮아요."수현은 원래 화가 좀 났지만 눈앞의 사람은 고의가 아니었고 사과하는 태도도 성실해서 그녀도 따지기가 좀 그래서 그냥 재수가 없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닦으려고 했다.그러나 수현이 입은 원피스는 옅은 색깔이라 와인을 쏟았으니 와인 자국이 너무 선명했고 그야말로 참혹하기 그지없었다.어떤 곳은 흠뻑 젖어서 심지어 그녀가 안에 입고 있는 속옷까지 은근히 볼 수 있었다."미안해요, 내 잘못이니까 아가씨 나랑 같이 저 탈의실로 가요. 내 차에 다른 옷 한 벌 있는데, 그거 입어요."예진은 수현이 가려는 것을 보고 얼른 입을 열었다.수현은 원래 직접 떠나려고 했지만, 이렇게 나가면 너무 보기 흉해서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그럼 부탁할게요."예진은 그제야 수현을 데리고 홀 옆에 있는 탈의실로 갔다.수현은 휴지로 와인 자국을 닦으면서 예진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러나 수현의 마음속에는 자꾸만 이상한 느낌이 들었고 가시지 않았다. 이 여자는 매우 낯설고 수현은 또 이 여자를 본 적이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좀 익숙하다고 느껴졌다.수현은 이런 이상한 충돌감이 대체 어디에서 나왔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었기에 그냥 자신이 예민한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수현은 갑자기 가슴에서 이상한 열기가 엄습하는 것을 느꼈고 원래 하얀 얼굴이 서서히 붉어지며 머리도 점차 혼미해졌다. 마치 한 덩어리의 불이 그녀의 이성을 태우고 있는 것 같았다.수현은 눈살을 찌푸렸고 가슴을 움켜쥐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그러나 그녀는 도수가 낮은 샴페인만 조금 마셨을 뿐,
남자는 눈이 갑자기 밝아졌다.그는 원래 예진이 이렇게 많은 돈을 들여 자신더러 망치려고 하는 여자가 틀림없이 엄청 못생긴 여자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이런 미인이었다니.그는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며 얼굴에는 음란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수현은 발자국 소리를 듣고 억지로 눈을 크게 떴고, 생김새가 옹졸한 남자가 음탕하게 웃으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그녀는 바로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수현은 일어서서 도망가려고 했지만 힘이 하나도 없었다.이를 본 그 남자는 즉시 달려들었다."예쁜이, 발버둥 칠 필요 없어. 보아하니 남자가 많이 그리운가 보지? 이 오빠가 잘 해줄 테니까 아가씨도 만족할 거야…..."수현은 지금 온몸이 매우 더웠지만, 여전히 이성을 유지하고 있었다."난 당신이 누군지 모르니까 당장 나가요. 그렇지 않으면, 절대 당신을 가만두지 않겠어요!"수현은 가능한 한 강하게 보이려고 했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약물의 작용으로 유난히 무기력하여 전혀 위협적인 작용이 없었다.남자는 두려워하기는커녕 더 흥분해지며 수현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연회장 안.은수는 가까스로 치근덕거리는 여자들한테서 벗어났지만 수현이 이미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그는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이미 떠났나?’은수는 휴대전화를 꺼내 수현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런데 한참 지났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화라도 난 건 아니겠지?’은수는 미간을 더욱 세게 찌푸리며 전화를 끊으려고 할 때, 갑자기 전화가 연결되었다."살려...... 살려줘요! 빨리 와서 나 좀 구해줘요......"말이 떨어지자마자 전화는 바로 끊겼다.은수는 표정이 돌변했다. ‘수현 지금 위험에 빠졌나?’그는 즉시 연회장에 있는 그 웨이터들을 찾아왔다."너희들 혹시 그 베이지색 긴 원피스를 입고 방금 나와 춤을 춘 여자 본 적 있어? 이미 이곳을 떠난 거야?"웨이터 몇 명은 서로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저었다.은수는 안색이 어두워
수현은 자신이 질식할 것만 같았고 지금 머릿속에는 뜻밖에도 그 사람의 이름이 떠올랐다.온은수…...방금 그는 자신에게 전화를 걸었고 지금 또 여기에 있었으니 만약 그가 오지 않는다면, 그녀는 정말 끝장날 것이다.수현이 절망에 빠졌을 때, 문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여기인가?"은수는 앞에 굳게 닫힌 문을 보고 입을 열었다.수현은 은수의 목소리를 듣고 즉시 목소리를 내여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려 했다.그러나 소리를 지르기도 전에 남자는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으윽!"남자의 더러운 손이 그녀의 입을 막자 수현은 하마터면 토할 뻔했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몸을 비틀며 발버둥 치려 했지만 여전히 헛수고였다.이때 문밖은 사람이 떠난 것처럼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수현은 점차 절망에 빠졌지만 다음 순간, 갑자기 누군가가 밖에서 매섭게 문을 걷어찼다.수현은 눈을 크게 뜨고 열린 문에서 은수가 들어오는 것을 보았고, 마침내 긴장을 풀며 몸은 허탈해진 것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남자는 누군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당황해서 손을 놓았지만 여전히 허세를 부리고 있었다."당, 당신 누구야? 내가 내 여자와 여기서 정상적인 일을 좀 하겠다는데, 당장 나가."은수는 이 남자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의 눈빛은 땅에 쓰러진 수현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지금 그녀는 양쪽 볼이 모두 부어올라 비정상적인 붉은색을 띠고 있었고 줄곧 맑은 눈동자는 혼탁하기 그지없었다. 마치 안개가 낀 것 같은 눈빛은 딱 봐도 이상했다.순간 은수는 싸늘한 기세를 내뿜으며 지옥에서 온 악마처럼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갔고 그 남자는 바로 겁에 질려 일어나서 도망치려고 했지만 은수에게 호되게 한 발로 걷어차였다.은수는 그 사람의 뼈가 부서지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힘을 주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는 지금 사람을 죽이고 싶은 충동까지 생겼다.그러나 수현의 고통스러운 숨소리는 억지로 그의 이성을 끌어당겼다.은수는 냉정해지며 몸에 입은 양복을 벗고 수현의 몸에
은수는 심호흡을 하며 마음속의 욕망을 억누를 수밖에 없었다."가만히 있어, 내가 당신 데리고 병원에 갈게."그러나 수현은 완전히 이성을 잃고 힘없이 남자의 몸에 달라붙었다.은수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고 그의 눈빛은 욕망으로 불타오르며 수현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당신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하는 거야?"수현은 고개를 저었다. 그녀의 머리는 약물의 침식으로 이미 돌아가지 않았다.은수가 굳게 버티고 있는 것을 보고 수현은 그의 옷을 잡고 다가가서 그의 입술을 힘껏 물었다.따끔거린 입술은 차 안의 점점 높아지는 온도를 낮추기는커녕 오히려 은수의 몸을 순식간에 굳어지게 만들었다.남자의 숨결은 점점 가빠졌다.요 몇 년 동안 그에게 접근하고 싶은 여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는 지금까지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그러나 하필 수현의 앞에서 그는 자랑스러운 이성을 잃어 정상적인 반응을 전혀 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이미 붕괴 직전에 이르렀다.수현이 여전히 자신의 몸에 붙어 마구 비비적거리는 것을 느낀 남자는 드디어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새빨간 입술에 짙게 키스했다.그는 이미 너무 오랫동안 그녀의 향기를 그리워했고, 이제 마침내 그녀와 닿을 수 있어 그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은수는 수현의 손목을 잡고 그녀를 자신의 품으로 세게 안았다.수현은 어질어질해서 그저 남자가 키스하도록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고 반항할 힘이 전혀 없었다.좁은 차 안에서 온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그의 핸드폰 벨소리는 타이밍에 맞지 않게 울리기 시작했다.은수는 지금 받을 마음이 전혀 없었고 그저 눈살을 찌푸리며 못 들은 척했다.그러나 그 벨 소리는 끊임없이 이어졌다."젠장."은수는 결국 짜증이 났고 휴대전화를 들어보니 윤찬의 번호인 것을 보고 수신 버튼을 눌렀다."무슨 일이야?"은수의 잠긴 목소리는 티가 너무 나서 윤찬도 목을 움츠렸다.‘나 지금 또 대표님의 좋은 일을 방해한 것 같은데......’그러나 이 일은 긴
가는 길에 은수는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며 가장 빠른 속도로 달렸고, 15분도 안되어 그들은 병원에 도착했다.은수는 즉시 수현을 데리고 의사를 찾아갔다.의사는 수현의 상태를 검사한 후 즉시 그녀에게 약물을 주사했다.치료를 받은 후 수현은 방금 전 마구 움직이는 상태에서 진정을 되찾았고, 원래 말도 안 될 정도로 뜨거운 체온까지 점차 내려갔다."그녀는 괜찮나요?"은수가 입을 열자 목소리는 무척 쉬었다."제때에 병원으로 와서 별일은 없지만, 이런 약은 우리나라에서 금지된 약물이기 때문에 앞으로 절대 다시 먹어선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후과는 엄청 심각할 겁니다."수현의 몸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듣자 은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침대 옆에 앉아 침대 위의 여자의 창백하고 차가운 손을 잡았다.지금 수현은 진정제의 작용으로 아주 조용히 자고 있었다.그러나 은수는 오늘 자신이 본 모든 것을 생각하자 가슴이 떨리기 시작했다. 만약 그가 조금이라도 늦게 갔다면, 무슨 끔찍할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그의 눈빛은 어두워졌다.‘절대로 쉽게 이 일을 끝내지 않을 거야.’그녀를 건드린 사람들은 모두 대가를 치러야 했다.......수현은 목이 불에 타는 듯한 느낌에 놀라며 눈썹을 찌푸린 채 손은 자신도 모르게 목을 만지며 그 갈증을 풀고 싶었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한참 몸부림치다가 그녀는 마침내 이 괴로운 느낌 때문에 더 이상 편히 잠들 수 없었고, 눈을 번쩍 뜨며 기침을 했다."물, 나 물 좀…..."수현은 목이 쉰 채로 입을 열었고 옆에서 지키고 있던 은수는 듣자마자 즉시 일어나 그녀에게 물 한 잔 따라주었다.은수는 물의 온도가 미적지근한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조심스럽게 수현에게 먹여 주었다.수현은 자신이 마치 방금 사막에서 나온 사람 같다고 느꼈다. 그녀는 컵을 들고 물을 벌컥벌컥 마시며 단숨에 다 마셨다.수분이 몸에 흘러들어가자 수현은 좀 좋아졌지만 머리는 여전히 어지러웠다.‘나…... 대체 왜 이러는 거지…...’
수현은 멈칫하더니 당시 차에서 발생한 일을 자세히 회상한 뒤 떠올리고 싶지 않은 화면들을 떠올렸다.약의 효과 때문에 그녀는 완전히 미쳤고…...일부 19금의 장면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자 수현은 타조라도 되어 머리를 흙 속에 묻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그녀는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었던 것일까?비록 약을 먹어서 그런 거지만, 그 화면을 생각하면 수현은 여전히 몸 둘 바를 몰랐다.은수는 수현이 수줍어하는 모습을 흥미진진하게 바라보았다. 지금의 수현이야말로 그와 처음 만날 때의 모습이었다.그의 놀림에 화가 났지만 평소처럼 자신과 맞서려 하지 않고 그저 대답을 하지 못한 채 초롱초롱한 눈을 부릅뜨고 자신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모습."왜 말이 없어, 응?"은수는 미소가 짙어지며 천천히 수현에게 다가가 그녀의 귓가에 숨을 불었다.수현의 몸은 순식간에 굳어졌다.은수가 애매한 눈빛으로 또 무언가를 말하려 할 때, 한쪽에 있던 수현의 휴대전화가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수현은 순식간에 정신을 차리고 재빨리 휴대전화를 가져왔다. 은서에게서 온 전화였다.아마 그녀가 이 늦은 시간에 아직 돌아가지 않아서 걱정하고 있었던 것이다.은수도 화면에 나타난 은서의 이름을 보고 눈빛이 갑자기 어두워졌다.수현이 수신 버튼을 누르자 은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수현아, 너 지금 어디야, 내가 데리러 갈까?"수현이 막 대답하려고 할 때, 은수는 갑자기 그녀의 귓불을 세게 물었다.수현은 미처 방비하지 못해서 깜짝 놀랐고 자신도 모르게 신음 소리를 냈다. 원래 하려던 말도 순식간에 톤이 이상해졌다.은서는 그 소리를 듣고 전화를 꽉 쥐었다."수현아, 지금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목소리가 좀 이상한 것 같은데."은서의 질문은 수현을 더욱 난처하게 했다. 그녀는 손을 내밀어 은수를 밀어내려 했지만 그는 키가 1미터 8센티미터나 하는 남자였으니 수현은 또 어떻게 한 손으로 그를 밀어낼 수 있겠는가.은수는 오히려 더욱 과감해지며 입술은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 하얗고 매혹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