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몇 년 동안 예린은 그의 곁에 있으며 줄곧 온가네의 권세를 빌어 유가네를 발전시켰다.한 여자가 이 정도로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녀가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해 준다.은수는 당연히 모를 리가 없지만, 이런 일을 그냥 못 본 척하고 넘어갔다.한 편으로는 수현이 죽은 후 그는 이런 일에 대해 전혀 신경 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예린이 필경 자신을 구한 은인인데다 또 그가 전에 유일하게 약속을 어겨 기대를 저버린 사람으로서 그녀에게 경제상의 보상을 주는 것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그러나 이번에 예린의 행동은 이미 선을 넘었다이 일을 막론하고 그녀가 도대체 의도적이든 아니든 이미 수현을 괴롭혔으니 만약 이대로 방임한다면 수현은 그와 사이가 더욱 멀어질 것이다."은수 씨, 내가 정말 잘못했어요.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거 알면서도 그냥 두려웠어요. 차수현이 돌아왔으니 은수 씨가 그녀를 위해 날 쫓아낼까 봐요. 난 은수 씨의 곁에 있을 자격을 잃을까 봐 두렵다고요……."예린은 어찌나 슬피 우는지 유난히 불쌍해 보였다.그녀의 눈물은 거짓이 아니었다. 그녀가 자신이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정말 은수에게 쫓겨나 더는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내 곁에 있어도 난 당신이 원하는 것을 줄 수 없어요. 예린 씨, 이번은 내가 마지막으로 이렇게 차분하게 당신과 얘기하는 거예요.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기에 지금 가서 물건을 정리하면 보상을 받고 외국으로 가서 멋진 부자가 될 수 있어요."은수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일어나 예린을 보면서 눈빛에는 조금의 온도도 없었다.예린은 온몸을 떨었다. 그녀는 한동안 대답할 수 없었다. 그녀는 이번에 은수가 진심이란 것을 깨달았기에 그녀가 가고 싶지 않더라도 그는 강제로 자신을 떠나게 할 것이다.그러나 그녀는 또 어찌 달가워할 수 있겠는가.그녀는 이 5년 동안 필사적으로 재벌 집 아가씨들의 예절을 배우고, 상류층의 각종 기능을 배우며 오직 은수의 곁에 서
"수현이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어머니, 그런 루머를 믿지 마세요." 은수는 수현에 대한 어머니의 평가를 듣고 바로 반박했다.다만 애석하게도 미자는 그저 은수가 이미 그 여자에게 완전히 빠졌다고 생각할 뿐 전혀 믿지 않았다.명의상의 숙질인 은수, 은서와 차례로 연애하고 결혼하며 심지어 아버지도 모르는 아이까지 임신한 여자가 결백하고 좋은 여자라고 해도 믿을 사람이 있어야 그러지……."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난 상관없어. 아무튼 나의 태도는 매우 명확해. 더 이상 그녀와 얽힐 생각하지 마. 그리고 예린은 내가 인정한 미래의 며느리니까 너도 알아서 해!"미자는 예린의 손을 잡고 그녀를 지지하려는 의도를 표시했다.예린이 아무리 그래도 은수에 대한 마음은 한결같고 요 몇 년간 줄곧 다른 남자가 없었으니 적어도 은수를 두고 불륜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다.예린은 원래 이미 포기했는데 갑자기 또 기회가 생기자 묵묵히 미자의 뒤에 서 있었다.은수는 자신의 어머니가 끼어들려는 것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이 일은 절대 더 이상 끌 수 없었다."어머니, 이 일은 이미 결정이 났어요. 그녀를 남게 하는 것은 서로에게 상처를 줄 뿐, 차라리 빨리 관계를 끊는 게 나아요.""네가 기어코 예린이를 쫓아내려고 한다면, 그럼 너를 귀찮게 하는 어머니인 나도 함께 쫓아내. 그러면 더 이상 네가 그 여자와 함께 있는 것을 막을 사람이 없을 테니까!"은수가 죽어도 회개하지 않는 것을 보고 미자도 화가 나서 매섭게 말했다.은수는 한동안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어머니의 표정을 보면 그는 그녀가 진지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은수는 갑자기 무력감을 느끼며 더 이상 이런 일로 다투고 싶지 않았다."이 일은 내가 스스로 결정할 거예요."은수는 더 이상 쓸데없는 다툼을 하고 싶지 않아 이 말만 남기고 떠났다.그가 떠난 후 미자는 예린을 달랬다."예린아, 걱정하지 마. 내가 있는 한 그는 널 쫓아낼 수 없어.”"알겠어요, 어머님, 안심하세요. 저도 다시는 잘못을 저질러서
"처음 보네요, 난 임미자라고 은수의 어머니예요." 미자는 수현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기본적인 예의는 빠지지 않았다.‘온은수의 어머니?’수현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5년 전 그녀가 온가네로 시집갔을 때조차 나타나지 않았던 사람이 지금 자신을 찾아왔으니 분명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일 것이다.수현은 담담하게 웃었다."어머님, 안녕하세요. 하지만, 나와 온은수 씨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미 관계가 없어서요. 내가 지금 아직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얘기를 할 수 없을 거 같네요."수현은 될수록 일을 만들지 말자는 생각으로 떠나려 했다. 미자는 그녀가 이렇게 나오는 것을 보고 안색이 어두워졌다."차수현 씨, 난 단지 당신과 얘기 좀 하고 싶을 뿐 시간을 얼마 지체할 수 없거든요. 만약 지금 불편하다면, 오후에 내가 당신 회사에 가서 찾으러 갈게요.”수현은 이 말을 듣자마자 발걸음을 멈추었다.그녀의 회사에 간다고?그녀는 회사에 온 지 며칠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미 충분히 유명해졌는데, 온은수의 어머니까지 찾아오면, 그녀는 출근해 말아?“그럼 저쪽 커피숍에 가서 얘기하죠.”수현은 생각해 보았다. 미자는 분명 자신과 끝까지 얘기할 기세였으니 기왕 이렇게 된 이상 빨리 결속 짓고 끝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아니면 회사일에 또 영향을 줄 것이다.미자는 거절하지 않았고 두 사람은 직접 수현 회사 아래층의 커피숍에 갔다.두 사람은 아무도 방해하지 않을 조용한 자리를 찾아 앉았다.수현은 앉은 후 음료수 한 잔을 주문한 뒤 단도직입적으로 입을 열었다."어머님, 지금 하실 말씀이 있는 것 같은데, 솔직하게 말씀하시죠."미자는 커피를 들고 에두르지 않고 입을 열었다."내가 아가씨를 찾는 이유는 우리 은서 때문이에요. 너희들 이미 이혼했고 아가씨도 외국에서 잘 살고 있는 이상, 서로에게 문제를 일으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당신이 가능한 한 빨리 떠날 수 있기를 바라고요. 우리 은서와 좀 멀리 떨어져 있어줘요."이 말을 듣고 수현은 눈빛이 어두워졌다. 비
"죄송합니다만, 제가 회사일로 바빠서 먼저 가볼게요."말이 떨어지자 수현은 카페를 떠났다.미자는 수현이 뜻밖에도 자신을 이렇게 모욕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는 화가 나서 컵을 탁자 위에 세게 내려놓았다.‘이 여자 무슨 뜻이지? 은수에게 관심이 없다니? 그니까 내 아들이 자기한테 매달린다 이거야?”수현에 대한 미자의 혐오감은 더욱 많아졌고 미자는 수현이 좋고 나쁨을 모르고 예의가 없는 여자라고 생각했다.......문밖을 나선 수현은 비록 미자의 금전 공세에 호되게 반격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불쾌했다.그래서 입맛도 별로 없어진 그녀는 그냥 빵을 사서 먹은 후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서 일했다.오후, 회사의 지원 부서는 모든 직원들에게 티타임으로 간식을 나눠주었다.수현도 받았는데 그 간식들은 뜻밖에도 모두 자신이 평소에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였다.그러나 회사에서 누군가가 자신에게 어떤 간식을 좋아하냐고 물어본 적이 없었기에 이건 분명 그 남자가 보낸 것이었다."이건 뭐죠…...?""온 대표님이 특별히 우리 회사 직원들에게 사준 거예요. 전부터 온 씨 그룹의 각종 규정이나 제도가 특별히 좋다고 들었는데, 이번에야 확실히 알겠네요."수현은 이 말을 듣자마자 원래 좀 있었던 입맛마저 완전히 사라졌다.‘그 남자는 또 언제 이런 수작 부리는 거 배웠대?’그는 그녀가 그의 곁에 있는 여자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후, 이렇게 그녀에게 잘 해주면 그녀는 이런 일들을 잊고 화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생각만 해도 우스웠다."난 오후에 뭐 먹는 거 좋아하지 않아서요, 다른 사람에게 줘요. 앞으로도 나에게 가져다줄 필요 없고요."수현은 무뚝뚝하게 바로 거절했다.간식을 나누던 여 직원은 어리둥절했지만 수현이 정말 먹고 싶지 않은 것을 보고 어쩔 수 없이 간식을 들고나갔다.은수가 사무실에 앉아 있을 때, 윤찬은 서류를 들고 들어왔다."어때, 디저트 보냈어?" 은수는 무심한 듯 물었다.Js 그룹의 디저트는 그가 특별히 고른 뒤 사람
유담이 생각하고 있을 때 가연은 음식을 들고 돌아왔다. 녀석의 이런 표정을 보고 그녀는 물었다."왜 그래, 유담아, 표정이 왜 이래? 무서워 보여.""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방금 게임에서 져서 그래요."유담은 정신을 차리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가연은 웃으며 유담이 역시 아이라고 생각했다.두 사람은 밥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유담은 바로 서재로 들어가 빠르게 프로그래밍을 하기 시작했고 대략 한 시간이 지나서야 녀석은 흡족하게 웃었다.‘이제 일이 좀 재밌어지겠는걸.’......이튿날, 유담은 평소대로 유치원에 도착했다.자습을 할 때 유담은 손을 들었다."선생님, 저 머리가 좀 아파서 돌아가서 쉬고 싶어요."유담의 기초가 매우 좋았기 때문에 그는 기본적으로 유치원의 과정을 모두 장악했고, 선생님도 그를 매우 좋아해서 바로 승낙했다."그래."유담은 그제야 서둘러 교실에서 빠져나갔지만 평소 점심에 어린이들이 쉬는 방으로 돌아가지 않고 밖에서 기회를 기다렸다.어제 그는 미리 알아봤는데, 매일 오전 이맘때면 채소와 과일을 운송하는 화물차가 유치원에 오기에 그때 가면 이곳의 다른 사람들은 엄청 바쁠 것이고 문도 열려 있을 것이다. 그는 아무도 자신을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서 빠져나갈 수 있었다.그렇게 생각하다 마침 차가 도착했고 경비원이 문을 열자 한 무리의 사람들은 가서 화물을 운반하기 시작했다. 유담은 아무도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서 재빨리 빠져나갔다.뛰쳐나간 후, 녀석은 자신의 큰 책가방에서 스케이트보드를 꺼내 타며 S시에서 가장 큰 광장으로 곧장 달려갔다.도착하자마자 유담은 아무 자리나 찾아 그의 노트북을 꺼내 광장의 공용 WiFi에 연결한 뒤 그가 디버깅한 프로그램을 열었다.프로그램이 빠르게 실행되는 것을 보고, 유담의 큰 눈에서는 교활한 빛이 번쩍였고, 키보드를 두드리는 동작도 멈추지 않았다. 일이 점점 재밌어지고 있었다.......온 씨 그룹.은수는 회사에서 정례 회의에 참가하고 있었고 부하들의 보고를 들으며 회사의
은수는 눈을 가늘게 떴다."회사가 그렇게 큰돈을 들여 당신 인터넷 안전 부문의 사람들을 먹여 살리고 있는데, 설마 그냥 돈만 받을 줄 아는 거야? 이런 것도 처리 못 하다니, 너희들 쓸모라곤 있긴 하는 건가?"은수는 앞에 있는 노트북을 그의 머리에 박고 싶은 충동을 애써 참았다.부서 사장은 식은땀을 흘렸지만 반박할 수 없었고 행여나 은수가 화가 나서 그들 모두 해고할까 봐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대표님, 저희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다만 저희가 찾아낸 상대방의 IP 주소는 하나의 대형 공공 네트워크였고, 사용자가 너무 많고 너무 복잡해서 재빨리 위치를 확정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 해커는 아마 충분한 준비 끝에 대표님을 겨냥했을 것입니다."이 말을 들은 은수는 실눈을 뜨더니 눈빛이 무척 매서웠다.하긴 온가네의 지위와 실력으로, 만약 준비를 하지 않았다면 그 누구도 감히 이런 짓을 저지를 수 없었을 것이다.은수는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머릿속으로 생각해 봤지만 한동안 갈피를 잡지 못했다.남자는 갑자기 짜증이 났고 옆에 서서 전전긍긍하는 부서 사장을 한 번 보더니 화가 난 채로 손을 흔들었다."빨리 나가지 않고 뭐 하는 거야? 될수록 그 빌어먹을 사진이 그 어떤 장소에도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당신들 즉시 물건 챙기고 회사에서 꺼져."부서 사장은 이미 이런 억압적인 분위기를 참을 수 없었으니 은수가 꺼지라는 말에 재빨리 뛰쳐나갔다.사람이 떠난 후 은수는 노트북을 열고 재빨리 키보드를 두드렸다.그는 곧 회사 전체의 네트워크 보안 시스템이 이미 바이러스의 공격에 의해 무너졌다는 것을 발견했다.은수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순간 눈빛이 예리해졌다. 그는 재빨리 컴퓨터에서 다른 프로그래밍을 하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스크린에는 수많은 코드가 반짝이기 시작했다.유담은 광장 의자에 앉아 스크린을 주시하며 상황을 살펴보고 있었다.자신의 공격에 온 씨 그룹의 시스템이 혼란스러워지는 것을 보고 녀석의 얼굴에는
그 한 줄의 문자가 나타난 다음 유담의 컴퓨터는 완전히 작동할 수 없게 되었다.원래 기뻐하던 유담은 순간 엄숙해졌다. 그는 한동안 너무 흥분해서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이 온 씨 그룹의 사람들도 나름 능력이 있을 줄이야, 이런 재주가 있었단 말인가?’......상대방의 위치를 추정하는데 성공한 순간, 은수는 음침한 얼굴로 마침내 약간 완화되었다.방금 전의 모든 정보는 그가 고의로 낚시용으로 내보냈는데 아니나 다를까 거대한 금액의 유혹하에 이 해커는 처음의 신중함과 조심성을 버리고 허점을 드러냈다.이 기회를 틈타 은수는 바로 유담의 컴퓨터를 잠그고 더는 온 씨의 시스템을 공격할 수 없게 했고 또 강제로 트로잔 바이러스를 심어 그 설비의 위치와 모델을 실시간으로 자신에게 보내게 했다.은수는 즉시 또 한 줄의 코드를 입력하여 반환된 수치를 구체적인 위치로 전환시켰다."천해 광장?"은수는 눈을 가늘게 뜨더니 즉시 일어섰다."사람들 데리고 즉시 가봐. 절대로 이 사람을 놓쳐서는 안 돼. 이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으니 즉시 가서 조사해."윤찬은 곧 회사 사람들을 데리고 달려갔다.천해 광장은 도심에서 가장 큰 광장으로서 온 씨 그룹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아 은수는 재빨리 그곳에 도착했다.“가서 자세히 조사해, 의심스러운 부분 있으면 바로 보고하고.”은수가 분부하자 그룹의 잘 훈련된 경호원들은 바로 출동하며 조사를 시작했다.......컴퓨터가 완전히 잠기자 유담은 단념하지 않고 바이러스를 해제하려고 노력했다.그러나 이미 꺼진 컴퓨터는 귀를 찌르는 경보음을 내기 시작했다.이 소리는 매우 괴이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몇 사람들이 그를 쳐다보기 시작했고 유담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그제야 광장에 몇 대의 똑같은 차가 도착한 것을 보았는데 그들은 분명 자신을 잡으러 온 것이다.유담은 여전히 어떤 지령도 할 수 없는 컴퓨터를 한 번 보더니 마음을 모질게 먹고 책가방 가장 깊은 곳에 놓여 있는 usb를 꺼낼 수밖에 없었다.이것은 그가 바로
그가 부딪힌 사람은 바로 방금 그에게 공격당한 은수였고 유담은 갑자기 가슴이 찔렸다."죄송해요, 아저씨, 길을 안 봤어요."유담은 얼른 사과하며 도망가려고 했다.은수는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부딪혔다는 일에 무척 불쾌했지만 상대방이 겨우 5살밖에 안 된 어린 남자아이에 방금 너무 심하게 부딪혔는지 코피까지 나며 그의 바지에는 눈부신 빨간색이 묻은 것을 보았다.은수는 아이에 대해 은수는 줄곧 아무런 흥취도 없었고 이런 상황을 추궁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이미 무척 인자한 셈이었다.그러나 눈앞에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을 보지 않고 손으로 코를 막을 수밖에 없는 꼬마를 보고 은수는 왠지 마음이 짠해지더니 모처럼 말투를 늦추었다."잠깐, 너 지금 피 흐르고 있어. 내가 사람 찾아서 처리해 줄게."유담은 이곳에 남아 은수와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아니에요, 아저씨, 저 혼자 집에 가서 처리하면 돼요."유담은 말을 마치자 바로 몸을 돌려 달아났고 은수는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녀석이 메고 있는 커다란 책가방을 잡으며 그를 잡아당겼다.유담은 마음속으로 망했다고 생각하며 힘껏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그러나 키가 1미터 80센티미터인 건장한 은수에 비하면 그는 그야말로 손바닥만한 꼬마였고 그와 맞설 수 있는 능력이 전혀 없었다.오히려 메고 있던 책가방이 은수에게 잡히며 찢어졌다.그리고 유담이 안에 넣은 컴퓨터가 바닥에 떨어졌다.은수는 고개를 숙여 그것이 노트북인 것을 보고 별생각을 하지 않았다. 필경 앞에 있는 이 녀석은 4~5살 정도의 아이였으니 그 해커일 리가 없었다.은수는 허리를 굽혀 그 컴퓨터를 주워 유담에게 돌려주려 했지만 유담은 즉시 불안해졌다.‘설마 눈치챈 건 아니겠지?’유담은 몸을 돌려 은수가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서 바로 그를 깨물었고, 책가방도 신경 쓸 새 없이 냅다 도망쳤다.은수는 그제야 의심하기 시작하며 바로 쫓아갔다.유담은 스케이트보드를 타며 쏜살같이 앞으로 도망쳤지만 광장에는 사람이 많은 데다 그는 지금 코피까지 흐르고 있어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