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은 은수가 다시 주동적으로 자신에게 연락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지만 어쨌든 그녀는 반드시 이 기회를 잡아야 했다.수현은 즉시 주소를 은수에게 말한 뒤,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그가 오기를 기다렸다.잠시 기다리다 은수의 차는 그녀의 앞에 멈추었고 차 창이 내려오자 수현은 은수가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비록 은수는 줄곧 표정이 싸늘했지만 지금 이 순간, 수현은 남자의 차가운 기운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고, 저도 모르게 긴장해지며 침을 꿀꺽 삼켰다.은수는 오히려 그런 그녀를 비웃었다.“방금 그렇게 뻔뻔스러운 말까지 했으면서 이제 와서 또 억울하고 불쌍한 척하면서 나의 동정을 얻으려는 거야?”수현은 그의 비아냥을 듣고 고개를 숙였다."아니에요.”“그러는 게 좋을 거야. 차에 타, 난 당신과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으니까.”수현은 망설이지 않고 순순히 차에 탔다.하지만 은수는 바로 떠나지 않았고, 그저 차 창만 닫은 뒤 곧바로 조수석에 앉아 있는 수현을 바라보았다.그 눈빛은 오만하고 차가워서 수현을 유난히 불안하게 만들었다.“안…... 안 가요?”수현은 이런 답답한 분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주동적으로 입을 열어 침묵을 깼다.“가긴 가야지. 그러나 당신이 자신을 팔려고 하는 이상, 적어도 고객인 나한테 뭘 좀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닌가? 당신이 어떤 등급인지.”은수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지만 그의 눈빛은 여전히 차가웠고 마치 녹지 않는 얼음과도 같았다.수현이 몸을 가볍게 떨자 은수는 상관없단 듯이 시선을 돌렸다."협조하기 싫으면 꺼져.”“아니요, 할게요." 남자의 차가운 목소리에 수현은 즉시 입을 열었다.그녀는 아직 쫓겨날 수 없었다. 그녀는 반드시 은수의 정보를 얻어야만 예진의 시간을 끌어 자신의 어머니를 구할 수 있었다.다만 수현의 긍정적인 대답에 은수의 기분은 별로 좋지 않았다.남자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래, 그럼 옷부터 벗어.”“옷을…... 벗으라고요?”“응, 다 벗어." 은수의 말
하지만 은수의 검은 눈동자는 점점 더 차가워졌고 분노도 점차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그는 신혼 날 밤에 그녀에게 손대지 말라고 말한 이 여자가 뜻밖에도 이렇게 비천해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아니면, 그녀는 원래 이런 사람이었을 뿐, 자신은 단지 그녀의 완벽한 위장에 속은 것일까? 수현은 은수가 멈추라고 말할 의사가 없는 것을 보고 꽥 깨문 입술은 이미 피가 났지만 그녀는 여전히 멈추지 않았다. 지금의 그녀는 은수와 따질 자격이 없었다.수현은 계속 속옷의 단추를 풀려 했다.“됐어!”은수는 차갑게 말하더니 옆에 있는 그녀의 외투를 그녀의 반쯤 노출된 몸에 던졌다."난 정말 당신이 이토록 뻔뻔하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여자인 줄 몰랐어. 옷 입어.”옷끈이 수현의 몸에 떨어지며 붉은 자국을 남겼고, 그녀는 바로 따끈한 통증을 느꼈다. 그러나 그녀는 아무런 감각이 없는 것 같았다."이 정도면 되겠죠?”은수는 원래 화가 난 데다 그녀의 이런 담담한 말투를 듣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응, 그러나 당신은 오늘부로 더 이상 당당하게 나한테 시집온 아내가 아니라 단지 내가 사온 장난감일 뿐이라는 것을 명심해!”말이 끝나자 은수는 더 이상 수현을 보지 않았고 싸늘한 표정으로 자동차에 시동을 걸었다.옷을 입던 수현의 손이 살짝 떨렸다.하긴, 지금 그녀가 하고 있는 짓은 그녀 자신조차도 웃기다고 생각하는데, 은수는 또 어찌 그녀를 존중하겠는가.두 사람은 모두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은수는 차를 몰고 한 아파트 입구에 주차했고 다시 싸늘하게 명령했다."내려.”수현은 차 문을 열고 조수석에서 내려왔다. 은수는 그녀에게 열쇠 꾸러미를 던졌다."앞으로 당신은 여기서 지낼 거고 나도 사람 시켜서 당신을 감시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당신 만약 다시 내 허락 없이 몰래 도망을 간다면, 난 당신이 영원히 내 앞에서 사라지게 만들 거야.”이 말만 남기고 은수는 바로 몸을 돌려 떠났다.남자가 주저 없이 떠나는 모습은 마치 그녀가 무슨 더러운 바이러스나 세균인
가연의 관심에 수현은 마음이 따뜻해졌다."아니야, 나 면접에 붙었어. 게다가 이 회사는 마침 숙소를 제공하는데 회사와 거리도 가까워서 엄청 편리해. 나 지금 숙소에서 있어.”가연이 자신을 걱정하지 않게 하기 위해 수현은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그녀의 처지는 정말 복잡하고 또 설명하기가 뻘쭘해서, 그녀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정말? 그럼 잘 됐네. 내일 출근 준비 잘하고 우리 주말에 다시 만나자! 나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가연도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고 수현이 만족스러운 일자리를 찾았다는 것을 알고 무척 기뻐했다.두 사람은 잠시 얘기를 나누고서야 전화를 끊었다.수현은 핸드폰을 내려놓자 얼굴의 미소가 점차 사라졌다.비록 그녀는 성공적으로 은수에게 접근했지만, 지금은 반드시 그 남자의 스케줄을 알아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예진은 절대로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은수는 아직도 화가 난 모양이었으니 그녀에게 알려줄까…...비록 자신이 없었지만, 수현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은수에게 전화를 걸었다.은수는 차를 몰고 무진을 찾으러 가려고 했다.오늘 일 때문에 은수는 가슴이 답답했고 화가 났다.그 여자는 예전처럼 자신을 보면 도망가려고 발버둥을 치지 않고 오히려 그에게 매달렸지만 은수는 조금도 기뻐하지 않았고 무척 심란했다.전화가 울리자 은수는 수현이 자신에게 전화하는 것을 보고 마음은 더욱 착잡해졌다.그러나 남자는 여전히 전화를 받았고 그저 목소리만 귀찮아 보였다."무슨 일로 전화하는 거지?”“그…... 그냥 당신 오늘 저녁에 돌아오는지 묻고 싶어서요. 마침 저녁 준비해야 해서."수현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은수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 여자, 전에는 그를 그렇게 무시하더니 이제 이혼하고 나니까 오히려 그의 비위를 맞추기 시작했다.“필요 없어, 나 오늘 바빠." 남자는 차갑게 대답했다.수현은 간단하게 응답했다."그럼, 윤찬 씨더러 나한테 당신의 스케줄을 보내주라고 하면 안 돼요? 이러면
윤찬은 영문을 몰랐지만 그는 결국 은수의 비서일 뿐이었으니 상사의 일에 대해 그도 간섭할 차례가 되지 못해서 은수가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윤찬은 은수가 분부한 스케줄을 수현에게 보냈다.수현은 받은 후 그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다.그녀는 스케줄을 확인해 보니 은수의 일정이 여전히 꽉 찬 것을 발견했고, 그는 개인적인 시간이 거의 없었으며 모두 비즈니스에 관련된 일정이었다.그러나 수현도 그한테 신경 쓸 겨를이 없었고 바로 이 문자를 예진에게 보낸 뒤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예진은 집에서 미용을 하고 있다 수현이 전화하는 것을 보고 얼른 받았다.“왜, 내가 시키는 거 다 했어?”예진의 말투는 마치 수현이 그녀의 천한 하인일 뿐인 것처럼 오만했다.수현도 그녀와 이런 일로 따지기 귀찮았다."스케줄은 너한테 보냈으니, 어떻게 이용할지는 너 자신한테 달렸어.”예진은 그제야 수현이 보낸 문자를 보았다."훗, 그래도 괜찮군. 네 엄마도 며칠은 더 살 수 있겠어. 그러나 이게 끝이라고 생각하지 마. 앞으로 내가 찾으면 넌 수시로 대기해야 해.”수현은 눈빛이 차가워졌지만 말투는 여전히 담담했다."알았어, 하지만 난 엄청 많은 공을 들여서 네가 원하는 스케줄을 얻었으니 너도 나한테 우리 엄마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니야? 그렇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엄마가 살아있는지 확신할 수 있겠어.”예진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었으니 기분이 엄청 좋은 데다 그녀는 또 수현을 이용해서 가치 있는 정보를 얻어야 했기 때문에 별로 따지지 않고 바로 하인더러 수현에게 영상 통화하라고 명령했다.수현은 전화를 받자마자 녹화하기 시작했다.통화 중, 그녀는 곧 자신의 엄마를 보았다. 혜정은 새하얀 병상에 누워 있었고 몸에는 각종 생명을 유지하는 호스가 꽂혀 있어 유난히 끔찍해 보였다.“엄마, 괜찮아요? 딸이 못나서 엄마만 이렇게 고생을 하시네요.”수현은 손을 내밀어 스크린에 있는 엄마의 얼굴을 가볍게 쓰다듬었다.그녀는 당장이라도 엄마 곁에 가서 엄마를 이런 위험한 환경에서
수현은 예진이 엄마가 방금 한 말 때문에 화를 낼까 봐 얼른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우리 엄마는 그냥 잠시 흥분해서 그러는 거니까 너도 우리 엄마 때리지 마. 그런 고통은 견딜 수 없으니까.”예진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너의 이용 가치가 사라지기 전에, 나야 당연히 그녀를 살려둘 거야. 어떻게 할지는 너도 잘 알잖아.”이 말을 한 뒤 예진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방금 예진은 확실히 혜정의 말에 다소 화가 났지만 수현은 절대로 그 말 때문에 자신의 엄마를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그녀의 말을 잘 들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저쪽 사람들더러 제대로 지켜보라고 해, 난 그 어떤 실수도 용납하지 않아. 그렇지 않으면, 너희들 절대로 가만 안 둘 거야!”......수현은 마음을 가라앉힌 뒤 방금 녹화한 영상을 해커에게 보냈다.잠시 후 그 사람이 문자를 보내왔다.“영상에서 엄청 작은 말소리를 들었는데요, 내가 사람을 찾아 분석한 결과 그것은 오직 소수 사람들만이 아는 언어였고 전 세계에서도 A국만 이 언어를 사용하고 있고요. 그러므로 당신의 어머니는 지금 A국에 있을 거예요.”수현은 명확한 정보를 얻은 뒤 약간 흥분했다."그럼 계속 A국 범위 내에서 비슷한 조건의 병원 좀 찾아줘요. 난 계속 영상을 모을게요.”“걱정 마요, 나도 계속 찾을 거예요. 무슨 소식 있으면, 가장 먼저 당신에게 연락할 거고요.’두 사람의 채팅은 여기서 끝났고 수현은 재빨리 컴퓨터를 켜고 A국을 검색해 보았다.비록 A국은 아주 작은 나라였지만 이 정보만으로 그녀의 엄마를 찾기는 여전히 어려웠다.그러나 수현은 그나마 마음이 좀 놓였다. 적어도 그녀는 약간의 희망을 느꼈고 이것은 그녀로 하여금 오늘 모든 굴욕을 헛되이 당하지 않았다고 느꼈다.......수현은 혜정의 행방을 찾느라 바빴고 예진도 쉬지 않았다. 그녀는 은수의 일정을 얻은 뒤 자세한 훑어보기 시작했다.한참 고민하다 예진은 자선 만찬에서 은수와 "우연히” 만나려고 했다.시간은 그녀가 정성껏 준비하는 동
은수는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무덤덤하게 입을 열었다."첫째, 난 당신 같은 여동생이 없으니 앞으로 이렇게 다정하게 나를 오빠라고 부르지 마. 둘째, 다른 사람을 대신해서 사과하고 싶다면, 우선 자신이 그런 자격이 있는지부터 파악해야 하지 않겠어?”이 싸늘하고 날카로운 말 한마디를 남긴 은수는 몸을 돌려 연회장을 떠났다.사람들은 그가 떠나는 것을 보고 감히 막지 못하고 그저 예진을 차갑게 바라보았다.“이 여자 미친 거 아니야? 도련님이 모처럼 만찬에 참석했는데, 난 말도 걸지 못하고 이 여자 때문에 떠났다니.”“흥, 그냥 은수 도련님 꼬시려는 여우일 뿐, 은서 오빠라고 친한 척하긴, 도련님은 아예 그녀를 모르잖아. 뻔뻔스럽긴!”“그래도 은수 도련님은 안목이 있는 분이셔, 한눈에 이 여자의 속셈을 알아차리고 조금의 체면도 남겨주지 않았잖아, 호호호.”만찬에 참가한 사람들은 모두 재벌 집 도련님들과 아가씨들이었으니 그들은 누구도 보잘것없는 차 씨네 집안의 미움을 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일시에 많은 사람들은 잇달아 예진을 향해 한바탕 욕설을 퍼부었다.예진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이런 모욕을 당한 적이 없었으니 더는 이곳에 남아있고 싶지 않아 치맛자락을 들고 초라하게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집안의 차에 올라탄 예진은 화가 나서 차에서 물건을 던지고 욕을 하기 시작했다.잠시 후 예진은 진정을 되찾으며 수현에게 전화를 걸었다.수현은 집에서 태교음악을 듣고 있었는데 예진이 자신에게 전화하는 것을 보고 인차 긴장해졌다."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야?”“차수현, 너 왜 나한테 그딴 엉터리 같은 계획을 알려주는 거야? 너 빨리 믿을 만한 방법 생각해서 내가 온가네 사모님의 자리에 앉게 해줘, 그렇지 않으면 나는 절대 너와 네 엄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예진은 기관총처럼 한바탕 말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수현은 영문을 몰랐다.‘차예진 지금 미친 거 아냐?’설마 은수한테 거절을 당해서 자신한테 화풀이하는 것은 아니겠지?그녀가 은수더러 누구랑 결혼하고
그날 자신을 여기로 데려온 이후로 이 남자는 한 번도 그녀를 찾지 않았다.수현은 오만하고 도도한 그가 자신처럼 뻔뻔하고 비천한 여자한테 마음이 갈 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도 그에게 연락하지 않았다.하지만 오늘 윤찬이 이렇게 은수를 데려올 줄 몰랐던 수현은 남자가 깨어나서 자신한테 화라도 낼까 봐 두려웠다.수현은 은수의 핸드폰을 꺼내 잠시 생각하다 무진에게 전화를 걸었다.온가네 사람들은 지금 그녀를 무척 싫어하고 있었으니 은수가 여기에 있다는 것을 알면 아마도 그녀가 다시 은수를 꼬시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고 그럼 그녀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수현이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하게 이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은 무진밖에 없었다.무진은 은수가 전화한 것을 보고 건들건들하게 받았다."왜 그래, 은수야. 웬일로 나한테 전화했대?”“육무진 씨, 나 차수현이에요. 온은수 씨 지금 술에 취했는데, 와서 그를 좀 데려갈 순 없나요?"수현은 어색하게 입을 열었다.여자의 목소리에 무진은 귀를 쫑긋 세웠다."은서가 취했다고요? 그럴 리가요. 근데 이거 어쩌죠, 나 지금 외지에 출장 중이라서 거기로 갈 수가 없어서요. 그냥 차수현 씨가 좀 돌봐줘요!”“그럼 믿을 만한 친구라도 좀 찾아줄래요?”“그게, 그 사람들은 이미 결혼해서 한밤중에 술 취한 사람을 데리고 집에 가는 것은 예의가 아니죠. 그러니까 차수현 씨가 이번 한 번만 수고 좀 해줘요.”무진은 핑계를 가득 대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무진은 은수의 좋은 친구로서 당연히 은수가 이미 차수현한테 빠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만 은수는 죽어도 인정하려 하지 않았을 뿐이었다.그래서 은서한테는 좀 미안하지만 은수의 행복을 위해 무진은 갖은 핑계를 대며 그를 수현에게 떠넘겼다.남녀 단둘이 한 방에서 함께 지내고, 은수는 또 술에 취했으니 이는 마침 그들의 감정을 키울 수 있는 좋은 타이밍이었다.수현은 아무도 은서를 데려갈 수 없는 것을 보고 그냥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필경
수현은 아무런 방비도 하지 않았기에 은수가 자신의 허리를 잡은 순간, 곧장 남자의 몸에 엎드렸다.하지만 그녀는 남자의 몸에 쓰러졌으니 그렇게 아프진 않았고 그냥 깜짝 놀랐을 뿐, 가슴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깼어요? 깨면 이 손 놔요, 내가 해장국 끓여줄게요.”이런 친밀한 자세는 수현은 불편했고 그녀는 손을 내밀어 은수의 튼튼한 가슴을 밀며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벌리려 했다.은수는 여자가 말하는 소리를 듣고 흐릿한 두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눈앞의 여자는 지금 얼굴을 붉히고 있었고 맑고 예쁜 눈은 초롱초롱했으며 그 안에는 자신의 그림자를 비추고 있었다.그녀는 입술을 벌름거렸지만 남자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듣지 않았고, 단지 그녀의 핑크빛 입술에 시선을 고정했다.수현은 은수가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살짝 겁이 나서 막 그를 밀치려고 했지만 은수는 뜻밖에도 바로 손을 내밀어 그녀의 턱을 잡고 키스했다.수현은 은수가 이렇게 취했는데도 이럴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고 그녀는 완전히 멍해졌다.그녀는 한참 뒤에야 반응하며 은수의 가슴을 힘껏 밀기 시작했다.남자는 그녀의 몸부림에 불만을 품은 듯 그녀의 허리를 잡고 있던 손에 힘을 더 주며 수현이 계속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수현은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그저 이렇게 당할 수밖에 없었다. 입안에서 은은한 술 냄새가 가득 퍼지며 그녀도 약간 취하기 시작했다.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은수는 그제야 손을 놓았고 수현의 수줍고 분개한 표정을 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본 그의 미소는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고 수현은 한순간 넋을 잃었다.은수는 얼굴을 수현의 목에 대며 살짝 비볐다."그만해, 이제 떠들지 말고 자자.”그리고 그는 다시 잠이 들었다.수현은 한동안 말문이 막혔다. 누…... 누가 떠들었다는 거지?분명히 이 남자가 이렇게 취했는데도 굳이 여기까지 찾아와서 자신에게 이런 짓을 했는데, 그녀더러 그만하라고 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