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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화

”아버님, 이번엔 더 이상 은수 편드시면 안 돼요. 우리 은서도 지금 그 불여우한테 홀려서 집에서 단식 투쟁까지 하고 있다고요. 만약 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어요.”

은비는 어르신이 서글퍼하는 것을 보고 재빨리 불난 집에 부채질했다.

“은수는 아버지의 아들이지만 저희 은서도 아버지의 손자잖아요. 집안의 재산도 이미 대부분 은수에게 준 마당에, 저도 아버지께서 이 일을 공정하게 처리하리라 믿어요."

진수도 뒤처지지 않고 얼른 재산에 관한 일을 꺼냈다.

어르신은 원래 심란한 데다, 큰 아들네 식구가 머릿속에는 온통 돈과 이익만 있을 뿐, 어떻게 이 일을 처리할지 생각하긴커녕 오히려 재잘거리며 일을 크게 벌일 생각만 하고 있는 것을 보고 더욱 화가 났다.

어르신은 은비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자네는 이런 말을 할 자격이나 있나? 이 일을 알았으면 왜 나와 먼저 상의하지 않고 굳이 온 세상에 퍼뜨린 게야?”

은비는 억울해하며 당당하게 말했다.

"그야 당연히 아버님께서 저희를 싫어하니까 그랬죠. 저는 아버님께서 무조건 은수 편들까 봐 걱정해서요. 그때 가면 고생은 저희 은서가 다 하는 거 아니겠어요? 저도 아들을 위해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요!”

“너...... 너…….”

어르신은 은비가 당당하게 대꾸하는 말에 화가 나서 하마터면 숨이 넘어갈 뻔했다. 그는 손가락으로 은비를 가리키다가 결국 내려놓았다.

요 몇 년 동안 어르신은 줄곧 진수와 은수의 관계를 평형하려고 노력했다. 두 사람은 모두 자신의 아들이었으니 그는 또 어찌 형제가 원수로 되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을까.

다만 애석하게도 진수와 은비는 그야말로 고집불통이었다. 그들은 종래로 자신의 지나친 행위를 반성하지 않고 오로지 그가 은수의 편만 든다고 불평만 늘어놓았다.

예전 같으면 어르신은 틀림없이 지팡이로 그들을 쫓아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가 안배한 액막이 신부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기에, 그도 은비의 억지를 참을 수밖에 없었다.

세 사람은 거실에서 저마다 다른 속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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