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수현이 망설이는 동시에 전화 속에서 누군가가 재촉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아직 사인하러 올 사람이 없는 거예요? 이쪽은 정말 지체할 수 없어요. 1초라도 더 낭비하면 환자분은 알 수 없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요.”차수현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알았어요, 내가 갈게요.”말을 마친 다음, 그녀는 전화를 끊고 외출할 옷으로 갈아입었고, 조심스럽게 걸어 나갔다.다행히 온혜정과 두 아이는 평소에 비교적 일찍 자서 지금 이 시간 그들은 모두 깨어나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차수현은 정말 그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살금살금 밖에 나간 다음, 차수현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자신이 사람을 구하러 가는 것 같지 않고 오히려 도둑질하는 것 같았다.차수현은 차에 앉아 전에 그 사람이 자신에게 준 주소에 따라 직접 차를 몰고 갔다.병원은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데다 밤이 깊어서 길에 차가 없어 차수현은 즉시 도착했다.도착한 후, 그녀는 또 온은수의 번호에 전화를 걸었는데, 그녀가 이미 도착했다는 것을 알고, 그 사람은 서둘러 와서 그녀를 데리고 갔다.차수현은 이렇게 한시도 쉬지 않고 응급실 문 앞으로 데려갔고, 의사도 그곳에서 사람이 와서 사인하기를 기다렸다. 그녀가 오는 것을 보고 의사는 더 이상 묻지 않고 재빨리 차수현에게 사인을 하게 한 다음 또 급히 돌아갔다.전반 과정은 불가사의할 정도로 빨랐고, 차수현이 아직 멍할 때, 의사는 이미 떠났다.의사가 떠나고 나서야 차수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자신에게 전화한 남자에게 물었다.“그는 도대체 어떻게 된 거죠? 무슨 병이길래 이렇게 심각한 거예요?”의사의 엄숙하고 초조한 표정을 보니 단순한 감기가 아닌 것 같았고, 또 온은수가 그녀를 속이기 위해 눈 앞의 남자와 짠 것 같지가 않았다.“구체적인 것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의사 선생님은 감염되었을 수도 있다고만 말했어요. 그러나 최근 대표님의 몸은 줄곧 좋지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고객님의 프라이버시이니 저희도
남자의 말에 차수현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럼 당신들은 왜 진작에 그의 가족에게 연락하지 않았죠? 이는 전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잖아요!”“대표님께서 저희에게 비밀을 지킬 것을 요구하셨고, 게다가 이것도 고객님의 사생활이니 저희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어요.”남자의 비천한 모습을 보고 차수현도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 모두 남의 밑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만약 그녀가 이런 일을 당해도 완벽하게 처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됐어요.”무엇을 말하려던 참에 간호사가 온은수를 밀며 응급실에서 나왔다.차수현은 즉시 일어나서 걸어갔다. “그는 어떻게 됐죠?”“다행히 무척 심각한 상황은 아니에요. 그러나 환자분의 몸은 정말 너무 허약하고 면역력도 형편없네요. 뜻밖에도 무릎이 깨져서 이렇게 감염되다니, 반드시 잘 휴양해야 해요.”의사는 전에 차수현이 이 남자의 전처라는 것을 알고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고, 단지 몇 마디 당부한 다음 사람을 병실로 보냈다.차수현은 온은수가 정말 무릎을 다쳐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아픈 것을 듣고 이 일의 심각성을 깨달았다.병실에 따라간 다음, 병상에 누워 허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온은수를 보고 차수현은 말없이 시선을 돌렸다.한때 그녀도 이 남자를 뼈에 사무치게 미워했고, 그가 죽었으면 했다. 그러나 그가 이렇게 생기 없이 병상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보고, 그녀는 뜻밖에도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가슴이 아팠다.자신의 연약함을 깨달은 후, 차수현은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차갑게 자신을 어리석다고 비웃었다. 뜻밖에도 온은수를 불쌍히 여기기 시작하다니. 만약 다른 사람이라면 그만이지만, 이 남자가 이렇게 된 것은 정말 자업자득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그가 원한다면, 세계 최고의 의사를 모두 불러와서 그를 치료해 줄 수 있었으니, 어떻게 이렇게 될 수 있겠는가.온은수가 무사한 이상 차수현도 여기에 머물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필경 몰래 집에서 나왔으니 만약 어머니에게 그녀가 뜻밖에도 온은수를 방문하러 왔다는 것을 알
‘은수가 아프다고?’육무진은 이 말을 듣자마자 의심이 들었다. 인상속에서 온은수의 몸은 줄곧 아주 좋았는데, 어떻게 갑자기 이렇게 심각해졌을까?그러나 차수현에서 걸려온 전화라면 거짓말이 아닐 테니 육무진은 즉시 승낙하고 외국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샀다.육무진에게 연락하여 또 그가 가장 빠른 시간내에 도착할 것이라고 확정한 후, 차수현은 자신이 이미 할 것 다했다고 생각하고 호텔의 그 사람과 말한 후에야 병원을 떠났다.직원은 차수현을 남겨두려 했다. 그는 이곳에서 혼자 온은수와 함께 있다 은수에게 또 어떤 의외가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는 정말 이 책임을 질 수 없었다.그러나 차수현은 거절했다. 여기서 이미 하룻밤 보냈는데, 만약 더는 집에 돌아가지 않고 어머니에게 발견되면 큰일이었다.차수현이 가기로 마음먹은 것을 보고 직원도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기 어려워 그녀를 떠나게 할 수밖에 없었다.결국, 그녀도 단지 온은수의 전처일 뿐, 와서 사인을 해준 것만으로도 매우 고마웠다.차수현은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와 차를 세운 뒤 다시 조심스럽게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고, 자신이 들키지 않은 것을 확인한 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옷을 갈아입은 후, 분명히 이미 늦은 시간이지만 차수현은 잠이 도무지 오지 않았다.‘온은수의 병은 대체 무슨 상황인지…… 그는 어떻게 갑자기 이렇게 심각한 질병에 걸렸을까? 게다가, 스스로 여기에 남아 아무도 돌보지 않다니.’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온씨 집안의 재력으로 온은수는 귀국하면 가장 좋은 의료 조건을 누릴 수 있었다.차수현은 몸을 뒤척이며 한참을 생각했지만 아무런 결과도 생각해내지 못했고, 또 은근히 온은수의 상황이 자신과 관련될 수도 있다고 느꼈다.다만, 그녀는 깊이 파고들고 싶지 않았다. 이 남자와 관련된 일이라면, 결국 재수 없는 것은 모두 그녀 자신인 것 같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차수현도 한숨을 내쉬었다. 어차피 이미 육무진에게 연락했으니 그는 이런 일들을 잘 처리할 것이다.……육무진은 가장 빠
육무진의 이글거리는 눈빛에 온은수는 어색해하며 시선을 돌렸다.“아무것도 아니야. 감기일 뿐, 걱정하지 마.”“내가 의사인데, 설마 그게 감기인지 모를까봐? 너 이대로 가다 몸이 망가질 수 있어.”육무진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만약 온은수가 실연 당해서 마약 같은 것에 중독됐다면, 이는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내 몸은 내가 잘 알고 있으니 안심해. 괜찮을 거야.”그러나 육무진이 아무리 추궁해도 온은수는 말하고 싶지 않았다.그는 자신이 수현을 위해 시약했다는 이 비밀을 무덤까지 가지고 들어갈 것이다.육무진은 온은수가 고집을 부리는 것을 보고 어쩔 수 없었다.그는 일이 간단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또 온은수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그가 결정한 일은 하늘이 무너져도 되돌릴 수 없었다.여기서 그에게 물어보는 것보다 스스로 나가서 단서를 찾는 것이 낫다.육무진도 더는 묻지 않았다.“그럼 넌 어떻게 할 작정이야? 퇴원 수속 밟아줄 테니, 귀국해. 내가 의사를 안배해서 너의 몸을 조리해 줄게.”육무진은 온은수의 이런 모습을 생각하며 그를 혼자 외국에 남기는 것도 마음에 걸렸다. 게다가 온은수는 가족들을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을 것 같아 온씨 집안의 사람들을 불러서 그를 돌보게 하지 않을 것이다.그럼 이 일은 당연히 육무진이 안배해야 했다.온은수는 이 말을 듣고 잠시 망설이다가 곧 거절했다.“필요 없어.”육무진이 전에 한 말은 온은수가 무모한 기대를 갖게 했다. 차수현이 와서 그에게 사인해준 이상, 그녀는 또 언제 그를 보러 올지도 모른다.설사 이런 확률이 아주 작다 하더라도 온은수는 놓치고 싶지 않았다.육무진은 온은수의 그 모습을 보고 그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연애 중인 남자는 정말 비천했다. 그러나 그는 온은수가 이러는 게 잘못된 일이라 말할 수도 없었다. 자신도 전에 이런 적이 있었고, 다만 그가 이렇게 할 가치가 있는 사람은 이미 이 세상을 떠났기에 그는 이런 느낌을 완전히
육무진도 잘생기고 매너 있는 남자였기에 그가 이렇게 말하자 간호사는 수줍음을 금치 못했다.그녀는 기뻐하며 그의 전화번호를 적었고, 또 반드시 온은수를 잘 돌보겠다고 약속했다.육무진은 그제야 떠났는데, 바로 사람을 찾아 온은수가 최근 어느 곳을 드나들었는지 찾아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최근 온은수가 가장 빈번하게 연락한 사람이 바로 온은서라는 것을 알아냈다.육무진은 눈살을 찌푸리면서 갑자기 전에 온은수가 차수현의 병이 완치된 것은 바로 온은서의 공로라고 말한 것이 생각났다.그리고 육무진도 연구를 했기 때문에 반제품의 바이러스라면 관련 약물에 대한 연구가 그렇게 빠르게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여러 가지 번거로운 실험과 테스트를 거쳐야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작은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었다.아무튼 이 일은 그렇게 빠르고 쉽게 해결할 순 없었다.육무진의 마음속에는 이 대충 짐작이 갔지만 또 좀 믿고 싶지 않았다.그는 즉시 온은서에게 연락했다. 온은서가 죽지 않고 멀쩡하게 살아있다는 것을 안 후, 두 사람은 나름 연락을 하고 지냈지만 그리 많지 않았다.온은서는 부모의 일로 인해 전보다 많이 변했고, 더 이상 그렇게 부드럽고 해맑은 소년이 아니라 많이 우울해졌다. 그리고 그도 더 이상 많은 사람들과 접촉하고 싶지 않았다.육무진은 어디까지나 온은수의 절친이었고, 온은수의 편에 서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두 사람 사이도 어느새 많이 멀어졌다.육무진은 이런 상황을 원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지금은 더욱 중요한 일로 그와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육무진은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다.온은서는 육무진이 왔다는 것을 알고 게다가 또 자신을 찾아왔다는 것을 알고 약간 놀랐지만 생각해보니 온은수의 일을 위해 왔겠다 싶어 그를 별로 만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직접 자신의 바쁘다는 이유로 육무진을 거절했다.엔젤라도 온은서의 곁에 있었는데, 그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무슨 문제가 생
하지만 이성은 엔젤라에게 그렇게 하면 온은서가 자신을 싫어하게 될 것이라고 알려주었다.그래서 엔젤라는 이런 생각을 참을 수밖에 없었고, 어떻게 해야만 차수현을 온은서에서 떨어지게 할 수 있을지 마음속으로 궁리했다.온은서는 여자의 생각에 잠긴 모습을 보고 별다른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위로했다.“앞으로 같이 갈 기회가 있을 거야. 내가 퇴근해서 대려다 줄까?”“나 혼자 가면 재미가 없으니까 그냥 집에 갈래.”온은서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저었고, 퇴근 후 엔젤라를 먼저 집으로 데려다 주고 나서야 떠났다.엔젤라는 혼자 집에 있어서 무척 심심했고, 이때 에반스가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보낸 사람이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아가씨, 한 남자가 아가씨가 지내고 있는 아파트 아래에서 배회하고 있습니다. 알아보니 온은서의 친구이자 온은수의 절친입니다.”엔젤라는 눈살을 찌푸리고 창문 앞에 가서 한 번 보았는데, 확실히 낯선 차 한 대가 거기에 세워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은서 오빠의 지인이 확실해?”“네, 이미 조사해봤습니다.”“그럼 너희들 나설 필요 없어, 내가 가서 한 번 만나보지.”엔젤라도 믿는 구석이 있어서 지금 경호원들이 자신을 보호하고 있다는 생각에 바로 나갔다.만약 이 남자가 온은서에게 불리하다면, 그녀는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육무진은 전에 온은서를 만나고 싶었지만 매정하게 거절당하여 사람을 불러 그의 주소를 조사하고 이렇게 기다리게 할 수밖에 없었다.이따가 어떻게 입을 열어 온은수의 일에 대해 물어볼까 생각하다가 차창 앞에 갑자기 용모가 매우 아름다운 서양 소녀가 나타난 것을 보았고, 그녀는 차창을 두드렸다.육무진은 잠시 의아해하며 차창을 내렸다.“무슨 일 있어요?”“이 말은 내가 물어봐야 할 것 같은데요. 당신이 여기에 와서 은서 오빠를 찾는 이유가 뭐죠?” 엔젤라는 조금도 상대방을 봐주지 않고 범인을 심문하는 듯한 말투로 물었다.육무진은 깜짝 놀랐다. 그는 여기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다른 사
엔젤라는 육무진이 이렇게 빠르고 정확하게 무슨 일 일어났는지를 짐작할 줄 몰라 안색은 즉시 어두워졌다. 잠시 후에야 그녀는 차갑게 말했다.“이 일은 그쪽에게 말하고 싶지 않으니까 당장 떠나요. 그렇지 않으면 내가 사람을 시켜서 그쪽 쫓아낼 거예요!”말을 마치자 엔젤라는 화가 나서 몸을 돌려 갔다.육무진은 그녀의 이런 반응을 보고 이미 자신의 추측이 맞다는 것을 확신했다. 충격과 분노에 그는 온은수가 왜 이런 결정을 내려 자신의 몸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지를 상상할 수 없었다. 그리고 온은서, 그는 정말 과거의 감정은 조금도 없이 그냥 온은수의 목숨을 원한단 말인가?육무진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어서 즉시 온은서에게 전화를 걸었다.온은서는 이미 차수현의 집에 있었는데, 두 녀석과 잠시 놀다가 또 차수현의 건강 상황에 대해서 물었다. 전화가 울리자 그는 엔젤라가 혼자 집에 있어서 심심해서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투정 대는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또 육무진의 전화였다.온은서는 귀찮다고 여기며 바로 전화를 끊었다.육무진은 그가 자신의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을 보고 끊임없이 전화를 걸었는데, 받지 않으면 절대로 가만 안 둔다는 기세를 보였다.이 시끄러운 소리에 차수현도 힐끗 쳐다보았는데, 육무진에게서 온 전화인 것을 보고 그녀는 무척 이상하다고 느꼈다.“육무진 씨 무슨 급한 일 있어서 너 찾는 거 아니야? 만약 너 바쁘면 얼른 가봐. 괜히 나 때문에 중요한 일을 그르치지 말고.”온은서는 고개를 저었다.“별일 아니야. 내가 나가서 전화 좀 받을게.”온은서는 일어나 정원에 가서 육무진의 전화를 받았다.“이렇게 급하게 나를 찾는 이유가 뭐죠? 전의 일은 내가 이미 분명하게 말하지 않았나요?”“나는 단지 너에게 물어볼게 있어서 그래. 너 은수더러 차수현 씨를 위해 시약을 하라고 했어? 혹시 은수의 몸에 무슨 짓 하진 않았고?”온은서는 이 말을 듣고 멈칫하더니 즉시 코웃음을 지었다. 시약한 일은 역시 그들에게 들켰다. 육무진은 눈치가 빨랐고, 자신
온은수는 눈썹을 찌푸리며 육무진의 질문을 들었고, 가뜩이나 불편한 몸은 더욱 괴로워졌다.그러나 육무진이 이렇게 짧은 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아냈다니, 정말 충격적이었다.“네가 우리 부모님에게 말하면 또 무슨 의미가 있겠어, 이 모든 것은 내가 스스로 원한 것인데.”“네가 자신의 몸을 이렇게 만들길 원했다고? 너 진짜 죽고 싶은 거야? 온은서는 이미 예전의 온은서가 아닌데, 너는 그가 시약하는 과정에 무슨 수를 써서 널 폐인으로 만드는 것도 두렵지 않나봐?”“나는 그때 그를 믿기로 한 이상, 더는 이런 가능성으로 자신을 괴롭히지 않을 거야. 그리고, 지금 좋은 결과를 얻었잖아? 수현은 이미 건강을 회복하여 정상인의 생활을 할 수 있었으니 이거면 충분해. 그리고 난 이 모든 결과를 스스로 감당하고 싶어.”육무진은 처음으로 온은수의 고집에 이렇게 어이가 없었다. 이 남자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안타깝게도 차수현 씨는 누가 그녀를 낫게 했는지도 모르고, 너를 보러 오지도 않을 거야.”육무진은 차갑게 입을 열어 온은수의 희망에 얼음물을 끼얹었다.“그것은 그녀의 일이지. 나는 나 자신의 양심에 부끄러움이 없으면 됐어. 그리고 우리 부모님에게 알리는 거, 너도 좀 작작해. 나이도 먹을수록 먹은 사람이 왜 아직도 부모님한테 고자질하길 좋아하는 거야?”온은수는 육무진을 향해 눈을 부라렸고, 그가 그렇게 지루하게 고자질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육무진은 정말 화가 났지만 발산할 데가 없었다. 이 사람은 할말 못할 말 다 했으니 그는 또 뭐라고 할 수 있겠는가?그는 어쩔 수 없이 한 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너 참 잘났어, 내가 졌다 졌어.”“네 일도 내가 상관할 필요가 없는 이상, 나도 신경 쓰기 귀찮아. 네가 퇴원하면 난 갈게. 여기서 네 눈에 거슬리지 않게.” 육무진은 한참 있다 이 말만 내뱉었고, 온은수도 거절하지 않았다. 그도 원래 돌볼 사람이 필요할 정도로 약한 사람이 아니었다.……이렇게 며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