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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4화

가연은 맞은 편에서 갑자기 전화가 끊어지는 것을 보고 다시 전화하려고 했지만, 지금 계속 은수를 찾으면 아마 그의 화풀이를 당할 수도 있었으니 그가 냉정해지면 다시 이야기하려고 했다.

은수는 차안에 오랫동안 있다 늦은 밤이 될 때에야 차를 몰고 이곳을 떠났다.

다만, 이렇게 큰 도시를 거닐며 은수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몰랐고, 이렇게 목적 없이 운전하다 한 술집 입구에 멈췄다.

이럴 때 은수도 많은 것을 상관하고 싶지 않았고 그저 곤드레만드레 취해 뜻대로 되지 않는 모든 일을 잊어버리고 싶을 뿐이었다.

은수는 술집에 들어가 직접 독한 술 몇 병을 시켰고, 또 휴대전화를 꺼내 사람을 부르려 했지만 문득 무진이 지금 외국에서 수현의 병을 위해 뛰어다니고 있고, 윤찬은 여전히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

이런 생각을 하자 은수는 더욱 괴로움을 느꼈고 손에 든 술을 한 잔 한 잔 씩 마셨다. 남자는 마비된 것처럼 손을 들어 그 안의 씁쓸한 액체를 단숨에 마셨고, 마치 그가 무슨 독한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근심을 해소할 수 있는 묘약인 것 같았다.

어느덧 앞에 있던 술을 거의 다 마신 은수는 다시 술을 따르려 할 때, 술병이 비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웨이터...... 술 좀 가져와."

은수는 눈살을 찌푸리며 계속 술을 보내라고 했다.

이때 옆에서 오랫동안 관찰하던 한 여자가 이 상황을 보고 마침내 자신의 차례가 되었다고 느꼈다.

그녀는 황미란이라고, 이름이 없는 연예인이었다. 평소에 보조역할로 드라마나 영화를 찍었지만 연기가 별로인데다 생김새도 별다른 특색이 없어 자연히 인기나 자원이 별로 없었다.

그녀는 오늘 매니저를 따라 한 작가와 함께 술을 마시러 나왔는데, 황미란은 단지 캐릭터가 좀 더 좋은 배역을 얻을 수 있도록 그 느끼한 남자 작가의 이리저리 더듬는 손을 참고 있었고, 뜻밖에도 무심코 은수가 술을 마시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줄곧 S시의 그 최고급 재벌들의 소식을 매우 주목해 왔고, 또한 전부터 그 중 어느 한 사람과 결혼하면 인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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