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연도 무진과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걸 냉전이라 해도 적합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들은 평소에도 말을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필경 그들은 전에 아무런 감정도 없었기 때문에 말을 하더라도 필요할 때 몇 마디 할 뿐이었다.다만, 가연은 평소에도 무진을 자주 관심했고, 무진은 별로 개의치 않았다. 그러나 그녀가 철저히 침묵한 후에야 그는 이 집이 적응이 안 될 정도로 조용하다는 것을 느꼈다.무진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가연의 방문을 두드렸고 안에서 여자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일이죠?""차수현 씨도 지금 이쪽에 있는데, 나가서 그녀를 만나고 싶지 않아요?" 무진은 왠지 모르게 이렇게 간단한 몇 마디를 한 후 나름 긴장하기 했다.이를 깨달은 무진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어디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닐까? 왜 이 여자 때문에 이렇게 긴장하는 것일까…...?그러나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가연은 바로 방에서 뛰쳐나와 문을 열고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정말이에요? 그럼 뭘 더 기다려요, 빨리 가요."가연은 최근 혜정의 일을 생각할 때마다 양심의 가책을 느껴 먹지도 자지도 못했다. 그녀는 두 아이를 빼앗긴 뒤 또 어머니를 잃은 수현이 어떤 느낌일지 상상도 하지 못했다.그러므로 뜻밖에도 수현을 볼 수 있다는 것을 듣고 그녀는 신발을 신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무진이 말을 번복할까 봐 두려워 이렇게 총총히 뛰쳐나왔다."당연히 사실이죠." 무진은 가연의 두 발을 바라보았다. 하얀 발이 짙은 색의 나무 바닥을 밟고 있어 그는 색다른 귀여움을 느꼈다.무진은 왠지 모르게 입이 바싹 말랐고, 다시 위를 올려다보니 가연이 얇은 치마만 입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의 키로 위에서 내려다보면, 그녀의 가슴은 숨김 없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아마도 전에 그의 "아내"를 제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인지 무진은 그녀의 몸매가 뜻밖에도 이렇게 좋다는 것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나 계속 보면 그녀를 불쾌하게 만들 수
십여 분 후, 차가 멈추었다.가연은 무진의 뒤를 따라 은수가 있는 룸에 들어갔다.들어가자마자 수현도 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녀는 은수의 옆에 앉아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가연은 즉시 코가 찡했다."수현아……."수현의 이름을 부르면서 가연은 그녀의 손을 잡고 무언가를 설명하려 했지만 말을 하지 못했다.수현은 그녀의 뜻을 이해하고 은수를 바라보았다."우리 두 사람만 잠시 좀 있게 해 주면 안 될까요?"은수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무진과 함께 나갔다.수현은 그제야 휴지를 꺼내 가연의 눈물을 닦아주었다."가연아, 난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지만, 죄책감 느끼지 마. 이 일은 너의 잘못이 아니야.""하지만 수현아……."가연은 지금 수현이야말로 가장 고통스러운 사람이지만, 여전히 자신을 위로하는 것을 보고 오히려 더욱 미안해졌다.그녀는 정말 쓸모가 없었다. 수현을 도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수현의 위로까지 받아야 하다니."나는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지만, 온은수가 손을 쓰면 그 누구든 막을 방법이 없어. 설령 그날 내가 있었다 해도 달라진 게 없을 거야. 어차피 이렇게 된 이상, 너도 너무 자신을 괴롭히지 마."수현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이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현실은 그녀에게 세게 한방을 날렸다."최근에 육무진 씨와 사이가 좀 멀어졌다며, 내 일을 위해 그와 싸울 필요 없어. 그와 함께 있어야 너도 육가네 집안의 보호를 받을 수 있잖아. 그럼 왜 이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거야?""그래, 알았어. 나도 다시는 그와 다투지 않을 테니까 안심해, 수현아." 가연은 수현의 말을 들으며 여러 가지 복잡한 느낌이 마음속에서 솟아올랐다.그녀는 만약 자신에게 또 무슨 일이 생기면 수현을 더욱 외롭게 할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넌, 지금 괜찮아?" 가연은 자신이 가장 관심하는 수현의 근황에 대해 물었다.수현은 자신이 어떻게 귀국했는지, 지금은 또 어떤 상황인지 일일이 가연에게
가연은 수현의 말을 들은 후, 자신이 그녀의 결백을 증명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 흔쾌히 승낙했다."응, 알겠어. 내가 탐정에게 연락해서 오은택을 잘 지켜보라고 할게. 만약 무슨 소식이 있으면 내가 방법을 생각해서 너에게 알릴게.""고마워, 가연아."수현은 가연의 손을 잡았다. 지금 그녀는 자유가 없었기에 이런 일들을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다.만약 가연이 없었다면, 그녀는 정말 누구를 믿을 수 있을지 몰랐을 것이다."고맙긴, 너를 도울 수 있다면, 나야말로 정말 안심을 한 거지."가연은 고개를 저으며 수현의 어깨를 두드렸다.잠시 후, 무진이 돌아왔고, 그는 두 여자가 서로의 손을 잡고 친근해 보이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가연의 얼굴에도 모처럼 미소가 나타났는데, 이를 본 그도 마침내 기분이 많이 풀렸다.이를 깨달은 무진의 얼굴은 또 무거워졌다.그는 요즘 가연에게 너무 신경을 쓰고 있는 게 아닐까? 뜻밖에도 그녀의 모든 행동에 기분이 영향을 받다니, 이것은 정말 너무 이상했다.생각하던 참에 은수는 회사 쪽에서 긴급한 일이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이 소식을 듣고 은수는 눈살을 찌푸렸지만 회사일이 더 중요했기에 그는 여전히 들어가 사실을 말한 다음 수현더러 자신을 따라 먼저 돌아가도록 했다.무진은 그가 바쁜 것을 보고 주동적으로 그를 대신해서 수현을 집으로 보내겠다고 말했지만 은수에게 거절당했다.비록 현재 수현은 순순히 협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은수는 그녀가 여전히 자유를 원하며 도망치고 싶어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무진이 그녀를 데려다주면, 차에 가연까지 있었으니 수현이 도망가는 것을 도울지도 모른다.이것은 은수가 원하지 않은 상황이었다.때문에 그는 무진의 호의를 거절하고 직접 수현을 돌려보낸 다음 다시 회사에 가겠다고 말했다.수현은 가연과 헤어지는 것이 아쉬웠지만, 이번 만남은 끝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가연아, 어쨌든 자신을 잘 챙기고, 내 일로 육무진 씨와 싸우지 마, 잘 지내고 있어야 해."또 한 번
몇 장의 사진을 보낸 다음 탐정은 마침내 한숨을 돌렸다.요 며칠, 그는 줄곧 은수가 별장에 숨기고 있는 그 여자가 누구인지 밝혀내라는 연설의 재촉을 받고 있었다.그러나 은수가 어떤 사람인데, 그가 숨기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아무에게나 신분을 들킬 수 있겠는가.그래서 그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부터 밤늦게까지 별장 부근에서 그 여자가 외출할 기회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요 며칠 동안 그는 잘 먹지 못하고 잠을 잘 자지도 못해서 온 사람은 한 바퀴 말랐다. 그리하여 그는 곧 포기하려고 했는데, 뜻밖에도 오늘 은수가 사람을 데리고 나올 줄이야.천재일우의 이 좋은 기회를 그는 자연히 놓치려 하지 않았다. 사진을 찍은 후, 그는 즉시 연설에게 보낸 다음 돈을 받고 이 괴로운 임무를 끝낼 준비를 했다.그리고 연설이 이 여자를 어떻게 상대할지는 그가 상관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연설은 요 며칠 줄곧 병원에서 재활을 받았는데, 전에 무심코 자리에서 일어섰던 일도 그녀에게 이제 가능한 한 빨리 "회복”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아픈 척하는 것이었기에 평소에 아무리 주의를 기울인다고 해도 탄로날 가능성이 높았다. 만약 은수에게 들킨다면, 그녀의 그동안의 고생은 수포로 돌아갈 것이다.그래서 연설도 묵묵히 회복의 속도를 높이고 있었는데, 이제 그녀는 이미 물건을 짚고 걸을 수 있었다.핸드폰이 울렸을 때, 그녀는 치료사의 동반에 천천히 걷고 있었는데, 소리를 들은 후 입을 열었다."나 핸드폰이 울린 것 같은데, 확인하러 갈게요."치료사는 즉시 승낙했다. 연설은 재활하느라 정말 너무 노력하고 있었고, 평소에 다른 환자들은 모두 고통을 두려워하고 고생을 두려워해서 그들은 열심히 환자들을 격려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이 여자는 정반대로 처음부터 멈추려 하지 않았고, 마치 짧은 시간 내에 효과를 보지 않으면 그만두지 않으려는 것 같았다. 오히려 치료사인 자신이 그녀에게 적당히 운동하고 자신을 지치게 하지 말라고 충
"아!" 연설은 질투가 나서 거의 미칠 지경이었다. 요즘 은수가 수현과 함께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자 그녀는 당장이라도 수현을 죽이고 싶었다.눈앞의 사진도 비할 데 없이 눈에 거슬렸다. 연설은 사진을 깨끗이 삭제했지만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아 휴대전화를 세게 땅에 던졌고, 또 가서 몇 번 세게 밟아야만 만족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렇게 하기도 전에 윤찬은 마침 연설을 방문하러 왔고, 안에서 물건을 부수는 소리가 들려오자 그는 황급히 들어가 그녀가 감정이 폭발한 장면을 보았다. 연설의 그 아름다운 얼굴은 질투와 증오에 심하게 일그러졌다.이를 본 윤찬은 잠시 멍해졌다. 그는 여태껏 연설이 이런 표정을 지은 것을 본 적이 없었고, 한순간, 그는 심지어 매우 낯설다고 생각했다.그러나 다년간의 감정은 여전히 그로 하여금 마음속의 말할 수 없는 서늘한 기운을 억누르게 했고, 그는 빠른 걸음으로 달려가 연설의 몸을 잡고 그녀가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설아, 너 왜 그래? 충동하지 마!"연설은 윤찬이 온 것을 보고 멈칫하다 곧 그에게 자신의 가장 악랄한 면을 보여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윤찬은 총명한 사람이었기에 그것은 그로 하여금 자신을 의심하게 할 수도 있었다.연설은 휠체어를 힘껏 두드렸다."왜 나는 여전히 정상인처럼 걸을 수 없는 거지? 정말 너무 힘들어. 대체 왜?"윤찬은 연설이 이 때문에 고통스럽다는 말을 듣자 방금 전의 의심은 일시에 사라지고 마음이 아프기 시작했다."설아, 이런 일은 마음이 급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니까 그렇게 흥분하지 말고 천천히 운동하자.""하지만 오빠들 모두 온씨를 위해 힘을 쓰고 있고, 모두 자신의 사업이 있는데, 나만 여전히 폐인인 채 이렇게 무의미한 동작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니. 나 정말 너무 괴로워."연설이 눈물 몇 방울을 짜내자 윤찬은 얼른 위로를 했고, 이때 치료사도 안의 소리를 듣고 얼른 뛰어 들어왔다.연설이 갑작스럽게 붕괴한 것을 본 치료사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방금 그녀가
하지만 어떻게 해야 좋을까?연설은 눈을 가늘게 떴다. 만약 일을 너무 티 나게 해서 다른 사람에게 들켰다면, 그녀는 완전히 망할 것이다.연설은 즉시 한 사람을 떠올렸고, 그 사람은 바로 은비였다…….이 여자는 심술이 독했지만 수현에 대한 증오도 사실이었기에 수현이 지금도 은수와 인연을 맺고 있다는 것을 알면 아마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전에 그녀에게 그렇게 여러 번 이용당했는데, 이번에 그녀도 자신을 좀 도와줘야 해야 하지 않겠는가.연설은 납득한 후, 숨을 몇 번 깊게 쉬고 은비에게 급하게 연락하지 않고 윤찬의 사람이 떠나 그녀 혼자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은비에게 문자를 보냈다.[내 사람은 은수 오빠가 또 차수현을 데리고 귀국했다는 것을 알아냈어요. 그리고 지금은 그녀와 함께 살고 있고요.]은비가 자신의 말을 믿게 하기 위해 연설은 방금 지운 사진을 다시 찾아 그녀에게 보냈다.은비는 외국에서의 계획을 거의 다 진행했으니 계속 침대에 누워있는 진수를 버릴 순 없어 진작에 귀국했다.수현이 지금 아이를 빼앗기고 그녀의 어머니도 식물인간으로 됐다고 생각하자 은비는 마음속으로 매우 통쾌했다.은수의 보호가 없다면, 수현은 마치 수시로 밟아 죽일 수 있는 개미처럼 약했고, 그녀가 괴롭히고 싶은 대로 괴롭힐 수 있었다.연설의 문자가 왔을 때, 은비는 진수의 침대 앞에서 오은택의 비참한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었다.은비는 이미 온진수 이 폐인에 대해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은서가 죽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는 뜻밖에도 자신의 사생아를 찾아 온가네로 들여보내 재산을 상속받게끔 하려고 했다. 이는 은비로 하여금 그를 뼈에 사무치게 증오하게 했다.그래서 겉으로는 진수를 챙겨주는 현모양처인 척하고 있지만, 은비는 사실 진수를 전혀 돌보지 않았고 가끔 심심하면 그가 받아들일 수 없는 이야기를 해주며 그를 괴롭히곤 했다."이 악독한 여편네 같으니라고, 애초에 내가 정말 눈이 멀어서 당신을 아내로 맞이했군. 당신은 앞으로 큰 코 닥칠 거야!"하나뿐인 아들이
은비도 더 이상 연설의 태도에 대해 따지지 않았다. 지금 더욱 중요한 것은 여전히 차수현이라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사람 시켜 수현이 있는 곳을 알아보려던 참에 그녀는 갑자기 더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은비는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즉시 기사에게 그녀를 온가네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어르신은 지금 외국에서 해외시장의 확장업무를 처리하고 있었고, 그가 없으니 은비와 미자는 서로에게 있어 눈에 거슬리는 존재이기 때문에 은비도 굳이 여기로 돌아와 일을 만들지 않았다.그리하여 거실에서 한가롭게 차를 마시던 미자는 은비가 나타나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무척 놀랐다.그녀는 은비가 친절하게 자신을 방문하러 왔다고 믿지 않았다."웬일로 여기에 찾아온 거지?" 미자는 차갑게 말했다."물론 재미있는 일을 발견해서 그러죠." 은비는 미소를 지으며 다가와 프린트한 사진을 미자에게 던졌다."생각지도 못했는데, 당신의 대단한 아들은 그런 일을 당했는데도 여전히 그 천한 년을 용서할 수 있다니, 지금도 그녀와 다정하게 지내고 있는데, 나중에 당신더러 남의 아이를 돌봐달라고 할지도 모르겠네요!"은비는 비꼬면서 말했고, 미자는 원래 직접 하인을 불러 그녀를 쫓아내려고 했지만, 이 말을 듣고 그녀가 던진 사진들을 한 번 보았다.사진 속의 은수는 허리를 굽혀 수현을 부축하고 있었고, 자세히 분별해보면, 은수가 입은 옷은 요 며칠 자주 입는 옷이었기에 이 사진들은 전에 찍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설명해준다. 미자는 문득 마음이 조여들었다.‘어떻게, 이럴 수가?’수현은 이미 이런 일을 저질렀는데, 은수가 뜻밖에도 그녀를 다시 받아들이다니?은수는 자신의 아들이었으니 미자는 또 어떻게 그의 눈에 비친 부드러움과 관심을 볼 수 없겠는가. 이것은 그가 다른 그 어떤 여자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것이다.그러나 미자는 성격이 강해서 은비 앞에서 추태를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차갑게 웃기만 했다."이런 사진을 찍느라 참 고생을 했군. 그러나 네가 보내온 사진은
은수는 그럴 리가 절대 없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문득 멈추었다.만약 이렇게 말한다면, 그가 수현에 대해 매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겠는가. 미자가 헛된 생각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그는 잠시 망설인 후에야 입을 열었다."저는 그녀가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녀가 그럴 생각이 있어도 아마 그럴 능력은 없을 거예요.""그래?" 은수가 수현을 위해 망설임 없이 자신에게 거짓말 하는 것을 보고 미자의 말투에는 약간의 비꼬는 냄새가 났다.그러나 잠시 후 그녀는 다시 예전처럼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럼 다행이야. 나도 갑자기 생각이 나서 물어본 거야."그리고 말을 끝낸 다음 바로 전화를 끊었다.은수는 끊긴 휴대전화를 쳐다보며 눈빛이 어두워졌는데, 자꾸 미자가 또 다른 이유가 있어서 전화를 했다고 느꼈지만 구체적인 증거가 없었다.마침 문밖의 비서가 문을 두드렸다."대표님, 사람들은 이미 회의실 안에서 대표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은수는 간단하게 응답했다. 지금 업무가 우선이었기에 그는 미자의 마음을 헤아릴 겨를이 없었다. 이번 회의는 아주 중요했는데, 앞으로 온씨의 3개월의 발전 목표를 결정하고 있었기에 그는 더 이상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완전히 사업에 몰두했다.......미자는 전화를 끊은 후 안색이 매우 보기 흉했다.그녀는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전에 어르신이 자신에게 맡긴 몇 명의 심복을 불러냈다."차수현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말고.""예, 사모님."이 몇 사람들은 모두 어릴 때부터 어르신의 배양을 받았는데, 정보를 알아내고 남에게 말하기 어려운 일을 처리하는 방면에서 매우 우수했다. 그러니 이 일을 그들에게 맡기면 미자도 안심할 수 있는 셈이었다.어르신의 정보망을 이용하여 그들은 곧 수현의 소식을 알아냈다.수현이 은수에 의해 교외에 있는 온가의 한 별장에 안치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미자의 눈빛은 차가워졌다.‘몰래 여자를 숨겨도 그만이지만 왜 하필 이 여자를…....’미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