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9화

안리영이 지금 이 시간에 답장하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기에 나는 대화창에서 나와 SNS를 열었다. 그러자 신지태가 올린 여유로운 사진을 보게 되었다.

사진 속 신지태는 혼자가 아니었다. 옆엔 다른 사람도 있었고 몇 명이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중 아주 익숙한 손이 보였다. 그것은 강유형의 손이었다.

그의 손가락에 끼어 있는 싸구려 반지는 내가 선물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그 반지를 다시 보니 너무도 유치하고 창피했다.

그 반지는 한 쌍이었다. 남은 하나는 나에게 있었고 내가 18살 때 생일 선물로 산 것이다. 가격고 기껏해야 19만 9천 원이었다.

내가 간직하고 있는 것은 여성 사이즈였고 남성 사이즈는 강유형이 끼고 있었다. 그때만 해도 강유형은 이 반지를 보며 목줄을 채우는 것이냐며 놀리기도 했었다.

그러다 나중엔 그는 더는 이 반지를 끼고 다니지 않았다. 궁금했던 나는 떠보듯 물었지만 들려온 대답은 다른 사람들이 비웃을까 봐 뺐다는 것이다.

너무 싸구려라서.

나는 그 말의 의미를 알고 있었다. 고귀한 몸인 강유형이 고작 20만 원 하는 반지를 끼고 다니기엔 체면을 구기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 반지는 내가 처음으로 가정 교사 아르바이트하면서 번 돈이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더는 이 반지에 관해 묻지 않았고 그도 끼지 않았다. 그런데 사진 속 강유형은 반지를 끼고 있었다.

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

대체 뭘 하고 싶은 걸까?

나도 이젠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랐다. 알고 싶지도 않았다.

다만 그 반지는 확실히 나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나도 모르게 항상 강유형의 앞에서 주눅 들어 눈치만 살피며 비위를 맞추던 나 자신이 떠올랐다.

안리영의 답장이 오면서 나는 생각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누구랑 잤는데?]

안리영은 직설적이었다.

나는 이 문자를 보고도 바로 답장하지 않았다. 강유형이 낀 반지 때문에 머릿속이 엉망이 되었기 때문이다.

[강유형?]

안리영이 또 문자를 보냈다.

[아니, 걔는 아닐 거야.]

[혹시 정우 오빠?]

안리영은 진정우임을 알아맞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