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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체크인을 마친 진정우가 다가오며 태연한 눈길로 나를 보았다.

“가요.”

‘응? 뭐지?'

‘뭐야, 설명도 없이 내 맞은편에서 지내겠다고?'

나는 원래 따져 묻고 싶었지만 막상 정말로 묻는다면 조금 이상할 것 같았다.

“진 기사님, 왜 저희 방이랑 가까운 방을 선택하셨어요?”

이소희의 브레이크 없는 입은 가끔 좋을 때도 있었다. 이렇게 나 대신 궁금한 것을 물어봐 주고 있었으니까.

진정우는 엘리베이터 입구로 간 뒤 버튼을 꾹 눌렀다. 그가 손에 들고 있는 방 키가 눈에 들어왔다. 308호, 바로 맞은편 방이었다.

“편하니까요.”

진정우는 이 한마디만 했다.

‘대체 뭐가 편하다는 거지?'

나도 모르게 이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소희는 그의 말에 멍한 표정을 짓다가 슬쩍 시선을 돌려 나를 보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 진정우를 보았다.

“진 기사님은 뭐가 편해서 저희 앞방을 선택하셨을까요?”

나는 정말이지 이소희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대체 뭐가 그렇게 궁금해서 꼬치꼬치 캐묻는 것일까?

엘리베이터 벽은 거울처럼 사람의 모습을 비출 수 있었다. 나는 엘리베이터 벽으로 진정우를 보았다. 진정우도 고개를 들어 나를 보았다.

우리의 시선이 그렇게 마주쳤다. 나는 그의 시선을 피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휙 피하며 이소희의 말에 대답했다.

“뭐든 편하니까요.”

“...”

“...”

나와 이소희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결국 더 대화를 이어갈 수 없었던 이소희는 그저 내 옷자락만 잡아당겼다.

마치 작은 여우가 노련한 사냥 감에게 잡힌 듯한 기분이 들었다.

3층이었던지라 빠르게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문이 스르륵 열리고 우리는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다. 방 문을 열었을 때 이소희는 열정적인 모습으로 진정우와 인사를 나눴다.

“진 기사님, 혹시 뭐 필요한 거 있으면 바로 연락해주세요.”

“네.”

진정우도 문을 열고 들어갔다.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이소희가 나에게 찰싹 붙으며 물었다.

“언니, 진 기사님 대체 무슨 뜻일까요? 왜 우리 맞은편 방을 선택한 걸까요? 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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