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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이제 보니 강유형에게 내 생각을 알려줄 필요가 있었다.

“강유형, 넌 사소한 잘못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난 아니야. 난 참을 수 없는 잘못이었어. 내가 너랑 몇 년을 함께 보냈는데 너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겠지. 난 내 눈에 모래알이 들어오는 걸 참을 수가 없어.”

나는 말하면서 걸음을 옮겼다. 그와 거리를 둘 생각이었다.

“내가 한 사랑이 열정적이지 않아도 괜찮아. 하지만 내 남자가 다른 여자랑 애매모호한 사이가 되는 건 아주 싫거든. 조금이라도 애매모호해서도 안 돼. 난 완벽한 내 남자를 원하거든.”

이 말을 내뱉으면서 나는 고개를 돌렸다. 강유형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개를 돌린 순간 진정우와 시선이 마주쳤다. 그는 나와 몇 걸음 떨어진 거리에 있었다.

내가 했던 말을 아마 전부 들었을 것이다.

나와 시선이 마주친 그는 그저 짧게 나를 빤히 볼 뿐이다. 나는 고개를 돌려 강유형을 보았다. 여전히 내가 억지 부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얼굴이었다.

“윤지원, 이 사회가, 이 세상이 변했다는 걸 왜 아직도 모르는 거지? 그딴 헛된 환상 속에서 이제 그만 깨어나라고.”

확실히 이 세상엔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 아주 많았다. 예전처럼 느긋한 시대는 사라진 지 오래였고 평생 한 사람만 바라볼 수 있는 사랑도 거의 없었다.

나는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완전한 내 남자가 될 수 없다고 나도 안 가질래. 뭐하러 쓸데없는 노력을 해.”

강유형은 나의 말에 말문이 막혀 버렸다. 나는 그런 그를 빤히 보았다.

“강유형, 오늘 이 대화가 우리의 마지막 대화였으면 좋겠어. 우린 이미 헤어졌으니까 각자 갈 길 가자고. 쓸데없는 미련도 품지 말고 깔끔히 헤어지자.”

“하.”

강유형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그래, 서로 갈 길 가자. 나야말로 윤지원 네가 나 말고 어떤 남자를 찾는지 지켜보겠어.”

말을 마친 그는 씩씩대며 자리를 떠났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니 너무도 유치하게 느껴졌고 토라진 어린아이 같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헤어지고 나서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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