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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고개를 돌리자 까만 그의 두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쳤다. 순간 뭔가 찔리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서둘러 고개를 돌리며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니죠. 그냥 다른 사람들이 이상한 오해하는 게 싫어서 그래요.”

“...아.”

그는 한 글자로 답했다. 나는 그가 무슨 의미로 이런 대답을 했는지 모른다.

굳이 묻지 않았다. 다들 성인이니 서로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을 테니까.

게다가 진정우는 말이 많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나와 진정우 사이엔 어색함만 맴돌게 되었다. 어색한 분위기를 참지 못한 내가 결국 또 먼저 입을 열었다.

“조명 수리하는 데 얼마나 걸려요?”

“그건 모르죠.”

“...”

나는 강유형이 내게 명령 내리듯 하던 말이 떠올라 말했다.

“스무날 안에 전부 처리해 주세요.”

진정우는 나를 보았다. 그가 말을 이을 줄 알았지만 짤막한 대답만 들려왔다.

“네.”

‘이렇게 쉽게 대답한다고?'

이 대화를 끝으로 우리는 더는 할 말이 없었다. 어차피 궁금한 것이 있으면 집주인 할머니한테 물어보면 되었기에 굳이 묻지 않았다.

만약 집주인 할머니가 없었더라면 나와 진정우의 사이는 지금보다 더 어색했을 것이다.

곧이어 침묵만 이어졌다. 고작 몇 분이면 가는 길이 한 세기가 지나는 것처럼 느껴졌고 어느새 등 쪽에선 식은땀도 나기 시작했다.

이 점에서 나도 내가 한심했다. 게다가 나도 의아했다. 전 약혼자 강유형의 앞에서는 스스럼없었지만 맞선 상대였던 진정우 앞에서는 너무도 부자연스러웠기 때문이다.

나와 진정우의 침묵은 배전실까지 이어졌다. 전기 회로 담당자는 이미 배전실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그들에게 간단히 진정우를 소개했다. 담당자는 진정우를 데리고 놀이공원 전기 회로 설계도를 보여주었다.

전부 확인한 후 나는 진정우에게 물었다.

“문제가 있을까요?”

“없네요.”

그의 대답에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한참 봐도 아무런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진정우가 왔다는 것은 조명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다소 머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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