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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화

나는 컵에 물을 받아 양치질을 했다. 오향설을 단 한 번도 쳐다보지 않았지만 그녀는 단 한순간도 내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리고 다시 발끝에서 머리까지 나를 샅샅이 훑었다.

“지원아, 이분은 오향설이라고 해.”

할머니가 그녀를 소개했다.

나는 입안에 치약 거품을 가득 머금고 오향설에게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둥근 얼굴을 가졌지만 뚱뚱하진 않았고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얼굴에는 정성 들여 화장을 한 흔적이 뚜렷했다.

“향설아, 이 사람이 네가 궁금해하던 지원이야. 내 말이 맞았지? 정말 피부가 물기 어린 것 같지 않니?”

할머니는 손으로 빨래를 하고 있었다.

오향설이 나와 눈이 마주쳤을 때, 그녀는 나보다 못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듯 살짝 주눅 든 표정을 지었지만 입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나도 저 나이 때는 피부 좋았어요. 나이 들어서야 이렇게 된 거죠.”

할머니는 입을 삐죽거렸고 오향설은 그런 할머니를 흘겨보며 눈싸움을 했다. 두 사람의 묘한 신경전이 마치 코미디 한 편을 보는 듯했다.

내가 양치질을 마치자 오향설이 입을 열었다.

“지원 씨, 여긴 친척 댁에 온 건가요, 아니면 놀러 온 건가요?”

“놀러 왔어요.”

나는 물을 틀고 칫솔을 헹구었다.

“혼자 왔어요? 남자친구는 없고요?”

오향설의 질문에 나는 웃음이 나왔다.

“네, 솔로예요!”

내 대답에 그녀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정우가 지원이한테 반해서 나한테 소개시켜 달라고 부탁했어. 오향설, 너도 인정해야 하지 않겠어? 두 사람 정말 잘 어울린다고.”

할머니는 여전히 힘이 넘쳤다.

오향설의 입꼬리가 살짝 떨리더니 결국 이렇게 말했다.

“개구리가 아무리 천상계의 백조를 꿈꿔도, 백조가 거들떠봐야죠.”

그녀는 질투심에 차서 말하긴 했지만 내가 백조라는 것을 인정했다.

할머니는 나를 향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지원아, 네가 꿈에서 진정우랑 결혼하려고 했다고 했잖아, 그치?”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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