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이는 놀리는 어투로 말했다."남우 씨 그래도 재언 오빠 뺏길 가봐 걱정하네."한태군은 가까이 다가오며 물었다."나한테 고마울 텐데, 뭘 해줄 거야?"강유이는 한태군의 입을 맞췄다.한태군은 웃으며 그녀의 턱을 쥐고 말했다."점점 대담해지네."뽀뽀 한 번에도 얼굴을 붉히던 강유이가 이젠 오히려 주동적이었다.강유이는 한태군을 바라보며 물었다."맘에 안 들어?"한태군은 반걸음 더 가까이 다가갔다."아주 맘에 드는 건 아니야."강유이는 뾰로통해서 말했다."욕심내지 마!"다른 한편, 반재언은 남우와 함께 저택으로 돌아왔다. 남우는 고개를 돌려 현관에 서서 외투를 벗는 반재언을 보고 물었다."외투는 왜 벗어?"반재언이 답했다."조금 더워서."남우는 멈칫했고 그가 술을 마셨던 게 생각났다."그러게 그 술은 왜 마신 거야?"반재언은 잠깐 멈춰있다가 눈꺼풀을 올리며 물었다."술 마시는 게 왜?""정민희 씨가 술 안에 뭘 탈지 어떻게 알아, 안 무서워?"남우는 한태군의 곁으로 다가가 손가락으로 그의 어깨를 쿡쿡 찌르며 말을 이었다."정민희 씨가 널 쓰러트리고 뭐라도 하면, 그땐..."반재언은 갑자기 남우가 왜 이렇게 긴장했는지 알 것 같았다.덥다고 한 건 집안과 바깥의 온도 차이가 커서였다.‘하지만 약을 탄다고?’강유이가 무슨 말을 한 게 틀림없다.반재언의 눈동자에 빠르게 교활한 눈빛이 스쳐 갔다. 이렇게 된 김에 상황을 이어가기로 했다."한 잔 다 마셨는데, 어떡하지?"남우는 멈칫했다."... 뭘 어떡해?"반재언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불편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나 지금 좀 어지러워.""너..."반재언은 남우의 어깨에 쓰러졌다. 반재언의 무게가 절반이나 쏠려오자 남우는 서 있는 것도 버거운 듯 부축하며 말했다."병원에 데려다 줄게.""병원 쓸데없어."반재언이 남우의 귓가에 붙어 낮은 소리로 말했다."방으로 데려다 줘."남우는 미간을 찌푸렸다."진짜 병원 안 가도 돼?"반재언은 ‘응’이라고 대답
남우는 주방에 걸어가 면과 계란을 놓았다. 남우는 반재언이 있어서인지 갈팡질팡하며 주방에 한참을 서서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반재언은 남우의 뒤에 멈춰서 고개를 숙여 그녀의 귓가에 기대어 말했다."물 끓여."남우는 귀가 얼얼하고 간지러운 느낌에 머릿속엔 온통 아까의 장면들뿐이어서 난감했다.남우는 몸을 돌려 주방에서 반재언을 밀어냈다."가서 자, 난 상관하지 말고."반재언은 팔을 뻗어 남우를 품에 끌어안았다."우리 집 주방 폭파시킬 가봐 무서워서 그래, 뒷정리 내가 해줘야 하잖아."남우는 눈썹을 찌푸렸다."지금 누굴 무시하는 거야?"면 정도는 누가 못 끓여?반재언은 손끝으로 그녀의 입술 끝을 어루만지며 물었다."남우야, 아직도 오늘 있었던 일로 날 피하는 거야?"남우는 볼이 달아올랐지만, 체면을 챙기며 답했다."누가 피했다고 그래, 네가 날 보면 어색할까 봐 그런 거지."반재언은 웃음을 참으며 물었다."내가 어색할 게 뭐 있어?"남우의 시선이 그의 몸 어느 곳을 스쳐 지난 걸 반재언은 캐치했다."남우는 어땠는데?"남우는 말문이 막혔다. 이곳의 불빛이 어둡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은 사과 같았을 것이다.남우는 고개를 돌렸다."뭐가 어땠을 게 있어."반재언은 그녀의 긴 머리를 넘겨주며 목소리를 낮게 깔고 반걸음 다가갔다."그럼 남우가 겪어보게 해야겠네, 어땠는지 알려면."남우는 두 손을 뻗어 반재언의 가슴팍에 대고 고개를 숙인 채 빠르게 화제를 바꿨다."반재언, 야식 네가 해."반재언은 웃으며 곧바로 주방을 향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반재언은 국수를 끓여 식탁에 올려놨다. 반재언이 끓인 국수에는 시금치와 파가 들어갔고 시금치 계란 맛의 국물은 많고 진했다. 면발의 익기도 적당해 불어 끊어지지 않았다.남우는 아침에 본인이 끓인 것과 반재언이 끓인 국수를 보며 하늘과 땅 차이라 느껴졌다.남우는 숟가락을 들어 국물을 한 모금 마셨다. 진짜 맛있다.이어 그녀는 젓가락을 들어 허겁지겁
적어도, 그녀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강유이가 잠시 해변 별장에 있을 때 갑자기 임석진의 전화가 걸려 왔다. 그녀는 정원에 가서 전화를 받았다.“매니저님?”임석진이 말했다.“할 얘기가 있어, 지금 회사 한번 들려”강유이는 전화를 끊자 바로 TY 엔터로 갔다.임석진은 사무실에 앉아 강유이를 기다렸다. 문을 열고 들어온 강유이를 보고 손에 쥐었던 예능 스케줄을 책상에 놓았다. “ ‘24시 게스트 하우스’ 생각 있어?”강유이는 좀 멍했다. 이 예능은 전에 차진주가 참가하려고 하지 않았나?연예인이 생활을 체험하는 부류의 프로그램인데 요즘 화젯거리이고 시청률도 높았다.강유이가 정신을 차리면서 물었다. “지금 저더러 이 예능에 참가하라고요?”임석진은 뒤로 기대며 얘기했다.“이 예능의 투자자가 한지욱 회장님이야, 회장님은 프로그램에서 좀 다른 효과를 냈으면 하셔, 너는 지금 서울에서 가장 화젯거리인 인물이고 더군다나 지금 인터넷에서 다들 반씨 집안 공주님이 도대체 만들어진 캐릭터가 맞는지 궁금해하는데 ,이번 예능을 통해 시청자들이 너의 진실한 모습을 더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원래는 너랑 주계진이랑 같이 참가하기로 했는데 지금 주계진 스케줄이 안 맞아서 감독님께서 너랑 구천광과 다음 회 게스트로 같이 하기로 했어.”강유이는 놀라워했다.“구 배우님도 같이 참가해요?”임석진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어차피 다음 회 이 예능 주인공은 너야, 네가 원하는 두 명의 특별 게스트를 지정해서 너랑 같이 가도 돼.”한편, 반지훈과 한지욱이 레스토랑에서 만났다.한지욱은 계약서를 반지훈에게 건네고 반지훈은 계약서를 훑더니 눈을 치켜들면서 물었다.“ 저한테 장소를 빌리시겠다고요?”한지욱은 웃더니 대답했다.“맞아요, 이번에는 속세를 벗어난 전원적인 스타일의 예능을 한번 만들어 보려고 해요. 당신 내 반씨 저택이 딱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반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물었다.“내 딸로 돈벌이겠다는 건가요?”한지욱은 웃으면서 말했다.
남우는 바로 손으로 반재언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를 했다.반재언은 눈을 감아 그녀의 머리를 감싸 더욱 깊게 키스를 했다. 그녀의 마음마저 흔들어 버렸다.몸 아래 누운 사람은 그 때문에 흐트러지고 그 파괴 당한 아름다움은 그의 가슴에 직격탄을 맞은 것처럼 느껴졌다.반재언의 마치 그녀를 삼키고 싶을 정도인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그녀의 손목에 뽀뽀를 했다.“남우야, 아마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돼”남우는 정신이 혼란해하면서 물었다.“뭐라고?”“내가 말이야...”갑자기 울린 초인종 소리에 반재언의 못다 한 말을 덮어버렸다.남우 역시 순간 정신을 차려 반재언을 떠밀어 내 일어 앉았다. “누가 찾는 거 같은데?”반재언은 손으로 얼굴을 덮더니 심호흡을 했다.“먼저 나가서 봐”남우가 반재언의 방에서 나와 복도에 서서 가슴을 두드리면서 호흡을 가다듬었다. 이 초인종 소리만 아니었으면 그녀는 아마 결국에는 못 견뎠을 수도 있었다!그녀는 옷을 걸치고 빨리 내려가서 문을 열었다.강유이는 문 앞에 서서 남우한테 웃었다. “내가 방해되지는 않았죠?”남우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강유이의 손을 잡았다. “잘 왔어요, 방해는 무슨 오빠 만나러 왔어요?”강유이는 대답했다.“두 분 같이요.”반재언도 옷 갈아입고 천천히 아래도 내려와 소파 앞에 멈춰 섰다. “무슨 일이야?”강유이는 반재언 곁에 다가가서 팔짱을 꼈다.“오빠랑 남우 씨한테 의논드릴 게 있어, 내가 혼자 결정하면 오빠한테 욕먹을 것 같아서.”반재언은 어이가 없어 웃는다. 손가락으로 강유이 머리를 밀치면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 “네가 전에 낸 기가 찬 아이디어에도 내가 언제 너 욕하더냐?”전에 정민희 일을 얘기하는 것이다.강유이는 어색하게 웃더니 남우 쪽을 보면서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효과 어땠어?”반재언은 소파에 앉으면서 대답했다.“나름 괜찮았어.”“나 몰래 뭘 그렇게 속닥거려?” 남우는 눈을 힐끔거리면서 비밀로 나만 못 듣게 하고 라고 생각했다.강유이는 웃으면서 남우
휴게실 안에, 여자 연예인 몇 명이 윤수아에게 ‘게스트 하우스’ 예능 섭외가 들어온 것을 알고 그녀 옆에 모여서 잡담하고 있다.제작팀은 이미 다음 회차 녹화에 강유이가 주요 게스트라는 것을 발표했다. 강유이는 요즘 연예계에서 화제성이 엄청 높다. 아무래도 차진주 사건과 관계가 많다.차진주가 지난 회 ‘게스트 하우스’에서 하차당하는 바람에 큰 논란이 됐다. 소문에 의하면 강유이의 배경이 너무 강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비록 차진주가 겉과 속이 다른 허위적인 모습 때문에 연예계에서 더는 활동하지 못한다고 했지만 강유이의 화제성은 계속 사라지지 않았다. 지금 연예계 여러 여자 연예인은 모두 강유이랑 엮이는 것을 무서워한다. 강유이와 사이가 안 좋아져서 시비에 걸 리 가봐서다.소문에 의사면 3년 전에 강유이가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을 때 차진주가 언론 매체 앞에서 강유이한테 사과했다고 한다. 그것은 차진주가 강유이한테 못되게 대한 것 대문이라 한다. 그래서 사람들 눈에는 둘이 사이가 ‘별로’라 생각한다.제작팀에서 차진주와 강유이를 한 프로그램에 동참하게 한다는 것은 분명히 일을 내겠다는 속셈 아닌가?차진주는 전혀 마음에 두지 않는 모습으로 잡지를 보면서 말했다.“그까짓 것 예능 하나로 뭐 걱정할 게 있다고.”“만약에 강유이가 언니한테 시비 걸면 언니는 벙어리처럼 당하기만 하잖아요?”“맞아요, 수아 언니, 내 말 듣고 섭외 거절하세요. 강유이랑 같이 예능에 나가면 시비에 걸릴 게 뻔해요.”강유이는 반씨 집안 공주님이신데 참을 성격이 아니죠. 차진주도 좀 못되게 굴었다고 각종 루머들에 휩싸였는데 더군다나 그들처럼 배경 없는 여자 연예인들은 더할 나위 없죠.윤수아는 잡지를 덮고 머리를 들더니 말했다. “이게 어떻게 온 예능에 나가는 기회인데 내가 왜 거절해야 해, 너희 일이나 잘 신경 써.”그러고는 휴게실에서 나갔다.여자 연예인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윤수아의 태도에 불만이 가득했다. “내가 봤을 때 그녀는 분명히 강유이한테
경치도 좋고 맛있는 음식도 있고, 게임도 하고 웃음도 많아진 프로그램은 풍부하고 다채로워졌다. 단일하지 않고 각양각색의 생활로 북적했다. 시청자들이 바라는 즐거움으로 가득하니 시청률 역시 다른 프로그램을 훨씬 넘어섰다.강유이는 구천광을 바라보면서 말했다.“확실히 다르긴 하죠, 일반인 특별 게스트 두 명이 더 많아졌으니깐요.”구천광은 실눈으로 보면서 물었다.“일반인 특별 게스트?”이때 블랙 럭셔리 차 한 대가 정문에 주차되었다.강유이는 머리를 돌리더니 말했다.“저기 오고 있네요.”반재언과 남우가 차에서 내리자, 구천광은 웃었다.“네 오빠도 아역 배우 샘이지, 데뷔는 안 했지만.”강유이는 눈썹을 치켜들고 물었다.“그러니깐 제가 섭외한 특별 게스트 완전 대박이죠?”반재언은 구천광 앞으로 다가와 인사를 했다.“아저씨, 안녕하셨어요?”구천광은 반재언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말했다.“이렇게 오래 알고 지냈는데 우리가 예능에서 같이 하는 건 또 처음이네. 벌써 네가 어릴 적 나랑 드라마 찍든 모습이 그리워지기 시작하네.”반재언은 어릴 적에 강유이와 같이 드라마에서 구천광의 아들딸 역할을 했었다. 심지어 반재언은 구천광이 맡은 주인공의 어린 시절 아역으로도 했었다.생각해 보니 벌써 몇 년이나 훌쩍 흘렀다.반재언도 웃으면서 말했다.“맞아요. 그러니깐 아저씨는 프로그램에서 절 잘 챙겨줘야 해요.”남우는 듣고 놀라더니 다시 반재언을 보면서 물었다. “네가 어릴 적에 드라마도 찍었다고?”강유이는 남우 옆으로 가서 얘기했다.“ 제가 말했었잖아요. 저랑 오빠 둘 다 아역 배우였다고요. 그저 오빠는 데뷔를 안 했다 뿐이지, 어릴 적에 구 배우님과 드라마 여러 편 찍었어요.”남우는 의아해했다.“완전히 몰라봤는데.”남우는 갑자기 반재언이 어릴 적에 출연한 드라마가 보고 싶어졌다.이때 감독님께서 웃으면서 걸어와 말했다.“구 선배님, 유이 씨, 장소 세팅 다 끝났어요. 오늘부터 정식으로 촬영하려고 하는데 어떨까요?”구천광은 머리를 끄덕였다.
MPV 한 대가 문 앞에 섰다. 강유이는 일어섰다.“다른 게스트가 왔나 봐요. 제가 한번 나가볼게요.”강유이가 문 앞으로 걸어가서 머리를 내밀어서 봤더니 차에서 먼저 선글라스 낀 여자가 내렸다. “아이고, 이게 누군가요, 유이 씨잖아요?”강유이도 웃으면 앞으로 다가가 윤수아를 안아줬다. “오래만이네요.”윤수아는 흥 하더니 말했다.“난 또 유이 씨가 절 잊은 줄 알았죠.”“무슨 농담도 참, 내가 어떻게 수아 씨를 잊어요.”강유이가 말하고 나서 차 쪽으로 바라보니 또 두 명의 게스트가 내렸다. 요즘 핫한 남자 신인 나현과 걸그룹 탑인 조인이었다. 강유이는 기가 찼다. 제작진이 소문때문에 자기와 관계가 ‘나쁜’ 윤수아를 섭외했지만, 사실 둘 사이는 아주 좋다. 하지만 조인은 자기랑 역할 다툼이 있었던 사람이다.제작진에서 자기를 곤란하게 하려는 거 아닌가?어쨌든 간에 지금은 촬영 중이니 강유이는 웃으면서 그들한테 인사를 건넸다.조인은 전혀 관심 없듯이 인사를 받지 않았다.나현은 분위기가 이상한 걸 눈치채고 빨리 차에서 꺼낸 선물을 나눠 주었다.“유이 누나, 수아 누나, 이건 제 작은 마음이 담긴 선물입니다.”윤수아는 선물을 받았다.“우리한테 선물까지 주고.”스태프는 pad를 감독님께 건넸다. 생방송에 순식간 십만 명이 넘는 팬들이 동시간에 보고 있다. 숫자는 계속 급속도로 올라가는 추세이다. 댓글도 수십만 개에 달했다.#엄마야, 이제 봤더니 우리 광오빠도 있네.##제작진 지금 일 내려는 거지, 강유이랑 조인 드라마 역할 때문에 분쟁 있었던 거 아니야, 한 프로그램에 섭외한다니.##조인 너무 예의 없는 거 아니야, 유이가 먼저 인사했는데도 본체만체야, 지가 뭐라고?##이 한옥 완전 비싸지 않아, 역시 돈 많은 사람이야!##윤수아랑 강유이 원래 관계가 좋았구나.##강유이 꼴 보기 싫어, 완전 가식#역시, 생방송 중 논쟁이 가장 큰 게 강유이랑 조인이었다. 강유이 팬들은 조인의 태도에 불만이 있고 조인의 팬들은 강
가족을 데리고 같이 촬영하는 것도 처음 보내. 웃겨, 조인이 틀린 말 했어?일반인 뭐 볼 게 있다고, 이 프로그램 완전 노잼.##다들 모르나 본데, 강유이 큰오빠도 옛날에 구 배우님이랑 드라마 찍을 적 있어요, 옛날에 완전히 잘 나가는 아역 배우였거든요. 그때 강유이랑 같이 데뷔했으면 너희 지금 처 짓거릴 기회가 있어?#강유이는 화나지 않고 오히려 웃었다. “님도 데리고 오지 그랬어요.”조인 얼굴색이 갑자기 좋지 않았다. 반재언과 구천광이 먹을 것을 가지고 나왔다. 나현도 뒤따라 케이크를 테이블 위에 올렸다.윤수아가 놀랐다.“티타임 음식치고 너무 많은 거 아니에요. 선배님께서 하신 거예요?”“난 그냥 거들었을 뿐입니다.” 구천광은 손을 반재언 어깨에 올리면서 말했다.“재언이가 메인 쉐프에요.”강유이도 맞장구를 쳤다. “큰오빠 음식 솜씨 최고!”#이건 좀 가식이다. 반씨 도련님이 음식을 할 줄 안다고?##이렇게 잘 사는 집에는 다 도우미가 있는데 자기가 주방에 들어갈 기회가 있다고? 왠지 신임이 가지 않음##프로그램 설정일뿐, 다들 믿는 건 아니지?#강유이는 윤수아에게 케이크 하나를 건넸다. 윤수아가 한입 먹더니 눈을 번쩍였다. “와, 진짜 맛이어요!”강유이는 또 나현에게 하나 건네줬다. 나현 역시 예의 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감사 표현을 했다. “고마워요.”강유이는 마지막으로 조인에게도 하나 줬다. 조인은 받지 않고 강유이를 무시하면서 나현더러 하나 달라고 했다.조인의 행동은 강유이 팬들의 불만을 끌어 댓글에서 조인이 소인배라고 미친 듯이 공격했다. 한편 조인의 팬들과 자기네 아이돌을 위해 마음 아파하면서 강유이 팬들과 욕 배틀을 했다. 방송한 지 하루 만에 댓글은 이미 기 싸움이 장난 아니었다.반재언은 남우의 옆에 앉아서 딤섬 하나를 그녀의 그릇에 놓았다. 남우는 그의 옆에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한다.“조심 좀 하자, 아직 촬영 중이잖아.”반재언은 소리 내면서 웃었다. 천천히 귤껍질을 까서 귤을 남우
”유이야.”조민과 소찬이 술잔을 들고 다가왔다.“오늘 너무 예쁘다!”강유이가 웃으며 말했다.“고마워요.”조민이 술잔을 들며 말했다.“이건 나와 소찬 씨가 축하의 의미로 권하는 거야. 너와 한태군이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래.”강유이가 그녀의 잔에 자신의 잔을 부딪혔다.“저도 선배와 소찬 씨의 앞날에 행복할 일만 가득하길 바랄게요.”곧이어 남우와 반재언이 다가왔다. 두 사람의 뒤에는 진예은과 반재신 그리고 강성연과 반지훈까지 있었다.강성연이 유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오늘 우리 유이 너무 잘했어!”그녀가 미소 지었다.“진짜요?”반지훈이 말했다.“우리 딸 정말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어. 넌 우리의 자랑이야.”강유이가 한 떨기 꽃처럼 어여쁘게 미소를 지었다.한태군이 그들 쪽으로 다가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아버님, 어머니, 두 분께서 유이를 제가 주신 것에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이 잔 올리겠습니다.”반지훈이 콧방귀를 뀌었다.“네놈 운 좋은 줄 알아!”그가 술잔을 들고 한태군이 내민 잔에 부딪혔다.“앞으로 내 딸한테 정말 잘해줘야 해.”한태군이 강유이를 바라보았다.“걱정 마세요. 제 생에 여자는 오직 유이 한 사람뿐입니다.”강성연도 미소 지었다.여준우와 진예은의 아버지도 인사를 건네러 다가왔다. 그들과 함께 정연 여왕과 한희운도 다가왔다. 여준우가 말했다.“아직 의식 하나 남았지?”강유이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남은 의식이 또 있어요?”그가 말했다.“베란다에서 하는 세기말 키스가 남았잖니. 너희 아직 그거 못했어.”한희운이 웃으며 말했다.“여준우 경, 어째 가족들보다 경이 더 조급해 하는 것 같습니다.”여준우가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전설 속의 세기말 키스. 우리 모두 한 번도 본 적이 없지 않습니까! 그 장면을 오늘에서야 보게 되었군요.”그의 말에 다른 사람들도 웃음을 터뜨렸다.남우가 의문스러운 듯이 물었다.“세기말 키스가 뭐야?”반재언이 그녀에게 설명해 주었다.“오래전 첫 번째
웨딩카가 지나가야 했기에 궁에서부터 대성당까지 가는 길에 기타 차량은 통행을 금지 시켰다.강유이가 창밖을 바라보았는데 길에는 혼란스러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그들 모두가 이 성대하고 엄청난 장면을 구경하러 몰려든 것이였다.그녀의 곁에 앉아있는 한태군은 네이비 더블 버튼 군복을 입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늠름해 보였다. 어깨에는 성 패트릭 훈장과 로열 빅토리아 훈장 등 여러 훈장이 달려있었다.그가 강유이의 손을 잡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손에서 땀이 나는데?”강유이가 그를 돌아보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나 긴장돼.”그가 그녀의 손을 잡아당기더니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내가 있잖아. 긴장할 것 없어. 마음을 편하게 가져.”강유이의 시선이 그가 입은 제복으로 향했다.“이 옷 오빠한테 너무 잘 어울린다!”한태군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내 신부도 오늘 너무 아름다워.”성당에 도착하자 한태군은 강유이와 떨어지게 되었다. 그는 아버지 한희운과 함께 여준우, 진예은의 아버지 등 황실 성원들 그리고 내각 대신들까지 함께 성당 서쪽 문으로 걸어갔다. 문 앞에 있는 광장에는 이미 수천 명의 초대 관객들이 몰려있었는데 그 장면이 너무나도 웅장했다.여준우가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고, 결혼식도 전부 라이브로 방송되겠는데 유이 그 계집애 아마 지금쯤 우리보다 더 긴장하고 있겠죠?”진예은의 아버지가 그를 바라보았다.“하하. 내 눈에는 네가 더 긴장한 것 같은데?”그가 웃으며 말했다.“황실 결혼식은 처음이라서요.”열한 시 반이 되자 정연 여왕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신랑 한태군 일행이 도착할 때까지 대표로 성당에서 각 귀빈들과 인사를 나눴다.남우가 반재언 곁으로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저분이 바로 여왕 폐하셔? 엄청 예쁘시다. 나 실제로 처음 봐.”반재언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나도 처음 뵙는 거야.”“뭐?”남우가 깜짝 놀랐다.“그전에 한 번도 만난 적 없어?”“재신이
”참 형수님은?”소찬이 묻자 반재언이 대답했다.“지금 아버님 모시고 돌아다니고 있어. 나도 이제 가야겠네. 두 사람 편히 쉬고 있어요.”반재언이 자리에서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소찬이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와이프가 생기더니 변했어!”“하하. 당신은 뭐 재언 씨와 다른 것처럼 말하네요.”조민도 자리에서 일어났다.소찬도 얼른 잔을 놓고 그녀의 뒤를 따랐다.“잠깐만요. 왜 나 버리고 혼자 가요! 같이 가요.”강성연과 지윤이 룸에서 나와 걸어가다 마침 복도에서 반지훈과 희승과 마주쳤다. 희승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오랜만이에요, 사모님.”강성연이 반지훈 앞에 멈춰 서자 반지훈이 그녀의 손을 잡아끌었다.“오랜만에 만났는데 얘기는 잘 했어?”“그럼요. 근데 당신 오후에 아버님과 여씨 가문에 간다고 하지 않았나요?”반지훈이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당신 기다리고 있었지. 가서 밥 먹자.”희승이 지윤의 곁에 나란히 서며 그들을 바라보았다.“회장님 사모님, 그럼 저희들은 먼저 아버님한테 가볼게요.”반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강성연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그녀와 나란히 복도를 걸어갔다. 포근한 햇살이 통유리로 된 창문으로 들어와 바닥에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두 사람의 그림자가 한데 꼭 붙어 좀처럼 떨어질 줄 모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이틀 후, 드디어 모든 사람들이 기대했던 세기말 황실 결혼식 날이 다가왔다. 식은 아홉 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아침 일곱 시부터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궁에 도착해 있었다. 강유이는 커다란 메이크업 룸을 혼자 썼다. 네다섯 명의 탑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그녀를 위해 화장을 해주고 머리를 만져주었다.여덟 시가 되어서야 강유이는 드레스를 입을 수 있었다. 순백의 새하얀 드레스는 과한 보석과 레이스가 아닌 천연 실크 소재로 우아함을 극대화했다. 오프숄더 형 넥 라인으로 간단하지만 파격적인 미를 추가했고 소매는 칠부 정도 되었다.면사포 길이만 16피트 정도 되었는데 변두리가 레이스로 수놓아져 있었다.
그녀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럼 나 결혼식 당일에 이 티아라 쓸래. 그러면 엄마의 디자인을 홍보해 줄 수도 있잖아.”한태군이 등 뒤에서 그녀를 껴안았다.“네가 원하는 대로 다 해도 돼.”…반씨 가문 사람들은 결혼식 이틀 전에 영국에 도착했다. 그들은 한태군이 안배한 호텔에 머물게 되었다. 황실에서는 호텔을 통으로 빌려 결혼식 때문에 일부러 해외에서 온 귀빈들을 위한 장소로 마련했다.구씨 집안사람들과 육씨 집안사람들도 왔고, 남강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연예계에서 강유이와 친분을 유지했던 윤수아, 우영, 주계진, 임석진도 초대되었다. 조민과 소찬은 당연히 초청자 명단에 속해 있었다.강성연이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웨이터가 그녀를 룸으로 안내했다. 룸 안에 앉아있는 남자를 발견한 그녀가 활짝 웃으며 다가갔다.“삼촌.”헨리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 못 본 지 몇 년이나 되었지만 그는 아직도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다만 예전보다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았다.강성연이 다가가 그와 포옹했다.“오셨어요.”헨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예전에 내가 네 결혼식도 참석 못 하고, 또 네 두 아들의 결혼식도 참석 못 했었잖니.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마침 영국에 출장 올 일이 있어서 이렇게 너를 만나러 왔단다.”그녀가 시선을 내려뜨리며 말했다.“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몸은 좀 어떠세요?”그가 미소 지었다.“많이 괜찮아졌다. 지윤이와 희승이가 돌봐주고 있어서 조금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아.”그때 지윤이 문을 열고 룸으로 들어왔다.강성연이 고개를 돌려 지윤을 확인했다. 처음에는 놀라던 그녀가 다음 순간 눈물을 글썽였다.“두 사람도 와줬네요.”지윤이 그녀한테 다가갔다.“유이가 영국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는 소식을 듣고 저와 희승 씨도 아버지 따라왔어요. 희승 씨는 지금 반 회장님과 같이 있어요.”헨리가 경호원에게 선물을 갖고 오라고 지시한 후 강성연에게 선물을 건넸다.“리비어가 올 수 없어서 참 안타까워했단다. 이건 걔가 너
한태군의 말에 나머지 사람들도 함께 웃었다.어느덧 밤이 깊어졌다. 온 도시가 화려한 네온사인에 둘러싸여 빛을 밝히고 있었다. 강유이와 한태군은 저녁을 먹은 후 진원으로 돌아갔다.이제 막 샤워를 마친 탓에 강유이의 머리카락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그러자 한태군이 그녀의 손에서 타월을 가져가더니 대신 머리를 닦아주었다.그녀는 화장대 거울 앞에 앉아 거울 속 남자를 바라보고 미소를 지었다.“태군 오빠, 나 결혼식이 너무 기대가 돼.”“그래?”한태군이 부드러운 그녀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쓸어내리며 말했다.“나 역시 기대돼!”“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성스러운 결혼식장에 들어서다니!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인 것 같아.”그가 소리 내어 웃더니 허리를 숙이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그거 알아? 난 한평생 내가 꿈꿨던 모든 소원들을 이미 다 이뤘어.”강유이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원인데?”한태군이 여전히 그의 귓가에서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너를 아내로 맞이하고, 너와 결혼식장에 들어가고, 우리 두 사람의 아이까지 만나게 된 거.”그녀가 멈칫거렸다. 따듯한 조명 아래 그녀의 볼이 붉게 피어올랐다.“설마 처음부터 다 꿍꿍이가 있었던 거야?”그가 대답했다.“어쩌면 네가 내 눈앞에 나타난 순간부터 난 너를 아내로 맞이할 줄 알았던 것 같아.”강유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끌어안았다.“나도 이번 생에는 오빠가 아닌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될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한태군이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의 따듯한 마음이 뼛속까지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정말 영광이야.”…이틀 후, 한태군과 강유이는 영국으로 돌아갔고, 황실은 결혼식 준비로 한창이었다. 화제의 결혼식이다 보니 모든 언론이 그들을 주목하고 있었다.패션 계와 주얼리 계의 최상급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작품들이 줄지어 강유이한테 전해졌다. 명품 맞춤 드레스와 결혼식 때 사용할 각종 보석들이 발 디딜 곳 없게 전시된 채 그녀가 고
그러자 민서율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여행 좀 다녀오니까 마음이 많이 차분해졌어요.”안예지가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네가 원하는 일이 다 잘 되길 바랄게.”그는 그저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월말이 되었다. 강유이 일행들의 여행도 어느새 끝이 나고 서울로 돌아오게 되었다.강성연과 반지훈은 정원 밖에 나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곧이어 도착한 아이들이 차례대로 차에서 내렸다. 강유이가 두 사람을 향해 달려갔다.“아빠, 엄마!”그녀가 두 사람을 동시에 끌어안았다.반지훈이 못 말린다는 듯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이렇게 안겨?”강유이가 눈초리를 휘며 대답했다.“엄마 아빠한테 저는 영원한 어린애죠.”강성연이 미소를 지으며 이쪽으로 다가오는 나머지 아이들을 바라보았다.“재밌게 놀았으면 됐어. 이제 안으로 들어가야지. 오늘 저녁은 다 같이 모여 떠들썩하게 밥을 먹을 수 있겠구나.”진예은과 남우는 집안으로 들어간 후 곧바로 위층으로 올라가 아이들을 살폈다. 희망이는 두 남동생과 함께 있었다. 세 아이는 깊은 잠에 빠져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따뜻하게 느껴졌다.아래층에서는 반재신 반재언 형제가 외출을 하고, 한태군이 거실에서 반지훈가 바둑을 두고 있었다.“아버님 이번 판은 제게 양보해 주십시오!”반지훈이 흰색 바둑알을 들고 판을 들여다보다 결심한 듯이 바둑알을 내려놓았다.“쓸데없는 소리 하지말게.”한태군이 웃으며 말했다.“다음번에는 제가 양보해 드리겠습니다.”반지훈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허튼수작 부리지 말거라. 난 네 양보 따위 필요 없다.”주방에서 과일을 깎고 있던 강성연이 거실에 있는 두 사람을 힐끗 바라본 후 다시 커피를 타고 있는 강유이를 바라보았다.“이제 곧 결혼식을 올리겠구나. 엄마가 너를 위해 서프라이즈 선물을 준비했어.”강유이가 멈칫거리더니 강성연을 돌아보았다.“어떤 서프라이즈 선물이요?”“아직은 안 가르쳐 줄 건데?”강유이가 조금
한태군이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두 사람을 여기에서 만날 줄은 몰랐네.”조민이 대답했다.“나랑 소찬 씨는 이곳에 온 지 좀 됐어. 유이가 인스타에 사진을 올려서 알았어. 너희들도 여기 왔다는걸.”강유이가 조민의 팔을 잡아당기며 자리에 앉혔다.“그럼 우리랑 며칠 더 같이 놀아요.”소찬까지 자리에 착석한 후 반재언은 그에게 진예은과 강유이를 소개했다.“여기는 우리 제수씨인 진예은씨고, 이쪽은 내 동생 유이야.”“형 결혼식 때 봤었어.”소찬은 당연히 기억하고 있었다.“형 동생이 내 와이프랑 같은 학교 출신이라면서? 와이프한테서 얘기 들었어.”조민이 그를 보며 말했다.“누구보고 와이프래요?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장담 못 하거든요?!”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약혼까지 다 했는데 다른 남자한테 시집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두 사람의 티격태격한 모습에 다른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다.유독 강유이만 멍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지금 무슨 소리들 하는 거예요! 약혼이라니. 선배 약혼했어요?”조민이 작게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응, 너한테 말하는 걸 깜빡했어.”“너무해요. 어떻게 그렇게 중요한 일을 나한테 말하지 않을 수 있어요.”강유이가 입을 삐쭉 내밀었다. 그녀는 조민이 약혼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조민이 그녀의 손을 감싸며 말했다.“너한테 서프라이즈를 해주려고 그랬지.”그녀가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렸다.“저 이제 선배랑 안 놀거예요.”조민이 울지도 웃지도 못한 채 옆에 앉아있는 한태군을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빨리 네 와이프 좀 달래 봐.”한태군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강유이도 그저 장난으로 그런 말을 했을 뿐이었다. 그녀는 조민의 약혼 소식을 듣고 진심으로 기뻤다.적어도 이제 그녀는 자기만의 행복을 찾았다.…..한편, 서울 병원.민서율은 복도에서 의사와 이야기를 나눈 후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침대 머리에 기대앉아있는 어머니는 많이 초췌해진 상태였다.“어머니, 몸은 좀 어떠
투호 판을 벌인 사장이 말했다.“오천 원에 세 번 던질 수 있어요.”“그렇게나 비싸요? 오천 원에 세 번밖에 던지지 못하다니!”진예은은 어쩐지 손해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투호 판 사장이 고개를 들고 말했다.“저희가 여기서 제일 쌉니다. 다른 집에서는 만 원에 세 번 던지게 하는걸요.”강유이가 진예은을 잡아끌며 말했다.“오천 원에 하자. 사장님도 장사하는 게 어려우실 거 아니야. 우리 재미로 한 번 해보자.”결국 그녀는 사장에게 만 원을 건넸다.“기회는 총 여섯 번입니다.”사장이 화살 여섯 개를 그녀에게 건넸다. 가지런히 놓인 여러 개의 항아리 옆에는 명중했을 때 가질 수 있는 선물이 놓여있었다. 강유이는 그중 팔찌가 갖고 싶었다. 비록 가짜겠지만 디자인이 예뻤다.그녀가 고심 끝에 화살을 던졌다. 하지만 화살은 항아리를 빗나가고 말았다.그 뒤로 연속 두 번 더 던졌으나 모두 다 실패했다.이제 화살은 세 개 밖에 남지 않았다.강유이의 자신 없는 모습을 본 남우가 그녀의 손에서 화살을 가져가며 말했다.“내가 할게요.”그녀가 팔찌 옆에 놓인 항아리로 화살을 던졌고, 화살은 단번에 항아리 안으로 들어갔다.성공이다!흥분한 강유이가 폴짝폴짝 뛰며 말했다.“새언니 정말 대단해요!”“훗. 이 정도쯤이야.”남우가 눈을 찡긋해 보이며 물었다.“또 어떤 게 갖고 싶어요?”강유이가 진예은에게 물었다.“예은아, 어떤 게 마음에 들어?”진예은이 선물을 살피다가 하나를 가리키며 말했다.“저 머리핀이요. 저게 제일 예쁜 것 같애요.”남우가 다시 머리핀 옆에 있는 항아리를 향해 화살을 던졌다. 그리고 정말로 그 머리핀을 명중했다.강유이가 그녀의 손을 꼭 붙잡고 잔뜩 흥분하며 말했다.“진짜 백발백중이네요. 새언니, 이제는 새언니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요.”남우가 턱을 쓰담으며 말했다.“그러면 저는…”그녀의 시선에 백옥 청자가 들어왔다.“저걸로 하죠.”그녀가 들고 있던 화살을 슝 던지자 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항아리 안으로 빨려
늦은 밤의 산속은 무척이나 고요했다. 평안한 야영장에는 오직 풀벌레 소리만 잔잔하게 들려왔다.텐트 밖 잔디 위에는 랜트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빛을 밝히고 있었다. 평온하고도 아늑한 분위기였다.강유이는 몸을 뒤척거리며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때 한태군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품에 안았다.“잠이 안 와?”“응.”그녀가 그의 품에 가만히 기댔다.“태군 오빠, 나 화장실 가고 싶은데 무서워서 못 가겠어.”한태군이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그럼 내가 같이 가줄게.”두 사람이 텐트 밖으로 나왔다. 한태군이 손전등을 들고 그녀와 함께 한참을 걸었다. 두 사람은 우거진 숲 앞에 도착했다. 강유이가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여기서 기다리고 있어.”한태군이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일 있으면 불러.”그녀는 숲 안으로 들어갔지만 무서워서 멀리 가지는 못했다.볼일을 본 후 강유이가 서둘러 달려와 그의 팔짱을 꼈다.“됐어.”한태군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텐트로 돌아가던 중 그녀가 고개를 들고 밤 하늘을 바라보며 손으로 가리켰다.“저게 북두칠성인가?”한태군도 고개를 들었다.“응, 맞아.”강유이가 배시시 웃었다.“역시 산속이니까 별이 엄청 잘 보이는 것 같아.”“두 사람 밤늦게 자지도 않고 별구경 하는 거예요?”남우가 텐트 안에서 나오며 묻자 강유이가 그녀를 바라보았다.“새언니도 아직 안 잤어요?”“네. 아까 귀신 이야기한 것 때문에 무서워 잠을 못 자겠잖아요…!”남우가 생수 한 병을 따서 마셨다.강유이와 한태군이 서로를 마주 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새언니 설마 그런 이야기에 무서워해요?”남우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말했다.“여기는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산골짜기라고요! 보통 때와는 다르잖아요.”강유이가 포도 한 송이를 들며 말했다.“걱정 마요. 우리 큰오빠가 새언니를 지켜줄 거예요.”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한태군과 함께 텐트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고개를 돌린 남우는 그제야 두 사람이 들어가 버린 것을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