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태후가 고의로 의도한 것 같았다. 마차가 섭정 왕부에 도착하자 마차를 몰던 시위가 말했다: “왕비, 도착했습니다. 하관은 이로서 궁에 돌아가 복명하겠습니다.”두 사람을 내려놓고 그는 다시 마차를 몰고 돌아갔다.그녀는 섭정 왕부에 모셔다 드렸지만 낙월영은 승상부로 데려다 주지 않고 오히려 섭정 왕부에 내려놨다. 부진환에게 낙월영의 참혹한 상태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왕부의 하인이 낙월영을 보더니 일시에 알아보지 못했다. 똑바로 보고나서야 너무도 놀라 아연실색해서 말했다: “둘째 소저! 세상에, 둘째 소저 어찌 된 일이십니까?!”낙월영은 일부러 힘없이 쓰러지는 척했다. 한 무리의 계집종들은 당황한 나머지 어찌할 바를 몰라 하더니 급히 그녀를 부축하여 왕부로 들어갔다. “빨리 빨리 빠리, 어서 고 신의를 모셔오세요.”모두 몹시 당황해했다.낙월영은 분노하여 낙청연을 노려보았다. 그 눈빛은 마치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너 딱 기다리거라!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린 체 사색에 잠겨 대문에 발을 들여놓았다.그녀의 비만증은 아직 낫지 않았기에 무력을 발휘할 수 없다. 하여 유품을 억지로 뺏았는 건 불가능했다. 허나 이대로 섭정왕부에서 쫓겨난다면 또 너무 억울하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정원으로 갔다. 등 어멈과 지초가 다가왔지만 그녀는 그들을 뒤로하고 문을 닫아 버렸다.그녀는 자신의 점괘를 보았다.응겁확생(應劫獲生)이다.점괘로 봐서 그녀는 아직 생존의 기회가 있다.보아하니, 왕부의 하늘 위에 피어올랐던 피안개가 바로 그녀의 전기인 것 같다.“왕비, 어찌 그러십니까?” 지초는 문 밖에서 소리쳤다.낙청연은 나침반을 치우고 말했다: “들어오거라.”지초는 그제야 문을 밀고 다과상을 들고 들어왔다. “왕비, 궁중 연회에서 별로 드시지 못하신 것 같아서 요깃거리를 좀 준비했습니다. 왕비, 좀 드셔 보시겠습니까?”낙청연은 고개를 흔들더니 말했다. “내려 놓거라, 지금은 입맛이 없구나.”“왕비, 오늘 돌아오신 뒤로 좀 이상합니다. 제가 방금 후원의
이 순간 부진환 온 얼굴의 노의는 사람을 죽일 것만 같았다. 낙청연은 더는 말하지 않았다.시위들이 정원으로 들어오더니 낙청연의 어깨를 누르고 그녀를 바닥에 눌러 앉혔다. 시위 한 명이 곤장을 들고 다가왔다.낙월영의 두 눈은 미움과 복수의 통쾌함으로 꽉 찼다. 그녀는 낙청연을 천만 배 이상의 고통으로 되갚아 주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낙청연은 매서운 눈빛으로 부진환을 쳐다보았다. 싸늘한 눈빛에는 오기와 분노로 가득 찼다. 부진환은 미간을 찌푸렸다. 왠지 이마의 핏줄이 당기듯이 욱신욱신 아파 났다. 그는 아예 시선을 옮기더니 큰 소리로 명했다: “때려라!”“부진환! 너를 믿지 말았어야 했어!’ 낙청연의 어투는 날카로웠다.부진환의 미간는 더욱 찌그러들었다. 뒷짐을 지고 있던 두 손은 주먹을 쥐고 감정을 억제하고 있었다. 지금 그의 머리는 터질 것만 같았고 몹시 괴로웠다. 그는 이러한 이유를 알 수 없었다.손 바닥만큼 넓은 판자는 낙청연의 얼굴을 향해 사정없이 날아왔다. 순간 낙청연은 가슴은 철렁내려 앉았다. 머리를 들고 피안개를 쳐다보았다. 피안개는 이미 널리 펴지기 시작했다. 그 범위 또한 작지 않았다. 하지만 이 왕부는 아직도 평온했다.이때, 다급한 그림자가 정원으로 뛰어 들어왔다. 동시에 소유의 초조한 부름 소리가 들렸다: “왕야, 큰 일 났습니다!”칠흑 같은 판자가 갑자기 날아오자 낙청연의 미간은 흔들리더니 머리를 번쩍 들고 피했다.판자는 사정없이 그녀의 면전을 스쳐지나 가면서 매섭고 칼 같은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시위는 헛손질에 두 걸음 비틀거렸다.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렸다. 정말 죽을 힘을 다했구나, 부진환은 너무 독했다. 이건 분명 때려 죽일 생각이었으니까!부진환은 낙청연이 피하는 것을 보고 화를 내려다가 소유가 초조하게 달려오는 모습을 보더니 불괘하다는 듯이 눈살을 찌푸리더니 물었다: “무슨 일인데 이토록 당황해하는거나!”소유의 표정은 무거웠다. “후원의 하인들이 연이어 미친 증세를 보입니다. 칼을 들고 방에서 난도질하고 있습니
다음 순간, 그 시위는 부진환을 향해 달려들었다.부진환과 몇 차례 맞붙어 싸우더니 상대가 되지 않았던 시위는 피를 토하며 바닥에 넘어졌다. 하지만 즉시 벌떡 일어서더니 다시 부진환을 향해 달려들었다. 마치 통증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보다못한 부진환은 장검을 뽑았다. 그의 몸에는 살기로 가득했다.낙청연은 무릎을 꿇고 바닥에 앉아, 달빛의 밝은 쪽을 향하여 손가락에 묻은 피로 부적을 그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장검을 뽑은 부진환이 보였다. 그녀는 다급한 목소리로 크게 소리쳤다: “그를 죽이지 마십시오!”그녀는 부적을 들고 신속하게 뛰어갔다.미친 시위가 피범벅이 된 얼굴로 달려들 때, 낙청연은 갑자기 부진환의 앞을 가로 막더니, 부적을 시위의 몸에 붙이고 피가 묻은 손가락 끝으로 갑자기 시위의 미간을 눌렀다. 시위는 그대로 잠깐 굳어 버렸다. 낙청연은 이 틈을 타 그를 발로 걷어차 넘어뜨렸다.그리고 신속하게 시위의 미간과 손바닥에 모두 부문(符文)을 그렸다.시위는 고통스럽게 발악하고 있었고 계속하여 비명을 질렀다. 이어서 그의 미간과 손바닥에서 연기가 나더니 좀 지난 뒤 또 조용해졌다.주위 사람들은 모두 놀란 표정으로 그 광경을 보고 있었다.소유는 즉시 사람을 불러 부진환을 보호하였다. 시위가 다시 일어나 공격하는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하지만 그 시위가 다시 일어났을 때는 이미 정상적으로 회복되어 있었다. 그는 자신의 얼굴에 묻은 피를 보면서 어찌 할 바를 몰랐다. “저……이것은……방금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다른 시위가 놀라서 말했다: “괜찮아졌습니까?”소유도 놀란 나머지 믿을 수가 없다는 듯이 낙청연을 쳐다보고 있었다.부진환의 미간은 더욱 쭈그러들었다. 만약 직접 보지 않았더라면 그는 낙청연이 신비스럽게 중얼거리면서 무엇을 했는지 믿기지 않았을 것이다.낙청연은 피를 많이 흘린 손가락의 상처를 보더니 마음이 아팠다.그녀는 부진환의 바로 앞에 다가가더니 말했다: “저는 당신을 속이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취살대진이 열린
일촉즉발의 형세를 보더니 소유는 급히 앞으로 다가와서 충고했다: “왕야, 지금 왕부에 아직 많은 사람이 통제력을 잃고 발광하고 있습니다. 만약 정말 통제하지 못한다면 오늘 밤 큰일이 생길지도 모릅니다!”그는 방금 낙청연의 재주를 보았다. 다른 사람들은 통제하지 못해도 낙청연은 가능하다. 오늘 밤에 있었던 일은 아무래도 괴이하다. 평범한 사람은 해결하지 못한다!부진환은 망설이더니 결국 낙청연을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그는 완만한 어투로 말했다: “궁에서 있었던 일은 더 이상 따지지 않겠다.”“하지만 본왕은 조건이 하나 있다……”부진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낙청연은 돌아서 가면서 냉랭하게 말했다: “도움이 필요하니 얼굴이 바뀌는군요.”그녀의 비웃는 어투에 부진환은 갑자기 주먹을 꽉 쥐었다.소유도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왕야의 눈빛에서 짙은 살기를 본 소유는 다급히 왕야의 팔을 잡았다. “왕야……”참으세요!부진환의 눈빛은 무시무시했고 이를 악물고 말했다. “낙청연!”소유는 깜짝 놀랐다. 왕야는 예전에 이렇게 크게 화를 낸 적이 별로 없었다. 이 왕비가 왕부에 들어온 후부터 왕야의 성질은 갈수록 나빠졌다.낙월영은 밖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방문을 열고 달려와 친절하게 물었다: “왕야, 괜찮으십니까? 방금 무슨 일입니까?”왠지 모르겠으나, 낙월영이 그와 가까이 있으면 그의 마음은 평온해지고 마음속의 조열감도 많이 사라져 버린다.어투도 완만해지고 상냥해진다: “아무 일도 없다, 소유더러 방에 데려다 주라고 할 테니 가서 쉬거라. 고 신의가 처방해준 약도 꼭 마시거라! 왕부의 일은 신경 쓰지 말거라!”낙월영은 듣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왕야도 몸 조심하십시오, 화를 자주 내지 마시고요, 간화는 몸을 상하게 합니다.”부진환은 낙월영의 다정다감함을 보면서 낙청연의 무지막지한 모양이 떠 올랐다. 그의 눈빛은 갑자기 혐오스럽다는 기색이 드러났다. 분명 아버지는 같은데 무엇 때문에 이토록 다르단 말인가?“본왕은 알겠으니 너는 안
연기가 사라지더니 그 사내는 깨어났다. 그는 당황해서 눈앞의 광경을 쳐다보더니 말했다: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방으로 돌아가거라, 오늘 밤엔 더는 나오지 말아라.” 낙청연은 말을 마치고 가버렸다.취살대진에서 방출된 살기의 위력이 이토록 클 줄은 몰랐다. 사람의 정신을 현혹하고 이성을 잃게 만들어 미친 증세를 보이게 했다. 그야말로 귀신 들린 사람 못지않았다.그녀가 일전에 우물 밑에서 봤던 살기는 매우 강하긴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설마……오늘 밤에 생긴 일은 다른 원인이 있는 건가?후원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낙청연은 급히 달려갔다. 원내는 매우 혼란스러웠다. 하인만미친 것이 아니라 사람을 붙잡으러 온 시위들도 따라서 미쳤다. 주방에서 음식을 하던 사람이 식칼을 들고 난도질하는 바람에 다친 사람은 헤아릴 수 없었다. 정원은 온통 피비린내가 진동했다.후원의 대문은 한 무리의 사람들이 꼭 받치고 있어서 문을 열 엄두가 나지 않았다.게다가 소유는 내원에서 지금 미친 사람들을 제어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달려올 수 없었다.낙청연은 엎드려서 문 틈새 사이로 안쪽 상황을 관찰하였다. 사람들이 모두 흩어져서 정원의 구석 구석에 숨어있었다. 그중 등 어멈도 있었다.식칼을 들고 있던 주방장은 아직도 식칼을 휘두르면서 난도질하고 있었다. 보아하니 곧 등 어멈이 숨어있는 곳까지 가게 될 모양이었다.“문을 열어라, 들어가겠다.”한 무리의 하인들은 더없이 놀라서 말했다. “왕비, 저 사람은 식칼을 들고 있습니다. 죽으려고 들어가십니까!”“정원 안에 아직 사람이 있다. 그럼 그들을 그냥 죽게 놔두란 말이냐? 문을 열 거라!” 낙청연의 태도는 단호했다.갑자기 안에서 비명이 들렸다. 미친 몇 명 사람들은 풀숲에 숨어있는 하인을 붙잡더니 바로 달려들어 그를 바닥에 깔아 눕혔다. 비명이 끊기지 않았다.그 소리를 듣고 있는 사람들은 정말 애가 탔다.낙청연은 아랑곳하지 않고 강제로 문을 열고 쳐들어갔다. 제일 먼저 만난 사람은 식칼을 든 주방장이었다. 밖
계집종들은 작은 소리로 소곤소곤 말하며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계집종들이 하는 말을 들은 등 어멈은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끝내 사람들은 왕비에 대해 조금 달리 보는 것 같았다.등 어멈과 지초도 방으로 돌아왔다. 잠깐 후 소유가 달려왔다. 그는 낙청연이 미친 사람들을 제압한 것을 보더니 너무 놀란 나머지 말문이 막혔다.오히려 낙청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 “네가 잡은 미친 사람들은 어디 있느냐?”“여기 있습니다.” 소유는 사람을 시켜 즉시 몇 명의 미친 사람들을 앞으로 데려오라고 했다.낙청연은 아픔을 참고 피를 묻혀 부문을 그려 살기를 철저하게 몰아냈다. 소유는 보면서 깜짝깜짝 놀랐다. 그를 더욱 놀랍게 한 것은 미친 사람들은 바로 깨어나더니 정상으로 회복되었다는 것이다.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낙청연은 또 말했다: “왕부에 아마 미친 사람이 아직도 적지 않을 것이다. 모두 찾아내야 한다. 특히 왕부를 빠져나가게 해서는 안 된다. 만약 왕부 밖에서 무슨 일을 저지르기라도 하면 그땐 일이 정말 커질 것이다!”“의식을 회복한 모든 사람들을 불러 왕부의 대문과 후문을 지키도록 하거라.”소유는 깜짝 놀랐다. 그녀가 왕부를 위해 이토록 주도면밀하게 사려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바로 즉시 그녀가 말한 대로 사람을 배치했다.그 뒤, 낙청연은 소유 등 사람들을 데리고 왕부를 수색했다. 몇 시진을 분주하게 수색해서 마침내 온 왕부 안에 살기에 중독된 자들을 찾아서 해결했다.왕부는 본래의 고요한 모습을 찾았다.낙청연은 상처를 제때 싸매지 않고 피를 계속 쓴 탓에 지금 안색은 이미 창백해졌고 매우 허약해졌다.소유는 그녀를 돌아가서 휴식하라고 말하려 했다.하지만 낙청연이 먼저 말했다: “좀 이따 처방전을 써줄 터니 네가 제일 믿는 사람에게 약을 달이도록 하거라. 오늘 밤이 지나기 전에 왕부의 모든 사람이 마셔야 한다!”“약을 마셔요? 이것은?”“악귀를 내쫓는 것이다!”소유는 더는 묻지 않고 승낙했다. 오늘 밤 일은 확실히 이상했다!낙청연은 처방
”5황자, 어디가 편찮으십니까?” 낙청연은 5황자도 살기에 중독된 줄 알았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니 그의 몸에는 살기가 없었다.“콜록, 콜록, 콜록……” 부운주의 안색은 창백했다. 그는 기침을 몇 마디 하더니 말했다: “내가 아니라 고 신의다.”“고 신의?” 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렸다.부운주는 일어서더니 그녀를 데리고 남각에 있는 다른 방으로 갔다. 문을 여는 순간, 짙은 약재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 냄새는 몹시 갑갑했고 사람을 불편하게 할 정도로 짙었다.방안의 창문들은 모두 닫혀 있었고 전혀 바람이 통하지 않았다.고 신의는 허약한 모습으로 의자에 거의 누워있었다. 사람이 오는 것을 보더니 급히 몸을 일으켰다. “5황자……왕비……”그는 제대로 서기도 전에 비틀거리더니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어린 서동은 급히 그를 부축했다.“고 신의 앉으세요, 격식을 차리지 않으셔도 됩니다. 혹시 귀신이라도 들렸나 싶어서 왕비님을 모셔왔습니다.” 부운주는 무거운 표정으로 말했다.귀신이 들렸다고?낙청연은 고 신의를 힐끔 훑어보았다. 고 신의 뿐만 아니라 남각 전체에서 살기의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헌데 어디서 귀신이 들린 단 말인가?그녀는 맑은 두 눈으로 다가가서 물었다: “고 신의 어디가 불편하십니까?”“저……가슴이 답답하고, 정서도 불안하고 자꾸 화를 내고 싶습니다. 약을 먹고 조금은 억눌러 놨지만, 여전히 완화되는 기색은 없습니다. 오늘 밤, 왕부의 미친 사람들 증세와 약간 비슷합니다. “ 고 신의는 가슴을 움켜쥐고 매우 고통스럽게 말했다.고 신의는 미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증상도 그리 엄중하지 않았다.낙청연은 자세히 살펴보더니 바로 알아냈다. 큰 문제는 없었다. 단 고 신의의 의술은 그리 뛰어난데 왜 자신의 증상에 대해서는 정확히 모른단 말인가?순간 그녀의 마음속에 추측과 의심이 스쳐 지나갔다.“청연, 고 신의는 이러한 증상들이 있어서 스스로 약을 썼고 혹시라도 번거로워질 가봐 소문내지 않고 조용히 계셨다 더구나. 그래서 내가 나의
남각을 나오자 낙청연은 부운주더러 돌아가라고 했다. 같은 방에 둘이 있는 것도 안 되지만 늦은 밤 단 둘이 걸어가는 것도 다른 사람이 보면 험담거리가 될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혼자 정원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녀는 고 신의를 생각하면 할수록 어딘가 수상해 보였다.고 신의의 신분은 왕부에서 좀 특별하다 보니 부진환의 서방을 제외하고는 어디든지 갈 수 있다. 그녀의 정원에 갔다고 해도 다른 사람의 주의를 불러일으키지 않는다.또한 그는 의술에 능통하기 때문에 사람을 미치게 하는 약쯤 이야 얼마든지 쉽게 조제할 수 있다.몹시 의심스럽다!방금 전 고 신의는 고의적으로 그녀를 떠보는 것인가, 아니면 정말 악귀를 내쫓아 마음의 평안을 찾으려고 한 것인가?그녀는 내친김에 그의 계략을 역이용하여 그에게 부문을 그려줬다. 그의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별일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보아하니 이제부터 고 신의를 더욱 주의 깊게 살펴야겠다.어쩌면 그가 바로 왕부에 숨어있는 풍수대사일지도 모른다.긴 복도를 지나자, 눈 앞에 갑자기 검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그녀는 놀란 나머지 무의식적으로 주먹부터 날렸다.소유는 깜짝 놀라 급히 몸을 피했다. 그는 이마를 찌푸리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왕비, 왕야께서 부르십니다.”낙청연은 황급히 손을 내렸다. 이것은 그녀가 오래전부터 길러진 신체의 조건 반응이었다.그녀의 눈빛은 어두워졌다. 지금의 그녀는 누구를 때려눕힐 수 있겠는가……“가자.”불이 켜진 서방을 바라보면서, 낙청연의 마음은 다소 무거워졌다. 또한 갈등과 망설임도 커졌다.그녀는 계속하여 부진환과 조건을 얘기해야 하는가?얘기해도 통할까?하지만 지금, 부진환 외에 그녀를 도와줄 사람이 또 있는가?부운주와 관계는 좋지만, 가난하고 초라한 황자 방을 생각하더니 그녀는 그 생각을 버렸다. 부운주는 제 코도 석자인 것 같으니 그에게 더 이상 부담주지 말자.“왕비, 왕야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뒤에 있던 소유의 소리를 듣고 서야 그녀는 생각에서 깨어났다.방문을 밀고 그
“그는 감금되었다. 우리는 그를 구할 수 없다. 그를 구할 유일한 방법은 바로 너의 몸과 나의 힘을 합치는 것이다. 그래야 우리는 기회가 있다.”그 말을 듣고 송천초는 눈살을 찌푸렸다.“그게 무슨 뜻입니까?”묵계가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갔다.“나와 하나가 될 수 있느냐? 그를 구할 수도 있고 그와 같은 수명을 가질 수도 있다.”“두 사람은 영원히 함께 있을 수 있다.”“하지만 대가로 아픔을 겪을 수도 있다.”“할 수 있느냐?”송천초는 미간을 찌푸리고 사색에 잠겨 대답하지 않았다.묵계가 말을 이었다.“이곳은 동하국이다. 그들이 설치한 함정에 나는 들어갈 수 없고 평범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네가 들어가도 그를 구할 수 있겠느냐?”“우리가 힘을 합치면 할 수 있다! 잠시 힘을 합쳐 그를 구하고 다시 방법을 생각해 떨어지는 것이 어떠냐?”묵계가 한참 말을 한 뒤에야 송천초는 그녀의 말을 허락했다.“좋습니다. 허락하겠습니다.”그 말을 듣고 묵계는 기쁠 따름이었다. 송천초가 이렇게 쉽게 넘어올 줄은 몰랐다.만약 이 몸을 빼앗는다면 초경에게 청신요를 쓰지 않아도 된다.“좋다. 바로 자리를 옮겨서 시작하자.”송천초는 고개를 끄덕이고 묵계를 따라 복숭아나무가 무성한 곳으로 갔다.사방을 둘러보니 온통 복숭아나무였고 다른 것은 없었다.송천초는 묵계의 말에 따라 다리를 꼬고 앉았다.묵계는 그녀의 맞은편에 앉아 그녀와 손바닥을 마주하고 있었다.“시작할 것이다. 조금 불편할 테니 참거라.”묵계는 말을 마치자마자 시작했다.송천초는 괴로워하며 눈살을 찌푸렸고 온몸의 기운이 복잡해지는 것을 느꼈다. 옆에 있던 복숭아 꽃잎이 우수수 떨어지기 시작했다.밀실에서 독을 없애려 애쓰고 있던 초경은 순간 송천초의 존재를 느꼈다.그는 번뜩 눈을 뜨고 송천초가 주위에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게다가 그녀는 지금 위험하다!초경은 마음이 초조했다. 그는 송천초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독을 없애기도 전에 다급히 밀실 문을 부수고 뛰쳐나갔다.묵계의 혼이
송천초는 깜짝 놀랐다.그 여자는 분명 온몸이 흠뻑 젖었지만, 송천초를 향해 걸어오는 도중 옷과 머리카락이 말랐다.송천초는 위험을 감지하고 바로 사람을 부르려 했다.그녀가 있던 곳에 마침 암초가 있어 그 여자의 모습을 막았다. 옆에 바로 청주군의 막사가 있었는데 이렇게 대담하게 이곳으로 오다니!송천초가 사람을 부르려는 그때, 여자가 입을 열고 그녀를 저지했다.“나는 적의가 없다. 그저 너를 찾으러 왔다.”“저요?”송천초는 의아한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녀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송천초라 하느냐?”묵계는 그녀를 살펴보았다. 그녀가 본 기억 속의 그 여자와 똑같이 생겼다.“어떻게 아는 것입니까?”묵계가 웃으며 말했다.“나는 묵계라고 한다. 초경이 위험에 처해 있어 너의 도움이 필요하다.”송천초는 그 말을 듣고 마음을 졸이며 저도 몰래 앞으로 한 걸음 걸어갔다.“무슨 일입니까?”“당신은 대체 무슨 사람입니까? 어찌 당신을 믿을 수 있습니까?”묵계 뒤에서 뱀 꼬리가 나타났다. 송천초는 깜짝 놀랐다.“나는 그와 동족이다. 그가 너를 찾아오라 한 것이다.”“만약 그를 구하고 싶다면 오늘 밤 홀로 이곳에 오거라.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너를 데리고 그를 만나러 가겠다.”그 말을 듣고 송천초가 물었다.“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동하국입니까?”“그곳 말고 더 있느냐?”“오직 너만이 그를 구할 수 있다. 이 일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말거라. 초경의 목숨을 구하고 싶다면 내가 시킨 대로 하거라.”말을 마치고 묵계는 경계하며 막사를 힐긋 보고 몸을 돌려 바다로 사라졌다.송천초가 추궁하기도 전에 묵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녀가 무슨 사람인지 말한 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알 수 없었다.하지만 종일 불안했던 것을 생각하면, 초경에게 정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다.갑자기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병사가 상황을 보러 왔다.“방금 이쪽에서 인기척이 있길래 보러 왔습니다. 무슨 일 없는 것입니까?”송천초는 망설이다 고개를 저었다.
이상하게 들리는 그 노랫소리는 그의 의식을 흐릿하게 했다. 그는 애써 소리를 막으려고 했지만, 자꾸 귀를 파고들었다.초경은 한참 몸부림치다가 결국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와 머리를 움켜쥐고 고통스럽게 바닥에 쓰러졌다.묵계는 그 모습을 보고, 그제야 그에게 다가갔다.“너를 상대하기가 참 어렵구나. 하지만 나를 너무 얕본 것 같구나. 인어족의 청신요는 죽어가던 사람도 깨울 수 있고 사람의 마음을 현혹해 행동을 조종할 수도 있다. 쉬이 사용하지 않던 방법인데 이렇게 너에게 쓰게 됐구나.”묵계는 가볍게 웃으며 천천히 웅크리고 앉아 손을 뻗어 초경의 얼굴을 스쳤다.“청신요로 너의 기억을 바꾸면 오늘부터 나의 명을 따르며 나와 함께 있을 것이다.”“거부하지 말거라. 자칫 잘못하면 정신을 잃을 수도 있다.”묵계는 웃으며 말을 마치고 손을 초경의 머리 위에 얹은 후 청신요를 부르기 시작했다. 맑은 소리가 주문처럼 초경의 귓가에 맴돌면서 바늘처럼 그의 머리를 파고들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묵계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애먹였다.그녀는 의지력이 이렇게 강한 사람을 본 적 없었다.묵계는 싸늘한 표정으로 이를 악물고 버텼다.“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버티고 있는지 봐야겠구나!”그녀의 손끝이 초경의 미간에 가볍게 닿자, 그녀는 실패의 원인을 찾았다.그의 기억 속에는 온통 다른 여자뿐이다.그것도 평범한 여자였다.청신요의 통제를 받지 않고 기억을 지우지도 못할 정도로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니.묵계는 내키지 않았다. 그 여자가 자신과 함께 있고 싶지 않은 원인이었다. 평범한 사람은 고작 수십 년의 수명만 갖고 있어 결국 늙어 죽기에 그들과는 다르다.감정이라는 것을 그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그녀의 육체가 다치지 않았다면 청신요를 쓰는 것도 애먹을 리 없었을 것이다.보아하니 이 방법으로는 그를 통제할 수 없을 것이다.그럼...묵계의 눈에 빛이 반짝였다.묵계는 초경을 업고 돌아가 밀실에 가두었다.묵계는 그녀가 자리를 비웠을
묵계는 이 남자를 죽이기 아까웠다. 그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기나긴 수명을 갖고 있어 함께 수련할 수 있었다.이런 사람을 또 찾기 어려울 것이다.초경은 그 말을 듣고 조금 의아했다.“그럼, 너는 진정한 약사가 아니냐?”묵계가 콧방귀를 뀌었다.“물론이다. 그 여자는 이미 죽었다. 나의 몸을 망가트렸으니, 그녀가 바다로 들어간 기회를 틈타 그녀를 죽이고 몸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 뱀의 기운은 무슨 수를 써도 사라지지 않았다.”“그동안 약사의 신분으로 동하국에서 지내며 바다에서 보물을 발견하여 일반인과 다른 힘을 얻었다고 그들을 속이고 바다에 들어가 보물을 찾게 했다.”“이로써 그들의 내전을 일으켜 영원히 평화로이 지내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나의 한을 풀었다!”초경은 그제야 이유를 깨달았다.“여국 바다에 있는 진도 네가 깬 것 같구나.”초경은 부진환에게서 여국과 동하국의 전쟁에 관해 많은 얘기를 전해 들었다.다들 대진이 깨지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동하국 사람은 여국 땅으로 침입할 수 없다.하지만 보통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눈앞에 있는 이 괴물은 할 수 있었다.역시나 묵계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물론 나다.”“내가 아니었다면 동하국 사람은 평생 여국 땅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초경이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복수를 하고 싶지만, 동하국 사람을 모두 죽이지 않았다. 살생을 저질러 화를 입고 싶지 않은 것이구나.”“그래서 대진을 파괴하고, 동하국 내전을 일으키고 그들을 선동하여 여국을 공격한 것이냐? 그들이 전쟁으로 죽게 만들려는 것이냐?”“아주 완벽한 계획이구나. 하지만 전쟁을 일으켰으니, 결국 운명의 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묵계가 만족스럽게 웃기 시작했다.“나의 계획을 알아차리다니 정말 똑똑하구나.”“그들이 싸우려는 마음이 없었다면 대진이 사라졌다 해도 여국을 공격하지 않았을 것이다. 스스로 선택한 길이니, 나와 상관없다.”“내가 화를 입는다 해도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말을 마치고
그는 이내 약사를 찾으러 갔다.그러나 도림을 벗어나기도 전에 초경은 앞에 길이 없는 것을 보고 발걸음을 멈추었다.그는 자리에 멈춰 서서 사방을 관찰하다 이곳이 미로라는 깨달았다. 그는 손바닥을 들었지만, 아무런 힘도 느껴지지 않았다.자세히 맡아보니, 바람 속에 복숭아 꽃향기와 옅은 약재의 향기가 섞여 있었다.독이 있다!뒤에서 여유로운 발소리와 묵계의 웃음 섞인 소리가 들려왔다.“왜 앞으로 가지 않습니까?”초경은 눈살을 찌푸리고 고개를 돌렸다. 지금의 묵계는 무서운 표정이 조금도 없었고 오히려 득의양양한 표정을 띠고 있었다.초경은 가슴이 떨려왔고 미간을 세게 찌푸렸다.“네가 바로 약사냐?”묵계가 입꼬리를 올리며 가볍게 웃었다.“먼 곳에서 나를 찾아왔는데, 약사라는 이름만 알고 계십니까? 제 이름도 모르는 것입니까?”“다들 저를 자릉약사라 부릅니다.”“이곳에 온 순간부터 알아차렸습니다. 비록 신분을 모르지만, 홀로 이곳에 온다는 건 분명 만만치 않은 상대겠지요. 그래서 도림에 손을 조금 썼습니다.”“도림에 들어선 후부터 이미 중독되었습니다. 이곳에 오래 있을수록 독은 더욱 세질 것입니다.”“그리고 이 독은 사족을 겨냥한 독입니다.”묵계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초경을 바라보았다.초경은 슬쩍 내공을 써봤지만, 사지가 무기력했다. 무언가가 갑자기 그의 경맥을 막은 것처럼 내공이 안정을 잃고 통제하기 어려웠다.그는 손을 움켜쥐고 불편함을 참으며 내색하지 않았다.“사족? 나를 무서워하지 않은 것이냐? 넌 대체 누구냐?”초경은 의아했다. 분명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녀는 이상할 것 없이 평범한 사람 같았다.묵계가 가볍게 웃자, 뒤에 환영이 나타났고 그녀의 꼬리가 보였다.하지만 재빨리 사라져 버려서 초경은 뱀 꼬리인지 아닌지를 똑똑히 보지 못했다.“공자, 우린 같습니다. 저를 죽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아주 사이좋게 지낼 수도 있습니다.”묵계는 흥미진진하게 초경을 훑어보았고 눈빛에는 탐욕의 빛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초경의 강한 수위를 탐내
정확한 위치를 얻고 초경은 바로 몸을 돌려 떠났다.동하국 사람들은 무서울 것 없으니, 먼저 약사를 해결해야 한다!바람이 불어오자마자 초경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바로 도림으로 도착했다.그가 도림에 나타나자, 불어온 바람이 꽃잎을 떨어뜨렸다.초경은 걸음을 옮겨 앞에 있는 정원을 향해 걸어갔다.그는 왠지 모르게 이곳에서 익숙한 기운을 느꼈다.뱀의 기운이다.초경은 눈살을 찌푸리고 정원을 살펴본 후 손을 들어 장풍으로 정원 문을 부쉈다.하지만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초경은 걸음을 옮기며 정원을 관찰하다 방에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떠나려 했다.그 순간, 그의 시선은 벽에 걸려 있는 그림으로 향했다.뱀의 기운이다!그는 앞으로 걸어가 그림을 젖혔고 역시나 문 하나가 나타났다.그는 문을 열고 경계하며 안으로 들어갔다.구불구불한 형태의 아래로 향해 있는 계단으로 이루어진 암도였다.아래로 걸어가니 밀실이 보였다.그곳에는 뱀의 기운이 가득했다.구석진 곳에 바구니가 가득 쌓여 있는 것으로 보아 약사가 뱀을 잡아 약을 만들고 있는 것 같았다.그는 장풍으로 밀실 문을 열고 안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바로 상대를 죽이려 했다.하지만 상대에게 가까이 가자, 밧줄에 묶인 채 두려움에 가득 찬 눈으로 그를 보고 있는 여인을 발견했다.초경은 눈살을 찌푸리고 제때 공격을 멈추었다.그가 내뿜은 살기가 여자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움직였다.그녀는 깜짝 놀라 가슴을 쓸어내리며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초경이 그녀를 한 번 훑어보았다.“너는 누구냐? 약사는 어디 있느냐?”그녀는 일반 백성 차림에 묶여 있었다. 그녀의 옷은 더러웠고 머리카락도 헝클어져 있어 이곳에 갇힌 듯했다.“전... 묵계라 합니다.”여자는 무서워하는 듯 말을 더듬었다.“너한테 관심 없다. 약사는 어디에 있느냐?”“어디에 있는지 모릅니다. 약사는 보통 이 시진에 바다에 있습니다.”묵계가 얌전히 답했다.답을 들은 초경은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나려 했다.묵계는 깜짝 놀랐
“그럼, 동하국을 공격하려는 계획을 늦추려는 것이오? 그 여인을 상대로 우리는 이길 수 있을지 모를 일이오.”부진환이 사색에 잠긴 그때, 갑자기 옆에 누군가 걸어와 당당하게 말했다.“얼마나 대단한지 내가 한 번 만나보겠소.”걸어온 사람은 초경과 송천초였다.“방금 말한 그 사람이 정말 보통 사람의 실력을 뛰어넘었다면 나밖에 상대할 사람이 없을 것이오.”“불필요한 희생을 피하려면 나한테 지도를 주시오. 내가 만나보고 오겠소.”“그 여인을 해결한 후 다시 동하국을 공격해도 늦지 않았소.”그의 말을 듣고 부진환은 곰곰이 생각하다 지도를 건네주었다.“좋소. 가서 상황을 알아보고 상대의 실력을 파악하시오.”“어찌 됐든 동하국의 땅이니, 무슨 위험이 있을지 모르오. 꼭 조심하시오.”초경은 지도를 건네받았다.“좋소. 지금 바로 출발하겠소.”초경은 지도를 품에 넣으며 몸을 돌려 송천초를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곧 돌아올 것이오.”송천초가 고개를 끄덕였다.“조심하십시오.”그리고 초경은 동하국으로 떠났다.그의 속도로 반나절도 걸리지 않아 바다에 있는 그 나라를 찾았다. 비교적 큰 섬을 찾으면 되는 일이니 어려운 것 없었다.바다에서 나타난 그를 보고 동하국 병사들은 깜짝 놀라 적의 기습이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다들 모여들어 해안가에 칼을 겨누었지만 가까이 온 사람이 초경 한 명인 것을 보고 외쳤다.“감히 이곳에 혼자 오다니!”“당장 생포하거라!”병사들이 그를 에워쌌지만, 초경이 소매를 휘두르자 다들 멀리 날아갔다.동하국 사람들은 깜짝 놀라 더 이상 그를 얕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초경의 상대가 아니었다.압도적인 초경의 힘 앞에서 그들은 조금도 반항할 힘이 없었다.그렇게 초경은 동하국 왕궁까지 쳐들어갔다.아무도 그를 막을 수 없자, 누군가 다급히 소리쳤다.“약사를 부르거라! 어서 약사를 부르거라!”기세등등하게 쳐들어온 적을 보고 동하국은 대량의 병사를 보내 그가 궁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으려 헀다.동하국 왕은 이미
부소는 잠깐 멈칫했다.옥교는 슬픈 표정으로 눈물을 닦으며 방을 나섰다.부소는 미간을 찌푸리고 침대 위에 누워 있는 부원뢰를 보다 이불을 덮어 주고 방을 나갔다.방을 나가자마자 부소는 의원 일꾼에게 돈을 주며 술과 음식을 준비하라 했다.옥교는 이해하지 못했다.“어찌 정말...”부소는 난감한 듯 입을 열었다.“아마도 괜찮을 것이오.”“폐부를 다쳐 약으로 치료도 못 하는 상황에 어찌 기운이 가득한 말투로 말한다는 말이오?”“의원에게 물어야겠소.”옥교는 깜짝 놀라 그의 뒤를 따랐다.부소는 의원을 찾아 다시 물으려 했지만, 의원은 그의 눈빛을 피하며 핑계를 쓰고 그를 피하려 했다.그럴수록 부소는 의원을 보내지 않았다.결국 의원이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말했다.“아버님이 그렇게 말하라 협박했소. 내가 허락하지 않으면, 귀신을 풀어서 나를 잡아먹겠다고 했소.”“정말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했네.”“그는 내상을 입었지만 치명적이진 않아 약을 먹고 한 달 정도 조리하면 완쾌할 수 있소.”그 말을 듣고 옥교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눈물을 닦기도 전에 다급히 물었다.“정말입니까? 괜찮으신 겁니까?”의원이 고개를 끄덕였다.“사실이오!”“이번에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았네.”부소는 그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리고 화가 치밀어 오른 표정을 지었다.“이 늙은이가 감히 나를 놀리다니!”부소는 화가 치밀어 올라 뒷마당으로 걸어갔다. 옥교는 그가 부원뢰를 찾아가 싸울까 봐 얼른 그를 붙잡고 설득했다.“아버님을 푹 쉬게 하시오. 몸이 괜찮은 것도 좋은 일 아니오? 괜히 놀란 일이니, 걱정하지 마시오!”부소는 여전히 화가 났다.“누가 이렇게 자신을 저주하는 것이오?”비록 말은 그렇게 내뱉었지만 적어도 아버지가 살아 계시니, 부소도 마음이 조금 놓였다.“참, 동하국의 위치를 탐사한 대오의 사상자가 심각한 터라 돌보러 가겠소. 아버지를 잘 챙겨주시오.”옥교가 고개를 끄덕였다.“좋소. 어서 가보시오. 아버님은 내가 돌보겠소.”-부소는 바로 막사로
부소는 깜짝 놀라 다급히 부원뢰를 업으려 했다.“아버지를 데리고 도성에 가서 의술이 더 뛰어난 의원을 찾겠습니다!”“분명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부원뢰는 부소의 손을 잡아당겼다.“콜록... 내 몸은 내가 잘 알고 있다. 난 시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사람은 결국 죽을 테니, 그렇게 걱정하지 말거라.”부원뢰는 힘없이 말하며 그를 위로하려 억지 미소를 지으며 부소의 손등을 두드렸다.“어떻게 이럴 수가...”부소는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부원뢰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나도 생각지 못했다.”“네가 장가를 가고 아이를 낳는 것도 보지 못했는데, 아쉬움을 품고 가야 할 것 같구나.”말을 마치고 그는 옆에서 눈시울을 붉히고 있는 옥교를 보며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아가씨, 하나만 묻겠네. 부소가 마음에 드느냐?”옥교는 멈칫하다 저도 몰래 고개를 돌려 부소를 바라보았다.부원뢰가 말했다.“너에게 물은 것이니, 부소를 보지 말거라.”“내가 곧 죽는다고 해서 듣기 좋은 말로 위로하려 하지 말거라. 난 그저 사실을 듣고 싶을 뿐이다.”옥교는 조금 쑥스러웠지만 그래도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부원뢰는 그녀의 손을 잡고 품에서 피로 물든 옥팔찌 하나를 꺼내 꼼꼼히 닦은 후 옥교에게 건네주었다.“이 팔찌는 부소 어머니의 혼수다. 이번에 이곳으로 온 것도 부소 어머니의 임무를 받고 온 것이다. 네가 참 마음에 드는구나. 앞으로 두 사람이 함께 있든 아니든 이 팔찌를 받기를 바란다.”“내 소원을 들어준다고 생각하거라. 그렇지 않으면 죽어서도 부소 어머니의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것이 한이 될 것이다.”옥교는 그 말을 듣고 놀라기도 했고 난처하기도 했다.그녀는 부소의 마음도 모르는데 어떻게 며느리의 신분을 의미하는 받을 수 있겠는가.게다가 이 옥팔찌는 너무도 귀하다.부소도 그녀가 난처한 것을 알고 말했다.“그냥 받으시오.”옥교는 그제야 팔찌를 받았다.그녀는 나중에 부소에게 돌려주기로 생각했다. 그녀는 부소가 아버지의 아쉬움을 달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