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요는 부진환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다.만약 이런 형세라면 그는 분명 궁으로 들어가 대국을 주관할 것이다.부운주가 실종됐다는 소식이 퍼지면 반드시 혼란이 일어날 것이고 민심이 불안해질 것이다.부진환은 이 모든 책임을 버리고 그녀를 구하러 달려올 수 없을 것이다.부운주는 그녀의 분석을 듣더니 전혀 놀라지 않았다.그는 오히려 뿌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너는 여전히 이렇게 똑똑하다.”낙요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당신도 정말 저를 데리고 멀리 떠나려던 거 아니죠?”“당신의 금선탈각의 이 수법은 엄내심과 부진환의 갈등을 완전히 격화시킬 겁니다.”“이번에 그 두 사람은 반드시 승부를 가르고 말 것입니다”“만약 엄내심이 이기면 당신은 당당하게 다시 경도로 돌아가서 엄내심이 황제를 시해하려고 했으며 황위를 물려준다는 건 거짓 성지라고 할 것입니다.”“엄내심은 죽음을 피할 수 없겠지요!“만약 부진환이 이기면, 당신은 부진환이 당신을 붙잡았고 일부러 황후를 모함했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면 그때가 되면 부진환도 중죄를 피할 수 없을 겁니다.”“누가 이기든 당신은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고 두 사람은 다 죽을 것입니다.”낙요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부운주의 야망은 사라진 적이 없었고 또한 그의 병세가 심하다고 해서 이 모든 걸 계획하는 것을 포기한 적이 없었다.그는 황후와 부진환의 세력을 평행하려는 것도 아니었고 그들을 모조리 없애는 거였다.이로써 그가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다.부운주는 그녀의 말을 듣더니 두 눈을 반짝이며 웃었다. “이 세상에서 짐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너뿐이다.”“다만 한 가지 빼먹은 게 있구나. 짐은 두 개의 위협을 없앨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짐이 그리워하는 너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사실 결과는 네가 말하는 것처럼 그리 절대적이지 않다. 왜냐면 선택권을 짐은 너에게 주겠다.”“엄내심과 부진환의 싸움은 사실 승부를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부황의 도움이 있으니 부진환이 반드시 이길
“위협이 되는 두 사람을 없애고, 부진환만 없으면 저를 빼앗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이리 애를 쓴 겁니까?”“꿩도 닭도 먹고 싶었던 것 아닙니까.”“제 말이 맞죠?”낙요는 예리한 눈빛으로 부운주를 바라보았다.속셈을 들킨 부운주는 안색이 어두워졌으나, 곧바로 태연해졌다.그러고는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역시나 너를 속일 순 없구나.”“짐이 졌다.”“넌 짐과 갈 생각이 없었다.”“맞냐?”조금 전의 말은 그저 떠보는 것이었으나, 부운주는 눈치채지 못했다.낙요는 눈썹을 치켜올리고 태연하게 웃었다.“당연하지요.”부운주는 스스로가 우습다는 듯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짐은 진심인 줄 알았다. 아니면 너한테 질 일도 없었겠지.”“어차피 지금은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편히 있거라.”부운주는 몸을 일으키고 방을 나섰다.밖에서 문을 잠그는 소리가 들려왔다.낙요는 몸을 일으키고 창문 밖으로 주위의 환경을 둘러보았다.확실히 사찰 같은 곳이었다.순찰하는 사람도 많았다.부운주가 남몰래 암위를 이렇게나 많이 양성했다니.대충 보아도 수백 명이었다.어린 황자는 어디에 있을지.어린 황자는 무사할 거라고 생각했으나, 부운주는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고 믿을 줄이야.그렇다면 어린 황자의 처치는 매우 위험해진다.도망치려면, 어린 황자와 함께 도망쳐야 한다.생각하던 중, 밖에서 검은 옷을 입은 사람 몇 명이 다가오더니 창문에 나무판자를 박고 아예 봉쇄해 버렸다.창문으로 도망치기는커녕 바깥세상을 보지도 못했다.그저 햇살 몇 줄기만 비출 뿐이었다.낙요는 침상으로 돌아와 앉아 기운을 움직여봤지만, 부운주의 약은 정녕 내력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었다.먹은 양이 많지 않은데도 기운이 움직이지 않았다.해독환과 호심환 밖에 들고 있지 않으니, 낙요는 우선 해독환을 먹고 효과를 보길 기다렸다.어느덧 저녁이 되었다.검은 옷을 입은 사람은 밥을 가져왔고, 곧바로 문을 잠그고 나갔다.낙요는 탁자 위의 반찬을 보며 분명 약을 탔을 것이라 생각했다.어차피 배
부운주는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약을 먹였더니 자는구나.”“짐은 아이의 울음소리가 제일 싫다.”“계속 이렇게 울기만 하면 남겨두지 않을 것이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분노하며 말했다.“당신 아들입니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합니까?”“짐은 아들이 없다.”부운주는 불쾌한 듯 말했다.“그래도 어떻게 어린아이에게 이럴 수 있습니까! 약을 먹이고 재우다니요, 약의 양은 아십니까? 문제라도 생기면 어떡합니까?”낙요는 급히 화를 냈다.그러나 부운주는 아무렇지 않은 듯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짐의 아들도 아닌데 신경 쓸 필요가 없지 않으냐.”“그리고 너도, 부진환과 다른 여자의 아이를 이렇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낙요는 여전히 분노했다.“대체 어떻게 해야 당신 아들이라는 것을 믿겠습니까!”부운주는 여전히 덤덤하게 말했다.“안 믿는다.”“짐과 다른 이야기를 나눈다면, 같이 있어 줄 수 있지만 이 아이가 누구 아들인가에 대해 집착한다면 짐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말을 마친 부운주는 등을 돌리고 방문을 잠군 후 떠났다.낙요는 걱정이 되었다.다시 부운주를 찾으려고 했으나, 부운주는 낙요를 보러 오지 않았다.오후가 되자, 아이의 울음소리가 다시 울렸다.곧바로 심녕이 때리는 소리와 함께 아이의 울음소리가 더 크게 들려왔다.낙요는 순간 급한 마음에 방문을 차버렸다.“부운주를 불러라!”“아니면 평생 다시는 나를 못보게 해주겠다!”낙요의 협박을 듣자, 부운주는 곧바로 달려왔다.“무슨 일이냐?”낙요는 부운주를 밀치고 문밖으로 가려고 했으나, 부운주에게 붙잡히고 말았다.“반찬에 약을 타고, 이리 경계가 삼엄한 곳에 가뒀는데도 도망칠까 봐 두려운 겁니까?”“준비가 충분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제가 도망칠 수 있겠습니까?”이 말을 들은 부운주는 손을 놓고 태연하게 말했다.“짐은 네가 도망칠까 봐 두려운 게 아니다.”“괜한 사단을 벌이기 싫은 것이다.”“암위들의 실력이 뛰어나 도망치면 너를 죽일 수도 있다. 짐은 네가 다칠까 봐 그
흔자는 이 모습을 보고 긴장한 듯 낙요의 팔을 잡아당겼다.“뒤에!”낙요도 눈치챘으나 피하지 못해 등을 돌려 팔로 막고 한 손으로 흔자를 밀어냈다.심녕이 의자로 낙요의 머리를 치는 순간, 마침 부운주가 이 모습을 보고 안색이 어두워졌다.의자는 낙요의 팔에 부딪혀 반동강이 났으며, 부운주가 다가와 심녕을 발로 찼다.낙요는 팔을 거두고 문질렀다.부운주는 긴장한 듯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괜찮냐?”낙요는 차가운 눈빛으로 부운주를 보며 몸을 일으키고 말했다.“쓸데없는 건 물어보지 마십시오.”“아이는 제가 돌보겠습니다.”“다시는 심녕에게 맡기지 마십시오!”부운주는 어두운 안색으로 고개를 돌리고 심녕을 바라보았다.심녕은 아픈 가슴을 움켜쥐고 아직 일어나지 못했다.“그렇다면 데리고 있거라.”“하지만 짐은 이 아이를 너무 오래 두지 않을 것이다. 너무 붙어있다가 정이라도 생기면 떼어낼 수 없으니 말이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깜짝 놀란 듯 부운주를 보며 물었다.“대체 무슨 뜻입니까? 왜 아이를 죽이지 못해서 안달입니까?”부운주는 차가운 눈빛으로 흔자를 보더니 덤덤하게 말했다.“지금 남겨두는 건, 그저 부진환을 상대하기 위해서다.”“쓸모가 없어지면 죽어야지.”“황족의 피가 흐르니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그러니 난 이 아이를 일반 백성으로 볼 수 없다.”“싹을 자르는 것이다.”부운주의 평온한 어투에는 매정함이 담겨 있어 소름이 돋았다.“어떻게 해야 목숨이라도 남겨주시겠습니까?”낙요는 협상할 수 있다고 믿었다.부운주는 진지한 눈빛으로 낙요를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진심으로 짐과 떠난다면, 살려주겠다.”역시.이게 바로 부운주의 계략이자 조건이었다.어찌할 바를 몰라 하며 긴장한 흔자를 보자, 낙요는 차가운 목소리로 답했다.“알겠습니다.”“그리할 테니 목숨은 살려주십시오.”부운주는 웃으며 말했다.“네가 있으면, 짐은 절대 이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네가 떠나면, 이 아이는 죽는다.”이게 바로 부운주가 낙요를 곁
심녕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난 황상을 도와 당신을 잡았소. 황상이 당신을 죽이든 안 죽이든 난 공을 세웠으니, 원하는 걸 하사해 주시겠지.”“이 세상에서 황상 말고 내가 원하는 걸 가져다줄 수 있는 사람은 없소.”“당신 걱정이나 하시오!”“양행주가 송천초를 찾으러 갔으니, 당신의 정체도 곧 들통날 테요. 왕야도 당신을 구하러 오지 않을 것이고!”“아직도 여기에서 남의 아들이나 보살피고 있다니.”심녕은 콧방귀를 뀌며 경멸하는 어투로 말했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안색이 어두워졌다.“뭐라고 했소?”“양행주가 송천초를 찾으러 갔다고 했소?”양행주와 송천초는 아무런 상관도 아닌데, 어찌 송천초를 찾으러 간단 말인가.낙요는 순간 불안해졌다.심녕은 안색이 어두워진 낙요를 보며 득의양양하게 말했다.“다 당신 덕분 아니요?”“우리를 경도에서 쫓아내자마자 양행주가 언니와 나를 죽이러 왔소. 언니는 나를 지켜주려다가 죽었고.”“난 살기 위해 당신과 송천초의 관계를 양행주에게 알려주며, 송천초의 화상을 줬소.”“양행주가 곧 당신의 모든 것을 앗아갈 것이오! 내가 원하는 걸 얻지 못했으니, 당신도 얻을 수 없소!”심녕은 비록 낙운의 정체를 몰랐지만, 낙운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다는 건 확실했다.그리고 양행주가 이 비밀을 밝혀낼 것이다.낙요는 가슴이 덜칵 내려앉았다.양행주가 죽이려고 찾아간 것이었구나.심녕이라는 사달을 만들고 말이다.양행주가 정말 제월산장에 찾아간다면, 초경의 존재를 알아내 초경이 위험해질 수 있었다.심녕의 득의양양한 눈빛을 본 낙요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원하는 게 뭔 줄 알고 이렇게 확신하는 것이오?”“난 아무것도 잃지 않을 것이오.”“오히려 당신이 모든 걸 잃을 것이오.”“당신이 이렇게 만든 거니까.”낙요의 유일한 한은 바로 심부설의 죽음이었다.그날 밤, 낙요는 심부설의 얼굴에서 죽음의 기운을 보았다.그때 상황에서 보면, 심부설이 자결할 것 같아 마지막으로 설득한 것이었다.양행주가 찾아가서 살
“부 삼촌도 널 구할 방법을 생각하고 있을 거야.”“흔자야, 부 삼촌이 아버지가 누구지 말해준 적 있어?”흔자는 고개를 저었다.“여쭤봤지만 말해주지 않았어요. 크면 어머니와 아버지를 알게 될 거라고 했습니다.”“하지만 저는 알고 싶지 않아요.”낙요는 의문스러웠다.“왜?”흔자가 답했다.“어머니 아버지는 한 번도 나타난 적이 없습니다. 저를 사랑하지 않아서 그런 게 분명합니다.”“그러니 어머니 아버지가 누구인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세상에서 부 삼촌이 제일 좋습니다.”낙요는 멈칫하더니 곧바로 미소를 지었다.“네 어머니는 너를 보러 오지 못해서 그런 걸 수도 있잖아.”“너를 보고 싶어 하고, 네 옆에 있고 싶지만 네 안전을 위해 꾹 참고 찾으러 오지 않는 거지.”“네 어머니도 고통스러울 거야.”흔자는 순간 두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정말요? 그럼 아버지는요?”“아버지도 저를 보고 싶어 합니까?”낙요는 침묵했다. 그러나 흔자의 기대 가득한 눈빛에 낙요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지.”대답을 얻은 흔자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다.낙요는 아이의 희망을 꺾어버릴 수 없어 거짓말을 했다.흔자를 죽이려고 하는 사람이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충격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누이, 저는 잡혀 왔습니다. 별원에 다른 사람들은요? 다 살아 있어요?”“류아 누이, 고모, 왕 아저씨도 다 무사합니까?”낙요는 멈칫했다. 청주 별원에는 살아 있는 사람이 적은 것 같았다.“다쳐서 치료받고 있어.”흔자는 그제야 미소를 지었다.“다행입니다.”“어서 자.”낙요가 위로했다.곧바로 흔자는 마음 놓고 잠에 들었다.흔자의 미간을 보니 부운주의 모습과 똑 닮았는데, 어찌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고 믿는 걸까.흔자가 깊은 잠이 들어서야 낙요는 몸을 일으키고 방문을 나섰다.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보니 달이 휘영청 떠 있었다.낙요는 옥상에 올라가 앉아 점을 치기 시작했다.이 점에는 흉하면서도 길한 기운이 있었으며, 천궐국의 국운은 모두 이
며칠간 비가 오지 않았다.주위는 모두 숲이고, 땔감이 가득해 일단 불이 나면 걷잡을 수없이 퍼진다.그러면 혼란을 틈타 도망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생각을 마친 후, 낙요는 방으로 돌아가 흔자 옆을 지켰다.그다음 날부터, 낙요는 흔자를 데리고 종종 밖을 돌아다녔다.심녕은 비록 짜증 섞인 표정이었지만 둘의 뒤를 따라다니며 모든 행동을 지켜보았다.낙요는 이 틈을 타 주위의 지형을 알아보고, 방화 위치를 정했다.낙요는 그날 밤 전해진 밥을 먹지 않았고, 흔자에게도 먹지 말라고 했다.“흔자야, 오늘 저녁은 밥을 먹으면 안 돼. 버틸 수 있겠어?”흔자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네.”낙요는 고개를 끄덕이며 낮은 목소리로 당부했다.“그럼 흔자야, 오늘 저녁에는 자지 마. 누이랑 같이 산에서 도망칠 테니까 바짝 따라와야 해 알겠지?”흔자는 진지하게 답했다.“네.”낙요는 흔자를 방에서 기다리게 하고, 최대한 살며시 심녕의 방 밖으로 향했다.심녕이 방에서 쉬고 있는 걸 확인한 후, 낙요는 문 앞에 약 가루를 태웠다.그러자 약 가루의 향기가 문틈 사이로 흘러들었다.이 정도면 내일 아침까지 잘 것이다.낙요는 오늘 밤 흔자와 함께 하산할 것이다!정원에 다른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한 후, 낙요는 다시 옥상에 올라가 불 부적 몇 장을 꺼내 던졌다.그러자 부적이 바람을 따라 숲에 떨어져 불길이 되어 활활 타올랐다.부적 몇 장은 모두 다른 위치에 날아갔다.낙요는 옥상에서 한참 지켜보았다.불길은 곧바로 거세졌고, 암위들의 시선을 끌었다.그들은 곧바로 출동해 불을 껐다.불이 난 위치들은 모두 대부분의 사람들을 끌어갈 수 있었다.산 위에서도 사람들이 내려와 불을 껐다.그렇게 숲 전체에 연기가 퍼지자, 낙요는 방에 돌아와 흔자를 데려가며 당부했다.“밖에 불길이 거세니 무서워하지 말고 아무런 소리도 내지 마. 알겠지?”흔자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하여 낙요는 흔자의 손을 잡고 방을 나섰다.정원 문밖에 나가니, 밖은 매우 혼란스러웠고 사람들은 모
순간, 나뭇잎이 흔들리더니 살기가 느껴졌다.낙요는 차가운 눈빛으로 흔자를 옆에 있는 풀더미에 밀어놓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웅크리고 숨어 있어!”“소리 내지 말고!”흔자는 얌전히 가장 무성한 풀숲에 숨었다. 마침 몸이 보이지 않게 말이다.낙요는 앞으로 몇 걸음 더 뛰었다.순간, 살기가 몰려왔다.고개를 돌려보니, 뒤에서 누군가가 검을 들고 달려왔다.낙요는 몸을 뒹굴어 공격을 피했다.다시 몸을 일으키니, 맞은 편의 사람도 착지하여 검을 겨눴다.심녕이었다!낙요는 실눈을 뜨며 말했다.“향에 중독되지 않았구나.”심녕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내가 그리 멍청해 보였소? 황상께서 낮이든 밤이든 지켜보라고 했소. 저녁에 일부러 쉬는 척한 것은 도망칠 기회를 만들어준 것이오!”“반드시 도망칠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황상께서 당신을 죽이지 않는 건 예상 밖이니, 내가 직접 손을 쓸 수밖에!”“여기는 당신을 죽이기 딱 좋은 곳이오.”심녕은 낙운 따라 산 중턱까지 왔다. 여기에서 죽이면 절대 들키지 않을 것이다.비록 황상께서 낙운이 사라진 걸 발견하고 사람을 보냈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다.낙요는 의아한 듯 말했다.“나를 죽인다고? 당신도 죽을 텐데.”“아니, 절대 내가 죽였다는 걸 알 수 없을 것이오!”“그리고 당신이 먹은 반찬에는 약이 들어 있어 내력이 억제되었소. 당신은 내 상대가 아니오!”심녕은 매우 자신만만하며 통쾌한 어투로 말했다.말을 마친 후, 심녕은 다시 검을 겨눴다.낙요는 급히 뒤로 물러서며 힘에 못 이기는 척했다.등이 나무에 부딪히자, 낙요는 몸을 돌려 공격을 피하며 심녕의 복부를 향해 공격했다.심녕은 뒤로 몇걸름 물러섰지만, 여전히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아무런 피해도 없는 공격이었다.그렇게 심녕은 곧바로 낙요를 향해 추격했다.낙요는 이곳의 지리적 우세를 이용해 나무에 기대며 계속 피해 갔다.그러나 심녕은 낙요가 나뭇가지에 부적을 남겨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속임수를 쓰면 심녕을 잠시 가둘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