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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8장

"…"

소영금은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차설아의 머리는 예전과 다름없이 똑똑했고 그녀도 이런 차설아를 마음에 들어 했다.

“허허. 남을 탓하는 게 아니라 자신을 탓해. 백설의 억울한 연기에 마비되었어? 역시백설은 연기대상 수상자로서 연기력이 끝내주는군.”

차설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쓴웃음을 지었고, 감탄한 듯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러니 네가 지은 죄를 다 인정했다는 말이니?”

소영금은 두 손으로 난간을 꽉 잡은 채 연신 몸을 떨며 물었다.

“내가 무슨 죄를 지었어요?”

고개를 들어 높이 서 있는 소영금을 바라보는 차설아의 눈빛은 한결같이 날카로웠다.

“네가 보기엔? 도윤과 은아가 너의 변태 오라버니 때문에 망가졌어. 넌 조금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했어?”

“나를 모욕하는 것은 그나마 참아주겠지만 오빠를 욕해서는 안 돼요. 내가 성도윤 씨를 함정으로 끓어드렸기에 그 결과에 대해서는 나 홀로 감당할 겁니다.”

오빠의 성질로는 성도윤과 서은아에게 과분한 짓을 한 것이 분명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이 일을 수습하기 위해 반드시 설명이 필요하다고 하면 그녀는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

차설아에게는 오빠가 한 분밖에 없었다.

“좋아!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억지 부리는 것을 보니 조금도 고칠 기색이 없군!”

소영금은 차설아의 강인한 태도에 화가 나 몸을 떨며 하마터면 등을 돌릴 뻔했다.

“모두 나의 잘못이야. 내가 사람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너를 착한 아이로 생각하여 딸처럼 여겼어. 도윤에게도 천하를 저버려도 널 저버려서는 안 된다고 명령했지만 인제 보니... 넌 피도 마음도 차가운 독사야! 전혀 따뜻해지지 않아!”

“영금 이모,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마세요. 이 년이 꾀가 많아서 도망이라도 가면 더 힘들어져요. 빨리... 빨리 시작하셔야죠!”

서은아는 무슨 변수가 있을까 봐 두려워 소영금더러 조속히 차설아를 수습하라고 재촉했다.

어쨌든 성도윤은 이 일을 전혀 몰랐고, 만약 그가 알게 된다면 틀림없이 이 여자에게 마음이 약해질 것이다. 그러면 그녀는 다시 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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