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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7장

차설아는 주차장으로 향했고 걸을수록 머리가 핑핑 돌고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자, 배우들, Standby, action!”

뒤에서 감독이 슬레이트 치는 소리가 들렸다.

윤설은 휴식처를 떠나 벼랑 끝에 선 채 촬영을 시작했다.

이때 긴 생머리에 흰 치마를 입은 윤설을 보니 마치 3개월 전에 그녀의 실수로 절벽 아래로 떠밀어 보낸 임채원을 보는 것 같았다.

윤설과 임채원의 얼굴이 하나로 어우러졌고 스태프 사이를 지나 그녀를 보며 음산하게 웃는 것 같았다. 웃다가 입가와 눈가에서 피를 흘린다...

“아, 싫어, 오지 마!”

차설아는 눈앞이 하얘지며 쓰러지고 말았다.

얼마나 지났는지, 살아 있는지 아니면 죽었는지도 몰랐다. 이때 차가운 물 한 대야가 자신의 얼굴에 쏟아졌다.

그녀가 눈을 번쩍 떠보니 자신은 어둡고 축축한 작은 창고에 누워 있었고, 목은 개처럼 쇠사슬에 묶여 시뻘건 자국이 났다.

“악한 년, 드디어 깼구나!”

창고의 높은 곳에서 쌀쌀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차설아의 시선에 나타난 소영금, 그 옆에는 독사처럼 짙은 원한을 품은 서은아가 서 있었다.

“영금 이모, 이 악한 년이 깨어났으니 본때를 보여줘요!”

서은아는 소영금을 꼬드겼고 차설아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

그녀는 자신이 그 남자들에 의해 땅에 엎드려 굴욕을 받은 고통을 잊을 수 없었고, 차설아가 장본인인 차상철의 동생으로서 가장 먼저 응보를 받게 하려 했다.

소영금은 두 손으로 난간을 잡고는 매서로운 눈빛으로 바닥에 쓰러진 차설아를 째려보았다. 눈썹을 찡그린 채 목소리는 실망에 가득 찼다.

“차설아, 무슨 할 말이 있어?”

그녀가 차설아에 대한 감정은 복잡했다. 처음에는 인정하지 않다가 나중에는 볼수록 맘에 들었지만, 이제는 한이 뼛속까지 사무쳐 더는 접수하고 싶지 않았다. 아들이 깊이 사랑하는 여인이 이렇게 독할 수 있다니 믿기 어려웠다.

그래서 이미 ‘확증’된 증거가 있더라고 전환될 가능성이 있기를 바랬다.

적어도 차설아가 직접 그녀의 죄악을 고백하는 것을 듣고서야 단념하려 했다.

차설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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