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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4화

“왜 집에 친척분들이 오셨다고 얘기 안 했어? 저분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겠냐고!”

차설아는 붉게 상기된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다. 너무 부끄러운 나머지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자고 또 흐트러진 머리와 꾀죄죄한 차설아의 모습을 성씨 가문 친척들이 보기라도 하면 손가락질의 대상이 되어 피 터지게 욕먹을 것이 뻔했다.

“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그게 뭐가 중요해? 당신만 편안하면 되지.”

성도윤은 차설아의 어깨를 껴안고 개의치 않는 듯 계단을 내려가 당당하게 인사했다.

“다들 안녕하세요, 저랑 설아가 이제 깨어나서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세요.”

성도윤은 성씨 가문에서 지위와 권력이 성주혁 다음으로 높았기 때문에 그가 입을 열자마자 천하를 다스리는 위엄에 거실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다만, 성도윤은 고개를 숙이더니 봄날의 가랑비 같은 한없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품에 안겨 있는 사람을 보며 말했다.

“자, 부끄러워하지 말고 어른들께 인사드려.”

차설아는 민망하지만 성도윤의 체면을 살려주려고 어쩔 수 없이 억지로 인사했다.

방금까지 불같이 투덜거리던 친척들은 성도윤을 무서워했기에 찍소리 한 번 하지 못했다.

유독 단사란만이 굴하지 않고 계속 투덜거렸다.

“어머, 우리 조카며느리 오랜만이야. 어디 보자... 벌써 안 본 지 4년이 되어 가네!”

그녀는 웃음을 머금은 호랑이처럼 차설아의 손을 잡더니 말했다.

“그때 도윤이가 너를 집에서 쫓아냈을 때 모두들 박수 치며 환호했지만, 나만 마음이 여려서 네가 불쌍하다고 생각했어...”

“동서, 오늘 같이 좋은 날에 굳이 그런 얘기를 해야겠어요? 잠자코 앉아 있어요!”

소영금은 차갑게 그녀의 말을 끊었고 하마터면 달려들어 그녀의 입을 찢을 뻔했다.

현장 분위기가 급 어색해졌다. 성도윤 가족을 제외한 나머지는 대부분 재미난 구경을 하는 표정이었다.

차설아는 오히려 개의치 않는 듯 입을 열었다.

“괜찮아요. 제가 속에 담아두는 스타일이 아니라서요.”

이에 단사란은 더욱 흥분하더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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