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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0화

"그러지 뭐!"

성도윤의 오기는 마침내 차설아의 부드러움에 눌렸고 그는 한 손으로 핸들을 돌려 방향을 바꾸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차설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 우리 마누라를 봐서라도 오늘은 저 자식들 봐준다.”

그리고 두 사람은 따로따로 움직이기로 상의했다. 성도윤은 먼저 1km 떨어진 주차장으로 차를 몰고 가고 차설아는 유치원 앞에 줄을 서 아이들이 나오는 걸 기다리고 아이들을 만나면 성도윤이 다시 차를 몰고 와 이들과 합류하는 거로 말이다.

이것도 많은 학부모의 일상이었다.

유치원 입구에 주차 공간이 너무 적었기에 이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당신의 지위가 얼마나 높던, 한 아이의 부모가 되면 어쩔 수 없이 규칙에 따라야 했다.

한편 성도윤이 자리를 피하자 그 파나메라는 ‘부왕’하는 소리와 함께 성도윤이 내준 그 자리에 오만하게 멈춰 섰다.

그리고 문이 열렸는데 뽀글뽀글한 머리에 짙은 화장을 하고 온몸에는 샤넬을, 손에는 LV 한정판 가방을 든 젊은 여자가 10인치 높이의 하이힐을 밟고는 안하무인 격으로 차에서 내렸다.

한편 유치원 입구에는 벌써부터 긴 줄이 늘어섰고 아이들은 하나둘씩 선생님을 따라 학부모 곁으로 갔다.

차설아는 좀 늦는 바람에 줄 맨 끝에 섰다.

그녀는 까치발을 하고 학교 안을 두리번두리번 살폈는데 그때 멀리서 원이와 달이, 그리고 다른 남자아이가 사과 선생님께 구석으로 불려가는 것을 보았다.

망했다. 아이들이 또 사고를 치지는 않았겠지?

그 모습을 본 그녀는 비록 애가 탔지만 별수 없이 꾹 참고 얌전히 줄을 섰다.

그런데 그때 아까 그 뽀글뽀글한 머리를 한 건방진 여인이 차설아를 훌쩍 뛰어넘어 대열의 맨 앞에 서는 것이었다.

"뭐야, 저 여자?”

작은 소리로 불만을 토로하는 학부모도 있지만 불만은 많지만 잠자코 입 다물고 있는 학부모가 더 많았다.

"그만 해요. 저 여자... 보통 사람들은 건드릴 수 없어요.....”

"뭐 어차피 처음 새치기를 하는 것도 아닌데 참자고요.”

“......”

대다수 학부모는 차설아와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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