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후, 성도윤의 허리는 완전히 회복되었고 심지어 전보다 훨씬 힘이 세졌다.두 사람의 관계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차설아는 더 이상 그와 어울리는 것을 거부하지 않았고 두 사람은 보통 부부처럼 말다툼도 하고, 심술도 부리고 달콤한 일상을 보냈다.성도윤은 지금의 생활에 아주 만족하고 차설아와 함께하는 매 순간을 소중히 여겼다.잃어버린 것을 되찾을 수 있다는 건 하느님이 그에게 준 가장 귀한 선물이었다.아주 평범한 아침, 따스한 햇볕이 창문을 비추고 새들이 지지배배 울고 잔잔한 바람이 베이지색 커튼에 스쳤다.차설아는 여느 때처럼 따듯한 남자의 품에 안겨 좀처럼 일어나기 싫어했다.“일어나, 이 게으름뱅이야...”성도윤은 여자를 긴 팔로 껴안고 그녀의 아름답고 오뚝한 코를 손가락으로 만지더니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오늘은 특별한 날이야. 당신과 아이들을 데리고 제대로 축하하고 싶어.”“윽, 시끄러워. 여긴 너무 따뜻하단 말이야. 나 계속 잘래.”차설아는 흐리멍덩한 정신으로 주꾸미처럼 성도윤에게 매달렸고, 머리는 남자의 넓고 따듯한 품에 안겨 고양이처럼 이리저리 비비대고 있었다.이것은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자세인데, 마치 포대기 속의 아기처럼 생애 최초의 안정감을 찾은 느낌이었다.너무 오랜 외로움 때문인지 차설아는 매서운 겨울날 이렇게 안전하고 따뜻한 품에 안겨 있으면 떠나고 싶지 않았다...“그래, 그럼 푹 쉬어. 자고 싶을 때까지 잤다가 다시 일어나면 돼.”성도윤은 갓난아기를 달래듯 여자의 등을 토닥이고 잘생긴 눈매에는 애틋함이 가득했다.어느새 점심이 되었다.위층의 침실은 조용했지만 아래층의 거실을 아주 시끌벅적했다.성주환은 성씨 가문의 모든 친지를 모아 특별히 풍성한 가족 연회를 마련하여 두 사람이 재혼했다는 소식을 전하려 했다.그래서 성씨 가문의 직계든 방계든 초대받은 사람은 모두 이른 아침에 귀한 선물을 가지고 와서 축하했다.성주환, 성명원과 성씨 가문의 남자들이 한자리에 앉았고 소영금은 동서지간인 친척들과 자리를 함께해
“아니죠, 새언니. 며느리가 이렇게 버릇이 없는데 화도 안 나세요?”“화낼 게 뭐 있어요. 젊은이들이 자고 싶으면 자는 거죠. 부부가 금실이 좋아서 침대에서 더 뒹구는 게 정상이잖아요?”소영금은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거리낌 없이 말했다.“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세요. 부잣집 사모님으로서 행동거지를 걸맞게 해야죠.우리 모두 그렇게 살아왔어요. 우아하고 단정하고 기품 있는 건 부잣집 사모님이 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소양이에요...”성도윤의 셋째 고모가 분개하여 말했다.“제 며느리는 그런 소양은 필요 없고 내 아들과 행복하게 잘 살기만 하면 돼요.”“아니죠, 새언니는 개의치 않는다고 해도 도윤이가 참을 수 있어요? 도윤이는 아주 규칙적이고 자기 자신에게 엄격한 애라 어릴 때부터 늦잠을 자지 않았어요. 아주 나쁜 물이 들었네요.”“그러면 어떡해요? 내 아들이 어렵게 마음을 돌린 며느리니 응석받이로 키워야죠. 며느리만 기쁘다면 늦잠은커녕 저녁까지 잔다고 해도 내버려 둘 거예요.”소영금은 손을 벌리며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녀도 지금에서야 성도윤이 애처가의 끝을 보여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내가 뭐라고 하든, 아내가 하늘에 있는 달을 원한다고 하면 당장 우주선을 타고 사 올 기세였다.그러니 어머니로서 소영금도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두 손 들어 지지할 수밖에 없었다.“쯧쯧쯧, 도윤이 녀석이 이런 사람인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이렇게 자기 부인을 감싸고 돌다니. 이 집 며느리는 팔자도 좋아요!”분개하던 여자들은 하나둘씩 부러워하기 시작했다. 재벌가에서 태어났든, 재벌가로 시집왔든, 반드시 단정하고 매사에 자신을 구속하며 살아야 하는 고통은 겪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었다.차설아처럼 마음대로 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남편이 무조건 예뻐한다는 것은 정말 행운스러운 일이었다...여자들은 물론 옆에 있던 남자들도 듣고 기가 막혔다.“형님, 우리는 도윤이가 형님보다 더 이성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애처가 유전자는 확실히
거실의 분위기는 순간 얼어붙었고 심지어 칼끝이 팽팽해지는 냄새까지 났다.지난번 성도윤이 가짜로 죽었을 때, 성진이 성대 그룹의 반대 세력과 결탁하여 권력을 잡으려 하면서부터 성씨 가문은 두 개의 세력으로 나뉘었다.하나는 성명원, 다른 하나는 성주원의 세력. 두 사촌 형제는 서로 죽을 때까지 왕래하지 않을 기세였다.워낙 직설적인 성격인 성명원은 멀리 입구에 있는 성주원을 보자 바로 안색을 찡그렸다.“흥, 네가 아직도 여기 올 낯짝이 있어? 아버지는 너희 둘 내외를 초대하지 않았을 텐데?”“아이고! 형님 뭔 말씀을 그렇게 섭섭하게 하세요?”성주원은 변함없이 늙은 여우처럼 간사하게 웃으며 앞으로 걸어가 성명원의 어깨에 달라붙으면서 형제애가 깊은 척했다.“우리 가문에 이렇게 큰 경사가 났는데, 사촌 동생인 제가 어떻게 오지 않을 수 있겠어요? 사람이 많으면 북적북적하고 좋잖아요? 오늘은 제가 형님께 한 잔 올리겠습니다!”성주원의 아내 단사란은 남편의 뒤를 따라 들어왔다. 맞춤 제작 와인색 코트에 에르메스 한정판 가방을 들고 문을 들어서자마자 아니꼽게 말했다.“어머! 형님, 아주버님, 역시 복이 많으세요. 며느리랑 손자 손녀를 동시에 보았으니 우리보다 팔자가 좋다니까요!”단사란은 집안 배경과 용모가 뛰어났지만 소영금에 비하면 한참 뒤떨어졌다.당시 성씨 가문에 시집오기 전부터 소영금을 라이벌로 여겼고, 성씨 가문에 온 후에도 언제나 소영금과 비교하기에 바빴다.안타깝게도 단사란 자신은 물론, 남편이나 아들을 비교해도 늘 소영금에게 패배하고 말았다.모처럼 며느리에서 아주 조금 이긴 것 같았지만 지금 보니... 성도윤은 아내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아들과 딸까지 얻었으니 소영금이 완벽히 이긴 셈이었다.이에 단사란은 속에 화가 굴뚝 했고, 꾹꾹 참으며 오늘 소영금과 결투를 벌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성주원과 단사란은 다른 사람의 차가운 눈초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성주혁에게 차를 권했다.“앉아!”성주혁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미적지근한 얼굴로
“그래 네 말이 맞아. 성씨 가문에서 우리 도윤이의 대타로 뛸 수 있는 사람은 성진밖에 없지...”성명원은 다소 오만방자한 말을 한 후 또 쐐기를 박았다.“하지만 지금은 나에게 손자, 손녀가 생겼으니 내가 할아버지로서 두 아이를 잘 키워 장차 우리 도윤이의 뒤를 잇게 할 거니까 성진이가 나설 필요 없을 거야.”성주원 부부는 이 말을 듣고 얼굴이 파랗게 질렸지만, 성주혁의 앞에서 감히 경솔하게 행동하지 못했다.하지만 두 사람 모두 이렇게 호락호락 당할 성격이 아니었다. 특히 단사란은 자잘한 일까지 시시콜콜 따지는 여자였다.원래 속에 화가 가득했는데, 지금 온 집안 사람들 앞에서 성명원에게 모욕당했으니 반드시 이 복수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형님, 아주버님. 오늘은 좋은 날이니 우리 기분 나쁜 일은 언급하지 말아요. 듣자 하니 도윤이의 색시가 전에 그 조카며느리라고 해서 특별히 제가 선물을 준비했어요.”단사란은 가식적인 웃음을 지으며 손바닥만 한 선물상자를 꺼내 소영금의 손에 쥐여주었다.“이게 뭐죠?”소영금은 이 상자가 꽤 무겁다고 생각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아, 별로 귀한 것도 아니고 그저 순금 800g으로 만든 자물쇠예요.”“왜 뜬금없이 자물쇠를 선물하는 거죠?”“이건 보통 자물쇠가 아니라 정결을 의미하는 자물쇠예요.”단사란은 입을 가리고 웃으며 말했다.“도윤이의 색시가 예전에 그 여자라고 했잖아요. 두 사람이 이혼한 지도 꽤 됐는데 그동안 밖에서 얼마나 많은 남자와 만났는지 누가 알겠어요? 그래서 이 정결 자물쇠를 착용할 필요가 있다니까요. 이걸 착용하기만 하면 앞으로 무조건 성실하고 본분을 지키며 다시는 도망가지 못할 거예요.”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특히 여자들이 함박웃음을 터뜨렸다.그녀들은 원래 차설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지금까지 자는 것은 부잣집 사모님으로서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소영금의 앞이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런데 지금 단사란이 첫 단추를 꿰니 또 이러쿵저러쿵
“왜 집에 친척분들이 오셨다고 얘기 안 했어? 저분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겠냐고!”차설아는 붉게 상기된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다. 너무 부끄러운 나머지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자고 또 흐트러진 머리와 꾀죄죄한 차설아의 모습을 성씨 가문 친척들이 보기라도 하면 손가락질의 대상이 되어 피 터지게 욕먹을 것이 뻔했다.“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그게 뭐가 중요해? 당신만 편안하면 되지.”성도윤은 차설아의 어깨를 껴안고 개의치 않는 듯 계단을 내려가 당당하게 인사했다.“다들 안녕하세요, 저랑 설아가 이제 깨어나서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세요.”성도윤은 성씨 가문에서 지위와 권력이 성주혁 다음으로 높았기 때문에 그가 입을 열자마자 천하를 다스리는 위엄에 거실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다만, 성도윤은 고개를 숙이더니 봄날의 가랑비 같은 한없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품에 안겨 있는 사람을 보며 말했다.“자, 부끄러워하지 말고 어른들께 인사드려.”차설아는 민망하지만 성도윤의 체면을 살려주려고 어쩔 수 없이 억지로 인사했다.방금까지 불같이 투덜거리던 친척들은 성도윤을 무서워했기에 찍소리 한 번 하지 못했다.유독 단사란만이 굴하지 않고 계속 투덜거렸다.“어머, 우리 조카며느리 오랜만이야. 어디 보자... 벌써 안 본 지 4년이 되어 가네!”그녀는 웃음을 머금은 호랑이처럼 차설아의 손을 잡더니 말했다.“그때 도윤이가 너를 집에서 쫓아냈을 때 모두들 박수 치며 환호했지만, 나만 마음이 여려서 네가 불쌍하다고 생각했어...”“동서, 오늘 같이 좋은 날에 굳이 그런 얘기를 해야겠어요? 잠자코 앉아 있어요!”소영금은 차갑게 그녀의 말을 끊었고 하마터면 달려들어 그녀의 입을 찢을 뻔했다.현장 분위기가 급 어색해졌다. 성도윤 가족을 제외한 나머지는 대부분 재미난 구경을 하는 표정이었다.차설아는 오히려 개의치 않는 듯 입을 열었다.“괜찮아요. 제가 속에 담아두는 스타일이 아니라서요.”이에 단사란은 더욱 흥분하더니 더
성도윤의 입은 정말이지 매를 부를 정도로 얄미웠다!단사란과 성주원은 화가 나서 펄쩍 뛰더니 바로 성주혁에게 일러바쳤다.“큰아버지, 들으셨죠? 도윤이가 이렇게 안하무인이랍니다. 사란이가 호의로 선물한 금 자물쇠를 받기는커녕 우리 진이가 자손이 끊긴다고 저주까지 했어요. 반드시 호되게 타일러 주세요.”단사란은 성주혁의 의자 팔걸이에 엎드려 큰 소리로 울었다.성주원은 하다못해 이미 세상을 뜬 자신의 아버지까지 앞세웠다.“제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뜨면서 저를 큰아버지께 맡기셨어요. 저는 조카일 뿐이지만, 늘 큰아버지를 제 아버지로 여겼어요. 그런데 큰아버지는 아들과 손자를 앞세워 저희를 이렇게 괴롭히는 건 아니죠. 만약 우리 집안의 대가 끊긴다면 제 아버지는 황천길에서도 눈을 감지 못하고 큰아버지를 찾아와 따질 겁니다.”“네 아버지가 너를 나에게 맡긴 것을 알고 있었구나...”성주혁은 세상을 뜬 자신의 친동생을 생각하면서, 성주원 일가의 도 넘는 행동에 늘 양보하고 참아왔다.그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나라고 왜 너를 내 친아들로 여기지 않았겠니? 어릴 때부터 너희들을 똑같이 키웠고, 도윤이와 성진, 다른 손자들까지도 함께 키웠어. 누가 성씨 가문의 가업을 물려받는지는 항상 각자의 능력에 따라 공평하게 나눴지.”“도윤이가 성대 그룹을 맡고 진이를 외국 지사로 보낸 일로 너희들이 불만을 품고 계속 잔꾀를 부리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 눈 감아 줬지만 오늘은 달라...”“오늘 일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없고, 내 마음대로 해서도 안 돼.”성주혁은 말을 마치고 옆에 있는 집사에게 말했다.“피곤하니까 나 좀 부축해서 방으로 데려가게.”“그게, 무슨 말씀이죠?”단사란은 안절부절했다.‘전에는 우리가 아무리 떠들어도 항상 우리 편에 섰는데 오늘은 왜 손을 떼실까?’그녀는 서둘러 성주혁의 뒤를 쫓아 눈물 콧물을 짜냈다.“큰아주버님, 이 대로 가시면 어떡해요. 뭐라고 말씀 좀 해주셔야죠...”“사모님, 멈추시지요.”집사는 단사란의 발걸음을 막고 성주
성주원과 단사란은 모두 성도윤의 위협에 화들짝 놀랐다.성도윤의 오만방자한 성격은 알았지만 이 정도로 날뛰는 줄은 몰랐다. 보잘것없는 출신의 여자를 위해 집안 어른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예의마저 지키지 않을 줄이야!이것은 규율이 삼엄한 성씨 가문에 있어서는 대역무도한 죄가 틀림없었다.현장에 있던 다른 어른들은 저마다 불평을 참지 못했다.“도윤아, 어떻게 웃어른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 이것이 밖에 알려지면 성가의 체면이 어디 서겠어?”“아무리 두 사람이 잘못했다 해도 그래도 네 숙부, 숙모야. 차근차근 말하면 될 것을 그렇게 화낼 필요 있어?”“당장 두 사람에게 사과해, 도윤아!”성도윤은 그의 오만함으로 인해 단번에 가문의 도마 위에 올랐다.단사란은 더욱 흥이 나서 차갑게 코웃음을 치더니 성명원과 소영금을 향해 비꼬아 말했다.“역시 형님과 아주버님의 교육이 선진적이시군요. 이렇게 제멋대로 날뛰는 아들을 두셨으니. 거북하게 말하자면... 교양이 없는 거죠. 계속 이렇게 내버려 두시면 내일 우리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 오줌이라도 싸겠네요!”“맞아요, 도윤이는 반드시 우리에게 사과해야 해요. 아니면 이 일은 절대 쉽게 끝나지 않을 거예요!”성주원이 끈질기게 말했다.“미안하지만 이건 개인적인 일이니 도대체 누가 누구에게 사과할지는 알아서 해결하세요. 내 아들은 어른을 공경하기로 유명해요. 하지만 어떤 어른들은 아랫사람의 존경을 받을 자격이 없죠!”소영금은 우아하게 소파에 앉아 찰지게 반격했다.“그게 무슨 말이에요? 우리가 아랫사람의 존경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거예요?”단사란은 화가 나서 이미지도 버리고 그 자리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앞으로 달려들어 소영금과 머리채라도 잡고 싸울 기세였다.이미 두 집안은 사이가 벌어졌으니 체면을 유지할 필요가 없었다.유독 차설아만이 조금 난처했다.어쨌든 자신 때문에 이런 상황이 일어났으니, 이 일로 인해 가족의 분열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단사란의 앞을 가로막고 겸손한 태도로 말했다.“숙모님,
“사과하세요.”성도윤의 말투는 너무 무겁지 않았지만 아주 차가운 명령이었고 단사란에게 한 발짝씩 다가갔다.“뭐 하려는 거야. 오지 마. 너... 너...”단사란은 겁에 질려 뒤로 물러났고 얼굴은 오만상을 찌푸리며 당장이라도 울 기세였다.차설아는 남자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나지막이 말했다.“성도윤, 나 괜찮아. 그렇게 사람 잡아먹을 얼굴 하지 마. 그래도 우리가 아랫사람이니까...”“사과하라고 말했습니다!”성도윤은 차설아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 매서운 태도로 단사란에게 명령했다.마치 당장이라도 단사란의 목숨을 앗아갈 기세였다.이 상황을 본 성주원은 앞으로 달려들어 대담하게 성도윤을 혼냈다.“도윤아,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네 둘째 숙모에게 그게 무슨 태도야?”“셋만 셀 테니 두 분 모두 제 아내에게 사과하세요.”성도윤의 얼굴은 이미 살얼음판이나 다름없었고 눈빛은 더욱 매서웠다.“하나, 둘...”마지막 ‘셋’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성주원 부부는 두 손을 들고 패배를 인정했다.“미안해, 미안해!”성주원은 가식적인 웃음을 지으며 차설아를 향해 말했다.“조카며느리, 오늘은 우리가 장난이 심했어. 만약 기분 상했다면 우리가 정중하게 사과할 테니 마음에 담아두지 마. 앞으로는 말조심 할게.”단사란은 속으로는 억울함이 가득했지만 성도윤과 그 가족들의 노여움을 사는 것이 두려웠다. 특히 성진에게 피해가 갈까 봐 어쩔 수 없이 사과했다.“미안해, 방금은 내가 말을 심하게 했어.”“아니에요, 괜찮아요. 사과는 저희가 해야죠. 저희가 농담도 받아들이지 못해서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었어요.”차설아는 일을 크게 키우고 싶지 않아 서둘러 이 상황을 넘기려 했다.‘쯧쯧, 오늘이 지나면 이 집 사람들은 날 어떻게 생각할까? 웃어른이 나에게 사과를 했으니 당연히 규칙도 없고 게으르고 악독한 여자라고 생각하겠지!’성도윤의 안색은 비로소 조금 누그러져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저는 줄곧 두 분을 존경해왔어요. 특히 제 사촌 동생을 그렇게 훌륭하게 키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