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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0화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짓던 성도윤은 갑자기 엄숙해지더니 굳은 목소리로 물었다.

“칠색 유리병이 나한테 있다고 누가 그래?”

“그건 당신이 몰라도 돼.”

차설아는 당연히 미스터 Q의 이름을 언급할 정도로 바보가 아니었고, 턱을 치켜들고는 당당하게 말했다.

“빌려줄 건지 말 건지, 그것만 말해.”

성도윤은 긴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리더니 물었다.

“칠색 유리병은 왜 필요해?”

“그것도 몰라도 돼!”

차설아는 조인성과의 거래를 그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성도윤과는 최대한 얽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칠색 유리병이 하필 그의 손에 있지 않았다면, 죽어도 그를 찾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당신이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데, 난 왜 당신을 도와야 하지?”

성도윤의 눈빛은 점점 차가워지고, 말투도 만년 빙산의 이미지에 맞게 차가웠다.

어느새 공기 중에는 보이지 않는 얼음이 응결되었고, 주위의 사람들도 얼음창고처럼 차갑고 딱딱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차설아는 주먹을 꽉 쥐더니 심호흡을 하고 애써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당신과 이혼할 때 난 당신 명의로 된 성운 법률사무소만 받았어. 자산으로 따진다면 그 사무소는 거의 마이너스 자산이지. 그러니 난 맨몸으로 이혼한 셈이야. 내가 만약 공동재산을 평등하게 나누자고 주장한다면 당신이 지불해야 하는 대가는 칠색 유리병보다 훨씬 클 거야. 그러니... 잘 생각해봐.”

“이건 협박이야?”

성도윤은 탁자를 두드리던 손가락 동작을 멈추더니 날카롭고 차가운 눈빛으로 차설아의 눈을 응시했다. 그의 입가에는 차갑고 오만한 미소가 번졌다.

“돈이라면 전혀 부족하지 않아. 당신이 얼마를 원하든 말만 해.”

“...”

‘열 받아 죽겠네. 이건 분명 날 난처하게 하려는 수작이잖아!’

“당신 말대로라면, 전혀 상의의 여지가 없다는 거네?”

차설아는 노기등등해서 물었다.

“꼭 그렇지만은 않아.”

성도윤의 차가운 눈동자는 갑자기 깊고 복잡해졌다.

“방금 결혼생활 동안 내가 남편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했잖아. 그런데 당신도 아내의 의무를 다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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