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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6화

차설아는 다가가 호기심에 찬 얼굴로 물었다.

“뭘요?”

미스터 Q는 양손에 일회용 비닐장갑을 끼고 소스로 스테이크를 재우고 있었다.

“앞치마 좀 묶어주시겠어요? 보시다시피 손이 없어서...”

그는 부엌 궤짝에 걸려 있는 앞치마를 턱으로 가리키며 자연스럽게 말했다.

“앞치마를... 둘러달라고요?”

차설아는 어색해서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이건 보통 사랑하는 부부 사이에 하는 애정행각이 아닌가?

남자는 고개를 돌려 여자를 힐끗 쳐다보더니 차갑게 말했다.

“뭐 문제 있어요? 혹시.. 부끄러워요?”

“당연히 아니죠!”

차설아는 남자에게 속마음을 들키기 싫어 할 수 없이 앞치마를 챙겨 남자 뒤에 섰다.그녀는 까치발을 들고 그의 머리에 앞치마를 넣었고 일부러 소탈하게 말했다.

“이혼 경험이 있는 제가 고작 이런 행동에 부끄러워하다니요.”

여자의 가느다란 팔뚝은 남자의 허리를 둘러, 깔끔하게 리본을 묶고는 자기도 모르게 남자의 등을 툭툭 쳤다.

“오, 괜찮네요! 그럴듯한 살림남 같아요!”

‘쯧쯧, 얼굴은 망가졌지만 몸매는 일품이라니까. 넓은 어깨, 좁은 허리, 근육도 단단한 것이 성도윤 못지않네!’

‘역시 세상은 넓고 남자는 많아. 너무 작은 세상에 갇혀 살아서 그동안 성도윤 하나만 보고 살았어!’

차설아가 이혼한 후 만난 남자들, 심지어 술집에서 얼굴로 생계를 유지하는 택이도 성도윤과 막상막하였다.

미스터 Q는 스테이크를 재운 후 시간을 정해 놓고 기다렸다.

그는 비닐장갑을 벗고 과일 요구르트 샐러드를 만들기 위해 키위를 꺼냈다.

“이것 좀 맛봐요, 어때요?”

남자는 숟가락으로 과일 요구르트를 저으면서 시리얼을 부었다. 그러고는 한 숟가락을 떠서 차설아의 입 앞에 내밀었다.

“음...”

차설아는 몸을 뒤로 젖히며 남자와 이렇게 친하게 지내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어색하게 숟가락을 받았다.

“제가 직접 먹을게요.”

남자는 입꼬리를 올리더니 웃는 듯 마는 듯 말했다.

“이혼 경험이 있는 여자라며 왜 이렇게 보수적이에요?”

“보수적이라니요? 이건 거리를 두는 거죠. 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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