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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9화

성도윤은 앞에 놓인 라떼 한 잔을 들어 가볍게 한 모금 마시더니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좋아, 5분 남았어.”

“...”

‘젠장, 진짜 미쳐버리겠네. 왜 이렇게 잘난 척이야. 진짜 한대 패주고 싶네!’

“할 말 없어?”

성도윤은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도도하게 말했다.

“2분 남았어. 나 그만 가봐도 될 것 같은데?”

“성도윤, 왜 이렇게 잘난 척이야?”

차설아는 끝내 참지 못하고 화를 분출했다.

“당신이 내 시간을 얼마나 많이 낭비했는데, 나한테 커피 한 잔의 시간도 안 줘? 뭐가 그렇게 바빠? 환생이라도 계획하는 거야?”

성도윤은 그제서야 다리를 꼬고 소파에 기대더니 느긋한 자세를 취했다.

“좋아. 이래야 차설아지.”

카페에는 오고 가는 직장인들이 꽤 많았다.

성도윤과 차설아는 모두 알아주는 인물이라 모두의 시선을 끌었다.

차설아는 최대한 목소리를 낮추어 빙빙 돌려 말했다.

“그래도 한 때 부부로 살았잖아. 내 남편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느낀 적 없어? 나한테 미안해서, 보상하고 싶었던 적 없어?”

성도윤은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게, 부부로 지내는 동안 난 확실히 좋은 남편이 아니었던 것 같아. 남편으로서의 기본적인 의무도 다하지 못했어. 확실히 미안하고 당신에게 보상하고 싶어. 당신만 원한다면.”

“맞아, 맞아. 확실히 보상해줘야지. 난 당신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해.”

차설아는 눈을 반짝였다.

‘오늘 해가 서쪽에서 떴나? 이 냉혈인간이 왜 갑자기 양심의 가책을 느낀 거지?’

“그래서, 난 말이야...”

차설아가 막 자신의 요구를 말하려는데, 성도윤이 갑자기 몸을 앞으로 기울이더니 탁자 위에 놓인 여자의 손을 잡더니 신비롭게 말했다.

“그러니까, 우리 지금부터 시작해. 내가 보상해 줄게.”

차설아는 몸이 굳어지면서 손을 거둬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

“뭘 시작해? 뭘 보상해?”

“내가 남편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지금이라도 남편의 의무를 다해서 당신 마음속의 한을 풀어줄게.”

남자는 짙은 눈으로 차설아의 눈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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