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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배성준은 의외인 듯 놀란 표정을 보이더니 차설아를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정말 돌아올 줄이야. 그래도 그 패가망신한 자식을 쉽게 안 놓아줄 생각인가 보지? 하지만 경수는 배씨 가문 도련님이라는 이름밖에 없어. 아무리 들볶는다고 해도 돈을 내놓지 못할 거라고. 그러니 얼른 다른 사람에게 빌붙는 게 좋을 거야.”

그 말을 들은 배경윤은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당장이라도 쥐구멍에 숨고 싶었다.

“아빠,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오빠가 먼저 언니에게 달라붙었거든요. 설마 설아 언니가 배씨 가문 돈을 보고 오빠를 받아줬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죠? 언니는 성씨 가문도 미련 없이 쿨하게 떠난 여자라고요. 그런데 왜 우리 배씨 가문의 돈을 탐내겠어요. 김칫국 그만 마셔요.”

“닥쳐!”

배성준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가장 아끼는 두 자식이 모두 그의 체면을 구기고 있었으니 당연히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제가 틀린 말을 했어요? 설아 언니는 전혀 돈이 부족하지 않아요. 작정하면 몇천억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데 왜 돈을 보고 오빠를 받아들였겠어요? 제발 정신을 차리세요.”

“그래?”

배성준의 얼굴색이 갑자기 바뀌더니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차설아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럼 당신이 모든 준비를 마치고 찾아온 거란 말이야?”

차설아가 씩 웃고는 말했다.

“그래요, 돈은 이미 마련했어요. 아버님께서 약속을 지키셨으면 하는데요. 더는 경수를 괴롭히지 마세요. 그리고 약속대로 부성 그룹의 지분도 모두 넘겨주셔야 해요.”

배성준이 대답했다.

“당신이 돈을 갚는다면 당연히 약속을 지키지. 다만... 조건이 하나 있네. 그 조건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경수에게는 상속권도 차려지지 않을 거야.”

“무슨 조건이죠? 말씀해 보세요.”

“부성 그룹의 지분은 그 패가망신한 놈에게 넘겨도 돼. 앞으로 부성 그룹은 그놈의 것으로 되겠지. 하지만 당신이 그놈이랑 연을 끊어야 해. 다시는 경수의 마음을 받아주지 말라고. 두 사람 앞으로 얼굴 볼 일도 없었으면 해.”

배성준이 단호하게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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