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쪽은 또 누구시죠?”차설아는 문밖에 서 있는 낯선 젊은 남자를 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안녕하십니까, 차설아 씨. 저는 심부름센터 직원입니다. 저희 고객님께서 차설아 씨에게 따뜻한 아침밥을 보내라고 부탁하셨습니다. 여기 사인해 주세요.”“아침 밥이요?”차설아는 더욱 멍해졌다.대체 어느 보살님이 아침 일찍 그녀에게 아침을 챙겨준단 말인가? 그녀의 인기가 이 정로도 치솟았단 말인가?“누가 보냈는지 알 수 있을까요?”“잠시 비밀로 해달라고 하셨습니다.”“누가 보냈는지도 모르는 아침을 어떻게 먹겠어요? 도로 갖다 주세요.”차설아는 경각심을 세웠다. 그녀의 주소는 매우 은밀해서 현재 배경수와 배경윤, 그리고 원이만 알고 있었다.그런데 오늘 갑자기 한 무리의 사람이 다녀갔으니 분명 어딘가 잘못됐다.“엄마 잠깐만요, 이 아침밥은 내가 특별히 다른 사람에게 시켜서 만든 거예요. 한번 맛보세요.”원이는 차설아의 손을 잡으며 진정성 있게 말했다.“엄마는 계속 아침밥을 안 챙겨 드시잖아요. 그래서 제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요? 아침밥이 맛이 없나 해서 특별히 해안 최고의 셰프를 찾아 영양가 있고 맛있는 아침 식사를 맞춤 제작했어요. 제가 반드시 튼튼하고 건강한 엄마로 만들 거예요!”그리고 원이는 속으로 말했다.‘미스터 Q, 반드시 테스트를 통과해야 해요. 아니면 제가 난처해질 거예요!’“엄마의 보살님이 바로 너였구나! 역시 우리 원이는 너무 자상해.”차설아는 감동하여 울 지경이었다. 원이를 껴안고 몇 번 입맞춤을 한 후, 직원의 손에 있는 보온통을 받아들고 기세등등하게 말했다.“너의 효심을 봐서라도 엄마는 반드시 다 먹을 거야!”보온통을 열자, 두 모자는 모두 깜짝 놀랐다.생각보다 꽤 많은 음식이 들어있었다. 크고 작은 음식들이 수십 가지는 되는 것 같았다.찐빵, 팥빵, 죽, 달걀이 있는가 하면, 토스트, 과일 샐러드, 햄 볶음 등 서양 음식도 있었다.“원아, 해안 명셰프에게 부탁한 게 확실해? 이건 거의 식당 주인을 납치한 수
차설아는 택이가 괜찮은 것 같았다. 얼굴도 잘생겼고, 근육질 몸매를 가졌을 뿐만 아니라 이해심도 컸다. 기꺼이 그녀의 해어화가 되려 했다. 바쁜 일들을 처리하면 다시 깊이 알아가도 좋을 듯하다.택이뿐만 아니라, 성진도 잘생겼다. 심심하면 쿡쿡 찔러 봐도 괜찮을 듯하다.성지훈도 괜찮았다. 게임을 할 때 함께 팀을 꾸릴 수도 있고, 바람은 더욱 말할 것도 없었다. 시간을 내서 그에게 2진법 코드 기술을 배워야 했다.차설아는 작은 만두를 집어 들어 한입 베어 물고는 속으로 다짐했다.‘흥, 성도윤은 절대 대체 불가한 인간이 아니야. 단지 이미 죽은 고목일 뿐이지. 절대 한 나무에 매달려 죽을 수는 없어. 세상은 크고 다양한 남자들은 눈앞의 아침 식사 만큼 널리고 널렸어. 많이 시도하다 보면 내 입맛에 맞는 것을 찾을 수 있을 거야.”다만, 차설아는 씹으면서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젠장, 해안 명셰프가 찐 만두가 왜 이렇게 딱딱해?’그녀는 마치 강철 만두를 씹는 것 같아 이가 깨질 것 같았다.“엄마, 만두 맛있어요?”원이는 턱을 괴고 순진무구한 모습으로 물었다.“콜록, 괜찮아.”차설아는 아이의 마음을 상하게 할까 봐 억지로 만두를 통째로 삼켰다.곧이어 베이컨 한 조각을 집어 들었다... 소금에 저린 듯 짜서 죽을 뻔했다.차설아는 잔을 들고 물을 들이켰고, 원이는 또 물었다.“엄마, 베이컨 맛은 어때요?”“이것도, 괜찮아. 먹고 나면 물이 좀 당기네?”이렇게 한 바퀴 맛보고 나니 차설아는 마치 ‘맛없는 요리’ 대회를 경험한 듯, 쉽게 삼킬 수 있는 요리가 하나도 없었다.“엄마, 배불러요? 이 셰프 요리 솜씨 어때요? 몇 점이에요?”원이는 기대에 차서 물었다.“배불러, 10점이야.”“와, 대박. 만점이네요!”원이는 이미 참지 못하고 환호성을 질렀다.이어서 차설아는 심호흡을 하더니 말했다.“100점 만점에 10점.”“네?”“원아, 네가 어디서 이 셰프를 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네 효심은 엄마가 잘 받을게. 이 셰프에게 전해줘.
“긴급 상황! 긴급 상황! 미스터 Q는 답하라. 미스터 Q는 답하라.”원이가 호출을 끝내자, 미스터 Q는 무전기 옆을 지키고 있던 것처럼 대뜸 열정적으로 응답했다.“미스터 Q 대기 완료!”남자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아침은 먹었어? 나의 뛰어난 요리 솜씨에 깜짝 놀랐지?”“놀라긴 했죠. 아주 맛없어서 질겁할 정도로요. 엄마가 그 맛 없는 요리를 먹고 하마터면 경찰에 신고할 뻔했어요.”원이는 두 손을 펴고 힘없이 말했다.“맛이 없다고?”미스터 Q의 목소리는 차가워지더니 이해할 수 없는 기색이 역력했다.“그 아침 식사는 내가 모두 요리책에 따라 정성껏 만든 거야, 나의 열정과 사랑을 쏟았다고... 다른 건 몰라도 찐 만두는 반죽만 한 시간을 했는데 맛이 없다고?”원이는 손바닥으로 이마를 짚으며 엄한 어조로 말했다.“알겠어요. 성의는 알겠지만 요리에는 재능이 없네요. 이건 약점이니 최대한 빨리 보완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전 다른 사람을 선택할 수밖에 없어요... 엄마를 잘 돌봐줄 남편,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서 엄마를 튼튼하고 건강하게 해줄 수 있는 남편을 저는 찾고 있어요.”“다시 한번 기회를 줘. 다음 식사는 반드시 완벽하게 해낼게.”미스터 Q는 진지하게 약속했다.“기회는 당연히 드리죠. 이미 제 아버지로 점 찍었으니, 다만...”원이는 작고 예쁜 얼굴을 찡그리더니 난처한 표정을 보였다.“요리 솜씨가 형편없으니 다른 장점으로 보완해야 할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제가 엄마에게 어필하기 힘들어요!”“다른 장점이라면...”미스터 Q는 몇 초 동안 고민하다가 물었다.“돈이 많은 것도 장점에 속하나?”“돈은 우리 엄마도 있어요!”“하지만 난 돈이 아주아주 많아. 네 엄마가 원하는 만큼 줄 수 있다고.”“이거 좋네요. 플러스 10점!”원이는 싱글벙글 웃으며 무전기를 향해 말했다.“분명 약속했어요? 엄마가 원하는 대로 주기로... 그럼 오늘은 일단 이 정도로 하고 다른 일이 생기면 다시 연락하죠. 바이!”미스터 Q는 할 말을 잃
‘X발, 이거 완전 답 없는 상황 아니야. 방법이 많아 보이지만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잖아!’“어휴, 어휴, 어휴!”차설아는 머리를 긁적였는데 미쳐버릴 지경이었다.“엄마, 무슨 속상한 일 있어요?”원이가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한숨을 푹 쉬고 있는 차설아를 걱정스러운 얼굴로 바라봤다.“아니야, 엄마 엄청 기뻐. 천사 같은 너랑 달이가 있는데 엄마는 기뻐도 모자랄 판에 왜 속상해하겠어?”차설아는 입꼬리를 끌어올리더니 햇살 같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엄마, 거짓말하지 마세요. 지금 억지로 웃고 계시잖아요. 거짓말하는 게 너무 티가 나요, 눈도 계속 끔뻑거리면서. 제가 세 살짜리 애도 아니고, 벌써 네 살 반, 거의 다섯 살이 다 되어간다고요. 제가 그렇게 우스워 보이나요?”“어, 그게...”차설아는 제 발 저린 도둑처럼 미소가 굳어졌다.하긴, 원이가 워낙 똑똑하기에 차설아가 서투른 연기를 선보이니 바로 원이에게 들통날 것이다. 그래서 차설아는 더는 연기하지 않고 원이에게 솔직하게 말했다.“원이야, 엄마에게 요즘 조금 까다로운 일이 생긴 건 맞아. 그 일을 해결하기 위해 잠시 해바라기 섬을 팔아야 할 것 같은데, 너랑 달이는 동의할 수 있어?”해바라기 섬을 파는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그녀 또한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해바라기 섬을 팔기 전에 그녀는 아이들의 허락을 구해야 했다.“당연히 동의할 수 없죠.”원이가 주저하지 않고 단호하게 말했다.“해바라기 섬은 우리 집이에요, 우리의 즐거운 추억이 있는 곳인데 당연히 팔면 안 되죠.”“하긴!”차설아는 이마를 ‘탁’ 치더니 의자에 확 누웠다.그녀는 맑은 두 눈으로 하얀 천장을 보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엄마가 생각이 짧았네. 엄마 원망하지 마. 해바라기 섬은 절대 팔지 않을 거야. 다른 방법을 더 생각해 볼게.”원이는 차설아의 팔을 잡고는 지체하지 않고 바로 말했다.“엄마, 돈이 필요해요? 얼마나 해결하기 쉬운 일이에요. 제가 아는 사람이 있는데 돈이 엄청 많아요.
“무슨 일인데? 왜 이렇게 숨을 헐떡여? 숨 고르고 천천히 말해.”차설아는 미간을 구기며 자리에서 일어서고는 너무 흥분한 바람에 몸을 비틀거리는 배경윤을 부축했다.“오빠, 오빠에게 일이 생겼어!”얼굴이 창백해진 배경윤은 깊은숨을 들이쉬더니 말을 더듬었다.“전에... 전에 천신 그룹의 적자를 막기 위해 오빠가 흥신은행에서 대출을 받았거든. 담보물이 바로 부성 그룹의 지분이었어. 원래 상환 기간 전에 아무도 모르게 돈을 갚으면 되는데 이 일이 아빠 귀에 들어간 거야...”배경윤의 팔을 잡고 있던 차설아의 손에 힘이 조금 더 들어갔다.그녀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 물었다.“그래서 어떻게 됐어?”“우리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언니도 알잖아. 화가 나면 가족도 안중에 없어. 우리 배씨 가문이 워낙 그레이존 사업으로 자수성가했잖아. 아빠가 지금 옛날에 조직에서 사용했던 방법으로 오빠에게 벌을 주고 있어. 오빠... 오빠 지금 거의 맞아 죽고 있어!”배경윤은 눈물을 흘리며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했다.“언니, 방법 생각해서 우리 오빠 구해주면 안 돼? 아니면 오빠가 정말 죽을 수도 있어!”“그만 울고. 지금 경수가 어디에 있는데? 내가 바로 찾으러 갈게.”차설아는 배경윤을 위로해 주며 출발하려고 준비하기 시작했다.그녀는 배성준과 만난 적이 없었지만 그가 고지식하고 고집불통일 뿐만 아니라 수완이 있는 분이라는 건 잘 알고 있었다.배경수는 배성준이 학수고대한 아들로서 줄곧 그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그래서 배경수는 부성 그룹의 확실한 후계자였고, 부성 그룹에서도 두 번째로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주주였다.그런데 배경수가 말도 없이 지분을 담보로 갖다 썼을 뿐만 아니라 겨우 작은 하이 테크의 적자를 막기 위해서 썼으니, 배씨 가문의 가주인 배성준도 화가 났을 뿐만 아니라 배씨 가문과 아무 상관이 없는 차설아조차도 화가 났다!“배경수가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했대? 아무리 나를 믿고 천신 그룹을 믿는다고 해도 부성 그룹의 미래를 걸지 말았어야지. 만약 우리 프
“여보, 더 때리면 안 돼요. 우리 경수 당신한테 맞아 죽겠어요...”강혜정은 울면서 아들을 꼭 끌어안더니 눈물을 흘리면서 배성준에게 빌었다.“경수는 당신의 유일한 아들이잖아요. 이대로 때려죽이면 배씨 가문의 가업은 누구에게 맡길 거예요?”“엄마, 그 말 참 듣기 불편하네요!”배씨 가문 셋째 딸인 배경림이 눈을 부라리더니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우리는 뭐 배씨 가문 사람이 아니에요? 엄마가 길바닥에서 주워 온 애들이냐고요. 경수가 없다고 우리 배씨 가문의 대가 끊겨요?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아직도 남녀 차별을 하세요.”“경림이 말이 맞아.”배성준이 씩씩거리며 말했다.“나 배성준의 자식이 얘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이놈을 때려죽여도 딸이 여섯이나 있어. 딸들이 다 이 패가망신하는 놈보다는 낫지. 특히 우리 경림이, 내가 그동안 맡긴 업무를 얼마나 잘 해내고 있어. 내가 마음 놓고 우리 배씨 가문의 가업을 맡길 수 있을 정도라고!”배경림이 입꼬리를 씩 끌어올리더니 거실에 무릎 꿇고 있는 배경수를 향해 말했다.“경수야, 그때 돈을 받아 천신 그룹을 설립한 것도 여자를 꼬시려고 그런 거잖아. 그때 네가 곧 흥미 잃을 줄 알았는데 천신 그룹에 점점 더 많은 돈을 투자할 줄 누가 알았겠어? 네가 배씨 가문의 돈을 다 성도윤이 갖고 놀다가 질려서 이혼한 여자에게 갖다 바쳤잖아. 그래서 결국 네가 얻은 게 뭔데? 성도윤과 이혼한 여자가 너에게 고마워했어? 너랑 연애를 해준다고 했어? 잘 보이려고 몇 년 동안 고생했는데 뭘 얻었는데? 지금 네가 거의 맞아 죽고 있는데 그 여자가 눈곱만큼이라도 신경을 써?”배경수는 주먹을 불끈 쥐더니 벌게진 눈으로 배경림을 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누나, 말은 함부로 하는 거 아니야. 보스는 내 목숨을 살려줬던 은인이야. 내 마음속의 신이라고. 계속 그런 보스에 대해 함부로 말한다면 아무리 누나라고 해도 난 안 봐줘.”그 말을 들은 배성준은 벌컥 역정을 냈다.“이놈의 자식, 진짜 마가 씐 거야? 나 배성준이 너 같은
“어머, 이게 무슨 일이래. 우리 아들을 제대로 홀려 정신줄을 놓게 만든 여자가 드디어 나타났구먼?”배성준은 차설아를 위아래로 훑어봤는데 마치 상품을 훑어보듯 눈빛이 매서웠다. 그러고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 말 진심이야? 정말 이 패가망신한 놈을 구하기 위해 그 어떤 일도 할 수 있어?”차설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저는 큰소리만 떵떵 치는 사람이 아닙니다.”“좋아, 그래도 양심은 있구먼.”차설아가 마음에 들었는지, 아니면 경멸하는 마음이 들었는지, 그녀를 바라보는 배성준의 눈빛이 복잡해졌고, 이어서 그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얼굴이 예쁘긴 하네, 우리 아들이 그렇게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이유가 있었네...”바닥에서 무릎 꿇고 있던 배경수가 미간을 찌푸리더니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보스, 나 상관하지 말고 얼른 여길 떠나. 아빠가 나를 아끼기 때문에 아무리 화가 나도 나를 죽이진 않으실 거야. 하지만 보스는 달라. 우리 아빠는 여색을 좋아하기로 소문이 자자하단 말이야. 보스한테 변태적인 일을 저지를 수도 있어!”배성준은 소문이 자자한 바람둥이였다. 일곱 명의 자녀 외에 그의 혼외자식은 수두룩했고, 많은 여자들을 울리기도 했다.배경수는 그런 아빠의 본성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차설아가 걱정되는 것이었다.하지만 차설아는 아주 덤덤했고, 심지어 씩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변태는 많이 만나봤지. 한 사람 더 만나봤자 뭐 어떻게 되겠어?”그녀도 배성준에 관한 소문을 일찍부터 들은 바가 있었지만 자기에게까지 그런 변태적인 짓을 할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닥쳐!”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배성준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특히 어릴 때부터 예뻐했던 배경수가 여자에게 모든 걸 갖다 바치는 패가망신하는 놈일 뿐이 아니라 생각이 없는 바보라니. 마음속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모든 여자를 손안에 넣고 마는 그런 사람으로 생각했단 말인가?“내 요구는 아주 간단해. 이 패가망신한 놈이 너를 그렇게 오
사람들은 저마다 한시름을 놓았고, 또 차설아를 마구 비웃었다.“모두 닥쳐요. 설아 언니를 그렇게 말하지 마요. 나랑 경수 오빠의 목숨을 설아 언니가 구해준 거라고요. 우리 배씨 가문이 아무리 노력해도 설아 언니에 걸맞은 가문이 될 수 없을 거예요.”배경윤은 화가 난 나머지 얼굴이 빨개졌고, 한껏 흥분된 목소리로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빨리 보스 데리고 가!”고개를 푹 숙인 배경수가 주먹을 불끈 쥐고는 배경윤을 향해 명령했다.자기가 사랑한 여자가 이토록 가족들에게 모욕을 당하고 있으니 그는 부끄러워 차설아를 바라볼 용기도 나지 않았다!“아버지, 저를 오늘 제발 저를 때려죽이세요. 만약 죽이지 못한다면 저는 제대로 불효자식이 될 겁니다.”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배성준을 보며 경고했다.배성준은 그가 존경하는 아버지이기도 했지만, 그런 아버지가 제대로 선을 넘었으니 그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이놈의 자식. 이혼한 여자 때문에 감히 아버지에게 그런 불효의 말을 해? 그럼 네 소원을 들어주지. 죽을 때까지 때려주겠어.”배성준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또 배경수를 향해 살갗이 찢어지도록 채찍을 휘둘렀다.강혜정은 울면서 그를 말렸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그만해요!”계속 침묵을 지키던 차설아가 무표정으로 말했다.“아버님 말씀 모두 지당하세요. 저도 동의합니다. 제가 이혼한 여자로서 경수와 거리를 둬야 하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저는 경수와 거리를 두기는커녕 오히려 가깝게 지냈고, 또 당연하다는 듯이 경수가 해준 모든 걸 그대로 누렸으니 제가 너무 이기적이었습니다.”“흥, 그래도 자기가 누렸다는 걸 인정하긴 하네.”배성준이 차설아에게 이토록 치욕스러운 수모를 안겨준 이유는 바로 차설아가 자기 신분을 확실히 알고 앞으로 더는 금쪽같은 자기 아들에게 다가오지 말라고 경고하기 위해서였다.차설아가 계속 말을 이어갔다.“그동안 경수가 저에게 쓴 돈, 그리고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은 모두 이자까지 더해서 갚겠습니다. 그러니 더는 경수를 탓하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