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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차설아는 불편한 듯 입술을 깨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 시미치를 떼는 거야. 내가 뭘 오해하고 있는지 모른단 말이야?!’

성도윤은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무슨 오해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너무 깊이 생각하지는 마. 내가 한 모든 일들은 당신이 목숨 걸고 날 구해준 거에 대한 감사의 표시니까. 다른 생각은 전혀 없어.”

그 말을 들은 차설아는 자신이 착각했다는 사실에 헛웃음이 나왔다.

4년 동안 성도윤은 단 한 번도 그녀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낀적이 없었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겠는가?

“그럼 됐어.”

한결 마음이 편해진 차설아는 가볍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우린 서로 아무 감정 없으니까 이혼 증명서만 받으면 앞으로 다시는 만날 일이 없겠네.”

“...”

성도윤은 입술을 깨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역시도 같은 생각인데 차설아가 이런 말을 하자 저도 모르게 기분이 나빠졌다.

차설아는 잠옷을 걷어 올리더니 팔에 난 상처를 짚으며 말했다.

“봐봐, 상처에 딱지가 앉았어. 이제는 스스로 잘 돌볼 수 있으니까 정말 가도 돼.”

남자는 그녀의 팔에 난 상처를 보며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약은? 내가 발라줄게.”

“아니야, 정말 괜찮아. 나 혼자서도 할 수 있어.”

차설아의 거절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물약을 꺼내 면봉으로 상처를 닦아줬다.

생각보다 크고 깊은 상처를 보아 그 당시 얼마나 아팠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아파!”

물약이 살에 닿자 차설아는 너무 아픈 나머지 이를 악물었다.

“참아...”

성도윤은 부드럽게 상처를 소독하며 가볍게 호호 불었다.

“아픈 걸 싫어하는 사람이 왜 굳이 나서서... ”

“어머, 말하는 것 좀 봐. 널 구하려고 이렇게 된 건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차설아는 당장이라도 눈앞에 있는 이 배은망덕한 자식을 한 대 때리고 싶었다!

“다음부터 이런 바보 같은 짓 하지 마. 난 네가 위험을 감수하고 나설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 아니야.”

성도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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