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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햇빛이 눈 부신 다음날, 진무열은 일찌감치 차설아의 개인 파일을 보내왔다.

그건 성도윤의 인식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고 그는 충격에 빠졌다.

차설아와 결혼한 지 4년이 되었는데, 이혼 직전에야 자기 아내가 해안대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이름난 학생이라는 걸 알았다!

성적이 좋은 덕분에 2년이나 월반한 그녀는 수능 없이 해안대학의 간판 학과인 전자통신학과에 입학했고 전자기장과 전자파를 전공했다.

대학교 2학년 때는 보조강사로 실험 수업을 가르쳤고 그녀의 강의는 늘 학생들로 꽉꽉 찼다.

대학원생 2년 차, X 국의 가장 유명한 대학에 교환 학생으로 갔고, 그곳에서도 여러 차례의 전설이 되었다.

대학원생 3년 차에 모든 게 변했다.

어느 날 갑자기 파산당하여 빚더미에 앉게 되었고 채무를 감당하지 못한 부모님은 투신자살했다. 한때 8대 가문의 하나였던 차씨 가문은 하루아침에 무너져 원수가 수도 없이 많아졌다.

차설아의 할아버지 차무진은 임종 전에 그녀를 맡겼다.

성도윤은 집안 어르신의 회유 끝에 어쩔 수 없이 해외에서 돌아와 차설아와 급히 결혼식을 올렸다.

계약 결혼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 찬 성도윤은 차설아를 보는 것만으로도 짜증이 났다.

둘이 처음 만나게 된 그날에는 축축하게 비가 내렸다.

단정한 옷차림의 차설아는 마르고 연약한 몸에 귀에는 꽃을 꽂고 있었는데, 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성도윤은 과묵한 여자는 별로였기에 둘은 첫인상부터 서로 맞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 4년 동안 그는 법적인 아내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고 그녀에 대해 알고 싶지도 않았다. 공개적인 석상에서 금실 좋은 부부로 연기해야 할 경우를 제외하고 차설아는 그저 집안을 장식하는 가구일 뿐이었다.

4년 동안 차설아는 성씨 가문의 둘째 사모님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며 그 자리에 맞는 최적화된 사람이었다.

단장하고 우아하며 시부모님께 효도하는 그녀는 4년 동안 그 어떤 구설에도 오르지 않았다.

임채원만 없었더라면 성도윤도 이 결혼을 계속 유지하고 싶었을 것이다...

따사롭게 비추는 햇살 사이로 차설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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