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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1화

성당의 문은 닫혀 있었다.

성도윤은 바로 문을 열려고 했지만 괜히 체면을 구길 수도 있다고 생각해 문밖에 서서 목을 가다듬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알아서 나와.”

“...”

고요한 정적만이 흘렀다.

성도윤은 불쾌한 마음을 억누르고 계속 도도한 자태로 말을 이어갔다.

“밀당도 정도껏 해야지. 인내심이 거의 한계에 다다랐어. 내가 들어가면 당신은 끝장이야.”

‘흥, 내가 비행기에 보트를 타고 온 것도 모자라 산도 몇 시간이나 올랐다고. 이렇게 먼 곳까지 왔는데 배웅쯤은 나와야 하는 거 아니야?’

하지만...

성당 안에는 여전히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성도윤은 화난 마음에 문을 확 열고 들어갔다.

“차설아, 너무한 거 아니야? 당신...”

“서프라이즈! 도윤 씨, 제대로 속은 거 축하해!”

성당 안에서 차설아의 모습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텅 빈 성당 한가운데에 곰 인형이 하나 놓여 있었다.

인형 안에는 무전기가 설치돼 있었는데 곰 인형은 마치 영혼이 실린 듯이 성도윤을 비웃고 있었다.

“하하하, 성도윤 대표님. 정말 너무 바보스럽군요. 정말 나 찾으러 여기까지 오다니...”

“괜한 힘 쓰지 마. 내가 허락하지 않은 이상, 당신은 영원히 나를 찾지 못할 거야.”

“모습을 드러내야 하는 때가 된다면 내가 알아서 나타날 테니 그때 꼭 마중 나와!”

곰 인형은 차설아의 목소리를 내며 비꼬는 투로 말했다.

“차설아!”

성도윤은 남을 상대하려고 계략을 꾸미던 총명한 자신이 차설아에게 쩔쩔매게 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그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고 곰 인형을 확 잡더니 당장이라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

곰 인형이 또 말하기 시작했다.

“나 부수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이 섬에서 영영 나가지 못할 거야. 정 믿지 못하겠으면 지갑 한 번 찾아봐!”

성도윤은 곧바로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어보더니 지갑은 역시 사라졌다.

아까 그 어린 여자아이가 훔쳐 갔다는 사실을 그는 곧바로 알아챘다.

지금 쫓아가봤자 그 여자아이를 찾을 수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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