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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9화

말을 마친 배경윤은 씩씩거리면서 병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배경윤은 20 몇 년 동안 살아오면서 이렇게 억울하고 답답한 적은 처음이었다. 사랑이라는 것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었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뜨겁게 타오르다가도 식는 것이 사랑이구나.’

배경윤이 밀어서 언덕에서 떨어졌다고 주장하는 윤설 곁에 사도현이 늘 함께했다. 배경윤은 차성철에 관한 얘기를 꺼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윤설의 상태가 나아지면 다시 얘기를 해보면서 그 사건의 배후가 도대체 누구인지 알아내려고 했다.

그래서 배경윤은 마을에서 지냈고 윤설이 가는 곳마다 따라서 갔다.

윤설의 부상으로 인해 예능 <<힐링 공간 >>은 촬영이 중단되었고 고정 멤버들은 마당에 모여 앉아 불만을 토로했다.

감독 장윤태는 연못가에 앉아서 한숨만 내쉬는 배경윤을 쳐다보더니 혹시라도 안 좋은 마음이라도 먹을까 봐 말을 걸었다.

“배경윤 씨, 촬영할 때 원래 이러저러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거든요. 저는 배경윤 씨가 일부러 윤설 씨를 민 게 아니라고 믿고 있으니 자책하지 말아요. 그 영상은 공개하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네티즌의 질타를 받을 일이 없도록 제가 책임질게요.”

장윤태는 자연스럽게 배경윤 곁에 앉았다.

“제가 자책한다고요?”

배경윤은 장윤태를 힐끗 쳐다보더니 피식 웃었다.

“저는 자책한 적 없는데요? 제가 밀었다는 듯이 거짓말하는 여자랑 그 옆을 지키고 있는 남자 때문에 속상해한 적도 없어요. 그리고 저는 악플이든 질타든 두렵지 않아요. 예전에 좋아하는 연예인 팬덤 내부에서 말싸움이 벌어졌을 때 제가 결국 이겼고 팬클럽 회장 자리를 이어받았거든요. 그런데 그깟 네티즌의 질타를 두려워할 것 같아요?”

배경윤의 말에 장윤태가 껄껄 웃었다.

“여전히 씩씩한 것 같아서 마음이 놓이네요. 배경윤 씨가 계속 연못을 바라보고 있어서 뛰어내릴까 봐 조마조마하더군요.”

“그럴 일 없을 테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제가 아니라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이곳에 던져버리고 싶거든요. 연못에 물고기가 꽤 많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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