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82화

“자, 이곳은 아무도 없으니 말해봐.”

간호사 이서연은 커피잔을 잡더니 머뭇거리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사실 그날 수술은 저도 좀 이상했어요. 오승준 선생님은 세심한 성격이라 리스크가 낮은 마취제만 조금 쓰거든요. 그날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의학계에서 이미 금기된 마취제를 쓰겠다는 거예요. 비록 효과는 좋지만 환자가 쇼크 하거나 오랫동안 혼수 상태에 빠져서 뇌사 판정을 받을 수도 있거든요.”

“금기된 마취제라고?”

배경윤은 이서연의 말에 깜짝 놀랐다. 금기된 마취제를 대놓고 사용할 줄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설아 말대로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꾸민 사고였어.’

“처음에는 이 마취제를 쓰면 안 된다고 말렸지만 오승준 선생님은 병원에 있는 마취제를 다 써서 어쩔 수 없다고 했어요. 게다가 이 수술로 돈을 많이 벌 수 있었으니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다른 성형병원에서는 이 마취제를 몰래 쓰거든요. 그런데 지금까지 피해자도 없었고 저는 그저 잡일이나 하는 간호사라서 협조할 수밖에 없었어요. 저는 가난한 집안의 외동딸로 태어나서...”

이서연은 눈물을 흘리면서 배경윤한테 말했다.

“정말 죄송해요. 고의로 그런 건 아닌데 정말 이럴 줄 몰랐어요. 환자분이 의식을 잃을 줄 알았다면 그때 마취제를 쓰지 못하게 말려야 했는데... 제발 살려주세요! 집에 자식이라고는 저밖에 없어서 저마저도 죽으면 우리 부모님은 버티지 못할 거예요. 제발 한 번만 봐주세요!”

“먼저 울지 말고 내 말 들어봐. 네가 무고하다면 너한테 손대는 일 없을 거야.”

배경윤은 울고 있는 이서연을 바라보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네가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줄게. 수술실에서 오승준이 이상한 행동을 한 것이 있는지 다시 떠올려봐. 네 말대로라면 수술 경험이 많은 오승준이 일부러 환자한테 장난질했을 리 없잖아. 누군가의 사주를 받고 움직였을 거야.”

“그, 그게...”

이서연이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더니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오승준 선생님이 이상한 행동을 하긴 했는데, 그저 제 생각일 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