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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4화

엘리베이터가 제일 꼭대기 층에 멈춰 섰고 문이 열렸다. 배경윤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여직원은 버튼을 연속 누르면서 미소를 지었다.

“배경윤 씨, 힘내세요! 저는 여기까지 배웅해 드릴게요. 혹시 무슨 일 생기면 불러주세요. 그럼 저는 이만 내려가 볼게요.”

배경윤이 대답하기도 전에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고 여직원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배경윤은 어쩐지 전쟁터로 가는 전사 같았다.

사도현의 사무실로 걸어가는데 사도현이 부르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케팅팀 직원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딴 사람이랑 계약한 거죠? A 국에서 흔한 연습생을 데려오면 어쩌자는 거예요! 길가에 나가서 아무 사람이나 데리고 와도 그 연습생보다는 낫겠어요. 꼴도 보기 싫으니 당장 나가요!”

갑자기 사무실 문이 열리더니 서류가 복도에 내팽개쳐졌고 안경을 쓴 중년 남자가 고개를 숙인 채 걸어 나와서 서류를 주웠다. 그 중년 남자가 쭈그리고 앉자 종잇장을 하나씩 줍는 모습이 짠해 보였다.

“같이 주워요.”

배경윤도 쭈그리고 앉아 서류를 주웠다.

“고, 고마워요.”

중년 남자가 배경윤을 쳐다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금 대표님을 뵈러 들어가실 거면 보험이라도 하나 들고 가는 게 좋을 거예요. 아무도 대표님을 감당할 수 없어요.”

“그 정도라고요?”

“믿기지 않으면 들어가 보세요. 아무쪼록 행운이 깃들기를 바랄게요.”

중년 남자는 서류를 주운 뒤에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 배경윤은 별다른 생각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갔고 두꺼운 서류가 배경윤 쪽으로 날아왔다.

“왜 다시 들어온 거죠? 이 기획안은 정말 역사에 남을 쓰레기군요!”

“아, 아파!”

배경윤이 말하기도 전에 서류가 날아왔고 얼굴에 부딪혀서 곡소리를 냈다.

“경윤아, 여기는 왜 온 거야?”

사도현은 배경윤이 다시 찾아올 줄 생각하지 못했기에 잘못을 저지른 아이처럼 당황해했다. 그러고는 정신이 퍼뜩 들었는지 배경윤을 부축했고 얼굴을 살펴보면서 말했다.

“괜찮아? 병원에 같이 가줄까? 경윤아, 나 좀 봐봐.”

“비켜!”

배경윤은 사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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