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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7화

성도윤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자신에게 바싹 달라붙은 서은아의 팔을 떼어내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집에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으랬잖아, 왜 여기까지 따라온 거야?”

“네가 걱정돼서 참을 수가 없었어. 그래서 실장님한테까지 졸라서 네가 어디 있는지 알아내고 제일 빠른 항공편으로 여기까지 온 거야.”

서은아는 다시 성도윤에게 꼭 달라붙으며 애교를 부렸다.

“하여간 진무열은 그 입이 문제야. 그만두고 싶어서 안달이 난 모양이지?”

성도윤의 준수한 얼굴에는 미처 억누르지 못한 분노가 서려 눈빛은 무서울 정도로 차가워졌다.

그는 서은아의 갑작스러운 방문이 전혀 반갑지 않았다.

그렇다고 성도윤이 죄책감을 느낀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이런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에 서은아 같은 귀한 집안의 딸이 와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윤아, 표정이 왜 그래. 안 기뻐? 내가 안 보고 싶었던 거야?”

“기쁘긴 한데, 이런 곳은 네가 있을 곳이 아니야.”

“대체 뭐가 문제인데? 여긴 유명한 관광지잖아. 난 그냥 여행 겸 가족 방문하러 온 거고. 누가 나 잡아서 인신매매라도 할까 봐 그래?”

“이런 뒤 세계는 너처럼 귀하게 자란 공주님이 감히 상상할 수 있는 곳이 아니야. 혼자 여기까지 오는 동안 아무 일도 없었다는 건 네가 운이 좋았던 거야.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겼다면 나만 또 죄책감 때문에 한동안 계속 힘들어했겠지.”

말을 마친 성도윤은 서은아를 위아래로 살펴보며 부드럽게 그녀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었다.

“넌 내 약혼녀잖아. 그러니까 자꾸 나 걱정시키지 마.”

“알겠어, 걱정하지 마. 그리고 난 서씨 가문의 장녀야. 그 아무도 날 함부로 대할 수 없어. 봐, 지금도 이렇게 멀쩡하잖아?”

서은아는 귀엽게 웃으며 자신의 치마를 살짝 들어 올리더니 제자리에서 한 바퀴 빙 돌았다. 그러고는 옆에 서 있던 차설아를 바라보더니 비웃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설아 씨도 혼자 여기까지 왔잖아. 그렇게 찢어지게 가난하고 힘도 없는 집 딸도 아무렇지 않게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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