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명 씨, 어떻게 된 거야? 업고 있는 사람이 누구야?”임아린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워낙 주변이 어두워서 진명이 업은 사람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었다.“아. 어르신이야….”진명이 웃으며 말했다.“뭐라고? 우리 할아버지?”임아린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임정휘와 하소정도 마찬가지였다.세 사람은 자신의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아린 씨, 여기서 말할 게 아니라 안으로 들어가자.”진명은 임아린에게 손을 내밀며 안으로 들어갔다.1층 침실로 돌아온 진명은 혼수상태의 어르신을 침대에 눕혔다.눈앞에서 어르신을 마주한 임정휘, 임아린 부녀와 하소정은 꿈을 꾸는 심정이었다.진명이 임씨 가문과 이태준의 손에서 무사히 도망친 것도 놀라운데 기회를 틈타 어르신까지 구출해서 모셔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인가!두 눈으로 직접 확인한 게 아니라면 절대 믿지 않았을 것이다.“진명 씨, 고마워. 우리 할아버지 구해줘서 정말 고마워!”임아린은 눈물을 글썽이며 진명의 품에 안겼다.임씨 어르신은 가문에서 그녀를 가장 아껴준 사람이었고 그녀가 그 집에서 가장 헤어지기 싫었던 인물이었다.그걸 아는 임정휘가 어떻게든 임씨 어르신을 구출하려다가 임동환의 말에 속아 어르신은 구하기는 고사하고 큰 위험에 빠질 뻔했다.그런데 진명은 혼자 힘으로 구출에 성공하는 기적을 창조한 것이다.임아린은 놀라움과 고마움으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진명,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경비도 삼엄하고 무인들이 경계를 서고 있었을 텐데 어떻고 혼자 아버지가 있는 곳을 알아내고 모시고 나온 거야?”임정휘가 놀란 얼굴로 물었다.임아린뿐이 아니라 진명을 아니꼽게 생각하는 그에게도 이건 놀라운 상황이었다.최근 어르신을 구한다고 여기저기 뛰어다녔지만 아무런 성과도 없이 오히려 임동환의 꾀에 속았는데 진명은 이렇게 쉽게 어르신을 구출하다니!자존심도 상하고 복합적인 감정들이 몰려왔다.“그게….”진명은 사건의 경과를 간략해서 그들에게 설명했다.“뭐라고? 유환이를 협
비록 진명의 진짜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가늠할 수 없지만 이미 본가에 있을 때 반보전왕경인 이강우를 쓰러뜨리는 모습을 직접 봤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그녀의 외삼촌인 임정휘는 고작 종사후기를 겨우 돌파했기에 아마 진명의 한 주먹도 당해낼 수 없을지 모른다.“너….”임정휘는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지만 달리 반박할 말을 찾지 못했다.“진명 씨, 외할아버지는 도대체 무슨 병이기에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는 걸까? 당신의 의술 실력도 뛰어나니 외할아버지 치료 좀 해주면 안 돼?”임아린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진명에게 말했다. 그녀는 지금 모든 희망을 진명에게 걸었다.“안 돼. 지금은 치료해 드릴 수 없어.”진명이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잠룡단을 복용하고 이미 두 시간이 지났다.잠룡단의 약효가 점점 소실되면서 자신의 체내 영기와 진기가 점점 빠르게 유실되는 게 느껴졌다.아마 짐작대로라면 그는 곧 허약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러니 어르신의 병을 치료할 수 없었다.“안 돼?”“아버지가 너랑 아린이를 반대했다고 치료하기 싫어진 건 아니고?”임정휘가 차가운 목소리로 시비를 걸었다.그 말을 들은 임아린은 간절한 표정으로 진명에게 애원했다.“진명 씨, 이미 지나간 일이잖아. 이제 우리도 다시 만났고. 제발 부탁 좀 할게. 우리 할아버지 좀 살려줘….”“아니. 그게 아니라….”뭐라고 해명하려던 진명은 말을 끝맺지도 못하고 온 몸에 기운이 빠지며 몸이 앞으로 기울었다. 잠룡단으로 확장되었던 진기와 영기가 사라지면서 그는 바람 빠진 공처럼 힘없이 앞으로 쓰러졌다.“진명 씨, 왜 그래?”놀란 임아린은 다급히 진명을 끌어안았다.“그게….”진명은 힘없는 목소리로 말끝을 흐렸다.“진명 씨, 혹시 다친 거예요? 많이 심각해요?”하소정도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본가에서 이태준과 대적할 때, 이태준의 손에 그의 어깨뼈가 부러진 적 있었다.지금 몸조차 가눌 수 없는 진명을 보자 그녀는 진명이 또 싸우다가 다쳤다고 생각했다.“진명 씨, 어딜 다친 거야?
이번에 박 씨 어르신이 급박한 상황에서 진명의 목숨을 구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 때문에 연거푸 피를 토하는 심각한 내상까지 입었었다.그는 속으로 이미 박 씨 어르신과 박 씨 가문을 뼛속 깊이 원망하고 있었다!“그만, 화 좀 그만 내!”“임 씨 어르신은 아직 우리 손에 있잖아. 어차피 우리가 손해 본 것도 없는데 굳이 그렇게까지 화낼 일이야? 자꾸 화내면 몸에 안 좋아...”백정은 위로를 하면서 말했다.비록 이태준은 이번에 박 씨 어르신에게 적지 않은 상처를 입긴 했지만 이태준 역시 진명을 다치게 했으니 쌍방은 기껏해야 비긴 셈이었고 그들 임 씨 가문과 이태준 쪽은 아무런 손해도 보지 않았다.하지만 유일하게 아쉬웠던 점은 원래 진명을 없앨 아주 절호의 기회를 이렇게 그저 날리게 되었다는 것이었다!“그렇긴 하네.”“임 씨 어르신이 아직 우리 손에 인질로 잡혀 있으니 나중에 우리가 진명을 상대할 기회는 많지. 이번 기회 날렸다고 큰 문제가 되진 않아!”이태준의 안색은 많이 누그러졌다.임 씨 어르신은 현재 그가 진명을 상대할 수 있는 패였고 진명과 임아린 등 사람들이 임 씨 어르신을 구하러 올 생각만 한다면 그는 진명이 걸려들지 않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진명이 요행으로 이번에 도망갈 수 있었던 것만 해도 아주 큰 행운이었고 그는 진명이 다음번에 또 도망갈 수 있으리라고 믿지 않았다!쿵쿵쿵!바로 이때, 발걸음 소리가 다소 조급하게 들려왔고 임유환이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들어왔다.“유환아, 왜 그러냐?”“가주가 되어서 잔뜩 겁에 질려 있다니. 이게 무슨 꼴이냐!”백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잔뜩 언짢은 듯한 어투로 말했다.“어머니, 큰일 났습니다. 진명이 할아버지를 구출해 갔어요...”임유환은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진명이 임 씨 어르신을 구출한 후 얼마 안 된 그는 혼수상태에서 깨어나게 되었다.곧이어 그는 곧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황급히 백정에게로 달려와 상황을 보고하였다.“뭐라고?”“임 씨 어르신을 구출해 갔다고?”놀란
이것으로 하여금 그들을 정신 차리게 만들었다!더 이상 손에 임 씨 어르신이라는 인질이 없으니 그들이 계속 진명을 상대할 계획을 세워도 아마 힘들 것이었다!“안 돼. 난 절대 진명이 그렇게 쉽게 임 씨 어르신을 구출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백정은 테이블을 탁 소리 나게 치더니 이내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가려 했다.“백정, 너 뭐 하려고?”이태준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어왔다.“내가 지금 당장 사람을 보내서 진명을 죽이라고 할 거야. 반드시 진명과 임 씨 어르신을 잡아 오라고 할 거야!”백정은 분노에 가득 찬 말투로 말했다.“쓸데없을 거야. 이렇게나 오랜 시간이 흘렀잖아. 이미 도망갔을지도 모르지. 네가 지금 사람을 시켜 진명을 쫓아가 죽이는 건 이미 늦은 일이라고!”이태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혹시 모르잖아!””어차피 도망을 쳐봤자 걔는 임 씨 어르신을 데리고 틀림없이 임아린이 있는 곳으로 갔을 거야!””정 안 되면 우리가 직접 사람들을 데리고 강성 더 힐로 쳐들어가 잡으면 되잖아!”백정은 서늘한 어투로 말했다.“뭐라고?”“너 미쳤어?”“지금 진명에겐 박 씨 가문이 있는데 만약 우리가 대놓고 잡으러 간다면 그건 박 씨 가문과 대놓고 적대적인 사이가 되겠다는 거랑 다를 바 없잖아?”“만약 박 씨 가문이 그것을 빌미로 임 씨 가문과 이 씨 가문에게 도전장을 내민다면 그때 가서 우리가 무슨 수로 당해낼 거지?”이태준은 깜짝 놀라 펄쩍 뛰더니 황급히 백정을 막아섰다.비록 그는 방금 임 씨 가문 밖에서 박 씨 어르신과 맞서 싸워보았다. 하지만 양측에서 모두 출사표를 던진 만큼 진정으로 체면을 깎이진 않았다.그러나 만약 그와 백정이 규칙을 어기고 정면으로 진명을 상대한다는 것은 성질부터 달랐다.우선, 진명은 교활한 사람이니 아무리 그들이 정면으로 출격한다 해도 진명을 처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다음으로, 만약 그들이 그 일로 박 씨 가문의 심기를 건드리게 된다면 박 씨 가문에서는 총 출동하게 될 것이었고 두 명의 전왕경이라는
박기영은 궁금한 듯 머리를 갸웃거리며 물었다.“기영아, 네가 강성 더 힐로 들어가서 산 지 꽤 오래되었구나. 네가 그 집에서 진명과 같이 사는 동안 지계 공법에 관한 실마리는 찾았느냐?”박 씨 어르신은 엄숙한 얼굴로 물었다.그가 박기영을 특별히 집으로 부른 것도 박기영에게 지계 공법에 관한 일들을 어느 정도 처리했는지 물어보기 위해서였다.“지계 공법이요?”박기영은 속으로 깜짝 놀랐다.지계 공법의 실마리는 찾지 못했지만 그녀는 우연하게도 천계 공법을 몰래 어느 정도 배우게 되었다. 이건 어떠려나 모르겠네!“기영아, 왜 대답을 하지 않는 거지?”“지계 공법의 실마리에 대해 찾아보기는 했느냐?”박기영이 입을 꾹 다물고 있는 모습을 본 박 씨 어르신은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고 도대체 박기영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전...”박기영은 우물쭈물 약간 망설이는 듯했고 자신이 천계 공법에 관한 일을 박 씨 어르신에게 알려야 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었다.천계 공법은 무림계의 보물이었고 모든 무사들이 꿈꿔오던 아주 진귀한 보물이기도 했다!만약 박 씨 어르신이 진명에게 천계 공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아마 진명의 적수가 손을 쓸 새도 없이 박 씨 어르신이 가장 먼저 빠른 시일내에 진명을 잡아다 들여 어떻게든 진명의 입에서 현녀결의 모든 심법 구결이 나오게 만들 것이다!일반 백성은 옥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죄가 된다고 박 씨 어르신은 완전한 천계 공법을 손에 넣은 후 반드시 진명과 임아린, 그리고 하소정을 살해하여 입막음할 것이었다. 첫 번째 이유로는 뿌리를 뽑으려는 것이고 두 번째 이유로는 천계 공법이 밖으로 새 나가면 박 씨 가문에 피바람을 일으키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이건 마치 진명이 그녀가 몰래 천계 공법을 따라 배우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한 후 그 자리에서 그녀를 죽여 입막음을 하려던 것처럼 박 씨 어르신도 후환을 없애기 위해 반드시 죽여버릴 것이었다!그러나 그녀는 결코 악독한 여자가 아니었기에 진명과 임아린, 그
”음... 진명 씨가 저를 조금 도와주긴 했어요.”박기영은 다소 떨떠름한 듯이 대답했다.그녀가 임아린의 별장으로 이사를 간 후 최근 며칠 동안 진명은 줄곧 그녀를 한쪽으로 제쳐두었고 그녀에게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는데 어떻게 그녀를 도와 레벨을 올려주겠는가?하지만 다행히도 그녀는 오늘 오후 침대 밑에 숨어들어 우연히 몰래 천계 공법 절반을 배우게 되었고 레벨도 아주 순조롭게 돌파하게 되었으니 이것 또한 진명의 덕이라고 볼 수 있겠지!“조금이라니?”박 씨 어르신은 만족하지 못한 얼굴로 말했고 박기영의 표정을 통해 그는 이미 진명이 요 며칠 동안 정말로 게으름을 피우고 있었다는 것을 눈치챘다!이것은 어떻게 그의 노고에 대한 정당한 대가라고 할 수 있겠는가!“그게... 진명 씨는 이미 제 레벨을 종사 중기의 경지까지 돌파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거든요...”박기영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박 씨 어르신이 진명에 대해 오해를 하기전에 그녀는 현녀결에 대한 공로를 진명에게 씌우는 수밖에 없었다.“뭐라고?”“걔가 이미 너를 종사 중기의 경지로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고?”“그게 사실이냐!”박 씨 어르신은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네, 사실이에요!””만약 제가 한 말이 믿기지 않으신다면 제가 레벨의 기운을 방출해 내어 보여드릴 수도 있어요.”박기영은 말을 하면서 자신의 진기를 꺼내 보였다. 과연 레벨은 이미 종사 중기의 경지로 도달하여 있었다!“이... 이럴 수가!”박 씨 어르신은 깜짝 놀라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그는 박기영의 레벨이 얼마 전에 바로 종사 초기의 경지를 돌파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보통이라면 일 년 반이라는 혹독한 수련이 없이 박기영은 절대 또다시 돌파를 할 수 없을 것이었다!하지만 지금 고작 그 며칠이라는 시간 사이에 진명은 박기영을 도와 무학의 병목 현상을 돌파하게 만들었다!이 소식은 그에게 어마어마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만약 자신이 두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았다면 절대 이 사실이 진짜라고 믿
”너희 둘은 아주 잘 어울리는 한쌍이야. 아주 하늘이 내린 한 쌍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약 네가 그와 미래를 함께 할 수 있다면 그를 우리 박 씨 가문에 데릴사위로 들이고 나중에 박 씨 가문은 너희 둘의 지휘하에 반드시 아주 휘황찬란한 길을 걷게 될 것이다!”박 씨 어르신은 잔뜩 흥분한 얼굴로 말했다.처음 그가 명정 그룹의 판매회에 참가했을 때 그는 박기영을 진명에게 시집을 보낸다는 말을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 그는 진명을 이용할 목적으로 말했기에 정말로 박기영을 진명에게 시집 보낼 생각은 없었다!하지만 지금, 진명의 연단술은 거의 신에 가까운 능력을 지니고 있었고 게다가 백 년에 한번 나타날까 말까 한 엄청난 무학의 천재였다. 심지어 다른 사람의 무학 병목현상까지 돌파할 수 있도록 도와주다니!그 순간 그는 정말로 진명을 끌어들이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할아버지, 제발 억지로 막 갖다붙이지 말아 주실래요?”“전 진명 씨한테 일말의 관심조차 없다고요!””그리고 그 사람은 임아린의 남자친구잖아요. 전 박 씨 가문의 아가씨인테 굳이 남의 남자친구를 뺏어야 하나요? 그건 너무 부도덕한 일이잖아요!”박기영은 바로 반박에 나섰다.“그건... 그것도 맞는 말이구나.”“그런 일들은 확실히 부도덕한 일이지. 우리 박 씨 가문은 스스로 이미지를 실추할 필요는 없지!”박 씨 어르신은 살짝 주먹을 쥐면서 다소 아쉽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비록 진명의 무학 재능은 아주 높으나 박기영도 딸리지는 않았기에 박기영이 진명의 곁에서 지계급의 최상급 공법만 얻어온다면 박기영의 어마어마한 무학의 천부적인 재능으로 나중에 반드시 박 씨 가문을 더욱 광대하게 만들어 줄 것이었다!그렇게 된 이상 그도 박기영을 굳이 진명에게 시집을 보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다!“그래, 시간도 늦었으니 얼른 가서 쉬거라. 내일 아침 해가 밝으면 다시 진명이 있는 곳으로 가도 된단다.”박 씨 어르신이 말했다.“네, 알겠습니다.”박기영은 간단하게 대꾸를 한 뒤 방에서 나왔다.막
박기영은 골치가 아프다는 듯 말했다.“넌 몰라!””그 많은 여자들 중에서 난 임아린 한 사람만을 좋아해. 이건 사랑이란 말이야!””어쨌든 넌 이런 감정을 가져본 적이 없었으니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넌 이해하지 못할 거야!”박기태는 슬픔에 빠진 얼굴로 말했다.“그만해. 내 앞에서 그만 슬픈 척하라고.”“난 정말 이젠 지긋지긋하니까!”박기영은 박기태를 흘끗 노려보고는 바로 자리를 떴다.“어딜 가!”박기태는 깜짝 놀라 황급히 박기영의 팔을 잡고 끌어당겼다. 그리고 그는 무언가 생각이라도 난 듯 말했다.“기영아, 할아버지가 아까 너한테 한 말 나도 다 들었어.”“내 생각엔 할아버지의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아. 너랑 진명은 확실히 잘 어울려!”“이렇게 하자. 넌 그와 잘되도록 노력하고 난 임아린과 잘되도록 노력하는 거야. 이러면 아주 딱 좋잖아!”“뭐라고?”“딱 좋긴 뭐가 좋아!”“그게 지금 사람이 할 소리야?”박기영은 두 눈을 부릅뜬 채 어이없다는 얼굴로 박기태를 쳐다보았다.그녀는 박기태가 임아린을 자신의 곁에 두기 위해 그녀를 진명에게 팔 줄은 꿈에도 몰랐다!이런 일들은 시장에서 가격을 흥정하는 것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었기에 그녀는 박기태가 어떻게 그런 말을 입 밖에 낼 수 있었는지 몰랐다!“기영아, 나도 이러면 안 된다는 거 잘 알아...”“하지만 내가 이렇게 부탁할게. 너의 오빠인 나의 평생 행복을 위해서라도 한 번만 도와주라. 응?”박기태는 애원하듯 말하였고 여전히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그래, 알았으니까 그만 좀해...”박기영은 박기태에게 시달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고 그녀는 말을 대충 얼버무리고는 이내 서둘러 자리를 떴다.......다음 날.강성 더 힐.허약기에 들어선 진명은 방 안에 누워 휴양을 하고 있었다.그뿐만 아니라 그의 왼쪽 어깨는 어젯밤에 이태준의 주먹에 의해 골절이 되어 팔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그러나 임아린과 하소정이 계속 그의 부러진 어깨를 잘 치료해 주고 보살펴준 것도 있고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