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정은 벙쪘고, 그녀는 좋은 마음으로 진명이 임아린을 붙잡을 수 있길 바랐다.하지만 그녀는 진명이 거절할 줄은 몰랐다.“과거 일은 이미 지나갔어요, 아린이는 날 믿지 않고, 내가 가서 빌어도 아무 의미가 없어요…”“한번 믿지 않기 시작하면, 두 번, 심지어 여러 번 그럴 수 있죠.”“내가 이번에 걔를 붙잡더라도 다음번에 다른 일이 생기면, 아린이는 여전히 절 믿지 않을 거예요. 그럼 전 매번 걔한테 빌어야 하는 건가요?”진명은 슬프지 않은 것처럼 말했다.지금은 임아린이 그를 믿지 않은 뿐만 아니라, 임씨 어르신과 임정휘 부자도 그를 믿지 않았다.만약 그가 자존심을 내려놓고 임아린에게 빌어도, 임아린이 마음이 약해져서 생각을 바꾸더라도, 앞으로 임아린과 임씨 가문 사람들 앞에서는 똑같이 비참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그는 비참하게 살아가기 싫었고, 자존심과 패기도 내려놓고 싶지 않았다.그가 지금 유일하게 증명할 수 있는 건, 실력으로 자신이 깨끗하다는 것이지, 비참하게 돌아와 달라고 부탁하는 게 아니었다.“그럼 앞으로 어쩌려고요? 아린이를 포기하려고요?”한희정은 심장이 뛰었고, 진명이 임아린과 다시 잘 되길 바랐지만, 또 진명이 임이린을 포기하길 바랐다. 이 두 가지 생각은 모순적이었다.“난 모르겠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봐야죠.”“만약 아린이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최선을 다할 거예요.”“하지만 되돌릴 수 없으면, 그건 우리 두 사람의 인연이 그렇다는 거겠죠.”진명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실 그는 자신이 강해져서 최선을 다해 임아린을 붙잡을 수 있길 바랐다.하지만 그때면 이미 모든 게 늦었을지도 모른다.“진명씨가 생각이 정리됐다면 다행이네요.”“어쨌든, 진명씨가 일어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런 일로 괜히 좌절하고 포기하고, 앞으로 술도 마시지 말고요. 저는 진명씨가 이렇게 망가지는 모습 보기 싫어요…”한희정은 진명의 술냄새가 우울함을 털기 위함인 줄 알았고, 그녀는 진명을 위로하며 진명이 무너지질 않길 바랐다.
하소정은 자신의 의도를 말했다.사실 그녀의 목적은 한희정과 같았고, 진명이 임아린을 붙잡길 바랐다.“괜찮아, 마음만 받을게.”진명은 완곡히 하소정의 호의를 거절했다.“왜 괜찮아?”하소정은 매우 놀랐다.당시에 진명이 임아린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던 것도, 그녀의 도움이 컸었다.그녀는 진명이 진심으로 임아린을 좋아하는 걸 알았고, 진명이 왜 쉽게 포기하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이 일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해, 네 사촌 언니가 날 믿지 않을 뿐만 아니라, 네 외할아버지랑 삼촌도 날 안 믿으셔…”“어쨌든, 당분간은 나 혼자서 냉정을 좀 찾고, 다른 일들은 나중에 봐야지 뭐.”진명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우리 외할아버지랑 삼촌이 막을까 봐 걱정하는 거야?”하소정은 침묵했다.그녀는 진명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진명이 사촌언니 관문을 넘어가더라도, 외할아버지와 삼촌의 관문은 넘어갈 수 없었다.“진수, 어찌됐든, 내 마음속에 진수랑 우리 언니가 제일 잘 어울려. 난 이미 형부라고 생각하고 있어.”“걱정 마.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내가 꼭 언니랑 할아버지 그리고 삼촌 앞에서 진수에 대해서 좋은 말들 많이 할게. 세 사람이 마음을 돌릴 수 있게 말이야.”하소정은 진지하게 말했다.“소정아, 고마워.”진명은 코끝이 시큰해졌고, 마음이 따뜻해졌다.비록 하소정의 성격이 이상해서 그는 예전에 하소정에게 몇 번이나 당했었지만, 매번 중요한 순간에 하소정은 사람의 마음을 잘 이해했다.전화를 끊은 후, 진명은 서씨 가문으로 향했다.둘째 날 아침.진명은 어제처럼 서윤정과 함께 회사에 출근했다.오전 내내, 진명은 서윤정과 함께 회사 일을 공부하고 숙지했다.서윤정은 대외적으로 진명이 회사 이사장 신분이라는 걸 밝히지 않아서, 회사 안에 많은 고위층직원들은 진명이 서윤정이 새로 뽑은 조수나 비서인 줄 알았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점심.서윤정은 우아하게 기지개를 폈고, 속으로 진명에게 어제 안마를 계속 해달라고
그가 이번 기회에 남왕을 만나보는 것도 좋았다. 적어도 남왕이 억제하고 있으면, 그를 벌하고 싶어도 손해를 볼까 봐 섣불리 움직일 수 없을 테니 말이다.진명이 전화를 끊은 걸 보고 서윤정은 무언가를 깨달은 듯 기분이 안 좋은 말투였다. “진명아, 또 나가려는 건 아니지?”“맞아, 김욱 도련님이 만나자고 해서…”진명은 어색하게 웃었다.그는 회사에 온지 겨우 이틀밖에 안됐는데, 매일 나가야 할 일이 있었고, 서윤정이 불만이 있는 게 이상하지 않았다.“왜 또 김욱이야!”서윤정은 의심했고, 진명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이상하게 쳐다봤다. “진명아, 너 설마 실연에 충격이 너무 커서 성적 지향이 바뀐 거 아니야?”“무슨 성적 지향이…”진명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바로 깨닫고 벙쪘다.“윤정씨, 함부로 말하지 말아요. 제 성적지향에 문제없다고요!”진명은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얼굴이었지만, 마음속은 오히려 차가워졌다.“그럼 다행이고!”“난 내가 어렵게 마음에 드는 남자가 생겼는데, 상대한테 이상한 취향은 없었으면 좋겠거든!”서윤정은 장난스럽게 웃었다.진명은 눈을 굴렸고, 서윤정이 일부러 장난치는 걸 알아서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그리고 옆에 옷걸이에 걸려 있던 겉옷 정장을 걸치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남왕의 호화 별장.이곳은 면적이 매우 넓었고, 서씨 가문 저택과 비슷한 크기였다.단지 서씨 가문 저택은 비교적 레트로 스타일이었고, 김욱의 집은 사치스러울 정도로 호화로워서 조금 더 현대사회의 트렌드와 어울렸다.거실.남왕 김진성은 소파에 앉아 차를 음미하며 기다리고 있었다.옆엔 김이설도 있었고, 그녀는 차를 타고 있었다.이때, 발걸음 소리가 들리며 김욱은 진명을 데리고 밖에서 거실 안으로 들어왔다.김진성은 잠시 찻잔을 내려놓은 뒤, 일어나서 진명을 맞이했다.“아버지, 제가 소개해 드릴게요. 이쪽은 진명 도련님이세요.”“도련님, 이쪽은 제 아버시세요…”김욱은 진명을 가리켰고 간단하게 서로를 소개시켜주었다.“역시 소년영웅에 훌륭
“진 선생님, 제가 너무 직설적으로 말해도 이해해주세요. 이설이한테 듣기로는 이미 레벨이 선천절정에 도달하셨다는데, 거의 종사지경까지도 머지 않으셨다고요.”“그 나이에 레벨이 그렇게 높으시다면, 분명 스승님의 명성이 자자하실 텐데요.”“혹시 어떤 스승님의 가르침을 받으셨나요?”김진성은 굴하지 않고 캐물었다.“그건......”진명은 난감한 표정을 숨길 수 없었다.이 일은 도법과 그의 비밀과 관련된 일이었기에, 그는 김진성에게 알려줄 수 없었다.김이설은 진명이 난감해하는 걸 보고 진명을 감쌌다. “아빠, 호구 조사하러 온 것도 아닌데 뭘 그렇게 많이 물어보세요?”“어… 내가 너무 무례했네.”김진성은 웃었지만 속으론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진명은 그들이 초대한 손님이었고, 만약 평소였다면 절대 그렇게 많이 물어보지 않았을 테다.하지만 이번엔 좀 상황이 달랐다.어젯밤 김욱은 그의 앞에서 진명이 얼마나 우수한지 칭찬했고, 게다가 진명과 김이설이 선남선녀로써 너무 잘 어울린다는 말이 그의 마음에 걸렸다.딸이 연애로 상처를 입은 뒤로, 그는 늘 딸의 연애문제를 걱정했다.비록 진명은 고아지만, 그는 젊은데 능력이 있었고, 그는 진명이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는 진명의 스승이 누군인지 확실히 알아야했다. 딸이 몹쓸 남자를 만나 다시 상처를 받지 않게 말이다.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진명은 숨기느라 말하지 않았고, 이건 그를 실망하게 만들었다.“욱아, 이미 점심시간이구나. 사람들한테 말해서 점심 준비 좀 하라고 해, 제대로 진 선생님께 대접해드려야지.”김진성은 불쾌한 마음을 억누르고 아들에게 부탁했다.원래 매우 친철한 그는 진명에게 차가운 태도를 보였다.이때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리며, 집사처럼 보이는 노인이 당황한 표정을 하고 밖에서 들어왔다.“호 집사님, 왜 그러세요?”노인의 표정이 안 좋아보여서 김욱이 물었다.“존경하는 어르신, 도련님, 큰일 났습니다. 부인이 갑자기 쓰러지셨습니다…”호 집사는 황급히 정중하게 보고했다.
“제가 봤을 땐 부인의 오랜 병이 또 재발한 거 같아요…”오씨 아주머니는 사실대로 답했다.“그러겠죠.”김진성은 한숨을 쉬며 표정이 슬퍼보였다.그의 아내의 체질은 어렸을 때부터 비교적 연약했고, 당시에 그가 도법에서 고군분투할 때, 아내는 자주 그를 따라서 남북을 왔다갔다 하며, 밥도 못 먹고 잠도 제대로 못 자서 아마 그로 인해 병의 뿌리가 깊어진 것 같다.나중에 아내가 딸과 아들을 낳은 뒤, 몸은 더 허약해졌고, 계속해서 몸이 아팠으며 1년 중 최소 반년정도는 병 때문에 침대에 누워있었다.그로 인해, 그는 많은 명의들을 찾아다녔고, 많은 돈과 힘을 들였지만, 아내의 상황은 좋아질 기미가 안 보였다.특히 최근 2년동안, 아내의 체질은 더욱 악화되어 가끔씩 갑자기 기절하는 상황이 생겼다.이건 좋은 현상이 아니었다.그가 보기에 마음은 급하지만 하필 속수무책이었다.“이설 누나, 욱 도련님, 두 분 걱정 마세요. 아주머니는 한기가 몸에 들어가서 기절하시는 거예요.”“아직 큰 문제는 없어요.”진명이 위로했다.한의사는 보이는 것과 들리는 걸 중요시해서, 방금 그는 기운을 보는 방법으로 대략 환자의 몸에 한기가 심하게 들어가 있는 걸 보았지만, 아직은 생명의 위험은 없다고 판단했다.하지만 상대의 상황은 심상치 않아 보였고, 만약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아마 기껏해야 1년 반쯤이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었다.“한기가 들어갔다고요?”김이설과 김욱 남매는 멍해졌다.그 두 사람은 이미 엄마의 체질이 안 좋은 걸 알았지만, 한기 때문에 그렇게 된 줄은 몰랐다.“사실 저는 한의학을 좀 배웠어요. 만약 괜찮으시면 제가 아주머니 맥을 짚어볼게요.”“그럼 제가 치료할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진명은 간단하게 설명했다.그는 기운만 보고 대략적인 상대의 상태를 알아냈고, 만약 치료를 하려면 맥을 짚어서 상세하게 검사를 해야했다.“잘 됐네요, 너무 잘 됐어요!”김이설과 김욱 남매는 기뻐했고, 두 사람은 얼른 물러나서 진명에게 자리를 비켰다.
“아, 진 선생님은 욱이 친구입니다…”김진성은 간단하게 설명했다.“설마 이 분 의사신가요?”최 선생은 미간을 찌푸렸다.이전에 김진성의 아내가 매번 아플 때마다, 그가 나서서 치료를 해주면, 김진성은 따로 그에게 많은 돈을 보수로 챙겨주었다.만약 진명도 의사라면, 중간에 끼어들어서 그의 밥그릇을 뺏는 거 아닌가?“이게......”김진성도 진명이 의사인지 몰랐기에 의식적으로 시선이 진명을 향했다.“저는 의사가 아닙니다.”진명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의사가 아니라고요?”김진성네 가족들은 놀랐다.특히 김진성은 방금 진명의 의학 기술 수준에 한계가 있을 거라고 추측했기에, 진명이 의사가 아니라는 걸 알고, 진명에 의술을 더욱 의심하기 시작했다.최 선생은 화가 나서 웃었다. “김 선생님, 이 사람은 의사도 아닌데, 지금 환자를 함부로 치료하게 두신 건가요?”“만일 치료하다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결과는 누가 책임지나요?”“저는......”김진성의 표정이 어두워졌다.방금 그는 증상 때문에 급해서 아무 의사나 데려다 놨고, 지금 최 선생이 하는 말을 들으니, 그제서야 진명에게 치료를 도와달라고 한 일이 너무 무모하다는 걸 알았다.게다가 진명은 전문적인 의사도 아니라서 만약 함부로 치료하면, 그의 아내를 해치는 것 아닌가?“진 선생님, 호의는 감사합니다.”“이제 최 선생님이 오셨으니, 이제 이 분이 아내를 치료할 수 있게 해주세요.”김진성은 얼른 제지했다.진명은 방금 그저 아내의 맥만 짚었고 아직 함부로 치료를 시작하지 않아서, 지금 막아도 늦지 않았다.“진성 아저씨, 비록 제가 전문적인 의사는 아니지만, 제가 한의학을 좀 알아서요.”“아주머니 상태는 지금 한기가 체내에 들어갔어요, 한의학으로 치료하면 더욱 효과가…”진명은 설명했고, 말을 끝내기도 전에 최 선생이 끊어버렸다.“한의학이요? 요즘 시대에 한의학이 무슨 쓸모가 있습니까?”“부인 상태가 엄청 복잡한데, 이게 한의학으로 치료가 된다고요?”“그리고, 한의학은 쌓아온 경험
”제 생각엔 최 교수님에게 맡기는 게 나을 것 같네요!”김진성은 덤덤하게 말했다. 물론 그는 진명의 의술을 전혀 믿지 못했지만 그래도 집에 모신 손님이었기에 김진성은 예의를 갖춰 최대한 조심스럽게 거절했다.“하지만…”진명은 여전히 포기를 못하고 머뭇거리자 김진성은 귀찮은 듯한 말투로 손을 내저었다.“그만 얘기하세요. 일단 최 교수님의 진료에 방해되지 않게 잠시 물러나세요!”“그게… 알겠습니다.”진명은 한숨을 쉬며 어쩔 수 없이 물러났고 뒤에 서있던 최 교수는 각종 의료기기를 들고 앞으로 다가가 김진성 부인에게 기본적인 검사를 진행하기 시작했다.“아저씨, 오늘 다들 바쁘신 거 같은데,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진명이 두 손을 공손하게 모은 채 떠날 준비를 했다. 김진성이 그의 의술을 믿지 않은 듯했기에 진명이 이 자리에 더 남아있는 건 큰 의미가 없었다.“가지 마세요! 진명 씨, 저희 집에 어쩌다 한번 오셨는데 점심 식사도 안 하고 가시면 저희도 마음이 불편할 거예요.”김이설이 다급하게 진명을 불러 세웠다. 그녀는 어제 진명이 혼자의 힘으로 그녀를 도와줬던 일을 마음속에 기억하고 있었고 감사의 표시도 제대로 못했기에 이대로 진명을 보낼 수는 없었다.“그래요 진명 도련님! 이미 점심 식사를 준비하라고 다 시켜 놨어요. 점심 드시고 가세요.”말을 하던 김욱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어갔다.“더군다나 최 교수님은 서양학 교수이고 진명 도련님은 한의사로 서로 전공이 다르시잖아요. 만약 최 교수님이 저희 어머니를 진료하시면서 어려운 점이 있을 때 진명 도련님이 도와드릴 상황이 생길 수도 있죠.”김욱이 간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비록 김진성과 최 교수 두 사람은 진명의 의술을 믿지 못했지만 김욱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진명과 오랜 시간 알고 지냈기에 진명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고 그에 대한 믿음도 깊었다. 물론 김욱도 진명이 어머니의 고질병을 완치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가 알고 있는 진명은 없는 말을 지어내는 사람은 아니었기에 의술적으로
”아니, 왜 이러지…”최 교수는 깜짝 놀란 얼굴로 여러 방법을 더 써봤지만 김진성 부인은 여전히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최 교수님,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제 부인이 왜 아직도 깨어나지 못하고 있죠?”마음이 조급해진 김진성이 묻자 최 교수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사모님의 상황이 예전보다 더 심각해진 것 같아요…”전에 김진성 부인이 혼절했을 때 최 교수는 간단한 의술로도 그녀를 깨울 수 있었는데 지금은 혼신의 의술을 써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김진성 부인의 상태는 예전보다 심각하게 나빠졌다!“최 교수님,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최 교수의 말에 더욱 불안해진 김진성이 다급하게 물었고 최 교수는 머뭇거리면서 대답했다.“김 사장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저에게 가장 간단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있어요, 사모님한테 각성 주사를 놔주면 돼요…”각성 주사는 혼절한 환자를 살리는 데에 쓰이는 전용 주사지만 개인의 체질에 따라 가끔씩 부작용이 생기기도 하기에 긴급 상황이 아닌 이상, 의사들은 환자에게 각성 주사를 놓지 않는다.“각성 주사요? 그럼 얼른 놔주세요.”김진성은 의사가 아니었기에 각성 주사로 인해 생기는 부작용은 전혀 알지 못해서 주사에 대해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고 더군다나 몇 년간 부인의 병을 치료해 준 최 교수를 전적으로 믿고 있었다.“네, 알겠습니다.”고개를 끄덕인 최 교수는 휴대하고 있던 구급상자에서 약물을 제조하기 시작했다. 물론 최 교수도 각성 주사의 부작용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그 부작용 효과는 하도 미세해서 거의 없다고 봐도 되기에 가끔 환자들에게 한 번씩 놔도 큰 문제는 없다고 여겼다.“안돼요! 절대 사모님에게 각성 주사를 놓으면 안 돼요!”바로 이때, 진명이 갑자기 나서서 큰 목소리로 말했다.“왜 안돼요?”기분이 언짢아진 최 교수가 물었고 김진성 등 세 사람도 동시에 진명에게 의아한 눈빛을 보냈다.“사모님은 지금 몸이 너무 허약해요, 지금 아무 약물이나 투입해서는 안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