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이번 기회에 남왕을 만나보는 것도 좋았다. 적어도 남왕이 억제하고 있으면, 그를 벌하고 싶어도 손해를 볼까 봐 섣불리 움직일 수 없을 테니 말이다.진명이 전화를 끊은 걸 보고 서윤정은 무언가를 깨달은 듯 기분이 안 좋은 말투였다. “진명아, 또 나가려는 건 아니지?”“맞아, 김욱 도련님이 만나자고 해서…”진명은 어색하게 웃었다.그는 회사에 온지 겨우 이틀밖에 안됐는데, 매일 나가야 할 일이 있었고, 서윤정이 불만이 있는 게 이상하지 않았다.“왜 또 김욱이야!”서윤정은 의심했고, 진명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이상하게 쳐다봤다. “진명아, 너 설마 실연에 충격이 너무 커서 성적 지향이 바뀐 거 아니야?”“무슨 성적 지향이…”진명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바로 깨닫고 벙쪘다.“윤정씨, 함부로 말하지 말아요. 제 성적지향에 문제없다고요!”진명은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얼굴이었지만, 마음속은 오히려 차가워졌다.“그럼 다행이고!”“난 내가 어렵게 마음에 드는 남자가 생겼는데, 상대한테 이상한 취향은 없었으면 좋겠거든!”서윤정은 장난스럽게 웃었다.진명은 눈을 굴렸고, 서윤정이 일부러 장난치는 걸 알아서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그리고 옆에 옷걸이에 걸려 있던 겉옷 정장을 걸치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남왕의 호화 별장.이곳은 면적이 매우 넓었고, 서씨 가문 저택과 비슷한 크기였다.단지 서씨 가문 저택은 비교적 레트로 스타일이었고, 김욱의 집은 사치스러울 정도로 호화로워서 조금 더 현대사회의 트렌드와 어울렸다.거실.남왕 김진성은 소파에 앉아 차를 음미하며 기다리고 있었다.옆엔 김이설도 있었고, 그녀는 차를 타고 있었다.이때, 발걸음 소리가 들리며 김욱은 진명을 데리고 밖에서 거실 안으로 들어왔다.김진성은 잠시 찻잔을 내려놓은 뒤, 일어나서 진명을 맞이했다.“아버지, 제가 소개해 드릴게요. 이쪽은 진명 도련님이세요.”“도련님, 이쪽은 제 아버시세요…”김욱은 진명을 가리켰고 간단하게 서로를 소개시켜주었다.“역시 소년영웅에 훌륭
“진 선생님, 제가 너무 직설적으로 말해도 이해해주세요. 이설이한테 듣기로는 이미 레벨이 선천절정에 도달하셨다는데, 거의 종사지경까지도 머지 않으셨다고요.”“그 나이에 레벨이 그렇게 높으시다면, 분명 스승님의 명성이 자자하실 텐데요.”“혹시 어떤 스승님의 가르침을 받으셨나요?”김진성은 굴하지 않고 캐물었다.“그건......”진명은 난감한 표정을 숨길 수 없었다.이 일은 도법과 그의 비밀과 관련된 일이었기에, 그는 김진성에게 알려줄 수 없었다.김이설은 진명이 난감해하는 걸 보고 진명을 감쌌다. “아빠, 호구 조사하러 온 것도 아닌데 뭘 그렇게 많이 물어보세요?”“어… 내가 너무 무례했네.”김진성은 웃었지만 속으론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진명은 그들이 초대한 손님이었고, 만약 평소였다면 절대 그렇게 많이 물어보지 않았을 테다.하지만 이번엔 좀 상황이 달랐다.어젯밤 김욱은 그의 앞에서 진명이 얼마나 우수한지 칭찬했고, 게다가 진명과 김이설이 선남선녀로써 너무 잘 어울린다는 말이 그의 마음에 걸렸다.딸이 연애로 상처를 입은 뒤로, 그는 늘 딸의 연애문제를 걱정했다.비록 진명은 고아지만, 그는 젊은데 능력이 있었고, 그는 진명이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는 진명의 스승이 누군인지 확실히 알아야했다. 딸이 몹쓸 남자를 만나 다시 상처를 받지 않게 말이다.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진명은 숨기느라 말하지 않았고, 이건 그를 실망하게 만들었다.“욱아, 이미 점심시간이구나. 사람들한테 말해서 점심 준비 좀 하라고 해, 제대로 진 선생님께 대접해드려야지.”김진성은 불쾌한 마음을 억누르고 아들에게 부탁했다.원래 매우 친철한 그는 진명에게 차가운 태도를 보였다.이때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리며, 집사처럼 보이는 노인이 당황한 표정을 하고 밖에서 들어왔다.“호 집사님, 왜 그러세요?”노인의 표정이 안 좋아보여서 김욱이 물었다.“존경하는 어르신, 도련님, 큰일 났습니다. 부인이 갑자기 쓰러지셨습니다…”호 집사는 황급히 정중하게 보고했다.
“제가 봤을 땐 부인의 오랜 병이 또 재발한 거 같아요…”오씨 아주머니는 사실대로 답했다.“그러겠죠.”김진성은 한숨을 쉬며 표정이 슬퍼보였다.그의 아내의 체질은 어렸을 때부터 비교적 연약했고, 당시에 그가 도법에서 고군분투할 때, 아내는 자주 그를 따라서 남북을 왔다갔다 하며, 밥도 못 먹고 잠도 제대로 못 자서 아마 그로 인해 병의 뿌리가 깊어진 것 같다.나중에 아내가 딸과 아들을 낳은 뒤, 몸은 더 허약해졌고, 계속해서 몸이 아팠으며 1년 중 최소 반년정도는 병 때문에 침대에 누워있었다.그로 인해, 그는 많은 명의들을 찾아다녔고, 많은 돈과 힘을 들였지만, 아내의 상황은 좋아질 기미가 안 보였다.특히 최근 2년동안, 아내의 체질은 더욱 악화되어 가끔씩 갑자기 기절하는 상황이 생겼다.이건 좋은 현상이 아니었다.그가 보기에 마음은 급하지만 하필 속수무책이었다.“이설 누나, 욱 도련님, 두 분 걱정 마세요. 아주머니는 한기가 몸에 들어가서 기절하시는 거예요.”“아직 큰 문제는 없어요.”진명이 위로했다.한의사는 보이는 것과 들리는 걸 중요시해서, 방금 그는 기운을 보는 방법으로 대략 환자의 몸에 한기가 심하게 들어가 있는 걸 보았지만, 아직은 생명의 위험은 없다고 판단했다.하지만 상대의 상황은 심상치 않아 보였고, 만약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아마 기껏해야 1년 반쯤이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었다.“한기가 들어갔다고요?”김이설과 김욱 남매는 멍해졌다.그 두 사람은 이미 엄마의 체질이 안 좋은 걸 알았지만, 한기 때문에 그렇게 된 줄은 몰랐다.“사실 저는 한의학을 좀 배웠어요. 만약 괜찮으시면 제가 아주머니 맥을 짚어볼게요.”“그럼 제가 치료할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진명은 간단하게 설명했다.그는 기운만 보고 대략적인 상대의 상태를 알아냈고, 만약 치료를 하려면 맥을 짚어서 상세하게 검사를 해야했다.“잘 됐네요, 너무 잘 됐어요!”김이설과 김욱 남매는 기뻐했고, 두 사람은 얼른 물러나서 진명에게 자리를 비켰다.
“아, 진 선생님은 욱이 친구입니다…”김진성은 간단하게 설명했다.“설마 이 분 의사신가요?”최 선생은 미간을 찌푸렸다.이전에 김진성의 아내가 매번 아플 때마다, 그가 나서서 치료를 해주면, 김진성은 따로 그에게 많은 돈을 보수로 챙겨주었다.만약 진명도 의사라면, 중간에 끼어들어서 그의 밥그릇을 뺏는 거 아닌가?“이게......”김진성도 진명이 의사인지 몰랐기에 의식적으로 시선이 진명을 향했다.“저는 의사가 아닙니다.”진명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의사가 아니라고요?”김진성네 가족들은 놀랐다.특히 김진성은 방금 진명의 의학 기술 수준에 한계가 있을 거라고 추측했기에, 진명이 의사가 아니라는 걸 알고, 진명에 의술을 더욱 의심하기 시작했다.최 선생은 화가 나서 웃었다. “김 선생님, 이 사람은 의사도 아닌데, 지금 환자를 함부로 치료하게 두신 건가요?”“만일 치료하다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결과는 누가 책임지나요?”“저는......”김진성의 표정이 어두워졌다.방금 그는 증상 때문에 급해서 아무 의사나 데려다 놨고, 지금 최 선생이 하는 말을 들으니, 그제서야 진명에게 치료를 도와달라고 한 일이 너무 무모하다는 걸 알았다.게다가 진명은 전문적인 의사도 아니라서 만약 함부로 치료하면, 그의 아내를 해치는 것 아닌가?“진 선생님, 호의는 감사합니다.”“이제 최 선생님이 오셨으니, 이제 이 분이 아내를 치료할 수 있게 해주세요.”김진성은 얼른 제지했다.진명은 방금 그저 아내의 맥만 짚었고 아직 함부로 치료를 시작하지 않아서, 지금 막아도 늦지 않았다.“진성 아저씨, 비록 제가 전문적인 의사는 아니지만, 제가 한의학을 좀 알아서요.”“아주머니 상태는 지금 한기가 체내에 들어갔어요, 한의학으로 치료하면 더욱 효과가…”진명은 설명했고, 말을 끝내기도 전에 최 선생이 끊어버렸다.“한의학이요? 요즘 시대에 한의학이 무슨 쓸모가 있습니까?”“부인 상태가 엄청 복잡한데, 이게 한의학으로 치료가 된다고요?”“그리고, 한의학은 쌓아온 경험
”제 생각엔 최 교수님에게 맡기는 게 나을 것 같네요!”김진성은 덤덤하게 말했다. 물론 그는 진명의 의술을 전혀 믿지 못했지만 그래도 집에 모신 손님이었기에 김진성은 예의를 갖춰 최대한 조심스럽게 거절했다.“하지만…”진명은 여전히 포기를 못하고 머뭇거리자 김진성은 귀찮은 듯한 말투로 손을 내저었다.“그만 얘기하세요. 일단 최 교수님의 진료에 방해되지 않게 잠시 물러나세요!”“그게… 알겠습니다.”진명은 한숨을 쉬며 어쩔 수 없이 물러났고 뒤에 서있던 최 교수는 각종 의료기기를 들고 앞으로 다가가 김진성 부인에게 기본적인 검사를 진행하기 시작했다.“아저씨, 오늘 다들 바쁘신 거 같은데,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진명이 두 손을 공손하게 모은 채 떠날 준비를 했다. 김진성이 그의 의술을 믿지 않은 듯했기에 진명이 이 자리에 더 남아있는 건 큰 의미가 없었다.“가지 마세요! 진명 씨, 저희 집에 어쩌다 한번 오셨는데 점심 식사도 안 하고 가시면 저희도 마음이 불편할 거예요.”김이설이 다급하게 진명을 불러 세웠다. 그녀는 어제 진명이 혼자의 힘으로 그녀를 도와줬던 일을 마음속에 기억하고 있었고 감사의 표시도 제대로 못했기에 이대로 진명을 보낼 수는 없었다.“그래요 진명 도련님! 이미 점심 식사를 준비하라고 다 시켜 놨어요. 점심 드시고 가세요.”말을 하던 김욱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어갔다.“더군다나 최 교수님은 서양학 교수이고 진명 도련님은 한의사로 서로 전공이 다르시잖아요. 만약 최 교수님이 저희 어머니를 진료하시면서 어려운 점이 있을 때 진명 도련님이 도와드릴 상황이 생길 수도 있죠.”김욱이 간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비록 김진성과 최 교수 두 사람은 진명의 의술을 믿지 못했지만 김욱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진명과 오랜 시간 알고 지냈기에 진명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고 그에 대한 믿음도 깊었다. 물론 김욱도 진명이 어머니의 고질병을 완치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가 알고 있는 진명은 없는 말을 지어내는 사람은 아니었기에 의술적으로
”아니, 왜 이러지…”최 교수는 깜짝 놀란 얼굴로 여러 방법을 더 써봤지만 김진성 부인은 여전히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최 교수님,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제 부인이 왜 아직도 깨어나지 못하고 있죠?”마음이 조급해진 김진성이 묻자 최 교수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사모님의 상황이 예전보다 더 심각해진 것 같아요…”전에 김진성 부인이 혼절했을 때 최 교수는 간단한 의술로도 그녀를 깨울 수 있었는데 지금은 혼신의 의술을 써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김진성 부인의 상태는 예전보다 심각하게 나빠졌다!“최 교수님,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최 교수의 말에 더욱 불안해진 김진성이 다급하게 물었고 최 교수는 머뭇거리면서 대답했다.“김 사장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저에게 가장 간단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있어요, 사모님한테 각성 주사를 놔주면 돼요…”각성 주사는 혼절한 환자를 살리는 데에 쓰이는 전용 주사지만 개인의 체질에 따라 가끔씩 부작용이 생기기도 하기에 긴급 상황이 아닌 이상, 의사들은 환자에게 각성 주사를 놓지 않는다.“각성 주사요? 그럼 얼른 놔주세요.”김진성은 의사가 아니었기에 각성 주사로 인해 생기는 부작용은 전혀 알지 못해서 주사에 대해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고 더군다나 몇 년간 부인의 병을 치료해 준 최 교수를 전적으로 믿고 있었다.“네, 알겠습니다.”고개를 끄덕인 최 교수는 휴대하고 있던 구급상자에서 약물을 제조하기 시작했다. 물론 최 교수도 각성 주사의 부작용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그 부작용 효과는 하도 미세해서 거의 없다고 봐도 되기에 가끔 환자들에게 한 번씩 놔도 큰 문제는 없다고 여겼다.“안돼요! 절대 사모님에게 각성 주사를 놓으면 안 돼요!”바로 이때, 진명이 갑자기 나서서 큰 목소리로 말했다.“왜 안돼요?”기분이 언짢아진 최 교수가 물었고 김진성 등 세 사람도 동시에 진명에게 의아한 눈빛을 보냈다.“사모님은 지금 몸이 너무 허약해요, 지금 아무 약물이나 투입해서는 안 될 것 같아요…”
최 교수는 진명을 보며 코웃음을 쳤다.“아저씨, 제가 서양 의학을 잘 몰라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절 믿어주세요, 사모님 현재의 몸 상태로는 절대 각성 주사를 맞으면 안 돼요!”진명은 시선을 돌려 김진성을 보며 단호하게 말렸다. 근 몇 개월 동안 진명은 많은 희귀병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꽤 많은 의학적 경험을 쌓았고 이 경험들에 의해 보았을 때, 김진성 부인은 각성 주사를 맞는 순간 병세가 악화될 것이고 심지어 당장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이 사람이… 김 사장님, 저놈은 지금 일부러 훼방하고 있는 겁니다, 제가 사모님을 치료해 드릴 수 있게 저 사람을 당장 쫓아내 주세요!”최 교수는 화가 잔뜩 나서 소리를 질렀고 곁에 있던 김진성도 치료를 여러 차례나 방해한 진명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진명 씨, 당장 물러나세요! 당신이 저희 집에 온 손님이라 지금까지 참고 있었는데 더 이상 이러시면 곤란해요!”만약 진명이 각성 주사의 위험성을 설명할 수만 있다면 김진성도 어느 정도 진명을 말을 믿었을 텐데 아무 근거도 없을뿐더러 진명은 정규 의사도 아니었기에 더더욱 믿음이 가지 않았다!“아저씨, 사모님은 정말 각성 주사를 맞으면 안 돼요, 이건 사모님 생명 안전을 위해 드리는 말씀이에요…”진명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 교수의 앞을 단호하게 가로막았다.“제 부인의 생명은 당신이 걱정할 거 없어요, 당장 물러서요!”화가 치밀어 오른 김진성이 손목을 휘젓자 어마어마한 진기가 진명을 향해 날아갔다..“종, 종사 절정?”김진성의 강대한 진기를 느낀 진명은 깜짝 놀라서 재빨리 뒤로 물러났고 김진성의 레벨은 임정휘보다도 더 높았기에 진명의 선천 절정의 미흡한 실력으로는 김진성의 진기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다행히 김진성은 진명을 물리칠 생각일 뿐, 그를 다치게 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진명이 휘청거리며 뒤로 물러나자 김진성은 이내 진기를 거두었다.그렇다고 해도 진명의 가슴에는 체혈이 출렁거렸고 강렬한 압박감에 극심한 고통을 느꼈다.“
”아버지…”김욱과 김이슬은 불만 섞인 얼굴이었다. 어쨌든 진명은 집에 온 손님인데 김진성은 진명을 다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집에서 쫓아내기까지 하다니!“마지막으로 말하는 거야, 손님 모셔다드려!”김진성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김욱과 김이슬을 쳐다보았다. 김이슬은 전혀 미동도 없었지만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두려워한 김욱은 온몸에 소름이 돋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걱정해서 드린 말씀인데 버러지만도 못한 취급을 받다니!아무리 성격이 좋은 진명이라고 해도 마음속에서 화가 나기 시작했다. 사람의 목숨이 걸린 일만 아니었다면 진명은 진작에 떠났을 것이다! 하지만 일이 이 지경까지 됐고 진명도 할 만큼 했으니 죽어도 그의 말을 믿지 않는 김진성을 보며 진명도 어쩔 수가 없었다.“그렇다면 먼저 가보겠습니다!”진명은 차가운 한 마디를 남기고 돌아서서 떠났고 김욱은 한숨을 내뱉으며 서둘러 따라나섰다.“진명 도련님, 제가 바래다 드릴게요.”“됐네요, 최 교수님, 이제 조용해졌어요. 얼른 제 부인부터 살려주세요!”김진성은 재축하면서 침대에 누워있는 부인을 자상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네, 알겠습니다.”고개를 끄덕인 최 교수는 김진성 부인의 팔에 각성 주사를 놨고 말도 안 되게 빠른 약효 덕분이 주사를 맞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김진성 부인의 속눈썹은 파르르 떨리더니 이내 서서히 눈을 떴다.“깨어났네, 연지야, 드디어 깼어! 너무 다행이다!”김진성은 너무 기쁜 나머지 다급하게 침대로 다가갔고 똑같이 흥분한 김이슬도 아버지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역시 제 생각이 맞네요!”최 교수는 우쭐대며 말했고 김진성이 자신에게 어마어마한 치료비를 지불할 거라는 생각에 그는 좋아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웩! 우웩!”바로 이때, 돌발 상황이 발생했고 김진성 부인은 헛구역질을 몇 번 하더니 침대에 새빨간 피를 토하고 말았다. 그러더니 갑자기 두 눈이 감긴 채 기절을 했고 뿐만 아니라 그녀의 얼굴은 점점 창백해지고 숨소리도 점점 미약해졌다.“엄마, 왜 이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