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명은 멍한 얼굴로 임정휘가 이런 이유로 그를 배후라고 생각할 줄은 몰랐으며 순간 할 말을 잃었고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그래! 진명아, 너 저번에 날 구하기 위해 납치범을 끌고 같이 죽으려고 했어. 넌 무술이 그렇게 센데, 그땐 왜 그랬어?”잠시 생각하던 임아린은 그제야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그녀는 진명의 무술 실력을 본 적이 있었고 혼자서 열 명을 넘게 상대해도 거뜬했다. 그런 진명이 납치범 두 명 정도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을 텐데, 굳이 상대방과 같이 죽을 필요가 있을까? 일부러 연기한 거라면 몰라도!순간, 진명을 굳게 믿고 있던 임아린도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아린아, 사실 그때 난 아예 무술을 할 줄 몰랐어…”진명은 난감한 얼굴로 간절하게 설명을 하고 싶었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무술을 할 줄 몰랐다고? 네 말은, 네가 두 달 정도 만에 무술을 모르는 문외한에서 선천 절정의 경지까지 수련했다는 뜻이야? 우리가 그 딴 말을 믿을 정도로 멍청한 줄 알아!”임정휘는 비웃으며 말했다. 서준호나 박기태 같은 대단한 능력을 갖고 있는 청년들도 어릴 때부터 가문에서 물려준 공법을 십몇 년간 수련했을 뿐만 아니라 무학에 천부적인 재능까지 있었기에 겨우 선천 절정의 경지까지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진명이 아무리 무학에 천부적인 재능이 뛰어나도 절대로 두 달 정도의 시간으로 무술을 선천 절정의 경지까지 수련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물론 그들이 모르는 것이 있는데, 사실 진명이 수련한 것은 공법이 아니라 도법이었다!“거짓말이 아니에요, 제가 한 말은 다 사실이에요…”진명은 난감한 얼굴로 어찌할 바를 몰랐다. 한순간, 그는 자신이 도법을 수련한 사실과 도법을 물려받은 사실을 말하고 싶었지만 마지막 남은 한 가닥 이성을 잡고 끝내 비밀을 지켰다.사람은 자기 분수에 넘쳐나는 능력이 알려지면 화를 부르기 마련이다.만약 진명이 도법과 각종 보전을 물려받았다는 사
모든 걸 종합해서 볼 때 진명은 분명 문제가 있다!“아린아, 난 아니야, 난 너에게 진심이야, 하늘에 맹세해, 난 단 한 번도 너희 임 씨 가문의 권력과 세력을 탐낸 적 없어, 임 씨 가문의 힘을 이용하려던 적은 더더욱 없어…”“그래? 그럼 그때 날 구해줄 때, 왜 납치범을 잡아 두지 않고 일부러 죽여버렸어?”진명이 진심 어린 표정으로 말을 했지만 임아린은 입술을 깨문 채 마음이 복잡해서 진명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방황하고 있었다.“내가 방금 전에 말했잖아, 그때 당시 난 무술을 할 줄 몰랐어, 내가 그 사람들 손에서 살아남은 것도 행운인데, 그 사람들을 잡아 둘 능력이 어디 있어…”진명은 씁쓸하게 대답했다.“그래, 그럼 그때 무술을 못했다고 쳐. 근데 두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네 무술 실력은 어떻게 그렇게 대단해진 거야? 더군다나 네 능력도 예전의 소문과 반대로 너무 뛰어나잖아. 이 모든 게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 줄 수 있어?”임아린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묻자 진명이 머뭇거리며 하려던 말을 다시 삼켰다.“난… 난 말 할 수 없어…”만약 임아린과 단둘이 있는 자리였다면 진명은 자신이 도법을 수련하고 물려받은 사실까지 그녀에게 알려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임 씨 어르신과 임정휘가 옆에서 호시탐탐 진명을 쳐다보고 있고 그에게 적대심을 보이고 있었다. 진명이 자신의 비밀을 얘기한다고 해도 어르신과 임정휘는 믿지 못할 것이다. 더군다나 만에 하나, 두 사람이 이 일을 다른 사람에게 얘기라도 한다면 진명은 죽음을 자초한 일 밖에 더 되지 않는다.이건 진명에게 백해무익한 일이다!“말할 수 없다고? 진명아, 난 분명 너에게 기회를 줬어, 그런데도 설명하기 싫은 거라면 날 원망하지 마!”임아린은 어두워진 얼굴로 싸늘하게 말했다.“아린아, 나도 사정이 있어서 그래, 날 강요하지 않으면 안 돼? 아무튼, 난 너에게 한치의 거짓도 없이 전부 진심이야, 제발 날 좀 믿어줘…”진명이 간절하게 말했지만 임아린은 쓴웃음을 지었다.“아무것도 얘기하
풉!진명은 피를 뿜으며 뒤로 날아가다가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고 손에 있던 원기단들도 바닥에서 구르고 있었다.“아빠, 지금…”임정휘에게 맞아 피를 토하고 있는 진명을 보자 임아린은 마음이 아팠고 순간 참지 못하고 진명에게 달려갈 뻔했지만 사기꾼인 진명이 지금까지 그녀를 속이고 이용했다는 생각에 결국 아픈 마음을 억누르고 고개를 돌려 진명을 무시했다.진명의 마음도 차갑게 식어갔다. 임정휘에게 한 방 맞은 건 아무것도 아니지만 임아린의 싸늘한 태도에 마음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진명, 네가 예전에 나의 아버지를 구해준 적이 있어서 봐주는 거야! 근데, 네가 앞으로 계속 아린이에게 집적거리면 그땐 절대 이 정도로 끝내지 않아!”임정휘는 차갑게 경고를 했다. 그는 방금 전에 가볍게 한 방 날렸을 뿐 힘을 쓰지도 않았다. 그게 아니었다면 진명은 지금 죽거나 폐인이 됐을 것이다!“쿨럭… 제가 임 씨 어르신을 구해드린 걸 기억하긴 하시네요! 아저씨, 어르신, 저는 제가 임 씨 가문에 한 점 부끄럼 없이 떳떳하다고 생각합니다, 전 단 한 번도 임 씨 가문의 이익에 위협을 주는 일을 한 적이 없고 임 씨 가문에 빚진 것도 없습니다. 전 두 분의 인정을 받고 싶어서 특별히 상급 원기단 400알까지 준비했는데, 두 분 어떻게 저한테 이럴 수가 있나요?”진명은 비참하게 웃으며 진심을 담아 말했지만 임정휘는 여전히 쌀쌀한 표정이었다.“말은 참 예쁘게 하네!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는 네가 제일 잘 알겠지!”“있은 적도 없는 일로 이렇게 증거도 없이 저를 아린이 납치 사건의 배후로 몰아가는 건가요? 참 웃기네요!”어느새 진명의 얼굴에는 화난 기색이 역력했다.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억울한 죄를 뒤집어쓴 진명은 마음이 복잡했다.“증거가 있든 없든 넌 의도가 불순한 거야, 이건 네가 자초한 일이야!”임정휘는 붉으락 푸르락한 얼굴로 언성을 높였다. 이 모든 일은 그의 일방적인 추측으로 진명이 말한 대로 증거는 없었기에 마음이 조금 찔리기는 했지만 태도만큼은 여전히 강경했다
진명은 늘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고 확실히 불순한 의도는 없어 보였다.하지만 그녀는 이내 오진수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진명이 서 씨 가문과 약재에 관한 합작이 이루어졌을 때, 오진수는 진명이 야심이 커서 언젠간 서 씨 가문과 손잡고 회사를 집어삼킬 것이라고 단언했었다! 이는 그녀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하고 있는 걱정과 똑같았다!뿐만 아니라, 저번에 나기웅의 처소에서 서윤정은 일부러 임아린에게 도발적인 눈빛을 보냈고 강한 적대심까지 보였다. 이 모든 걸 종합하여 보면, 진명은 절대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간단한 인물은 아니다!오진수의 험담에 홀린 임아린은 진명의 의도가 더욱 의심스럽기 시작했다!“진명아, 네가 지금까지 회사를 위해 했던 노력들은 나도 고맙게 생각해, 하지만 너도 사심이 없었던 건 아닌 거 같아! 아무튼, 네가 이 자리에서 나에게 합리적인 설명을 하지 못하면 우린 헤어질 수밖에 없어!”임아린이 냉정하게 말했다.“그래, 좋네!”호탕하게 웃던 진명의 눈가에는 어느새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그는 지금까지 모든 순간 임아린에게 진심을 다했는데, 결국 그녀의 입에서 헤어지자는 말을 듣게 될 줄은 몰랐기에 마음이 너무 아팠다! 임아린은 이미 진명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이 되었고 그녀의 믿음만 있다면 진명은 앞길에 아무리 많은 고난과 절망이 있어도 두렵지 않았다! 이와 반대로, 임아린의 의심과 불신은 진명에게 치명적인 타격이었다!“어르신, 제가 아린이에게 접근한 건 아린이를 이용해서 임 씨 가문과 인연을 맺기 위한 것이고 심지어 임 씨 가문의 돈과 명예, 그리고 가업을 탐하기 위해서라고 하셨죠? 저 진명은 이 자리에서 맹세해요, 언젠간 제 스스로의 노력으로 임 씨 가문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 되어 오늘 받은 수모와 누명을 벗겠습니다! 제가 권력과 재력을 원한다면, 제 두 손으로 직접 노력하여 갖출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 드리겠습니다! 전 절대 여자친구를 통해 힘을 키우는 비겁한 사람이 아닙니다! 꼭 두고 보세요!”진명은 어두운 얼굴로 냉랭하
진명은 마음이 찢어질 듯이 아팠지만 임아린 일행 앞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기에 마지막으로 남은 남자의 자존심을 지킨 채 허리를 떳떳하게 펴고 뒤돌아서 떠났다.떠나는 진명의 뒷모습을 보며 임아린은 가장 소중한 뭔가를 잃은 듯 마음이 불안하고 쓸쓸했다.“아빠, 진명의 의도가 불순하든 아니든, 회사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준 건 사실이에요, 그 점은 인정해 줘야죠. 제가 살고 있는 집에서 쫓아내는 건 할 말이 없는데, 왜 아티스트리 회사에서까지 쫓아내는 거예요?”임아린이 언짢은 얼굴로 말했다. 물론 진명이 그녀에게 거짓말을 한 건 화가 나지만, 지금까지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해준 진명을 회사에서 쫓아낼 생각은 전혀 없었다.“아린아, 오래 끌수록 너에게 불리한 거야! 일이 이 지경까지 됐는데 넌 이제 마음을 독하게 먹고 저놈과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 해, 안 그러면 나중에 또 너에게 집적거릴 거야! 이건 다 너를 위해서 한 결정이야!”임정휘가 임아린을 위로했지만 임아린은 자꾸 마음이 약해졌다.“하지만…”“뭐가 하지만이야! 저놈이 네 할아버지를 구해줬기 때문에 이번에 그냥 넘어가 준거야! 그게 아니었다면, 널 납치한 사건만으로도 저놈은 우리 임 씨 가문을 걸어서 나갈 수는 없었을 거야!”임정휘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고 임 씨 어르신도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아린아, 네 아버지 말이 맞아, 오래 끌고 가봐야 좋을 거 없어! 이 일은 이렇게 마무리해!”“알… 알겠어요… 할아버지, 아빠, 더 하실 얘기 없으시면 전 이만 회사로 돌아가 볼게요.”임아린은 어두운 얼굴로 쓰린 마음을 억누르며 시체 마냥 집을 나섰다.임아린이 떠난 뒤, 원기단이 생각난 임 씨 어르신은 신중하게 임정휘에게 신신당부했다.“정휘야, 진명의 일은 이만 넘어가고, 이제부터 서 씨 가문의 배후에 있는 그 연단 고수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봐,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분을 우리 쪽으로 모시고 와야 해!”“네 알겠어요, 지금 당장 알아볼게요.”임정휘는 고개를 끄덕인 뒤, 집을 나섰다
석지훈이 놀란 얼굴로 참지 못하고 물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자신의 감정 문제를 굳이 석지훈에게 얘기하고 싶은 않은 진명은 그저 혼자서 술을 가득 따른 뒤, 또다시 벌컥벌컥 마셨다.“진 도련님, 이 술은 도수가 높아서 이렇게 마시면 금방 취해요.”석지훈이 다급하게 말렸다. 그는 진명에게 사연이 있을 거라고 짐작했지만 진명을 말을 하지 않으니 그도 별수가 없었다.“취하면 취하는 거죠, 취하면 모든 걸 다 잊을 수 있을 텐데, 잘 된 거 아닌가요?”“천천히 마셔요… 아닙니다, 제가 같이 마셔 드릴게요.”진명은 씁쓸하게 웃으며 계속 들이켰고 석지훈은 어쩔 수 없이 술잔을 들어 진명과 같이 마셨다.따르릉!바로 이때, 진명의 핸드폰이 울렸고 기분이 우울한 진명은 누구인지 확인조차 하기 싫었기에 받지 않았다.“진 도련님, 전화가 오셨어요.”석지훈의 말에 진명은 손을 내저었다.“괜찮아요, 신경 쓰지 마세요…”하지만, 상대방은 포기하지 않고 전화를 세 번이나 더 걸어왔고 귀찮아진 진명이 핸드폰을 확인해 보니 서윤정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여보세요, 윤정 씨, 무슨… 무슨 일이에요?”진명은 힘 빠진 목소리로 물었다. 방금 전에 마신 술기운이 이제 올라온 바람에 그의 목소리에도 취기가 묻어 있었다.“진명, 왜 계속 내 전화를 안 받아?”화가 잔뜩 난 서윤정이 진명에게 쓴소리를 하려던 찰나, 진명의 목소리에서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말을 이어갔다.“진명, 왜 그래, 혀가 왜 꼬였어?”“별거 아니에요, 술집에서 술 마시고 있어요…”진명은 취기를 참으며 겨우 대답했고 서윤정은 들으면 들을수록 진명이 이상해 보였다.“어느 술집인데?”“블루문 술집에 있어요…”“그래, 그럼 거기서 날 기다려, 너에게 해줄 말이 있어, 지금 거기로 갈게!”대충 대답하는 진명의 말에 서윤정은 신신당부를 한 채 전화를 끊었다.전화가 끊기자 진명은 대수롭지 않게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고 석지훈에게 한잔 더 하자고 말을 걸었다.“석지훈 씨, 자, 더 마셔요…
물론 진명의 주량이 괜찮긴 편이지만 연속으로 술을 많이 들이켠 탓에 그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고 눈은 충혈된 채 많이 취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석지훈의 빠른 상황 판단으로 양주를 도수가 낮은 맥주로 바꿨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진명은 지금쯤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취했을 것이다!끽!이때, 뒤편에 있던 룸 문이 열리고 서윤정이 드디어 나타났다.“서윤정 씨, 오셨어요.”석지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방금 전에 진명과 통화를 했던 사람이 서윤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진명이 서 씨 가문과 인연이 깊다는 것도 잘 알고 있기에 얼른 몸을 일으켜 서윤정을 반겼다.주변을 쓱 훑던 서윤정은 룸 바닥에 널브러진 술병들과 테이블에 엎드려 취기가 오른 진명을 발견했고 깜짝 놀라서 물었다.“지훈 씨, 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 진명은 왜 저러고 있어요?”“자세한 건 저도 잘 몰라요… 진 도련님이 기분이 안 좋아 보이셨고 저한테 술 한잔 같이 하자고 하셨는데, 한 잔 두 잔 계속 마시다가 이렇게 됐어요…”석지훈은 난감하게 웃으며 간단하게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알겠어요, 볼 일 보세요. 진명은 제가 케어할게요, 더 이상 술은 못 마시게 해야죠.”서윤정은 어두워진 얼굴로 대체 진명에게 무슨 일이 있기에 이 정도까지 술을 마신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네, 알겠습니다.”석지훈은 직원들을 데리고 룸을 나섰고 나오면서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게 룸 문을 닫아버렸다.이내 룸에는 진명과 서윤정 두 사람만 남았다. 서윤정은 진명에게 다가가 앉은 뒤, 테이블에 엎드려 있는 진명을 가볍게 툭툭 밀면서 말했다.“진명아, 일어나 봐, 너 대체 무슨 일이야?”“아린아, 제발 날 떠나가지 마…”해롱해롱한 진명은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리며 손을 뻗어 더듬거리다가 서윤정의 손을 덥석 잡았고 그녀의 손이 잡히자 진명은 그제야 안심되는 듯했다.“임아린?”진명의 말에 서윤정은 얼굴이 순간 어두워지더니 이내 모든 걸 깨달았다. 진명의 이런 퇴폐한 모습은 아무래도 임
진명은 서윤정의 말이 믿기지가 않아 멍하니 그녀를 쳐다보았고 술에 취한 탓인지 반응이 무뎌진 그는 서윤정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되지 않았다.“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라…”얼굴이 빨개진 서윤정은 그제야 자신의 말이 좀 심했다는 생각에 재빨리 말을 돌렸다.“진명아, 너와 임아린 씨는 왜 갑자기 헤어진 거야?”“그게…”한숨을 내쉰 진명은 착잡한 마음에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었기에 방금 전에 있었던 일을 서윤정에게 말해주었다.“임정휘 부자 너무한 거 아니야! 네가 임 씨 가문을 그렇게 여러 번 도와줬는데 고맙다는 말은 못 할망정 은혜를 원수로 갚다니, 이건 해도 너무 하잖아! 임아린 씨도 그래, 나 같은 외부인도 너의 품행이 말할 것도 없이 훌륭하고 절대 그런 비겁한 짓을 저지를 사람이 아니라는 걸 잘 아는데. 여자친구라는 사람이 너를 못 믿는 것도 모자라서 임 씨 가문의 돈과 세력을 노린다고 생각하다니, 정말 말도 안 되게 웃기네!”화가 치밀어 오른 서윤정은 진명의 편에 서서 대신 욕해 주었고 안색이 어두운 진명은 마음이 너무 착잡했다.“저도 아린이가 왜 저렇게까지 저를 못 믿는지 모르겠어요…”임정휘 부자의 비난에 비해, 임아린의 불신이 진명을 더 상심하게 만들었다!“진명아, 슬퍼하지 마, 너처럼 훌륭한 사람을 좋아해 줄 여자는 많아! 임아린 씨가 널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건 그 여자가 복을 발로 차버린 거야, 너무 신경 쓰지 마…”서윤정이 진명을 위로해 주었다.“날 좋아해 주는 여자가 많다고? 그럴 리가, 난 네가 말한 것처럼 훌륭하지 않아!”흠칫하던 진명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말했다.고아인 탓에 진명은 어릴 때부터 수많은 비웃음을 받고 눈칫밥을 먹었고 예전부터 여자애들은 그를 피하기 바빴지 그를 좋아해 주는 사람은 없었다!“왜 없어! 예를 들면 나, 나도 널 좋아해! 저번에 내가 원기단을 실수로 과다 복용한 탓에 네가 날 구해준다고 목숨까지 잃을 뻔했잖아, 그때부터 나도 모르게 너를 좋아하게 된 거 같아…”서윤정은 입술을 깨문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