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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진명이?”

이가혜는 멍해졌다. 그제야 자신이 진명을 방패로 썼던 일이 생각났다.

“엄마, 오해했어요. 진명은 그냥 친한 친구예요. 제 남자친구가 아니에요……”

“약혼을 취소하려고 그를 이용한 거예요”

이가혜는 멋쩍은 듯 웃으며 말했다.

“뭐라고?”

“진명이 너 남자 친구 아니야?”

강선희는 벼락을 맞은 듯 얼굴에 지었던 미소가 금세 사라져 버렸다.

“엄마, 왜 그래요?”

이가혜는 궁금했다.

“아니, 그럴 리가 없어!”

“분명 너 남자 친구라고 인정했잖아, 어떻게 아닐 수가 있어!”

강선희는 이 잔혹한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내가 그랬잖아요, 그냥 나를 도와 연기를 한 거라고, 사실 남자 친구가 아니에요”

이가혜는 설명해 나섰다.

거짓말 같지 않았다. 강선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

“가혜야, 바보같이 굴지 마!”

“진명이 너 남자 친구든 아니든 확실하게 부정하지 않은 것은 그의 마음속에도 네가 있다는 뜻이야”

“지금 당장 네 남자 친구가 아니라도 상관없어, 이제부터라도 노력한다면 곧 남자 친구로 만들 수 있어!”

강선희는 얼른 말했다.

“근데 아까는 반대했잖아요?”

“이제 와서 왜 동의하시는 거죠?”

이가혜는 어머니의 반복적인 말에 어리둥절했다.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지”

“진명이 서 씨 가문과 김욱 도련님과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건, 틀림없이 대단한 인물이라는 거잖아”

“그처럼 훌륭한 남자는 보기 드물어. 너 절대 놓치지 마”

강선희는 간곡하게 타일렀다.

“그래!”

“가혜야, 둘째 숙모 말이 맞아, 진명은 다른 우수한 남자들이 비교도 못할 만큼 젊고 유능해”

“기회를 잘 잡아야 해, 기회를 놓치면 평생 후회하게 될 거야……”

……

이연과 성철도 서둘러 타일렀다.

“이건……”

이가혜는 어안이 벙벙했다.

아까 후 도련님 앞에서 강선희와 이연이 혼인을 재촉하는 바람에 궁지에 빠졌다.

이제 와서 또 진명을 목표로 말을 돌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는 예상 밖이어서 어찌할 바를 몰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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