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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8화

Author: 조십일
[그러면 바꿔.]

소년은 억울함에 입을 삐죽였지만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

[오늘은 형이 이겼어요. 내일도 해요. 내일은 제가 꼭 이길 거예요.]

[얼른 바꾸기나 해.]

소년은 대답이 없었다. 그리고 한참 후, 강한서의 “한현진 일반인 남편”이던 아이디가 한현진 현남친”으로 바뀐 것을 발견했다. 그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왜 이따위로 바꾼 거야?]

소년이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형님이 바꾸라고만 하셨지 뭐로 바꾸라는 말씀은 안 하셨잖아요.]

강한서는 얼굴을 일그러뜨린 채 말이 없었다.

소년이 웃으며 말했다.

[형님, 나이가 몇인데 이렇게까지 덕질을 하세요. 그냥 아무렇게나 닉네임 지은 것도 질투하시는 거예요?]

질투라는 두 글자가 강한서의 귀에 꽂혔다. 그리고 그는 순간 오늘 밤 자기가 했던 이상한 짓들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알 수 있었다.

그는 소년의 말에 대답은 하지 않고 오히려 되물었다.

[어떻게 하면 바꿀래?]

소년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

[한 판만 더 해요. 형님이 이기시면 바꾸라는 대로 바꿀게요.]

그리고 때마침 한현진이 욕실에서 나왔다. 강한서는 다급하게 [내일]이라고 답장하고는 휴대폰 화면을 잠갔다.

드라이까지 마친 한현진은 침대 끝에 앉아 부드러운 손길로 머리카락을 빗어 내렸다.

휴대폰 화면이 여전히 켜져 있는 것을 본 한현진은 게임을 끄려고 휴대폰을 가져왔다. 그리고 그녀는 “한현진 일반인 남편”이라는 아이디가 자기를 삭제한 것을 발견했다.

“...”

‘랭크 티어 올려준다며?’

‘역시, 남자 말은 믿을 게 못 된다니까. 나이 많은 놈이고 어린놈이고 똑같아.’

게임을 끈 한현진은 휴대폰를 충전해 놓고 이불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몸에선 갓 샤워를 마친 싱그러운 향이 은은하게 풍겨왔다. 옆에 기대어 앉아 있던 강한서는 조금 긴장되는 것 같았다.

그는 시선을 돌리며 책을 넘기는 척했다.

침대에 몸을 뉜 한현진이 몸을 돌려 강한서를 마주했다.

“아직도 안 자요?”

피곤한 듯 나른한 목소리였다.

강한서는 도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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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819화

    종업원은 예의가 없이 말을 내뱉었고 말투를 들어보니 그 여자와 아는 사이인 듯했다. 송민준은 그들과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모욕적인인 발언이 담긴 단어 몇 개는 들을 수 있었다. 뻘쭘한 표정을 짓는 여자를 보니 아마도 그 말을 알아들은 모양이었다. 그들을 한참 동안 바라보던 송민준은 몸을 일으켜 앞으로 걸어갔다. “안녕하세요, 혹시 손은혜 씨 되시나요?”고개를 돌려 송민준을 쳐다본 여자의 얼굴에 놀라움과 경계가 가득했다. “누구시죠?”송민준인 덤덤한 태도로 말했다. “오늘 만나기로 한 사람입니다.”멈칫하던 여자는 그제야 송민준을 자세히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눈을 커다랗게 뜨며 말했다. “네가 그때 그 남자아이니?”송민준은 그녀의 말에 대답 대신 앉으라는 제스처를 취하며 말했다. “앉아서 얘기하시죠.”손은혜는 불편한 듯 쭈뼛거리며 송민준을 따라 룸으로 들어갔다. 룸에는 송민준 외에도 백인 남자가 한 명 있었다. 건장을 체격에 무표정한 얼굴을 한 남자는 겉보기엔 감히 범접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풍겼다. 손은혜는 저도 모르게 마음이 불안해졌다. “손은혜 씨, 앉으시죠.”송민준이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손은혜는 품에 안은 가방을 꼭 끌어안으며 잔뜩 겁먹은 채 송민준의 맞은편에 앉았다. 송민준이 손은혜에게 뭘 마시겠냐고 묻자 그녀가 대답했다. “난 마실 건 필요 없어. 나에게 약속한 돈, 정말 줄 수 있어?”송민준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건 손은혜 씨께서 저에게 주실 정보가 그만한 가치가 있냐에 달렸겠죠.”그러나 손은혜는 송민준을 믿지 않았다. 그의 뒤에 서 있는 경호원이 너무 무서웠지만 그녀는 그럼에도 용기 내 말했다. “먼저 돈부터 줘. 안 그러면 한마디도 하지 않을 거야.”송민준은 손은혜를 한참 동안 쳐다보더니 손을 들었다. 그러자 그의 뒤에 서 있던 남자가 가방을 테이블 위에 올리더니 지퍼를 열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달러가 가득 들어있었다. 송민준은 손을 들어 그중의 절반을 꺼내 손은혜 앞으로 밀었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820화

    얼음처럼 차가운 한기를 내뿜는 송민준의 눈빛에 손은혜는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가 떨려왔다. 주먹을 꽉 움켜쥔 송민준의 손등엔 핏줄이 울끈 올라왔다. 하지만 그는 화를 내지 않았고 손을 들어 돈 한 뭉치를 손은혜 앞으로 밀었다. “그래서 아기는 누구에게 줬나요?”“우리가 사망한 아기를 산모 보호자에게 맡긴 후 조예단은 바로 나왔어. 당시의 난 혹여 보호자에게 그 사실을 들킬까 너무 무서웠던 터라 조예단을 따라가 언제면 돈을 줄 수 있냐고 물으려고 했지. 만약 들켰을 때를 대비해 대책을 세워야 했거든.”“조예단은 혼자 옥상으로 올라갔어. 난 그곳에서 한 남자와 대화를 주고받는 걸 봤지. 내가 조예단을 부르려는 데 그 남자가 조예단에게 묻더라고. 아이가 죽었냐고 말이야. 난 그 말에 깜짝 놀라 몸을 숨겼어.”“그리고 조예단은 아기는 낳았을 때부터 이미 사망했다고 말했어. 그러더니 언제면 돈을 줄 수 있냐고 물었지. 난 그제야 알게 된 거야. 누군가 아기를 산 것이 아니라, 아기를 죽이려고 했다는 걸 말이야.”그때의 일을 떠올리면 지금도 불안한 듯 손은혜는 부들부들 손을 떨었다. 그녀는 테이블에 놓인 물을 꿀꺽꿀꺽 마시기 시작했다. “나에게 돈을 건넨 조예단은 바로 그 여자 아기를 안고 가버렸어. 그 아기를 어디로 데려갔는지 난 몰라. 난 그 돈을 함부로 쓸 수도 없었어. 그래서 매일 마음 졸이며 출근해야 했지. 그리고 어느 날 조예단은 갑자기 나와 그때 같이 분만실에 있었던 다른 간호사 두 명을 찾아와 우리더러 한주를 떠나라고 했어. 최대한 멀리. 누군가 그때의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말이야.”“우리는 겁이 나서 한 명씩 병원을 그만뒀어. 나와 조예단은 한주가 고향이라 혹시 가족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집으로 도망갈 수도 없었어. 조예단은 나에게 해외로 가 있으라고 했고 난 당시 조예단에게 받은 2억을 들고 M 국으로 왔지.”해외에서의 생활은 그다 좋지 못했다. 손은혜는 여행 비자였던 탓에 해외에 오랫동안 머물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감옥에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821화

    손은혜의 얼굴이 놀라움으로 가득했다. “너... 너 그게 무슨 말이야?”송민준이 굳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질문은 내가 해요.”손은혜는 겁에 질린 얼굴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난 모르는 일이야. 그런 건 조예단을 찾아가는 게 좋을 거야. 그날 일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 난 아이가 바뀐 사실 밖에 몰라. 난산은, 내가 그런 게 아냐. 난 정말 아무것도 몰라.”“난 그저 돈이 욕심났을 뿐이야. 한 번도 사람 생명을 해치려고 한 적 없어. 당시 분만실에 있던 사람은 모두 4명이야. 다른 두 사람에게 물어봐. 그 사람들이 아기를 받았으니 아마 나보다 더 잘 알—”“죽었어요.”송민준이 손은혜의 말을 자르며 차가운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모른다고요?”손은혜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그녀가 중얼거렸다. “죽었다고? 어떻게 그런 일이?”송민준은 손은혜의 표정을 살폈다. 공포와 충격은 연기는 아닌 듯싶었다. “그 남자 얼굴 잘 떠올려봐요. 만약 저와 함께 돌아가 증인이 되어주시겠다고 하면, 오늘 준 두 배의 돈을 드리죠.”정신을 차린 손은혜의 표정이 차갑게 식었다. “난 돌아가지 않을 거야.”이미 해외에서 20년이 넘도록 생활했다. 부모님도 진작 돌아가셨고 이미 50이 되어가고 있었다. 몇 년만 더 버티면 사회 보조금을 받을 수도 있었다. 그렇게 된다면 그녀의 생활은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귀국한다면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감옥과 형제들의 원망일 것이다. 그러니 타국에서의 생활이 아무리 어려워도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귀국하지 않는다면 최소한 형제들은 그녀가 해외에서 출세해 가족마저도 전부 잊어버려 연락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단 돌아가기만 한다면, 그녀는 그들 앞에서 머리조차 들 수 없을 것 같았다. 송민준도 전혀 다그치지 않고 태연하게 말했다. “시간 되실 때, 제 제안 한번 잘 고민해 보시죠.”말하며 그는 명함 하나를 손은혜 앞으로 밀었다. “혹시 생각 바뀌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822화

    ‘그리고 그 약...’강한서는 매번 자신이 정신이 흐릿할 때마다 들었던, 풍령이 울리는 듯한 소리를 떠올렸다. 시선을 내린 강한서는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불규칙하게 두드렸다. 강한서의 생각이 궁금했던 민경하가 물었다. “어떻게 아셨어요?”“제가—”강한서가 머뭇거리더니 태연하게 대답했다. “물어봤었어요.”‘물어봤었다고?’‘대표님은 아무런 심리 질환도 없으신데. 누구 대신 여쭤보신 거지?’강한서는 몸을 일으켜 서류를 파쇄기에 넣었다. 그러자 서류는 순식간에 갈기갈기 찢어졌다. 그리곤 강한서는 또 종이 쪼가리들을 재떨에 넣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펄럭이며 흔들리는 화염을 보며 덤덤하게 말했다. “이 일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요.”민경하에게 나지막이 물었다. “사모님께도요?”강한서가 대답했다.“네.”막 알겠다고 대답하려던 민경하가 순간 멈칫했다. ‘내가 방금 사모님이라고 했는데 반박하지 않으셨어.’민경하가 떠보듯 입을 열었다. “대표님, 혹시 기억이 돌아오신 거예요?”강한서는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대답했다. “수정하라고 했던 제안서는 다 됐어요?”“...”민경하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조사가 먼저라고 제안서는 천천히 해도 된다고 하셨잖아요.”강한서가 고개를 들어 민경하를 쳐다보았다. “네?”그 눈빛에 민경하가 곧 입을 굳게 닫았다. “지금 수정할게요.”말을 마친 민경하가 막 사무실을 나서려는데 강한서의 휴대폰이 울렸다. 민경하가 슬쩍 휴대폰 화면을 확인하니 송가람이었다. 그는 발걸음을 멈추고 우물쭈물하며 테이블 위의 물건을 정리했다. 강한서는 민경하를 신경 쓰지 않은 채 전화를 받았다. “한서 오빠, 저예요.”강한서가 덤덤하게 대답했다. “가람 씨, 어쩐 일이에요?”그의 목소리를 무척이나 다정했다. 하지만 민경하가 본 강한서의 얼굴엔 그 어떤 표정도 걸려있지 않았다. “한서 오빠, 저 친구가 약혼을 하는데 약혼식에 꼭 와달라고 하더라고요. 혹시 같이 가주실 수 있어요?”강한서가 피식 웃더니 말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823화

    말이 없던 강한서가 어두워진 얼굴로 이를 악물었다. “내가 무서워할 것 같아요?”민경하가 말했다. “무서운 게 아니라 존중하는 거죠.”강한서가 입술을 짓이겼다. “그저 약 가지러 가는 것뿐이에요.”민경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요. 하지만 사모님께서도 이해하실 거라 기대하지 마세요. 대표님께서 그러셨잖아요. 사모님은 누구보다 비논리적인 분이시기 때문에 사모님과는 논리를 따지면 안 된다고요.”할 말을 잃었던 강한서가 다시 입을 열었다. “민 실장이 얘기 안 하면 한현진 씨가 어떻게 알아요?”민경하가 실소를 터뜨렸다. “대표님께서는 저에 대한 기대가 너무 높으시네요. 대표님이 모기에게 물리셔도 그 모기가 암컷인지 수컷인지도 알아보는 사모님이신데, 제가 그런 분을 속일 수 있을 것 같아요?”강한서가 이를 악물었다. “그럼 민 실장이 입을 다물고 있으면 되잖아요?”민경하가 똑바로 서서 입술 위로 지퍼를 닫는 액션을 취하더니 물건을 안아 들고 고개를 돌려 사무실을 벗어났다. 민경하가 나간 후에야 강한서는 뒤늦게 깨달았다. ‘수컷 모기가 사람을 물어?’——아름드리.한현진은 거실에 앉아 딸기를 먹으며 책을 읽고 있었다. 강민서가 이곳에서 지낸 지 이젠 이틀이 되었지만 아직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이 자식 대체 무슨 생각인 거지?’그럴수록 한현진은 절대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녀는 언제든 전투태세를 취하고 있었다. 강민서는 한현진의 방을 빼앗았을 뿐만 아니라 다음날 사람을 시켜 많은 가구와 옷들을 가져왔다. 그녀는 나머지 방에도 자기 물건을 가득 채웠다. 강한서는 침대를 구매해 게스트룸에서 지내려고 했지만 나머지 방도 전부 강민서가 차지했다. 강한서가 나가라는 말을 꺼내기만 하면 강민서는 울고불고 난리를 피우기 시작했다. 그 목소리가 어찌나 큰지 천정에 구멍이 뚫릴 것 같았다. 한현진은 비록 강민서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 일에서만큼은 강민서가 어쩌다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게스트룸이 전부 강민서 짐으로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824화

    한현진은 몸을 일으켜 딸기를 들고 주방으로 향했다. 마침 위층에서 내려오던 강민서를 마주친 한현진이 걸음을 멈추고 물었다. “나가?”강민서는 한현진을 힐끔 쳐다보고는 그대로 무시했다. 한현진이 또다시 물었다. “강한서에게 딸기 푸딩 해주려고 그러는데, 너도 먹을래?”강민서가 멈칫하더니 한현진에게 네 글자를 내뱉었다. “좋을 대로.”한현진이 이를 악물었다. ‘네가 나 좋은 일 해준 덕분에 봐주는 건 줄 알아. 누군 너 같은 거 신경이나 쓰고 싶은 줄 알아?’한현진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스스로 위로했다. ‘싸가지 없는 애랑 똑같이 굴지 마. 산모는 늘 유쾌한 기분을 유지해야 해. 유쾌한 기분...’한현진은 오랫동안 푸딩을 만들지 않았던 터라 괜히 디저트를 망칠까 봐 차미주에게 전화해 레시피를 다시 전수받은 후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한편, 전화를 끊은 차미주는 한성우에게 말했다. “현진이가 임신하더니 사람이 온화해진 것 같아. 전엔 강민서 얘기만 나와도 싫어하더니 방금 강민서에게도 만들어 줄 거래. 호르몬 영향이 이렇게 무서운 거야?”핸들을 돌리던 한성우가 웃으며 대답했다. “그런 걸 어른스럽다고 하는 거야. 민서는 아무리 뭐래도 한서 동생이잖아. 그러니 영원히 안 만나고 살 수 있겠어? 민서는 품위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엄마 밑에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을 뿐이야. 주아름이랑은 다르게 본성이 나쁜 애는 아니거든.”“한서가 막 졸업하고 회사를 차렸을 땐 제일 자금난에 시달렸을 때였어. 아주머니가 한서 자금을 전부 빼돌렸거든. 미용실에 투자한다나 뭐라나. 한서가 자금 회수를 위해 찾아갔었지만 돈을 찾기는커녕 오히려 혼나기만 했었어. 그때 내가 같이 따라갔었는데, 말씀을 정말 듣기 거북하게 하셨었지.”“한서 걔는 말이야, 정말 꽉 막힌 답답한 놈이거든. 그렇게 당하고도 할머님께 말씀드리지도 않았어. 할머님께서 알게 되시면 아주머니를 찾아가 대신 화를 내주셨을 텐데 말이야. 아주머니는 감히 할머님을 어쩌지는 못했지만 한서는 손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825화

    차미주는 눈을 부릅뜨고 곧장 테이블로 향하려는 한성우를 잡았다. “네가 말해봐. 송가람이 팔짱 끼고 있는 저 남자, 누구야?”“뭐?”어리둥절한 한성우는 차미주가 가리키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그는 순간 마음속으로 욕을 지껄였다. ‘제기랄.’“송가람? 송가람이 어딨는데?”차미주의 입가가 떨려왔다. “너 이 개자식. 강한서에게 넌 정말 지X 맞게도 좋은 친구네. 감히 내 앞에서도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이네. 이러고도 내가 널 받아줄 것 같아? 꿈 깨는 게 좋을 거야.”말하며 한성우를 밀어버린 차미주가 송가람 쪽으로 다가가려 했다. 그러자 한성우가 얼른 차미주의 뒤를 따라갔다. “나 농담한 거잖아. 왜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그래? 내가 장님도 아니고 멀쩡히 서 있는 사람이 왜 안 보이겠어?”‘강한서 네 발등은 네가 찍은 거야. 나도 이젠 못 감싸줘. 일단 우리 집안일부터 해결해야지.’차미주는 굳은 표정으로 이를 악물었다. “방금 현진이가 전화 와서는 딸기 푸딩 어떻게 하냐고 물었어. 강한서가 좋아한다면 말이야. 하지만 이게 뭐야? 현진이는 임신까지 하고도 집에서 현모양처처럼 푸딩이나 만들고 있고 강한서 저 개 같은 자식은 손가락과 팔짱 끼고 다른 사람 약혼식에나 참석하다니.”“쟨 기억을 잃은 거야, 아니면 빼앗긴 거야? 강한서는 정말 손가락의 저런 수준 없는 수법을 알아보지도 못하는 거야? 아니면 너희 남자들은 애초부터 저런 순진한 척하는 여우짓을 좋아하는 거야?”차미주가 한성우를 노려보았다. “넌 강한서보다도 못한 놈이야. 강한서는 눈이라도 높아서 현진을 좋아하기라도 했지. 넌? 넌 그저 몸매만 좋으면 눈을 떼지 못하잖아. 인성이고 뭐고 보지도 않고 아무 여자나 막 만나잖아.”한성우는 조금 어이가 없었다. “날 욕하는 것까진 그렇다 쳐. 왜 너까지 욕하고 그래?”차미주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그녀가 손을 뻗어 한성우의 목을 조르려 하자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차미주의 허리를 끌어안더니 나지막이 그녀의 귓가에 속삭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826화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하던 차미주가 한참 만에야 입을 열었다. “그럼 만약 강한서가 기억을 잃었던 그 시간 동안 정말 송가람을 좋아하게 됐다면?”그 말에 한성우는 피식 실소를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자기야, 송가람과 강한서는 죽마고우나 마찬가지야. 정말 강한서가 송가람을 좋아했다면 애초에 강한서 인생에 형수님은 없었겠지. 그리고 그 자식이 정말 그런 쓰레기 같은 일을 저질렀다면 네가 말하지 않아도 내가 알아서 강한서를 처리할 거야.”“...”한성우의 입은 정말 말 하나는 똑부러지게 잘했다. 분노로 가득 찼던 차미주는 한성우의 말발에 넘어가 어쩐지 그의 말에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결국 입술을 앙다물더니 한참 만에야 대답했다. “만약 네가 입만 놀리고 행동으로 못 옮기면—”“난 대가 끊기고 외롭게 늙어죽게 될 거야.”한성우가 바로 차미주가 하려던 대사를 가로챘다. 화가 풀린 차미주는 한성우를 보는 눈빛마저도 부드러워졌다. 한성우가 차미주의 손을 잡았다. “가자. 마침 강한서가 왜 송가람과 왔는지도 알아보고.”송가람이 강한서에게 와인을 건넸다. “한서 오빠, 이 술 마셔봐요. 이건 제 친구가 일부러 해외 와이너리까지 가서 가져온 거예요. 향이 정말 진해요.”와인잔을 받은 강한서는 슬며시 잔을 흔들었다. 그러자 와인의 달콤한 향이 서서히 풍겨왔다. “향은 좋은 것 같네요.”강한서가 와인을 평가하며 말했다. 송가람이 웃으며 와인잔을 들어 강한서의 잔에 살짝 부딪혔다. “마셔봐요.”시선을 내린 강한서는 와인잔을 들어 입에 가져가려는데 옆에서 한성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송가람 씨, 한서야. 어떻게 여기서 만나냐.”송가람이 뒤돌자 한성우가 차미주의 손을 잡은 채 미소 지으며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한성우는 송가람 옆에 놓인 와인을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그 와인. 제 기억이 맞다면 와인 향은 깔린느에서 제조한 거죠? 당시 와인 경매에도 나왔었던 것 같은데.”송가람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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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90화

    식사 자리가 마무리된 후 홍혜림을 배웅하러 나온 서해금의 뒤를 오성빈이 따라나서며 나지막이 물었다. “서 대표님이 말씀하신대로 했으니 약속하신 건...”“걱정마세요.”서해금이 시선을 거두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일만 잘 마무리 되면 약속드린 건 꼭 지켜드리죠.”“그럼 최대한 빨리 해결하도록 할게요. 질질 끌어봐야 좋을게 없으니까요.”“부탁드려요.”고개를 끄덕인 서해금이 성월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서해금의 뜻을 바로 알아들은 성월이 곧바로 오성빈을 배웅했다. 사실 학교에서는 진윤의 부정행위에 관해 아무런 결론도 내린 것이 없었다. 여론은 여전히 뜨겁기만 했다. 하지만 그런 때일수록 여론에 흔들리지 말아야 했다. 만약 조사 결과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그 여론은 오히려 학교에 독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성빈은 학교 임원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며칠 동안이나 홍혜림의 연락을 무시했다. 물론 그 역시도 최대한 빨리 이 일을 마무리하고 싶었다. 진윤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증거는 전혀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오성빈이 모든 증거 수집을 마치고 드디어 진윤의 누명을 벗겨주는 쇼를 하려던 그때, 경찰이 갑자기 학교로 찾아왔다. 진수 그룹에서 진윤의 시험 부정행위 문제로 경찰에 신고를 한 탓이었다. 교장의 연락을 받은 오성빈은 그만 멍해졌다. 제일 먼저 서해금이 떠올랐지만 그녀가 약속했던 일을 떠올린 그는 곧 주먹을 꽉 움켜쥐고 서해금에게 연락하고 싶은 충동을 꾹 참으며 홍혜림의 연락처를 눌렀다. 홍혜림이 전화를 받자마자 오성빈이 물었다. “사모님, 어제 분명 진윤 학생 일은 잘 처리해 드리겠다고 말씀 드렸잖아요. 왜 신고를 하신 거예요?”홍혜림이 놀란 말투로 말했다. “신고라뇨? 전 신고한 적 없어요.”“사모님이 신고하신 게 아니라고요?”의아한 듯 묻는 오성 빈에게 홍혜림이 대답했다. “전 신고한 적 없어요. 교수님께서 이미 윤이가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찾으셨다면서 조치를 취하시겠다고 말씀하셨잖아요. 그래서 계속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9화

    장준의 아버지는 요직을 맡고 있었고 장씨 가문엔 그의 아버지를 제외하고도 수많은 정치인들이 있었다. 그랬기에 가족 중 단 한명이라도 꼬리를 밟힌다면 그의 가문은 수습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기도 했다. 장준이 저질렀던 인간 같지도 않은 일들이 하나하나 밝혀지기 시작했다. 폭행, 음주 운전, 도박, 성폭행...피해자들이 하나둘 인터넷에 장준의 진짜 모습을 폭로했다. 수많은 피해자의 목소리를 누를 수 없었던 장씨 가문의 스캔들이 결국 전부 드러나고 말았다. 홍혜림 역시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곧 회사 계정으로 진윤은 그날 운전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발표와 함께 그와 관련된 증거들과 범죄경력증명서를 전부 공개 했다. [그러니까 진윤은 또 다른 도련님의 기사를 막기 위해 총알받이가 됐다는 거네?][어쩐지 뭔가 이상하더라니.][그렇게 심각한 교통사고에 진윤 한 사람만 공개 처형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역시 여론을 부추기는 사람이 있었다는 거네요.][발 빼려고 하지 마. 장준이 주범이었다고 하더라도 진윤이 그 경기와 아무런 관련도 없는 건 아니잖아. 끼리끼리는 과학이라고 했는데 그놈이 그놈 아니겠어? 서화 대학에서도 진윤의 재시험 부정행위를 인정 했잖아.][학교엔 이미 소문을 파다해요. 이번 일과는 관련이 없다고 해도 언젠가는 비슷한 사고를 쳤을 거예요. 장준이나 진윤이나 크게 다를 거 없잖아요.][저기요. 두 사람을 싸잡아 욕 하지는 마요. 한 명은 범죄자고 다른 한 명은 그저 인성에 문제가 있는 것뿐이에요. 그게 어떻게 같아요? 얼른 진상 규명이나 하시죠. 피해자에게 피해 보상은 해야 하잖아요.]...휴대폰을 한 쪽으로 던져버린 서해금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장준이었어? 어쩐지...”성월이 그녀에게 차를 건네며 나지막이 물었다. “대표님, 진윤 씨 일은 이미 어느 정도 해결이 된 것 같아요. 그럼 저희 계획은 어떻게 해요?”“아직 끝나지 않았어요.”서해금이 찻잔을 들어 올리며 덤덤하게 말했다. “홍혜림은 누구보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8화

    장씨 가문 아들이라는 이유로 여론이 들끓는 것을 염려한 탓인지 기사는 간단한 몇 마디 말로 상황을 간결하게 보도했다. 하지만 한현진은 감추려고 할수록 일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 생각했다. 드디어 주강운이 손을 쓴 모양이었다.고개를 들어 강한서를 바라보는 한현진의 눈이 별처럼 반짝였다.“여보, 장준이 잡힌 것 같아.”강한서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누가 그래?”한현진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강한서에게 한성우가 보낸 기사를 보여주었다. “시간, 교통사고, 장 모 씨, 약물. 이 단어들만 봐도 누군지 뻔하잖아.”강한서가 놀랍다는 듯 말했다. “장 모 씨가 정말 장준이야? 어떻게 잡힌 거지? 누가 신고라도 한 건가.”“나쁜 짓을 그렇게 많이 했으니 벌을 받는 거지. 피해가 한두 명이면 집안 세력으로 어떻게든 막을 수 있겠지만 그 수많은 피해자를 전부 막을 수는 없잖아?”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기사에 다른 얘기는 없어?”“없어. 그냥 언급만 한 수준이야. 하지만 이 기사를 시작으로 진실을 밝혀 나가려는 사람은 분명 있을 거야. 그건 우리가 상관할 일이 아니지.”한현진이 나지막이 말했다. “장준과 관련된 기사가 퍼져 나가기 시작하면 사모님께 이 기회를 빌려 진윤 씨에 관련한 입장 발표를 하시라고 말씀 드려.”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 아침 연락드릴게.”강한서는 이상할 정도 순순히 대답했다. 예전이라면 어떻게 된 일이냐며 꼬치꼬치 캐 물었을 것이 분명했다. 지금처럼 쉽게 넘어갈 리가 없었다.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한현진의 시선에 강한서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가 다정한 목소리로 한현진에게 물었다.“왜?”하지만 한현진은 곧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산책 가자.”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옷 가지고 올게.”강한서의 뒷모습을 지긋이 바라보던 한현진이 휴대폰을 들어 한성우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늘 강한서가 좀 이상해요. 평소엔 꼬치꼬치 따지더니 오늘은 기사를 보여줘도 아무것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7화

    멈칫한 강한서가 입술을 짓이겼다. “누가 어딜 들어갔다고?”강한서의 목소리에 수화기 너머의 사람은 순간 조용해졌다. 그러더니 곧 어색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한서야, 야근 안 했어? 오늘은 일찍 퇴근했네.”강한서는 화제를 돌리는 한성우의 말에 전혀 동요하지 않은 채 다시 물었다. “방금 누가 어딜 들어갔다고?”“방금 내가 뭐라고 했어?”한성우가 모른 척 대답했다. “갑자기 네가 튀어나오는 탓에 다 잊어버렸잖아.”강한서가 말했다. “강운이가 장준을 처넣었다며.”한성우: ...후회 막심한 얼굴로 자신의 입을 툭 친 한성우가 웃으며 대답했다. “어, 맞아. 바로 그거야. 나도 방금 어디서 그 소식을 듣고 형수님과 수다나 떨려고 전화한 거야. 너도 알잖아. 형수님과 내가 뒷담화 할 땐 죽이 척척 맞는 거.”“그래?”강한서가 담담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 “난 두 사람이 나한테 뭔가 숨기는 게 있는 줄 알았지.”“그럴 리가 있겠어?” 한성우가 당당하게 말했다. “우리가 널 속일 수는 있고? 두 사람 요즘 진윤 씨 일 때문에 걱정이 많잖아. 그래서 나도 신경 좀 썼지. 봐, 소식을 듣고는 바로 알려 주려고 전화했잖아.”“그래.”강한서의 대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한성우의 귓가로 곧 다시 강한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진이가 강운이한테 뭐라고 했는데?”한성우: ...한성우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뭐? 형수님이 강운이와 연락했어?”잠시 침묵하던 강한서가 다시 입을 열었다. “너한테 전해달라고 한 말이 뭐냐고.”의심이 아닌 확신에 찬 말투에 한성우는 머리가 찌릿, 할 정도로 소름이 돋았다. ‘조금만 참았다가 나중에 전화할 것이지, 난 왜 하필 지금 한 거야?’어차피 한강서가 전부 눈치 챈 마당에 더는 숨길 필요가 없어진 한성우는 결국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형수님이 너한테 숨겼다고 뭐라고 하지 마. 형수님이 강운이에게 연락한 게 아냐. 나한테 눈치를 주라고 부탁하셨어. 강운이네는 줄곧 장씨 가문과 사이가 안 좋았잖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6화

    “실망이라니. 엄마는 단 한 번도 널 창피하게 여긴 적 없어. 넌 엄마가 배 아파 낳은 내 자식이야. 내가 널 몰라? 엄마는 그냥 네가 이번 일 때문에 힘들어 할까봐 그래. 엄마는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즘 네가 말도 없고 조용하기만 해서 우리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진윤의 등을 어루만지며 홍혜림이 나지막이 말했다. “이런 일은 아무것도 아니야. 인생 살면서 이런 일 안 겪는 사람은 없어. 이겨내면 돼.”고개를 끄덕인 진윤이 홍혜림을 꽉 끌어안았다. ...아름드리.“그러니까 아주머니가 뒤에서 여론몰이에 동조했다는 거야?”한현진이 자몽을 까며 강한서에게 말하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절묘한 타이밍에 나타나서 알아봤더니 오성빈 교수라는 사람, 성 비서님의 먼 친척이시더라고. 그러니까 그분이 나서서 얘기만 해주면 잘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잠시 생각하던 한현진이 말했다. “그래서 일부러 홍혜림 씨가 신세를 질 수밖에 없게 만드시겠다? 홍혜림 씨를 다시 뺏어가려는 거야?”“그럴 수도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닌 것 같아.”한현진이 눈을 반짝이며 강한서 곁으로 다가갔다. 꿍꿍이 가득한 얼굴로 한현진이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그럼 우리는 그걸 지켜보면 되겠네. 본인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든 다음대체 뭘 하려는 생각인지 지켜보자고.”강한서가 어쩐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한현진을 쳐다보았다. 그 표정에 어리둥절해진 한현진이 물었다. “왜 그렇게 웃어? 뭐야, 그 음흉한 웃음은.”강한서가 나지막이 대답했다. “근묵자흑이라는 단어가 너무 맞는 말인 것 같아서.”한현진: ?“설명 똑바로 해. 누가 그 묵인데?”강한서는 씩 웃으며 한현진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한현진이 깐 자몽을 가져가 한 입 베어 문 강한서의 표정이 곧 강한 신맛에 잔뜩 일그러졌다. 자몽을 겨우 삼킨 강한서가 인상을 찌푸린 채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넌 이걸 대체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먹을 수 있는 거야.”한현진이 눈을 깜빡였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5화

    [그래도 학교 측에서 끝까지 부정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재수강하라고 하면 어떡해요?]강한서가 웃으며 말했다. [넌 언제든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다는 걸 잊지 마. 내가 대신 신고해줘?]진윤은 그제야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 번뜩 정신이 들었다. 인터넷에 도배된 악플로 잔뜩 지친 진윤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일에만 몰두해 있었다. 그는 심지어 학교 측에 새로운 시험 문제를 내도록 제안한 후 라이브 방송을 통해 부정행위가 없었음을 증명할까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강한서의 한마디는 진윤의 모든 고민을 한 방에 해결했다. 스스로의 결백을 증명하는 건 결국 그 사람들이 파놓은 함정에 뛰어 드는 것 과 다를 바가 없었다. 사람들은 애초부터 그가 부정행위를 했을 거라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니 진윤이 라이브 방송으로 결백을 증명한다고 한다고 해도 사람들은 또 미리 답을 알고 있으면서 카메라 앞에서 쇼를 하는 것이라며 의심하게 뻔했다. 부정행위의 증명해야 할 사람은 진윤이 아니라 그를 의심한 사람들이었다. 진윤이 순간 눈을 반짝였다. [얼른 엄마를 말려야겠어요. 교수님에게 부탁할 필요가 없잖아요. 전 당당하니까 얼마든지 조사하라고 해요.][잠깐만.]강한서가 진윤을 불렀다. [잠깐만 기다려 봐.][왜요?]입술을 깨물던 강한서가 중얼거렸다. [고작 학생인 네가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여론이 이 정도로 들끓는게 처음부터 이상했어. 이제야 의문이 조금 풀리는 것 같네.][그게 뭔데요. 얼른 얘기 해줘요.]성격 급한 진윤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는 강한서 때문에 괜히 마음만 조급해졌다. 강한서가 말했다. [넌 지금 아무것도 하지 마. 어머님께도 오 교수님이라는 분 만나보라고 해. 뭐라고 하는지 얘기나 들어 보고 다시 대책을 세워야해.]진윤이 조금 전처럼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형님, 어차피 이렇게 된 거 그 인간들의 계략을 역이용하시려는 거예요?]강한서가 쯧, 혀를 차며 말했다. [매형이라고 불러]진윤: ...홍혜림과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4화

    법적 장모님이라는 여섯 글자에 멍한 표정을 짓던 강한서가 물었다. [서해금 대표 말하는 거야?][네. 그 분, 현진 누나 새엄마잖아요. 그럼 형님에겐 법적 장모님 아녜요?]강한서: ...‘맞긴 하네.’[난 오성빈 교수님과는 전혀 모르는 사이야.]멈칫하던 강한서가 물었다. [그건 왜 묻는데?]강한서의 말에 기분이 축 처진 진윤이 한참만에야 대답했다. [학교에서 제 재시험 성적을 취소하더니 재수강하래요.]강한서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게 무슨 말이야? 학교에서는 네가 부정행위를 했다고 판단한 거야?][명백하게 얘기한 건 아닌데 사실은 그런 셈이죠. 하지만 다른 처분은 없이 그냥 재수강만 하래요. 친한 친구에게 들은 건데 학교에 신고 전화가 빗발쳤었데요. 홈페이지에도 전부 부정행위 진상 규명을 바라는 댓글로 도배됐다고 하더라고요.][아마도 학교의 이미지 회복을 위한 판단이었던 것 같아요. 저에게 적당한 책임을 전가할 수도 있고 대중들에게는 그들이 원하던 조치를 취했다고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강한서는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 [그럼 교수님에게는 무슨 일로 연락을 하려는 거야?][조교님께서 이번 일은 오 교수님 담당이라고 하셔서요. 비록 재수강으로 결론이 났다고 하지만 아직 완전히 결정된 건 아니니까요. 그래서 엄마는 오해를 풀기 위해 오 교수님을 한 번 만나 얘기를 나누고 싶어 하세요.][아는 분께 부탁해 오 교수님과의 자리를 만들어보려고 했지만 결국은 연락이 닿지 않았어요. 하지만 마침 형님 법적 장모님께서 제 병문안을 오셨다가 그 얘기를 들으시더니 오 교수님과 아는 사이라고 하더라고요.][꽤 가까운 사이인 것 같아 엄마는 만약 가능하다면 그분께 다리를 놔달라고 부탁할 생각이세요.]진윤이 한숨을 내쉬었다. [워낙 지적인 얼굴을 하고 계서서 좋은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던데요. 딸인 현진 누나에게도 가식적으로 대하는 것 같던데 전 그런 사람이 진심으로 저희를 도와줄 리가 없잖아요.][방금 형님과 얘기를 하면서 혹시 형님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3화

    홍혜림이 서해금에게 얘기를 꺼내려던 그때, 진윤이 그녀의 말을 잘랐다. “잠깐 실례할게요.”홍혜림이 곧바로 하려던 말을 삼키고 몸을 일으켰다. “엄마가 부축해줄게.”“네.”진윤이 대답했다. 진윤을 부축하며 병실을 나서는 홍혜림을 쳐다보던 서해금이 고개를 돌려 성월에게 물었다. “아무 문제없이 잘 해결했죠?”성월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표님께서 지시하신 대로 했어요.”멈칫하던 성월이 나지막이 물었다. “대표님, 정말 사모님께서 저희에게 부탁하러 오실까요?”서해금이 덤덤하게 말했다. “평소라면 부탁하지 않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궁지에 몰린 상황이라면 분명 부탁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홍혜림은 지금 아들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안달이 나 있는 상황이에요. 그러니 저를 통해 이 일을 해결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아무리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해도 결국 머리를 숙일 수밖에 없어요.”“조향 대회의 마지막 경기는 OM향 협회의 투표로 승패가 결정돼요. 홍혜림은 OM향 협회의 오래된 회원이에요. 게다가 이번 조향 대회 열 명의 심사위원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고요.”“홍혜림은 누구보다 의리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제가 큰 도움을 준다면 어떻게든 그 빚을 갚으려고 할 거예요. 전 준비가 안 된 싸움은 시작하지 않아요.”피식 웃음을 흘린 서해금의 눈빛이 멸시로 가득했다. “전 조금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어요.”성월은 이토록 치밀한 서해금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성빈의 친척과 친분이 있다는 얘기를 꺼내는 서해금의 모습에 성월은 그녀가 단지 빼앗긴 고객을 다시 찾아가기 위해 던지는 미끼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서해금이 바라는 것은 자신에게 마음에 빚을 진 홍혜림이 조향대회에서 관건적인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었다. 서해금이 이렇게까지 서포트 해주고 있으니 송가람은 조금만 노력해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순간 뭔가를 떠올린 성월이 목소리를 잔뜩 낮추며 물었다. “대표님, 인터넷에서 진윤 씨에 관한 여론이 들끓고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2화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 가면 걔들은 거짓말을 들킨 네가 양심에 찔려서 해외로 도피하는 거라고 생각할 거야.”진윤이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걔들이 뭐라고 생각하든 저랑 무슨 상관이에요. 어차피 출국하면 아무것도 듣지도 보지도 못할 텐데.”“그럼 너 평생 해외에만 있을 거야? 안 돌아올래?”입술을 달싹인 진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당연히 그럴 수는 없었다. 부모님도, 집도, 가족도 전부 한주에 있으니 지금 당장 해외에 나간다고 해도 결국 돌아와야만 했다. 홍혜림이 의미심장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윤아, 사람의 명성이라는 게 한 번 나빠지면 다시 좋아진다는 건 어려운 일이야. 해외로 도망쳐 이번 일을 지나보낸다고 해도 졸업하면 결국 여기 동기들과 다시 마주해야 한 텐데, 걔들이 널 보고도 옛날 얘기를 꺼내지 않을 것 같아?”“다들 널 안 좋게 보고 있는 지금, 네가 끝까지 네 결백을 증명해야 나중에 걔들이 다시 이 얘기를 꺼내도 억울하지는 않을 거야. 알겠어?”“결백을 뭐로 증명해요? CCTV도 없고 아무것도 없잖아요. 전 당당하다는 걸 아무도 증언해줄 사람이 없어요. 절 믿는 사람도 없다고요.”진윤이 잠김 목소리로 물었다. “엄마, 저 어떡해요?”홍혜림은 미어지는 가슴을 붙잡고 아들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위로를 건넸다. “아무도 널 안 믿어도 엄마는 널 믿어. 네 아빠, 형 그리고 네 형수님도 널 믿어. 그러니까 아들, 괜찮아. 엄마가 있는 한 아무도 우리 아들 못 건드려. 엄마가 꼭 네가 정정당당하게 학교로 돌아갈 수 있게 할게.”홍혜림이 말에 진윤이 대답하려던 그때, 누군가 병실 문을 두드렸다. 진윤이 고개를 돌려 얼굴을 닦으며 감정을 추슬렀다. 홍혜림 역시 심호흡을 하고는 몸을 일으켰다. 문을 열자 보이는 의외의 인물에 홍혜림의 눈이 동그래졌다. 서해금이었다.서해금은 성월과 함께 진윤의 병실로 찾아왔다. 두 사람은 손에 선물을 잔뜩 들고 서 있었다. 병실 문이 열리자 서해금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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