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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0화

조급한 마음에 한현진이 나가지 않으려고 하자 진씨가 입을 열었다.

“한현진 씨, 나가시죠. 이건 지 선생님 룰이에요.”

한현진은 주먹을 꽉 쥐고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방문이 굳게 닫히고, 안에는 그 어떤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한현진은 문 앞을 서성이며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기다리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지자 점차 불안해지기 시작한 한현진이 진씨에게 물었다.

“아저씨, 저분은 어디서 오신 분이세요? 믿을 만한 분이에요?”

진씨가 대답했다.

“한현진 씨도 보신 적 있는 분이세요.”

한현진이 모르겠다는 듯 말했다.

“제가요? 전 전혀 기억이 없는데.”

진씨가 말했다.

“삼청관.”

“삼청—”

한현진의 눈이 동그래졌다.

“현기법사 님이요? 그분은 무당 아니셨어요? 의학도 아시는 거예요?”

머리를 묶지 않아 한현진은 그를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

진씨가 말했다.

“미신은 신앙이고 과학은 생활이죠.”

“...”

‘말 한마디로 직업이 바뀌네.’

현기법사와 정인월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라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었다. 아마 정인월도 현기법사를 누구보다 신뢰하기 때문에 그를 부른 것일 테였다. 하지만 현기법사의 의술이 강한서에게 효과가 있을지는 모를 일이었다.

1 시간쯤 되었을 때 드디어 방문이 열렸다.

젊은 남자가 고개를 내밀고 한현진과 진씨에게 들어오라고 말했다.

한현진이 빠른 걸음으로 청년의 뒤를 따랐다.

강한서는 침대에 앉아 법— 아니, 지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는 여전히 혈색이 없고 피곤해 보였지만 방금 전의 창백하던 모습보다는 훨씬 상태가 좋아진 것 같았다.

한현진이 방으로 들어서자 강한서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한 번 쳐다보더니 곧 시선을 거두었다.

지 선생님은 강한서에게 몇 마디 당부의 말을 남기더니 몸을 일으키며 진씨에게 말했다.

“갑시다.”

한현진은 그에게 묻고 싶은 말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강한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가 일어나기 힘들어서 그러니 손님 배웅 좀 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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