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혜는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아들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습을 보자 기쁜 표정으로 반갑게 그를 맞이했다.하지만 신유정은 임재민의 얼굴에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냉기가 감돌고 있고 뭔가 고민이 있어 모든 희망을 잃고 낙담한 표정도 보태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재민 오빠, 일단 앉아서 쉬세요.” 신유정이 무난한 말투로 자리를 가리키며 말을 건넸다.임재민은 신유정의 말을 가차 없이 무시하고 이송혜를 빤히 쳐다보며 이를 악물고 천천히 말을 뱉었다.“어머니는 그렇게 유나가 일찍 죽었으면 해요? 그녀가 진짜 죽었다면 신나서 춤
경찰이 임재민을 데려가고 한 시간 후, 이송혜는 집에서 이 소식을 들었다.하지만 이번에는 이송혜가 임재민을 보석으로 풀어주는 대신 그가 경찰서에서 잠시 흥분된 머리를 식힐 시간을 가지길 바랐다.한편, 황찬성은 이내 병원으로 돌아왔다.그는 옷을 갈아입고 병실에 들어가 앉자마자 유나가 눈을 뜨고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보았다.황찬성은 순간 기쁨이 터져 나와 흥분한 마음에 유나의 손을 꼭 잡았다. “나나야, 네가 드디어 깨어났구나. 넌 여기서 사흘 내내 자고 있었어!”이 순간 유나의 머리는 아직 말끔한 상태로 돌아오지 않
점심이 가까워지자 이제 유나는 식사할 수 있는 상태라서 황찬성은 그녀를 위해 매일 반찬을 바꿔가며 삼시 세끼를 준비하기 시작했다.그날 황찬성이 점심을 사러 병원밖에 나갈 때 갑자기 하수현의 전화를 받았다.황찬성은 예전에 하수현에게 한 거짓말을 생각나 그녀에게 대충 둘러대려고 결정했다.“수현 씨, 요즘 잘 지내나요? 날 걱정하지 마세요. 난 지금 외지에서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어요.”황찬성은 한꺼번에 할 말을 다 쏟아냈고 하수현의 말에 대충 대답하고 얼른 전화를 끊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수현은 지금 쇼핑하며 전화를 거는 중이
신유정은 임씨 가문의 별장을 떠난 후 즉시 부하들의 거처로 갔다.그녀가 도착하자마자 임진이가 안에서 울부짖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보들보들한 두 다리는 무력하게 허공에서 허둥지둥했고 열심히 작은 주먹을 빨고 있었다.이 장면을 본 신유정은 짜증이 확 나 미간을 찌푸렸다. “아이에게 먹을 걸 줄 줄도 몰라? 고양이를 키우면 고양이 사료도 주잖아!”두 명의 부하는 난처한 표정으로 신유정에게 해명했다.“우리가 아이에게 분유를 먹여주지 않은 게 아니라 아이가 먹는 것과 상관없이 쭉 울었어요. 요 며칠은 우리도 힘들어 머리가 터질
유나는 여전히 그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제 자신이 더 이상 황찬성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유나의 마음이 도대체 누구에게로 향하는지는 이제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사람이 영혼을 잃어버리는 것은 가장 비통한 일이다. 가족을 연이어 잃은 유나는 더 이상 살아갈 이유도, 신념도 찾을 수 없었다.“우리가 다시 시작할 수 없다고 말했잖아.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쭉 그럴 거야.”황찬성의 계속된 강요에 유나는 가볍게 머리를 저었다. “찬성 씨, 지금의 난 찬성 씨를 친구로 생각하고 있어. 우리가 예전에 연인이었
호텔의 인테리어는 벽지는 간단하고 천장에는 꽃무늬가 그려져 있으며 벽에 걸어 놓은 그림도 고급스러웠다. 모든 것이 좋지만 유나의 눈에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다. 어젯밤 유나는 옥상에서 술을 마시며 생각에 잠겼다. 자살 시도를 했지만 결국 포기했다.죽기는 쉬웠지만 살아가려면 용기가 필요했다. 유나는 남은 시간 동안 자기 가족을 죽인 범인을 밝혀내기로 결심했다.도대체 누가 일부러 불을 질렀는지… 유나를 속여 공항에 가게 한 운전기사는 또 누구의 지시를 받았는지…유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다는 것을 알고 조사에 몰두하려
모두가 아이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데 폐기된 공장에 한 사람이 나타났다. 최지연이었다. 그의 입에서는 계속 욕설이 나왔다. 그 아이가 서정원의 아이였기 때문이다. 자기 아이였다면 그렇게 있지만 않았을 것이다. "이 빌어먹을 년, 이번엔 급하나 안 하나 보자. 아이가 없어졌는데 미치는 거 아니야?""근데 네가 미쳤다고 해도 아이는 돌아갈 수 없지. 내 손에 있으니… 다시는 아이를 볼 수 없게 만들 거야!"혼잣말을 하던 최지연의 입에서는 시종일관 서정원에 대한 험담과 아이에 대한 말뿐이었다. 마치 정신병자와 같았다. 다만
그리고 곧 실시했다. 서정원은 주소를 알아 내자 매니저를 데리고 차에 탔다."빨리 그 공장에 가보세요. 위치추정 해줄게요."서정원은 아예 휴대폰을 빼앗아 공장의 위치를 찾아냈다. 휴대폰 화면이 작게 느껴져 차에 있던 노트북을 집어 들었다."폐기된 공장에 아이를 데려가서 도대체 뭘 하려는 거야?"서정원의 더욱 심란해서 미칠 것 같았다."빨리…"같은 시각, 호텔에 있던 사람이 연채린에게 전화해서 이 일을 알려줬다. 연채린은 지금 경찰과 함께 있다. 경찰들이 최성운이 사라진 걸 기록하던 중 소식을 들은 연채린은 급히 경찰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