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운은 차가운 눈빛으로 눈앞에 있는 여자를 쳐다보았다."일단 하객들부터 보내는 것이 좋겠어요."서정원의 말에 옆에 있던 경비원들은 바로 하객들을 식장 밖으로 안내했다.공들여 준비한 결혼식이 고작 임산부 한 명 때문에 개판이 된 걸 본 최승철은 지팡이를 들고 일어나서는 그 여자에게 삿대질했다."내 손주가 한 짓이 아니라는 걸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네. 그런데 이렇게 생각 없이 소란을 피우는 목적이 뭔가! 대체 우리 손주하고 무슨 원수를 졌냐 이 말이야!"최승철이 큰소리로 호통을 쳤지만, 그녀는 무서워하기는커녕
최성운도 아무 말 하지 않은 채 묵묵히 서정원의 옆에서 최승철의 수술이 끝나기를 기다렸다.한편, 최성운과 서정원의 결혼식인 만큼 최씨 가문은 여러 매체를 불러 라이브로 결혼식을 진행했었고 그 탓에 임산부의 일도 자연스럽게 인터넷에 퍼져서 네티즌들은 하나둘씩 그 여자의 편을 들기 시작했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이름이 양미나라는 것이 드러났고 네티즌들은 그녀의 트위터에 글을 남기기 시작했다."그러니까 지금 최성운이 여자 하나를 임신시키고 자기는 결혼식이나 하고 있었다 이 말인 거지? 이렇게 되면 본처가 따로 있는 것이
「안녕하세요, 양미나 씨. 서정원입니다. 당신 아이에 관해, 우리 둘이서 할 얘기가 있을 것 같은데요.」서정원은 메시지를 보낸 후 저녁이 다 되어서야 양미나의 답신을 받을 수 있었다.「제 아이를 어떻게 해보려는 건 아니고요?」양미나는 잔뜩 경계하는 말투로 메시지를 보내왔다.「인륜에 어긋나는 행동은 맹세코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으니 안심하세요.」만약 다른 사람이었다면 이런 상황에서 서정원처럼 평정심을 가지고 문자를 보내기 절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서정원은 최성운이 자신을 두고 절대 이런 짓을 할 리가 없다는 확고한
커피숍 안, 서정원은 더 이상의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느껴졌다."양미나 씨, 여기서 더 얘기해봤자 끝이 없을 것 같네요."서정원은 담담하게 말을 내뱉더니 곧장 몸을 일으켰다."원래부터 얘기할 건 없었어요."양미나도 입을 비죽거리더니 큰 배를 쓰다듬으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거동이 불편해 보이자 서정원은 할 수 없이 그녀를 부축해서 커피숍 밖을 나왔다.양미나는 처음에는 그녀의 손길을 거부했지만, 창밖에서 뭔가를 봤는지 갑자기 입꼬리를 씩 올리고는 그녀의 부축을 받으며 커피숍을 나왔다."서정원 씨다! 서정원 씨가
한편, 한참을 커피숍 앞에 멍하니 서 있던 양미나는 사람들이 점차 사라지자 자신도 집으로 돌아갔다.서정원은 인터넷에서 아무리 자신에 관한 소문이 떠돌아도 자기 일을 해야만 했다.그리고 얼마 뒤 양미나는 인터넷에 또 다른 영상을 올렸는데 올린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많은 네티즌이 그녀의 영상에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영상에는 양미나가 어떤 남성과 커피숍에서 밀회를 즐기는 모습이 찍혀있었고 사람들은 해당 남성이 누군지 금방 알아챘다."이 피지컬과 뒷모습, 딱 봐도 최성운인데?"이 영상은 곧 실시간 검색어에까지 올랐다.하지만 영상
라이브 제목에는 서정원과 양미나의 이름이 적혀있었고 이에 많은 사람이 해당 라이브에 들어왔다."이렇게나 많은 분이 들어올 줄은 몰랐네요. 그럼 뜸 들이지 않고 바로 시작할게요."두 인플루언서는 갑자기 진지한 표정을 짓더니 양미나와 서정원이 올린 영상을 큰 모니터에 띄우며 시청자들과 함께 비교하기 시작했다."자, 여러분들, 자세히 보세요. 양미나 씨가 올린 영상을 보면 화질이 좋지 않지만, 해당 영상은 CCTV에서 얻은 영상이라 어쩔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얼굴이 안 나왔다고 하신 분들도 계시는데 가게의 CCTV 각도를 멋
서정원은 사무실에 앉아 인터넷을 보며 피로감을 느꼈다.양미나는 트위터에서 활개를 치고 다니는데 자신은 그녀가 올린 글 하나하나마다 반박 글을 올릴 수가 없었다. 그러는 순간 또 최씨 가문의 평판이 떨어질 테니까.서정원은 얼굴을 찌푸린 채 댓글을 보면서 깊은 한숨을 쉬었다.한편, 정아린은 최근 이슈를 접한 후 서정원에게 도움이 돼주고 싶어 양미나가 올린 트위터 영상 하나하나를 분석하고 있었다.영상의 남자는 비록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확실히 최성운과 똑같은 뒷모습을 하고 있었다.해당 영상을 뚫어지게 쳐다보던 정아린은 갑자기
서정원은 그에게 만날 것을 요구했고 엄세훈은 흔쾌히 알겠다고 했다.한 시간 뒤, 서정원이 약속장소에 도착해보니 엄세훈은 이미 도착해 있었다. 그는 서정원을 발견하더니 기분 나쁜 휘파람 소리와 함께 그녀에게 손짓했다."빨리 왔네요?"서정원이 막 의자에 앉자 엄세훈이 말을 걸어왔다. 그녀는 가볍게 무시한 후 엄세훈을 바라보며 물었다."엄세훈 씨가 요즘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잘 아시죠?"서정원의 질문에 엄세훈은 잠깐 놀란 듯하더니 곧장 피식 웃었다."난 또 뭐라고. 그 일 때문에 보자고 했어요?""역시 알고 있나 봐요?"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