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원은 그런 계정들을 힐끗 보고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을 채 핸드폰을 끄고 잠자리에 들었다.다음날, 전날 기분이 좋아서였을까 서정원은 일찍 일어나서 개운하게 씻고는 아침을 맞았다. 그때 그녀의 핸드폰이 울렸고 발신자는 명은서였다.‘명은서가 왜 아침부터 전화를 해오는 거지?’서정원은 기분이 확 나빠지는 것을 느끼며 전화를 받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녀가 또 트위터에 어떤 수작을 피울지 몰랐기에 마지못해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서정원이 담담하게 말했다."깼어요? 나 지금 정원 씨 집 근처 디저트 가게에 있어요. 새로운
"하지만 나로 인해 오빠가 정원 언니를 더 싫어하게 되면 어떡해요?""정원 씨를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한둘인가요?"명은서의 말에 연채린이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에요?""아니에요, 아니에요."명은서는 자신이 말을 잘못했다는 걸 깨닫고는 얼른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두 사람이 하는 대화는 모두 서정원이 듣고 있었고 거기에 녹음까지 하고 있었다.다음 날, 명은서는 아침 댓바람부터 법원에서 온 고소장을 받았다. 원고에는 ‘서정원’의 이름이 적혀 있었고 그녀는 서정원이 자신을 고소할 줄은 몰랐는지 경악을 했다.
명은서가 법정에서 패배했다는 소식은 일파만파 퍼졌고 그녀가 피해자인 척 게시한 글에는 비난의 댓글이 쇄도했다.서정원은 사건이 일단락되자 망연자실해 하는 명은서를 힐끔 보고는 미련 없이 법정을 떠났다.명은서는 10년 형을 받았고 10년이면 그녀의 능력과 외모는 물론이고 전과자라는 수식어가 평생 따라다니게 되어 그녀의 인생이 그야말로 나락으로 향하게 된다. 그녀는 이런 결말을 맞이하게 될 줄은 몰랐는지 모든 게 다 끝난 사람처럼 그렇게 멍하니 자리에 앉아있었다.한편, 이 소식은 정씨 가문 귀에도 흘러 들어갔는데 정아린의 아빠인 정
여준은 최종판결이 난 걸 보고는 그제야 안심한 듯 한숨을 돌렸다. 이것이 명은서에게도 가장 좋은 결말일 테니까."정말 고맙다."여준이 다시 서정원에게 인사하러 왔을 때 그녀의 눈빛은 이미 차갑게 식어있었다."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스승님께서 저한테 명은서를 한번 봐달라고 얘기했을 때 제 걱정은 한 적 있으세요?"서정원은 여전히 차가운 눈빛을 하고 있었고 거기에는 스승에 대한 예의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그거야 당연하지. 하지만 명은서를 살리는 일 역시 중요했단다. 저번에도 말했다시피 난 스승으로서 책임을 지고
"스승님, 잠시만요. 제 말도 좀 들어주세요."명은서는 필사적으로 그를 제지하려고 했지만 여준은 그녀를 향해 단호하게 말했다."나는 더 할 말이 없구나. 우리의 인연도 여기서 끝이다."명은서는 그의 선택을 여전히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일단 그와 다시 얘기를 나눠야만 했기에 여준을 따라 그의 집 앞까지 쫓아갔다. 하지만 여준은 대문을 꽉 닫고는 그녀의 말을 들어주려 하지 않았다."스승님, 제 말도 좀 들어 주셔야죠!"명은서는 대문을 끊임없이 두드리며 사정했다."더 들을 것도 없다. 인제 와서 너한테 무슨 말을 더 들을 게 있
한편, 모두 잔을 부딪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을 때 명은서는 홀로 카운터에 앉아 술을 들이켜고 있었다. 그녀는 바텐더가 말리기도 전에 독한 술을 그대로 원샷 해버리고는 울먹거리며 계속 서정원의 이름을 중얼거렸다.서정원만 떠올리면 그녀는 이가 갈렸고 곧 술을 한 병 더 오픈하고는 바로 입으로 가져가기 시작했다."아가씨, 이 술 엄청 독한 거라서 그렇게 마셨다가는 한 번에 취할 수도 있어요."웨이터가 명은서를 보고는 다급하게 말리려고 했지만, 그녀는 어디서 나온 괴력인지 웨이터를 확 넘어트리더니 손에 들고 있던 술병도 바닥에
서정원은 한심한 얼굴로 엄세훈을 한번 바라보고는 그대로 자리를 떠나 집으로 향했다.한편, 정씨 가문."대체 두 분 왜 그러세요. 저는 지금 스타진 엔터 직원이에요. 두 분이 이러시면 제 입장이 뭐가 돼요."정아린은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의 부모를 바라봤다.서정원이 얼마 전 일을 비밀로 하는 바람에 그녀는 오늘에서야 자신의 부모가 목적을 위해 회사 기물을 파손하는 행위를 벌였다는 사실을 알았다."우리는 다 너 잘 되라고 그러는 거지. 스타진을 보면 하루에 한 번꼴로 스캔들이 나는데, 이러다가 네가 회사 망해가는 것도 모르고 그
한편, 호텔 룸 안.잠에서 깬 명은서는 옆에 누워있는 낯선 남자와 발가벗겨져 있는 자신의 몸을 번갈아 보고는 뇌가 정지된 듯 멍하니 있다가 다시 한번 옆에 있는 남자를 보고 정신을 차리고는 소리를 꽥하고 질렀다.도재찬은 여성의 비명과 우는 소리에 눈을 번쩍 뜨고 옆을 봤고 명은서가 서럽게 우는 모습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자신의 관자놀이만 주무르고 있었다."나, 나한테 뭔 짓을 한 거예요!"명은서가 막 남자에게 쏘아붙이려고 할 때 도재찬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듣고 그녀는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어제 술에 취해서 하는 말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