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아영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서정원과 고청림한테로 시선을 돌렸다.“할아버지, 잊으셨어요? 전에 제가 직접 할아버지 집까지 찾아가서 부탁한 거잖아요. 그때 주기 엄청 아까워하셨잖아요.”서정원은 여유 있게 웃어 보이며 옥영롱을 고청림에게 건네주었다.고청림은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진짜 그 옥영롱이 맞네. 어휴, 그때 엄청 힘들게 공들여 만든 건데. 네가 최승철에게 줄 줄 몰랐었다. 효심이 지극하구나.”고청림의 말을 들은 심아영의 얼굴빛이 더 어두워졌다.‘서정원이 가져온 옥영롱은 진품이고 내가 가져온 옥 반지는
여준은 순간 멈칫했다. 그는 서정원이 자신을 거절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아마 감지덕지 하면서 자신의 제자가 되려고 했을 것이다.하지만 이런 상황에 처해도 혼란스러워 하지 않고 이익에 목매지 않는 서정원의 성격이야말로 여준이 그녀를 높이 평가하는 주요한 이유였다.최승철은 심아영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걸 보고서는 이내 급하게 화제를 바꾸었다.“자, 다들 오느라고 힘들었겠는데 이젠 앉아서 식사하죠.”최승철이 손뼉을 치면서 말했다. 연회가 정식으로 시작되었다.최승철은 심아영을 향해 손짓하면서 환하게 웃으며 말
‘여준이 왜 여기에 있는 거지?’“안녕하세요.”서정원은 여준에게 인사했다. 여준도 서정원을 보고 약간 멈칫했다가 이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들어와, 고청림 어르신 찾으러 온 거지?”서정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여준이 고청림 집에 있으리라고는 생각 못 했다.“너무 오래 찾아 뵙지 않아서 혹시라도 날 예의없는 손아랫사람이고 불만을 가지실까 봐 이렇게 왔어요.”“넌 그래도 좋은 아이인 것 같구나.”여준은 서정원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서정원을 더 마음에 들어했다.서정원은 고청림을 찾아오기 전에 미리 신경
서정원은 조각계와 서화계 대가인 두 사람이 말싸움한다는 게 약간 웃기기도 했다. 팬들이 이 일을 들었으면 분명히 경악해 할 것이다.“정원아, 골격을 보아하니 딱 수련하기 알맞춤한 것 같은데 혹시 스승을 모실 생각은 없니?”여준은 기대 가득한 얼굴을 하고 서정원을 바라보았다. 서정원은 여준의 눈길에 더 어색해했다.여준을 스승으로 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지구 한 바퀴를 돌 수 있을 만큼 널렸을 것인데 그가 자신의 스승이 되고 싶어 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어... 당분간은 없습니다.”서정원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해야
서정원은 여준이 이렇게 빨리 자신을 데리고 그런 중요한 연회에 갈 거라고는 생각 못 했는지라 약간 의아했다. 어떻게 준비해야 하냐고 물으려고 할 때 아까 자신이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한 게 떠올라서 그저 요청을 받아들였다.“네, 알겠습니다. 스승님과 함께 가겠습니다.”저녁 무렵, 서정원은 집에 돌아와서 연회에 가기 위해 한바탕 단장했다.이번 연회는 평소에 다니던 비지니스계 연회와 달라서 전처럼 화려한 옷을 입기에는 합당하지 않았다. 자칫하면 촌스럽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기 때문에 될 수록이면 화려함을 피해야 했다.서정원
“서정원 씨에 잘 알지도 못하면서 왜 함부로 지껄이는 거죠? 이게 바로 서화계 학자로서의 아량인가요?”누구도 정아린이 서정원을 위해 그들과 맞붙으려 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 이는 많은 사람의 불만을 일으켰다.“정아린 씨, 비록 전에 정아린 씨의 단청이 상을 받았었다고 하나 그래도 주제는 알아야죠. 이렇게 많은 선배 앞에서 저런 여자 편이나 들고, 고립당하는 게 무섭지도 않은가 보죠?”주위 사람들이 정아린을 협박하기 시작했다. 서정원은 정아린이 상을 받은 적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약간 놀랐다. ‘서화계에서 명망이 높은 이유가
“오늘은 그냥 없던 일로 하죠.”서정원은 한 마디 더 보태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작품을 구경하러 갔다.서정원은 한지윤의 목적을 한눈에 알아차렸다. 그녀는 대결은 무섭지 않으나 장소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게다가 서정원은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는 것이 싫었다.그녀는 평소에도 겸손한 걸 좋아했는데 이런 장소에서 너무 눈에 띄게 굴면 이후에 어디 가서도 관심받는 존재가 될 것이 뻔했기에 그녀는 그런 상황을 될 수록이면 피하고 싶었다.한지윤은 서정원이 거절할 거라고는 생각 못 했는지라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서정원이 두려워서
아까 서정원은 신비한 척하거나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었다. 전문적인 각도로 보았을 때 그녀는 어떤 그림을 그릴지 구상하고 있었다. 그저 구상하는 시간이 오래 걸렸을 뿐이었다.‘처음부터 그리지 않거나 그리려면 사람들을 놀래줄 만한 그림을 그리거나 둘 중 한 가지는 완성해야지.’눈 깜빡할 사이에 한 시간이라는 시간이 흘러지나 갔다. 한지윤은 시간이 되기도 전에 이미 그림을 완성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와 달리 서정원은 마지막 일 초가 되어서야 붓을 내려놓았다.두 사람은 동시에 그림을 사람들에게 전시했다.“두 폭의 그림 사이에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