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보고도 할 말이 없나요?”심아영은 최성운 앞에서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기회를 쉽게 놓치고 싶지 않아 불만스러운 말투로 물었다.“자기 일이나 잘하세요.”최성운은 한마디 말만 남기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심아영은 최성운의 뒷모습을 보면서 속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최성운은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최승철에게 전화를 걸었다.“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 심아영이 왜 운성 그룹 임원이 된 거죠?”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최성운은 다급하게 최승철에게 물었다.“나와 심씨 가문이 어떤 사이인지 너도 잘 알고 있지 않느냐. 아영
“우린 서로를 깊이 사랑하고 있는 사이이니 여러분들이 헛된 생각을 하면서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서정원은 말하면서 최성운을 바라보았다. 최성운도 당연하다는 듯 서정원을 바라보았다.두 사람이 애틋한 눈길로 서를 바라보는 사진이 기자들의 카메라에 찍혔다. 사실 두 사람이 공개적으로 서로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사진과 동영상은 별로 많지 않았다.하룻밤 사이에 그날 찍힌 사진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많은 사람의 부러움을 일으켰다.“두 대표님이 저렇게 달달한 연애를 할 줄은 생각도 못 했네. 너무 보기 좋다.”댓글이 많아지면서 이
“할아버지, 왜 힘들게 직접 연회를 주최하고 그러세요? 저한테 말씀하시면 제가 안배해 드렸을 텐데요.”서정원은 최성운과 함께 본가로 걸어들어오면서 활짝 웃는 얼굴로 최승철에서 축하 인사를 올렸다. 그녀를 본 최승철도 싱글벙글 웃었다.“그래그래. 고맙구나, 정원아. 그런데 이번에는 내가 하는 거로 하고 다음번에 너한테 부탁하마.”최승철은 무척 기뻐 보였다. 그는 최성운과 서정원을 자신의 옆자리에 앉혔다.많은 비지니스계 사람들이 최성운과 사업에 관한 얘기를 나누고 싶었으나 최승철이 직접 주최한 연회다 보니 다들 목적을 드러내놓고
아래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서정원에 관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언성이 점점 높아지면서 서정원의 귀에까지 들려왔다.서정원은 입을 삐죽거리며 개의치 않았다. 그녀는 일어서서는 호주머니에서 똑같이 붉은 천에 싸인 물건을 꺼내면서 말했다.“할아버지, 이건 제가 준비한 선물이에요. 마음에 들어 했으면 좋겠네요.”서정원이 붉은 천을 벗기자 안에 있던 흠집 잡을 데 한 곳 없는 정교한 옥영롱 하나가 사람들 눈앞에 나타났다.최승철은 옥영롱을 받아쥐고 연신 칭찬을 자아냈다. 심아영의 선물을 받았을 때랑 너무도 다른 반응이어서 심아영은 약간 뻘
심아영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서정원과 고청림한테로 시선을 돌렸다.“할아버지, 잊으셨어요? 전에 제가 직접 할아버지 집까지 찾아가서 부탁한 거잖아요. 그때 주기 엄청 아까워하셨잖아요.”서정원은 여유 있게 웃어 보이며 옥영롱을 고청림에게 건네주었다.고청림은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진짜 그 옥영롱이 맞네. 어휴, 그때 엄청 힘들게 공들여 만든 건데. 네가 최승철에게 줄 줄 몰랐었다. 효심이 지극하구나.”고청림의 말을 들은 심아영의 얼굴빛이 더 어두워졌다.‘서정원이 가져온 옥영롱은 진품이고 내가 가져온 옥 반지는
여준은 순간 멈칫했다. 그는 서정원이 자신을 거절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아마 감지덕지 하면서 자신의 제자가 되려고 했을 것이다.하지만 이런 상황에 처해도 혼란스러워 하지 않고 이익에 목매지 않는 서정원의 성격이야말로 여준이 그녀를 높이 평가하는 주요한 이유였다.최승철은 심아영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걸 보고서는 이내 급하게 화제를 바꾸었다.“자, 다들 오느라고 힘들었겠는데 이젠 앉아서 식사하죠.”최승철이 손뼉을 치면서 말했다. 연회가 정식으로 시작되었다.최승철은 심아영을 향해 손짓하면서 환하게 웃으며 말
‘여준이 왜 여기에 있는 거지?’“안녕하세요.”서정원은 여준에게 인사했다. 여준도 서정원을 보고 약간 멈칫했다가 이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들어와, 고청림 어르신 찾으러 온 거지?”서정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여준이 고청림 집에 있으리라고는 생각 못 했다.“너무 오래 찾아 뵙지 않아서 혹시라도 날 예의없는 손아랫사람이고 불만을 가지실까 봐 이렇게 왔어요.”“넌 그래도 좋은 아이인 것 같구나.”여준은 서정원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서정원을 더 마음에 들어했다.서정원은 고청림을 찾아오기 전에 미리 신경
서정원은 조각계와 서화계 대가인 두 사람이 말싸움한다는 게 약간 웃기기도 했다. 팬들이 이 일을 들었으면 분명히 경악해 할 것이다.“정원아, 골격을 보아하니 딱 수련하기 알맞춤한 것 같은데 혹시 스승을 모실 생각은 없니?”여준은 기대 가득한 얼굴을 하고 서정원을 바라보았다. 서정원은 여준의 눈길에 더 어색해했다.여준을 스승으로 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지구 한 바퀴를 돌 수 있을 만큼 널렸을 것인데 그가 자신의 스승이 되고 싶어 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어... 당분간은 없습니다.”서정원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