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진짜 괜찮아요."유나가 어색하게 답변하며 엄마한테 그만 좀 하라는 눈빛을 보냈다. 그러나 이미 화가 날 대로 난 유나 엄마는 그런 딸의 눈빛을 일부러 못 본 척하며 계속 말을 건넸다."너 거울 안 보니? 네 얼굴 좀 봐봐. 네가 집에 있었을 때는 이 정도로 마른 적 없었어. 너 그러지 말고, 나랑 같이 집에 가서 몸보신 좀 하자."이송혜는 유나 엄마의 말에 가시가 있다는 걸 알아채고 표정을 굳혔다.유나 엄마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유나를 자기 쪽으로 오라며 손짓하더니 이내 말을 이어갔다."유나야, 내가 네가 제일
유나 엄마는 임태결의 말을 듣고는 화가 났던 마음을 좀 가라앉혔는지 유나가 이끄는 대로 의자에 앉았다."재민이 아버지, 제가 다른 뜻으로 화를 낸 건 아니에요. 재민이 어머니가 재민이를 아끼는 것처럼 저도 제 딸이 너무 소중해요. 그런데 아까는 정말이지...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예쁘게만 키워 놓았던 우리 딸을 시종 부리듯 하니까 제가 너무 화가 났어요."유나 엄마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네, 그럼요. 제가 왜 모르겠어요. 그보다 점심은 드셨어요?"유나 엄마가 화를 많이 가라앉힌 듯 보이자 임태결이 얼른 화제를 돌렸
"정원아, 내 주가영 그 여자 일은 다 들었다."최승철이 소파에 앉아서는 자신의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네가 그 여자가 가짜라는 걸 알게 돼서 망정이지, 네가 아니었으면 성운이 저놈은 아직도 그 여자 말을 다 믿고 앉았을 게다. 저놈은 예전부터 감정에 너무 휘둘러서 문제야. 시아에 대한 마음을 아직 털어놓지 못하니 원.""할아버지, 그 얘기는 왜 또 꺼내세요."최성운이 입을 살짝 삐죽하며 그만하라는 듯 눈빛을 보냈다.‘할아버지는 왜 또 다 끝난 일을 들춰내서는.’그리고는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말했다."사실은 저도 진
최성운이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네~ 제가 아주 옆에서 24시간 딱 붙어 있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최승철은 이제야 안심이 된듯했다. 그러고는 보면 볼수록 사랑스러운 두 사람을 보며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고 있었다.사용인이 옆에서 최승철한테 쉬어야 할 시간이라고 일러주자 그제야 그가 지팡이를 짚으며 몸을 일으켰다."간만에 집에 왔는데, 오늘은 너희 둘 다 여기서 자고 가거라. 이 집사, 여기 두 사람이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방 하나 내어주게."이 집사가 그 말을 듣고 바로 무슨 뜻인지 알아채고는 고개를 끄
최성운은 서정원이 잠에서 깰 줄은 몰랐는지 좀 놀랐다가 이내 다시 평온한 표정을 지었다.‘어차피 내 아내가 될 사람인데, 내가 뭐 못 할 짓을 한 건 아니잖아?’멋대로 납득한 최성운은 이불을 걷은 후 그녀 옆으로 밀착해서는 그녀에게 팔베개를 해주며 자신한테 기대게 했다."당신이랑 이렇게 가까이에서 얘기하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 안아주려고 왔어요.""정원 씨...""응?"서정원이 그의 말을 기다렸다."말해요.""그냥..."최성운이 서정원을 한 번 더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그냥 당신을 위해서 성대한 약혼식을 올려야겠
"진짜요?"서정원은 진심으로 이 집이 마음에 들었는지 최성운의 말에 너무 기뻐하며 달려가 그를 꽉 껴안았다."매번 정말 고마워요."그녀가 진심을 가득 담아 말했다. 최성운은 그런 그녀를 품에 안으며 작게 속삭였다."당신이 원하기만 하면 난 뭐든 들어줄 수 있어요.""참, 당신 기억나요? 그때 같이 갔었던 놀이공원. 거기 지금은 규모가 더 커졌다던데, 한번 가볼래요?"최성운이 갑자기 옛 기억을 떠올리며 그녀와 눈을 맞추며 웃었다. 그에 서정원이 잠깐 기억을 되짚더니 이내 똑같이 웃으며 말했다."아! 나 기억났어요. 거기
서정원은 유나가 또 황찬성 때문에 그러는 줄 알고 강석일 박사님을 모셔왔는데, 황찬성이 아닌 임재민 때문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신세를 많이 지네...’ 유나는 고개를 숙이고 자신을 비웃는 듯했다. 바로 이때 문밖에서 유나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유나야, 깼어? 깼으면 나와서 아침 먹어.”유나 엄마는 유나가 임씨 집안에서 혹시라도 괴롭힘당하지 않을까 걱정되어 마음먹고 임씨 집안에서 유나를 보살피며 함께 있어 줄 생각이었다.유나는 알았다고 답하고 방문을 나섰다. 아침 밥상 분위기는 아주 고요했다. 이송혜는 유나를 아예
“강 박사님, 제발, 제발 임재민 좀 구해주세요. 이 사람 다 저 때문에 이렇게 된 거란 말이에요. 저 진짜 임재민을 이렇게 가만히 내버려 둘 수는 없어요...”강석일은 그러는 유나를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강제로 뇌에 있는 핏덩어리를 없애려고 뇌에 침을 놓는 것도 위험합니다. 이분 같은 상황은 제가 꼭 성공한다고 보장할 수 없습니다. 그냥 최선을 다하겠다고밖에 할 말이 없네요.”바로 이때, 이송혜가 병실로 들어왔다. 이송혜는 강석일을 보고 순간 멈칫했다. 그녀가 입을 열려고 할 때 유나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면서 부드러운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