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서정원은 한숨을 내쉬면서 손에 쥐었던 필을 책상 위에 내려놓고 진지하고도 침착하게 최성운에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했다.“기자들이 자기 마음대로 쓴 거짓 기사들이예요. 난 절대 심준호와 비밀 연애를 한다고 말한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질투 좀 그만해요, 응? 이미 홍보팀에 연락해서 기사들을 처리하라고 말해뒀어요.”오랜 시간 동안 함께 해온지라 최성운도 서정원이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으나 남자 친구로서 이런 기사를 보고 질투가 나는 건 그도 어쩔 수 없었다.하지만 자신의 여자 친구가 이렇게까지
「스타진 엔터테인먼트 서정원 대표의 친필 작품! 8시간 동안 촬영장 시찰!」서정원은 그야말로 유명인사였다. 그녀에 관련된 소식 보도를 찾기도 엄청 쉬웠다. 게다가 실시간 검색어 팔십 퍼센트 이상이 다 그녀와 심준호에 관련된 스캔들이었다.영화 제작에 관련된 기사는 두 번째 페이지로 넘어가서야 찾아냈다. 백유란은 눈살을 찌푸리고 그 소식 보도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인터넷에 오른 서정원 사진이 엄청 선명했는데 그녀 얼굴에 띤 웃음은 백유란을 불쾌하게 했고 질투심과 증오감도 늘어났다.‘서정원이 뭔데 내가 가질 수 없는 모든 걸 가지
“알겠어요.” 최성운은 웃으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서정원이 촬영장에 도착했을 때 심준호는 이미 다른 연기자와 대본을 맞추고 있었다. 현장에 스태프들과 연기자들이 서정원을 발견하고는 하나둘씩 인사를 건넸다.심준호는 누군가가 서정원의 이름을 부르는 걸 듣고는 고개를 돌려 서정원을 보면서 웃었다. 무언갈 말하려고 하는 것 같았는데 끝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사실 그는 의도적으로 기자들 앞에서 서정원에게 구애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처음으로 대중들 앞에서까지 자신의 감정을 드러냈는데 그도 한 번쯤은 기회를 잡아 노력해보고 싶
집에서 나온 후 백유란 얼굴의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자신이 저장해두었던 소식 보도를 다시 꺼내 보았다.‘서정원 요즘 계속 촬영장에 있는단 말이지?’‘내가 꼭 서정원을 평생 후회하게 만들겠어!’“이 주소로 가주세요. 제 친구가 이곳에서 촬영하는데 보러 가려고요.”택시에 오른 후 백유란은 택시 기사에게 촬영장 주소로 가달라고 부탁했다. 반 시간쯤 지나서 촬영장에 도착했다.“컷! 이번 씬 진짜 잘 됐어. 남자 주인공 마음속의 망설임과 슬픔이 다 알맞게 잘 전달이 되었고 눈빛 연기도 완벽하고. 역시 남우주연
“나 제정신 맞아!”백유란은 서정원을 향해 소리쳤다. 백유란의 목소리가 너무 큰 탓에 촬영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이 세 사람이 있는 곳으로 의문스러운 눈길을 보냈다. 심지어 스태프 몇 몇은 흥분해 하는 백유란을 끌어내려고 했지만 백유란이 너무 크게 저항하는 바람에 그들도 속수무책이었다.“난 진짜 궁금해. 대체 무슨 수로 양다리를 걸쳐가면서까지 두 남자가 너한테 완전히 홀려서 벗어나지 못하게 해? 서정원, 너 진짜 능력 있다... 맞아, 나 미쳤어. 너 때문에 경찰서에 며칠 동안 갇혀있었지, 나와 보니 우리 집은 파산하기 직전이야.
다급하게 도착한 의사와 간호사는 심준호를 구급차에 태운 뒤 응급조치를 취했고 서정원은 패닉에 빠진 채로 피 때문에 빨갛게 물들어진 그의 옷을 바라보았다.서정원은 단 한 번도 이런 광경을 본 적이 없었다. 심지어 그녀는 친구가 자신을 위해 총을 대신 맞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서정원은 촬영 현장에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병원에 도착했다. 의사들은 부랴부랴 심준호를 수술실로 옮겼고 서정원은 밖에 놓인 벤치에 앉아 두 손을 꼭 맞잡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손가락이 떨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의사들이 다시 나오더니 문밖에 있던 서정원을
‘설마 현장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그는 휴대전화를 꺼냈고 휴대전화 위쪽에 기사가 떴다.‘패왕 별희 촬영 현장 혼란에 빠져, 배우 심준호 총에 맞아 생명 위험!’최성운은 미간을 구겼다.‘심준호가 총에 맞았다고?’뭔가를 떠올린 그는 황급히 운전해서 병원으로 향했다.병원에 도착한 최성운은 미친 사람처럼 심준호가 들어간 수술실이 있는 층으로 향했다. 때마침 설비 준비를 마치고 수술실로 들어가려던 의사가 달려오던 최성운과 마주쳤다.“들어가시면 안 됩니다!”최성운은 다른 걸 신경 쓸 새가 없었다. 수술실 안으로 달려간 그는
서정원은 최성운의 노여움 가득한 표정을 바라보다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냉정해지려 노력했다.“무슨 일이든 일단 준호 씨 수술 끝나고 나서 얘기해요. 혹시 소문이라도 나면 좋지 못한 영향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최성운은 비록 화가 났지만 서정원의 말이 옳다는 건 인정해야만 했다. 그는 애써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그러면 심준호 수술 끝난 뒤에 다시 얘기해요. 나한테 반드시 설명해야 할 거예요.”그렇게 시간은 일분일초 흘렀다. 수술실 입구의 표시등에는 여전히 ‘수술 중’이라는 세 글자가 밝혀져 있었다.서정원은 촬영 현장이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