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다고? 그럴 리가.’그 소리에 마음이 덜컥 내려앉은 그녀는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심준호가 서정원을 두둔하고 있는 게 틀림없어. 내 눈으로 똑똑히 봤는데. 분명 두 사람이었다고!’미간을 찌푸리며 자신을 차갑게 쳐다보는 최성운을 향해 주가영은 급히 변명했다.“성운 오빠, 난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요. 날 믿지 않아도 좋아요. 서정원 씨가 방 안에 있고 그 동영상이 진짜인 건 사실이니까.”한편, 심준호는 문에 기대어 급히 변명하는 주가영을 보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이 여자, 참 교활한 사람이군. 그러니까 정원이가
“그래, 내가 겁날 줄 알아? 서정원, 똑똑히 말하는데 성운 오빠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야! 8년 전 내가 오빠를 구했어. 오빠는 내 사람이라고. 당신도 봤잖아. 8년 동안 오빠는 계속 날 찾고 있었어. 날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고!”그에 질세라 주가영은 서정원을 향해 쏘아붙였다. 잔뜩 화가 난 주가영을 보고 서정원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좋아, 주가영이 드디어 걸려들었어.’이번에 그녀는 주가영이 최성운 앞에서 완전히 신임을 잃게 만들 생각이었다. 곧 있으면 그녀는 최성운과 약혼할 것이고 그때가 되면 주가영은 아마 급한
“장난 그만하고 얼른 운전이나 해요!” 얼굴이 빨개진 그녀는 있는 힘껏 그를 밀어냈다. 씩씩거리는 그녀를 보며 최성운은 더는 장난치지 않고 그녀에게 안전벨트를 매어주며 피식 웃었다.“알았어요.”한참을 운전해서 그는 그녀가 세 들어 사는 오피스텔로 그녀를 데려다주었다. 이왕 연기를 하려고 마음먹은 이상 같은 집에서 살 수 없는 일이었다. “다 왔어요.” 그는 차를 세우고 그녀의 차 문을 열어줬다.“얼른 가요. 다른 사람이 보기라도 하면 안 되니까.”서정원은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피며 말했다.‘혹시 주가영이 보기라도 한다면
최성운은 차가운 눈빛으로 주가영을 쳐다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억울하면 이젠 여기 오지 마. 이곳에 네가 돌봐야 할 사람은 없으니까.”“성운 오빠, 아직도 나한테 화난 거예요?”주가영은 고개를 숙인 채 떨리는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최성운이 어제 일로 분명 나한테 아직 화가 안 풀린 거야. 내가 심준호와 서정원을 모함했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근데 이건 서정원의 계략이라고. 서정원이 날 모함한 거란 말이야!’‘서정원! 뻔뻔스러운 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지만 그녀는 최성운 앞에서
“할 얘기 있으면 해요!”차갑게 얘기하는 최성운을 보며 임창원 굳은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BPL 쪽에서 계속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번 북해 프로젝트에서 그들이 큰 손해를 입게 되었으니 아마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알았어요.”이승호가 운성 그룹을 겨냥한 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단지 북해 프로젝트 때문만이 아닐 것이다. 서정원이 그에게 보여준 사진을 보면 주가영과 이승호는 호주에서 이미 알고 지낸 사이인 것 같았다. 그 생각에 최성운은 얼굴이 싸늘하게 변하였다.“나가봐요. BPL 쪽 상황은 계속해서
말을 마친 뒤 최성운은 병실을 떠나려 했다.“나 항암 치료 안 해요.”주가영은 끊임없이 기침하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항암 치료 하면 머리도 다 빠지고 못생겨질 거 아니에요. 나 그거 싫어요... 오빠 곧 서정원 씨랑 약혼하잖아요. 예쁜 모습으로 두 사람 축하해 주고 싶어요. 결혼식에 이상한 모습으로 나타나기 싫단 말이에요.”고개를 돌리자 입을 막은 채 기침을 하는 그녀의 모습에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손가락 사이로 피가 흐르고 있었고 가뜩이나 창백한 그녀의 얼굴은 더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면 거짓말
“장난 그만 해요.”서정원은 한발 물러서며 그의 입술을 피했다. 두 사람은 최승철의 병실 문 앞에 멈춰 섰다. 서정원은 조금 전 주가영의 모습을 자세히 떠올렸다.“내 짐작이 맞는다면 주가영은 아픈 척하는 걸 거예요.”“이유는요?”그의 물음에 그녀는 말을 이어갔다.“한의학에서는 얼굴 상태를 보고 병세에 대해 알 수 있어요. 주가영은 비록 얼굴은 창백했지만 눈은 아주 맑았어요. 그리고 걸음걸이가 전혀 맥없어 보이지 않았고 그녀가 토해낸 피도 약간 냄새가 달랐어요. 근데 당신을 속이기 위해 의사와 간호사를 매수하고 가짜 피까지
결혼 얘기가 나오자 여진구는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어르신, 두 사람의 좋은 소식은 곧 다가올 것입니다. 이번에 제가 특별히 부탁해서 좋은 날짜를 받아왔습니다. 이번 달 말이 좋은 날이라고 하니 약혼식을 진행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약혼이라는 말을 듣고 최승철은 너무 기뻐서 입을 다물지 못하였다.“그래, 약혼만 하면 결혼도 곧 금방이겠구나.”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최성운을 쳐다보았고 마침 다정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그와 눈이 마주쳤다. “정원아, 약혼식은 우리한테 맡기고 넌 하나도 신경 쓸 필요 없다.”최승철은 혹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