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의 끝, 배신한 대가

불륜의 끝, 배신한 대가

에:   물 속의 박하  완성
언어: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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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가족의 날, 남편 송지헌은 회사에 일이 있다는 핑계로 나랑 딸한테도 참석하지 말라고 했다. 실망이 가득한 딸아이의 얼굴을 보자 가슴 아픈 나머지 혼자서라도 데리고 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유치원에 들어서는 순간 남자아이를 안고 소꿉친구 안소정과 손을 잡고 걸어가는 남편을 목격하게 될 줄은 몰랐다. 웃음꽃을 피우며 화기애애한 모습은 마치 진정한 가족 같았다. 곧이어 나랑 딸을 발견하자 송지헌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더니 안소정의 손을 놓아주었다. “유미야, 오해하지 마. 소정은 싱글맘으로 독박 육아가 결코 쉽지 않거든. 오늘 아들의 5번째 생일인데 아빠랑 놀러 가는 게 소원이래.” 나는 의미심장하게 그를 바라보고 허리를 숙여 딸아이의 작은 손을 붙잡았다. “아리야, 아저씨한테 인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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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유치원 가족의 날, 남편 송지헌은 회사에 일이 있다는 핑계로 나랑 딸한테도 참석하지 말라고 했다.실망이 가득한 딸아이의 얼굴을 보자 가슴 아픈 나머지 혼자서라도 데리고 가기로 마음먹었다.그러나 유치원에 들어서는 순간 남자아이를 안고 소꿉친구 안소정과 손을 잡고 걸어가는 남편을 목격하게 될 줄은 몰랐다.웃음꽃을 피우며 화기애애한 모습은 마치 진정한 가족 같았다.곧이어 나랑 딸을 발견하자 송지헌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더니 안소정의 손을 놓아주었다.“유미야, 오해하지 마. 소정은 싱글맘으로 독박 육아가 결코 쉽지 않거든. 오늘 아들의 5번째 생일인데 아빠랑 놀러 가는 게 소원이래.”나는 의미심장하게 그를 바라보고 허리를 숙여 딸아이의 작은 손을 붙잡았다.“아리야, 아저씨한테 인사해.”이를 본 안소정이 서둘러 아들을 안아 들고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유미 씨, 화 풀어요. 지헌 오빠는 날 도와주려고 했을 뿐이에요. 아들이 아빠 없이 자라서 마침 오늘 5살이 된 기념으로 아버지랑 놀러 가고 싶다는 소원을 들어줬던 거예요.”나는 웃는 둥 마는 둥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렇다면 아내랑 딸이 나타난 이상 남편을 돌려주는 게 맞지 않겠어요? 어쨌거나 진정한 가족이 따로 있잖아요.”당황한 안소정과 달리 품에 안긴 남자아이가 펄쩍 뛰면서 말했다.“아빠! 오늘 엄마랑 같이 있어 주기로 약속했죠?”고작 5살밖에 안 된 녀석이 험상궂은 얼굴로 죽일 듯이 째려보았다.나는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벌써 아빠라고 부르기 시작한 건가?하지만 입을 열기도 전에 송지헌은 안소정 모자를 지켜줄 기세로 앞을 가로막았다.그의 말투는 짜증이 묻어났다.“서유미, 애 엄마라는 사람이 어쩌면 동정심이 눈곱만큼도 없어? 소정과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란 사이로서 모자와 단 하루만 같이 있어 주기로 한 건데 끝까지 물고 늘어져야 속이 후련해?”마치 안소정의 불행을 내가 초래한 듯한 말투에 어이가 없어서 되레 웃음이 났다.이때, 다른 학부모가 아이들을 데리고 유치원이 속속 도착했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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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챕터
제1화
유치원 가족의 날, 남편 송지헌은 회사에 일이 있다는 핑계로 나랑 딸한테도 참석하지 말라고 했다.실망이 가득한 딸아이의 얼굴을 보자 가슴 아픈 나머지 혼자서라도 데리고 가기로 마음먹었다.그러나 유치원에 들어서는 순간 남자아이를 안고 소꿉친구 안소정과 손을 잡고 걸어가는 남편을 목격하게 될 줄은 몰랐다.웃음꽃을 피우며 화기애애한 모습은 마치 진정한 가족 같았다.곧이어 나랑 딸을 발견하자 송지헌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더니 안소정의 손을 놓아주었다.“유미야, 오해하지 마. 소정은 싱글맘으로 독박 육아가 결코 쉽지 않거든. 오늘 아들의 5번째 생일인데 아빠랑 놀러 가는 게 소원이래.”나는 의미심장하게 그를 바라보고 허리를 숙여 딸아이의 작은 손을 붙잡았다.“아리야, 아저씨한테 인사해.”이를 본 안소정이 서둘러 아들을 안아 들고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유미 씨, 화 풀어요. 지헌 오빠는 날 도와주려고 했을 뿐이에요. 아들이 아빠 없이 자라서 마침 오늘 5살이 된 기념으로 아버지랑 놀러 가고 싶다는 소원을 들어줬던 거예요.”나는 웃는 둥 마는 둥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렇다면 아내랑 딸이 나타난 이상 남편을 돌려주는 게 맞지 않겠어요? 어쨌거나 진정한 가족이 따로 있잖아요.”당황한 안소정과 달리 품에 안긴 남자아이가 펄쩍 뛰면서 말했다.“아빠! 오늘 엄마랑 같이 있어 주기로 약속했죠?”고작 5살밖에 안 된 녀석이 험상궂은 얼굴로 죽일 듯이 째려보았다.나는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벌써 아빠라고 부르기 시작한 건가?하지만 입을 열기도 전에 송지헌은 안소정 모자를 지켜줄 기세로 앞을 가로막았다.그의 말투는 짜증이 묻어났다.“서유미, 애 엄마라는 사람이 어쩌면 동정심이 눈곱만큼도 없어? 소정과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란 사이로서 모자와 단 하루만 같이 있어 주기로 한 건데 끝까지 물고 늘어져야 속이 후련해?”마치 안소정의 불행을 내가 초래한 듯한 말투에 어이가 없어서 되레 웃음이 났다.이때, 다른 학부모가 아이들을 데리고 유치원이 속속 도착했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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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유치원 가족의 날 행사가 시작되었다.학부모와 아이들은 미리 세팅한 책상 앞에 앉았다. 딸은 맨 앞줄에 있는 송지헌을 바라보며 풀이 죽은 채 물었다.“엄마, 아빠는 왜 따로 앉아요?”나는 딸의 포동포동한 뺨을 살짝 꼬집었다. 이런 추잡한 일에 끼어들기에 아이는 너무 어렸다.“엄마는 원더우먼이니까 아빠가 다른 친구를 도와주러 가야지 공평하지 않겠어?”이때, 유치원 선생님이 첫 번째 게임이 블록 쌓기라고 말했고 활짝 웃으며 한마디 보탰다.“1등은 우승 상품도 있는데 바로 우주선 레고이죠.”딸은 신이 나서 방방 뛰며 우주선을 가리켰다.“엄마, 아리도 갖고 싶어요.”“알았어. 그럼 파아팅해보자고.”모래시계의 모래가 다 떨어지기 직전 서아리는 손을 번쩍 들고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선생님, 저희 끝났어요!”선생님이 다가와 고개를 끄덕이며 결과를 발표하려는 순간 맨 앞줄에서 남자아이가 재빠르게 뛰어왔다.다름 아닌 송준우였다.녀석은 우리가 쌓은 블록을 무너뜨리더니 의기양양하게 말했다.“이제 내가 1등이야.”딸은 아수라장이 된 현장을 바라보며 눈물이 금세 차올랐고 홧김에 커다란 블록 하나를 집어 들고 녀석을 향해 던졌다.송지헌이 버럭 외쳤다.“서아리! 남한테 물건 던지면 어떡해? 얼른 준우 오빠한테 사과해.”서아리는 고집스럽게 받아쳤다.“싫어요. 준우가 내 블록을 먼저 망가뜨렸거든요? 진짜 나빴어요!”나는 딸아이의 뒤에 서서 단호하게 말했다.“송지헌, 누가 먼저 잘못했는지 뻔할 텐데? 준우가 아리한테 사과해야 맞지.”뒤따라온 안소정이 송지헌의 팔을 잡아당겼다.“오빠, 됐어. 그냥 넘어가. 한 번만 눈 감아 줘.”유치원 선생님이 상황을 수습하려고 나서는 순간 서아리가 억울한 마음에 눈물을 뚝뚝 흘렸다.“아빠, 왜 아리의 편을 들어주기는커녕 되레 화를 내는 거죠?”생각지도 못한 호칭에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했고 나랑 송지헌 그리고 안소정을 번갈아 쳐다보기 바빴다.송지헌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고, 안소정의 표정은 만감이 교차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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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복도 끝, 화장실 입구.서아리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 몸까지 들썩이며 펑펑 울었다.한 무리의 아이들이 그녀를 에워쌌고 송준우가 한창 머리를 쥐어박고 있었다. 녀석은 험상궂은 얼굴로 으름장을 놓았다.“감히 아무한테나 아빠라고 불러? 죽고 싶어 환장했어?”말을 마치고 나서 발로 배를 걷어차자 서아리는 고통에 비명을 내질렀다. 이내 피하려고 했지만 뒤에 서 있는 다른 남자아이에게 붙잡혔다.“내연녀의 자식은 맞아도 싸.”“우리 엄마가 사생아는 이 세상에 태어나면 안 된다고 했어.”서아리는 주먹을 마구 휘두르며 반항했고 자지러지게 울면서 말했다.“헛소리하지 마! 우리 아빠 맞거든?”“엄마! 아빠! 얼른 와서 아리를 구해주세요. 너무 아파요. 대체 어디 계세요?”눈앞의 장면을 목격하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피가 거꾸로 솟구쳤고 온몸의 혈관이 터질 것 같았다.나를 발견한 녀석들은 서로를 힐끔거리더니 점점 일그러지는 표정을 보고 뿔뿔이 도망쳤다.결국 딸을 품에 끌어안고 나서야 사시나무 떨듯이 떨고 있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서둘러 119를 불렀다.“아리야, 괜찮아. 엄마 왔어.”구급차가 도착하자 다른 학부모들은 호기심을 감추지 못했다.나는 딸을 안고 쏜살같이 뛰어갔다.도중에 싱글벙글 웃으며 송준우와 블록을 쌓는 송지헌과 옆에서 땀을 닦아주는 안소정을 발견했다.송지헌은 인기척을 느낀 듯 고개를 들었고 의아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가까이 다가오며 물었다.“무슨 일이야? 아리 어디 아파?”안소정이 그의 손을 잡아당겼다.“오빠, 오늘 준우랑 같이 있어 주기로 약속했잖아. 어젯밤에 온종일 놀아준다고 말해줬을 때 준우가 얼마나 기뻐했는지 알아?”송지헌의 발걸음이 우뚝 멈추었고, 나는 서아리를 안고 구급차에 올라탔다.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인지라 구급대원은 차에서 검사하고 응급처치를 했다.여자 대원이 서아리의 치마를 들어 올렸을 때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이렇게 어린아이한테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죠?!”나는 패닉에 빠진 나머지 눈물을 왈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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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송지헌은 의아한 기색이 역력했고 고개를 숙여 나를 바라보았다.나는 한 손으로 땅을 짚고 고통을 견디며 천천히 일어섰다. 이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냉소를 지었다.일이 커지자 유치원 원장까지 부랴부랴 달려와서 눈살을 찌푸린 채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아리 어머님, 고집 그만 부리고 얼른 송 대표님과 사모님에게 사과하세요. 계란으로 바위를 쳐봤자 소용이 없어요.”나는 고개를 저었고 원장은 뚫어져라 쳐다보며 한숨을 쉬었다.“어머님의 성격상 거짓말은 안 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현실 앞에서 굴복하기 마련이죠. 워낙 막강한 그룹이라 파워가 상상을 초월할 텐데 함부로 건드리면 큰일 날지도 몰라요.”이때, 정장 차림의 직원들이 승용차에서 내리더니 유치원 행사장으로 다가왔다.구경하는 사람과 송지헌의 아첨꾼, 그리고 휴대폰을 들고 있는 학부모들은 하나같이 재미난 일이라도 기대하는 표정이었다.다들 눈짓을 주고받으며 흥미진진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송지헌은 한 발짝 다가오더니 시선을 고정한 채 목소리를 낮추었다.“네가 불렀어? 왜 이렇게 속 좁은 사람처럼 일을 크게 벌이려고 하는 거야? 혹시 까먹은 건 아니지? 현재 난 회사 대표로서 저 사람들의 직속 상사와 다름없어.”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어디 한번 두고 보자고.”안소정은 나한테 말을 거는 송지헌을 발견하고 급히 다가와서 한결같이 가식적인 모습으로 말했다.“오빠, 내가 억울한 일을 당해서 대신 화풀이해주려고 회사 법무팀까지 불렀다는 걸 알아. 하지만 오늘은 내 잘못도 있으니까 이쯤에서 그냥 넘어가.”말을 이어가는 와중에도 시종일관 불쌍한 척했고, 나한테 뺨을 맞아 벌게진 얼굴을 일부러 잘 보이도록 했다.송준우가 손을 뻗어 나를 밀치려고 했다.“우리 엄마 괴롭히지 마요! 이따가 아빠 부하 직원들이 아줌마를 흠씬 두들겨 팰 테니까 두고 봐요.”나는 잽싸게 뒤로 물러나 녀석의 손길을 피했다.결국 지탱할 곳을 찾지 못해 바닥에 엎어졌고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이마가 벌겋게 부어올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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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제 소개하자면 서아리의 엄마이자 성미 그룹 회장이에요. 그리고!”이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송지헌을 가리켰다.“저 남자는 고작 우리 집안의 데릴사위에 불과하죠.”나는 유 팀장의 손에서 혼인 신고서를 건네받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바닥에 던졌다.송지헌의 얼굴은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다.하지만 복수극은 아직 시작도 안 했다.사람들은 입이 떡 벌어진 채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이때,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학부모가 눈치 빠르게 혼인 신고서를 클로즈업했다.“여러분, 대반전이 생겼어요. 똑똑히 보세요. 진짜 내연녀는 바로 이 여자였죠.”말을 마치고 나서 휴대폰 카메라로 안소정을 비추었다.안소정은 충격에서 헤어 나오기도 전에 서둘러 얼굴을 가렸다.“찍지 마세요!”구경하던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바빴다.“즉, 지금까지 오해였다는 거네요?”“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오해 안 해요? 너무 터무니없잖아요. 본처와 딸은 내팽개치고 대놓고 내연녀 모자의 편을 들어주는 멍청한 사람이 어디 있어요?”“이렇게 뻔뻔한 남자는 처음 봐요.”“파렴치한 인간끼리 만났으니 천생연분이죠, 뭐.”반면 아첨꾼들은 기회주의자로서 잽싸게 태세를 전환하더니 송지헌과 안소정을 욕하기 바빴다.송지헌이 화를 버럭 냈다.“서유미, 내 체면을 깎아내리려고 작정한 거야? 아리가 망신이라도 당하면 어떡하려고?”그제야 상황 파악을 마친 안소정은 일부러 눈물을 글썽이며 불쌍한 척 말했다.“이게 다 내 탓이에요. 괜히 지헌 오빠한테 도와달라고 해서... 준우가 어려서부터 혼자 자라 하루만 아빠 행세해달라고 부탁했을 뿐인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어요. 죄가 있다면 남편 없이 아들을 낳은 내 잘못이죠.”그리고 무릎을 털썩 꿇더니 스스로 자기 뺨을 때리기 시작했다.송지헌과 송준우가 서둘러 뛰어가서 말렸고, 송지헌은 눈이 벌개진 채 나를 노려보았다.“소정을 죽일 셈이야?”이 세상에는 약한 모습을 보여주며 동정심을 유발하는 사람이 꼭 있다.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열연에 마음을 돌린 사람이 하나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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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송지헌은 얼굴을 쓱 닦고 나서 문득 웃음을 터뜨렸다. 이내 싸늘한 표정으로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알고 있었네. 그래서 뭐? 이제 결혼한 이상 설령 이혼한다고 해도 재산의 절반을 분할받거든? 게다가 임신하고 출산하는 동안 회사 업무는 내가 전적으로 담당했기에 혼자서 충분히 독립할 수 있어.”나는 피식 웃었다.그동안 눈 감아 주지 않았더라면 회사 임원과 유학파 엘리트 직원들이 그의 지시에 따를 리 없었다.게다가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나였고, 송지헌은 단지 바지사장에 불과했다.물론 본인은 아직 현실을 자각하지 못한 듯싶었다.나는 유 팀장에게 이혼 합의서를 전해주라고 말했다.“뭐? 빈털터리로 나가라고? 꿈 깨! 절대 불가능하니까. 재산의 절반을 넘겨주는 게 내 이혼 조건이야.”송지헌은 이혼 합의서를 갈기갈기 찢으며 도발적인 눈빛으로 쳐다보았다.그리고 내 지시에 따라 인사팀 조 팀장이 건네준 해고 통지서도 찢어버렸다.나는 공중에서 나풀거리는 종잇조각을 바라보며 냉소를 지었다.어차피 오늘은 통보인 셈이라 상관은 없었다. 사람들이 말했듯이 성미 그룹 변호사팀은 불패의 존재였으니까.오히려 법에 맡기는 게 훨씬 편할지도 모른다.인플루언서 학부모의 생방송을 통해 송지헌과 안소정은 이미 악명이 자자했고 제대로 망신당하게 되었다.나는 경호원에게 송준우를 데리고 황급히 도망치려는 두 사람을 막으라고 했다.송지헌은 고개를 돌려 험상궂은 얼굴로 말했다.“이게 무슨 짓이야!”하지만 내 시선은 인플루언서 학부모를 향했다.“인기 급상승 동영상에 한번 도전해볼래요?”그녀의 눈빛이 반짝 빛났다.나는 유 팀장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영상 플레이하시죠.”앞에 있는 프로젝터에서 서아리의 모습이 나타났고, 뒤이어 친구들을 데리고 딸을 둘러싼 송준우가 등장했다.“감히 아무한테나 아빠라고 불러? 죽고 싶어 환장했어?”말을 마치고 나서 발로 배를 걷어차자 서아리는 고통에 비명을 내질렀다. 이내 피하려고 했지만 뒤에 서 있는 다른 남자아이에게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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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그날 이후 서아리는 점차 건강을 되찾았고, 나는 딸을 괴롭힌 모든 가해자를 법원에 고소했다.그러고는 딸한테 말했다.“엄마가 아리를 지켜줄게. 너 대신 정의를 구현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아이는 아리송한 얼굴로 내 품에 파고들더니 앳된 목소리로 연신 엄마라고 불렀다.거액의 배상금을 떠안게 생긴 학부모들은 집까지 찾아와 합의해달라고 애걸복걸했다.심지어 자식까지 대동하여 현관에서 흠씬 두들겨 패기도 했다.“남을 함부로 괴롭히면 어떡해!”아이들은 자지러지게 울었다.“서 회장님, 저희가 이미 호되게 혼냈으니까 넓은 아량으로 한 번만 용서해주세요. 이렇게 무릎 꿇고 빌게요.”하지만 난 꿈적도 하지 않았다.내 딸을 다치게 한 사람을 절대 용서할 마음이 없었다.그리고 송지헌과 안소정, 송준우 일가족은 밖에 나갈 엄두도 못 냈다.실검 순위는 내려올 기미가 안 보였고, 배신자 송지헌과 짐승 새끼 송준우라는 네티즌들의 비난이 잇달았다.매일 같이 집으로 찾아가 썩은 계란을 던지거나 빨간 페인트로 낙서하는 사람이 있었다.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불과 며칠 사이에 나는 이혼 및 재산 분할 소송을 제기했고, 송지헌이 직권 남용으로 공금을 횡령한 사실까지 고소했다.나중에 그가 회사에 갔을 때 진작에 출입 카드를 해지한지라 안에 들어가지 못했다.그동안 대표라고 자부하며 콧대가 하늘을 찔렀지만 지금은 성미 그룹에서 해고당했을뿐더러 다른 회사에서도 외면받는 후안무치한 사람에 불과했다.결국 사적으로 업무상 소통이 많았던 부하 직원에게 연락해서 따로 창업하자고 꼬드겼는데 상대방은 그를 차단하고 상종조차 안 했다.송지헌은 나를 찾아와서 따졌다.“네가 지시를 내려 직원들의 발목을 붙잡은 거지?”나는 헛웃음만 나왔다.“제정신이 아닌 이상 개차반 같은 놈과 같이 일할 사람이 어디 있겠어?”그리고 길길이 날뛰는 남자를 무시하고 경호원에게 쫓아내라고 했다.송지헌이 버럭 외쳤다.“이 집의 호주는 나야! 감히 성미 그룹의 대표한테 함부로 손을 대?”그를 상대하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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