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영은 보면 볼수록 불가사의함을 느꼈다.‘내가 알던 아들은 여자와 가깝게 지내지 않았는데, 정녕 내 아들이 맞아?’그녀는 의심을 금치 못했다.두 사람의 모습은 볼수록 보는 사람을 더 민망하게 했다.그녀는 아들이 여자랑 한방에 있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심해영을 더 충격에 빠뜨린 것은 바로 이 순간, 여준재는 웃통을 벗고 있었고, 어떤 여자가 자기 아들의 가슴을 만지고 있다는 것이다.‘두 사람이 뭘 하려 한들 문은 좀 닫아야지! 백주 대낮에 이렇게 노골적인 행동을 하다니, 이게 무슨 일이야?’더 황당한 것은 그 두 사람의 옆에 서서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구남준이 있다는 것이다.‘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야! 요즘 젊은이들은 모두 이렇게 화려하게 노는 거야?’한동안 심해영과 여진성은 모두 말을 잃었다.두 사람은 고개를 돌려 더이상 이 어처구니없는 장면을 바라보지 않았다.여진성은 마치 지금의 당혹감을 감추려는 듯 부자연스럽게 헛기침했다.소리가 크지 않아 구남준만이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남준은 소리가 들리는 곳을 쳐다보았고, 그 두 사람을 발견하자 잠시 멍해졌다.정신을 차리고 재빨리 인사했다.“회장님, 사모님…….”갑작스러운 두 사람의 등장에 남준의 표정은 당혹스러움으로 가득했다.남준의 소리를 듣고 여준재와 고다정이 동시에 뒤를 돌아봤다.한동안 여러 사람이 멍하니 서로를 쳐다보았다.“어머니, 아버지.”준재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침대에 누워있었다.일어나기가 불편했지만 그래도 인사를 두 번 했다.다정은 두 부부가 근처에 서서 세심하게 살펴봤다는 사실을 깨닫고 더욱 난처해졌다.왠지 마음이 불편했다. 다정은 이곳에 몇번이나 왔지만 준재의 부모님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고 이렇게 난감한 장면으로 처음 만날 줄은 몰랐다.다정은 앉지도 서지도 못하며 안절부절못했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몸이 굳었고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몰랐다.그 순간, 어색한 분위기를 깨뜨린 것은 준재였다.“아버지, 어머니. 연락도 없
“회장님, 사모님, 제가 설명 드리겠습니다.”이어 그는 두 부부를 모시고 나가 더 이상 고다정의 치료를 방해하지 않았다.구남준은 모든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간단히 설명했다.얼마 전 습격을 받은 준재는 부상을 입고 병이 재발됐지만 다행히 다정을 만나 그를 죽음의 문턱 앞에서 끌어내어 주었다.“그렇게 된 일이구나…….”그때, 다정은 숨을 죽이고 치료에만 전념하고 있었다.이런 중요한 순간에 그녀는 감히 긴장감을 풀 수 없었다.한차례 치료가 끝나고 준재의 몸에 꽂힌 침을 뽑았을 때, 다정은 이미 땀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남준이 두 부부에게 모든 것을 설명한 후에야 그들은 준재에게 매우 위험한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치료를 마친 다정을 보자 두 부부는 그녀에게 황급히 감사를 표했다.심해영의 말은 매우 절절했다.“의사 선생님, 저희가 아무것도 모르고 불편을 드려 죄송해요!”“정말 고마워요!”다정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사모님, 감사해하실 필요 없습니다. 여 대표님께서 이미 치료비를 지불했으니 전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을 한 거예요.”두 부부는 고개를 끄덕였다.“말은 그래도 저희는 의사 선생님께 감사해야 해요.”심해영은 여전히 준재가 걱정되었기에 약간 불안해 보였다.경력이 있는 의사들은 모두 50이 넘은 사람이었다.‘이렇게 젊은데, 정말 믿을만한 사람인가?’심해영의 속마음이 튀어나왔다.“고 선생님이 너무 젊어 보이셔서 이렇게 능력이 있으신 줄은 몰랐네요. 어느 대학을 나오셨나요?”다정을 칭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그녀를 떠보는 것에 가까웠다.다정처럼 눈치 빠른 사람이 어떻게 이 말을 이해하지 못했겠는가.“사모님, 저도 외국에 있는 학교에 다니면서 자격증을 취득하였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그녀는 여전히 웃음을 띠며 대답했다.그녀의 한마디로 심해영의 걱정은 완전히 사라졌다.그녀는 가볍게 웃으며 난처함을 숨겼다.“선생님, 저도 그런 뜻은 아니었어요.”심해영이 고개를 돌려 준재를 쳐다보고는 계속 말했다.“이
집에 도착한 고다정은 간단히 감사 인사를 하고 집으로 들어왔다. 두 아이는 막 목욕을 마치고 외증조할머니와 함께 앉아 카드 게임을 하고 있었다.다정이 돌아오자 그들은 즉시 달려갔다.엎드려 자고 있던 새끼 고양이 두 마리도 인기척에 재빨리 일어나 짧은 다리로 다정을 향해 달려갔다.새끼 고양이는 그녀의 곁에서 쓰다듬어 달라는 듯이 배를 까고 바닥에 누웠다.두 명의 아이와 두 마리의 고양이들은 매우 따뜻해 보였다.“엄마!”“엄마, 어디 갔었어요? 왜 이제야 왔어요?”큰아들인 고하준이 어리광을 피우며 물었다.다정은 웃으며 하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여준재 아저씨 병을 치료해 주고 오느라 늦었어.”준재를 언급하자 작은딸 고하윤의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그녀의 빛나는 검은 눈동자가 다정을 바라보았다.“멋쟁이 아저씨는 많이 나으셨어요?”“엄마, 저랑 오빠는 멋쟁이 아저씨를 못 본 지 너무 오래됐어요!”하윤은 입술을 삐죽이며 실망감을 드러냈다.다정은 입가에 웃음꽃이 번지며 어쩔 수 없이 말했다.“이 장난꾸러기들, 그렇게 아저씨가 좋아?”알다시피 두 아이는 준재를 몇 번 만난 적이 없었다.다정은 아이들이 다른 사람을 찾는 모습을 처음 봤다. 하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물론이죠. 아저씨는 저와 오빠한테 너무 잘해주고 친절하세요. 예전에는 저희한테 선물도 주셨어요!”이야기를 나누던 하윤은 그 일을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꽤 진지한 모습이었다.다정은 웃으며 한 가지를 가르쳐주었다.“그런 일에 대해선 엄마가 조심스럽게 한마디 할게.”“예전 일은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는 다른 사람이 주는 선물을 함부로 받으면 안 돼, 알았지?”하윤은 큰 눈을 깜빡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멋쟁이 아저씨가 주는 건요? 그것도 받으면 안 돼요?”다정은 하윤을 안아 올리며 그녀의 통통한 볼을 살짝 꼬집었다.“함부로 받으면 안 돼. 대가 없는 선물은 없어, 알았지?”하윤은 작은 입술을 삐쭉 내밀고 중얼거렸다.아이가 그러니
고다정은 입술을 만지작거리며 웃었다.“사실 이건 정말 좋은 약재지만 더 좋은 처방법이 있을 거예요.”그 말을 들은 신수 노인도 흥미가 생겨 말했다.“그래? 다정아 한번 보여주거라.”이어 다정이 펜을 들고 술술 써 내려가니 처방전 한 부가 나왔다.신수 노인은 처방전을 받은 후 어린아이처럼 눈을 반짝이며 연신 감탄했다.“고다정, 역시 고다정이야!”“대단해, 정말 대단해.”그는 어째서 이러한 약재의 조합을 생각하지 못했을까? 신수 노인의 놀란 표정을 보고 다정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어르신께서 생각하신 것만큼 대단한 게 아니에요. 두 처방은 단지 효과가 다를 뿐이에요. 어르신의 처방은 가장 기본에 충실한 것이고 제 것보다 더 훌륭하세요.”신수 노인은 한숨을 쉬며 반대했다.“아니야, 증상에 맞게 약을 써야지. 역시 넌 이런 면이 참 좋아!”그는 처방전을 집어 소연에게 약을 지어달라고 건네주었다. 떠나기 전, 그는 한 마디를 덧붙였다.“소연아, 다정이가 필요한 약은 그냥 주려무나. 오늘 이 아이한테 주는 약재는 전부 무료야!”다정은 놀란 표정으로 옆에 서서 황급히 거절했다.“어르신, 그러실 필요 없어요.”장사하시는 분이 공짜라니. 그 약재들은 진귀한 것은 아니지만 값어치가 만만치 않았다. 만약 이걸 공짜로 가져간다면, 다정의 마음은 편하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신수 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그는 웃으며 말했다.“다정아, 네가 이렇게 큰 도움을 줬는데 내가 뭔들 못하겠니. 이건 당연한 거야!”다정은 여전히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그녀가 무슨 말을 하든 신수 노인의 고집은 꺾을 수 없을 것이다.마침내 다정이 항복했다.“이렇게 합시다! 어르신, 그냥 조금 싸게 해주세요. 어르신을 도와준 보답으로 이거면 충분해요. 제가 공짜로 가져간다면 다시는 여기에 오지 않을 거예요!”다정이 이렇게 나오자 신수 노인은 한참을 고민한 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그럼 30% 할인해 줄게. 이제 됐지?”다
“사람들의 마음을 파악하고 있어서 이 식당에 많이들 와. 평일에는 주로 약밥과 같은 음식들을 주로 취급하고 있단다.”신수 노인의 말이 귀에 들어오자 다정은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심란해졌다.신수 노인은 다정에게 처방전을 설명해달라고 했지만 옳지 않은 것만 같은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이 들었다.‘또 함정에 빠진 건 아니겠지?’ ‘처방전을 설명하는 건 핑계고, 약밥을 맛보는 것이 목적이었던 거야!’이런 생각을 끝낸 그 순간, 신수 노인은 종업원에게 매장의 대표 요리를 모두 가져오라고 주문했다.겸사겸사 여준재가 평소에 먹던 음식도 몇 가지 같이 시켰다.테이블 위의 화려한 요리를 보고 있자니 다정은 자기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너, 너무 많아!’그녀가 말하기도 전에 신수 노인이 먼저 말했다.“다정아, 이 약밥은 맛이 어떠니?”다정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시선을 돌려 준재가 평소에 먹던 음식을 보았다.스윽 훑어본 그녀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이 약식용 약재들은 모두 몸을 따뜻하게 하는 데 쓰입니다. 여 대표님의 상황에 딱 필요한 것입니다.”하지만 그녀가 준재에게 개인적으로 준 것들에 비하면 조금 모자란 편이었다.당연히 다정은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옆에 있던 준재는 그녀가 말하지 않아도 뭘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살짝 올라간 입꼬리는 그의 잘생긴 얼굴을 더욱 빛나게 했다.신수 노인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의 옆에 앉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나머지 요리도 나왔다.신수 노인은 참지 못하고 재빨리 그녀에게 손짓하기 시작했다.“다정아, 이 음식들을 잘 먹어보거라. 우리 가게 대표 메뉴야!”“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잘 살펴볼게요.”신수 노인은 타오르는 눈빛으로 다정을 뚫어져라 쳐다봤다.이에 다정은 조금 당황스러워 고개를 끄덕이고 수저를 들어 맛을 보기 시작했다.음식을 입에 넣자마자 독특한 향기가 입안에 퍼졌다.약용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한약의 불쾌한 냄새가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야채의 향과 어우러져 입
현재 여준재의 몸 상태는 이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다정은 입을 열었다.“여 대표님, 이제는 고기를 조금씩 섭취하셔도 돼요. 너무 담백한 음식을 고집하지 않으셔도 됩니다.”그녀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쓴 음식만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준재가 웃으며 말했다.“알겠습니다, 고 선생님. 기억할게요.”…점심 식사 후, 다정은 집에 갈 준비를 했다.원래 신수 노인은 다정을 데려다 줄 생각이었지만 식당 문 앞에서 우연히 옛 친구를 만났다.그는 다정을 바라보다가 옛 친구를 보고는 조금 당황스러워했다.이를 본 다정이 말했다.“어르신, 일이 있으시면 먼저 가보셔도 됩니다. 저는 혼자 집에 가도 돼요.”신수 노인은 이를 거절했다.“안 돼, 내가 데려다주기로 했는데 어떻게 널 혼자 보내니.”그러자 그의 눈에는 서성이던 준재가 들어와 말했다.“이 녀석이 널 데려다주면 되겠구나. 마침 가는 길이잖니.”다정이 말할 겨를도 없이 신수 노인이 결정을 내렸다.다정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준재도 별 의견 없이 두 사람은 바로 차에 올라탔다.……차 안.뒷좌석에는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았다.다정은 옆에 있는 준재를 바라보며 물었다.“그건 그렇고 여 대표님, 변호사와의 일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이 문제가 하루라도 빨리 해결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녀의 마음을 짓누르는 큰 돌이 될 것이다.준재가 대답했다.“다음 주 중이면 해결될 것 같아요.”다정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마워요, 여 대표님.”그녀는 준재가 없었다면 자신의 것을 되찾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해야할지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러므로 그녀는 자연스레 준재에게 고마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준재는 가볍게 웃으며 농담조로 말했다.“고 선생님, 예전에도 고맙다고 말씀하셨어요.”다정 역시 웃으며 말했다.“감사해할 건 당연히 감사해해야죠.”그녀는 이렇게 말하면서 문득 무언가가 떠올랐다.그녀는 몸을
이 모든 일이 일어난 후, 고다정은 이미 겁에 질려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그녀가 막 일어나려던 순간, 그녀의 귀에 여준재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움직이지 마세요. 그들이 여기까지 쫓아왔어요.”“…….”이 말을 듣고 다정은 움직이고 싶었지만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다정은 이 이상한 자세를 유지하면서 준재의 다리를 베고 누워 있을 수밖에 없었다.지금, 그녀는 부끄러움보다는 자신의 목숨을 더 지키고 싶었다.다정은 계속해서 준재의 다리에 누워 있었고, 요동치는 운전 속에서 그녀는 지금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그녀는 틈틈이 준재에게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저 사람들은 누구예요?”“대낮에 이 사람들에게 무슨 법이 통하겠어요? 이렇게 우리를 쫓아다니는데 정말 법이 무슨 장난인 줄 아는 거예요?”준재와 처음 만났을 때의 그의 부상을 생각하면 다정은 지금까지도 가슴이 두근거렸다.‘만약 이 사람들이 우리를 따라잡는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아무도 몰라.’준재는 헛웃음을 짓고 대답했다.“그들의 눈에 법이 있었다면 지금처럼 우리를 쫓아오지는 않았겠죠…….”준재가 이렇게 쌀쌀맞은 것을 처음 본 다정은 순간 멍해졌다.‘저 사람들은 매우 까다로운 케이스야.’그녀는 왠지 모르게 두려움이 생겨났다.그녀는 침을 삼키며 계속해서 물었다.“그럼 도망칠 수 있는 거예요?”그녀는 이렇게 죽고 싶지 않다! 걱정하는 다정을 본 준재는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그땐 외국에 있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당한 거예요. 한국에서는 그 누구도 저를 건드릴 수 없습니다.”준재가 이 말을 할 때, 그의 몸에서는 위압적인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왔다.그의 이런 분위기는 자기도 모르게 그를 믿게 만든다.운전석에 있던 구남준도 이어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고 선생님. 이미 저희 쪽 사람들에게 연락을 해놨습니다. 곧 괜찮아질 거예요.”그 말을 들은 다정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차의 속도는 계속해서 빨라졌고, 그녀는 여전히 불안했다.
“산기슭에는 우리 사람들이 쫙 깔려있어서 그 사람들이 들어올 수 없어요.”여준재의 말에는 자신감이 흘러넘쳤다. 그 말을 들은 고다정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고다정이 막 입을 열려는 순간, 준재가 말을 꺼냈다.“하지만 한동안은 산에서 내려갈 수는 없어요. 지금은 잠시 여기서 머물고 다시 상황을 지켜봅시다.”이 말을 들은 다정은 반대하지 않았다.‘이제 막 그 사람들을 따돌렸는데, 아직도 어딘가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몰라. 이대로 내려가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야.’다정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여 대표님, 당신과 함께 있으면서 또 생명에 위협을 느낄 줄은 전혀 상상도 못 했어요.”준재는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리며 실소했다.“고 선생님, 이건 단지 당신이 운이 좋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죠. 저도 그 사람들을 두 번밖에 만나지 못했는데 선생님께서 공교롭게도 이 두 번을 다 함께하셨잖아요.” 다정은 말문이 막혀 잠시 할 말을 잃었다.그녀는 자신의 운이 정말 나빴다고 한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자, 들어가요.”이어 준재의 뒤를 따라 별장으로 들어갔다.다정은 별장에 들어서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깜짝 놀랐다.이게 무슨 별장인가, 그야말로 저택이었다.이 저택은 매우 넓어 앞마당만 해도 개인 정원과 같았다.안쪽으로 더 들어가보니 경치가 좋은 넓은 골프장을 볼 수 있었다.다정은 두리번거리며 구경하는 동안 알 수 없는 기분에 휩싸였다.역시, 세상의 빈부 격차는 너무나도 컸다.준재가 다정을 데리고 정원으로 가서 의자에 앉자마자 집사가 그들에게 다가왔다.“대표님, 아가씨. 마실 것 좀 내어 드릴까요?”다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물 한 잔만 주세요, 감사합니다.”속이 너무 불편해서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시면 괜찮아질 것 같았다.“이제 괜찮아요?”다정의 창백한 얼굴을 보며 준재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재차 물었다.다정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괜찮아요, 훨씬 좋아졌어요.”“정말요?”다정은 고개를 끄덕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