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정은 이 일을 생각 하느라 밤새 한숨도 못 잤다.날이 밝자, 두 아이는 잠에서 깨어 엄마가 침대맡에 앉아 휴대폰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가까이 다가갔다.“엄마, 일어나셨어요?”“엄마, 몸은 어때요?” ‘두 아이의 애틋한 눈빛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좀 편해지는 것 같아.’다정은 휴대폰을 내려놓고서 두 아이의 머리를 만지며 말했다.“엄마는 괜찮아, 우리 강아지들을 걱정하게 해서 미안해.”“엄마가 괜찮아졌으면 그걸로 됐어요.”하윤은 엄마의 품속에 안겼다.한편, 준재도 일어났다.준재는 세 사람의 대화를 보며 방해하지 않고 핸드폰을 꺼내 구남준에게 연락하여 아침 식사를 보내달라고 말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남준은 아침을 가지고 왔다.식사하는 동안 준재는 다정하게 다정을 바라보며 물었다.“몸은 좀 어때요? 하루 더 입원해서 상태를 지켜볼까요?”“아니요. 저 많이 괜찮아졌어요.”다정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자신은 이미 다 나았다며 거절했다.준재는 다정의 상태와 반응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제가 구 비서보고 퇴원 수속을 밟으라고 할게요.”다정은 거절하지 않고 감사의 뜻으로 남준을 바라보았다.다정은 남준과 악수를 했다.“고 선생님, 별말씀을요.”말이 끝나자 그는 퇴원 수속을 하러 갔다.시간이 지나 퇴원 소속을 끝냈고 다정도 짐 정리를 다 한 뒤, 그들은 병원을 빠져나왔다.돌아가던 중, 준재는 미간을 약간 찌푸린 채 어딘가 불편한 지 계속 목을 돌리고 있었다.다정은 그의 행동을 보고, 준재가 어젯밤에 소파에서 편안히 자지 못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다.‘나 때문에 병원에 오지 않으셨다면, 여 대표님도 소파에서 자지 않았을 텐데.’이런 생각이 들면서 다정은 준재에게 바로 말했다.“여 대표님, 아니면 여기 누워 보세요. 제가 목 마사지를 해드릴게요. 마사지하고 나면 목이 좀 편안해질 거예요.”준재는 다정이 이렇게 말할 줄은 몰랐기에 표정이 어리둥절해졌지만 정말 목이 불편했기에 거절하지 않았다.이어 준
고다정은 본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고 있었고, 심해영은 집사에 의해 어제 있었던 일을 다 알게 되었다.다정은 이제야 몸이 괜찮아져 마운시티 별장에도 가지 않고 집에서 하루 정도 푹 쉴 계획이었다.두 아이도 하루 종일 얌전하게 다정을 귀찮게 하지 않고, 오히려 편안히 쉬게 해주었다.저녁 무렵, 임은미는 다정이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과일을 사서 집에 방문했다.자리에 앉은 은미는 꾸짖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너 이렇게 아프면서 왜 나한테 말을 안 했어?”그러나 다정이 대답하기도 전에 옆에 있던 두 아이가 흥분하며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이모, 걱정하지 마세요. 어제 여준재 아저씨가 하루 종일 엄마를 간호해 주셔서 많이 괜찮아지셨어요.”“맞아, 여 대표님이 간호해 주신 덕에 많이 괜찮아졌어.”이 말을 듣자마자 은미는 깜짝 놀라 눈에 불을 켜고 절친 다정에게 따져 물었다.“너, 어제 어떻게 된 일이야?”이 상황에 다정은 난처한 눈으로 두 아이를 힐끗힐끗 쳐다보며 천천히 어제 일을 설명했다.“어제 하준이랑 하윤이는 내가 아픈 모습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여 대표님한테 전화했나 봐. 열이 계속 안 내렸는데 연락을 받은 여 대표님이 날 데리고 병원에 가주셨어. 제때 병원에 안 갔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니까…….”그녀의 말에 은미는 실소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수상한데?’다정은 눈을 여러 차례 깜빡이더니 참지 못하고 궁금한 점을 물었다.“다정아, 여 대표님이 정말 너한테 관심이 있는 거 아니야? 저번에는 여 대표가 직접 널 데리러 왔었고 어제는 하룻밤 내내 너를 보살펴 준 걸 보면……. 에휴, 그 사람이 너한테 관심 있는 게 분명하다니까!”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다정은 절친인 은미의 이런 충격적인 말에 마시려던 물컵을 내려놓았다.“나랑 여 대표님은 그저 의사와 환자 관계일 뿐이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단호하게 부인하는 다정을 보면서 은미는 괜히 건드려 기분 상할까 싶어 더 이상 한마디
“제 몸이 왜요?” 고다정의 말을 들은 여준재는 그녀의 의도를 알고 눈살을 찌푸렸다.다정은 준재를 힐끗 쳐다보았다.“그럼 여 대표님 본인 몸은 어떤지 아세요? 당연히 모르시겠죠. 맥박을 재볼 필요도 없을 정도로 여 대표님의 몸은 한계에 다다랐어요.”말을 마치자 다정은 즉시 눈살을 찌푸리고 불쾌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봤다.“솔직히 말해보세요, 여 대표님, 아침에 집에 가서 쉬지 않고 바로 회사로 가셨죠?”“…….”준재는 머쓱하게 코를 만지작거리며 마음에 찔리는 눈빛이 요동쳤다.다정은 그에게 어떠한 대답도 듣지 못한 채 콧방귀를 끼며 옆에 있는 구남준을 노려보았다.“구 비서님, 제가 평소에 여 대표님이 알맞게 시간을 배분하는지 감시하라고 하지 않았나요?”남준은 두 손을 흔들며 억울하다는 듯이 말했다.“저는 대표님의 비서일 뿐인데, 어떻게 대표님의 일을 간섭할 수 있겠어요.”남준의 억울한 모습을 본 아이들은 웃기만 했다.다정도 웃으며 고개를 저었고, 더 이상 이 일에 대해 따지지 않고, 준재를 방으로 불러 치료를 했다.준재는 오전에 거의 쉬지 않았기 때문에, 치료를 받는 도중에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한 시간 후, 치료가 끝나자 다정은 침대에 엎드려 깊이 잠든 그를 바라보며 자기도 모르게 손을 내밀었다.“여 대표님, 일어나세요. 치료 끝났어요, 집에 가서 쉬세요.”“여 대표님…….”다정은 이어서 여러 번 불렀지만, 침대에서 잠든 준재는 전혀 깨어날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옆에 있던 남준이 상황을 보고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고 선생님, 오늘은 그냥 여기서 재우시는 게 어떠세요? 어젯밤부터 대표님께서 거의 주무시지 못하셨고, 오늘도 하루 종일 바쁘게 업무를 보셨거든요. 엄청 피곤할 거예요.”이 말을 들은 다정도 거절하기 쉽지 않다.“그래요, 그럼 여기서 주무시게 해요. 저는 아이들이랑 같이 자면 돼요.”“네, 고 선생님 부탁드리겠습니다.”남준은 정중하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다정은 별일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그녀는 돌아서서
이틀 동안 다정은 집에서 푹 쉬었고, 셋째 날이 되자 다정은 완전히 회복되어 신수 노인에게 연락해 무료 진료 일에 대해 물었다.“어르신, 무료 진료 행사 시간을 물어보고 싶어서 연락드렸어요, 언제부터 시작해요?”[너 몸은 좀 괜찮아졌니?]신수 노인은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그녀를 걱정했다.다정은 웃으며 말했다.“다 나았어요. 걱정하지 마세요.”[다 나았으면 됐어. 행사 시간은 지금 조정하고 있어. 늦어도 모레부터 시작할 것 같아.]이렇게 두 사람은 무료 진료의 세부적인 내용을 잠시 이야기하고 전화를 끊었다.잠시 후, 신수 노인은 무료 진료의 세부적인 내용을 정하여 사람들에게 알렸다.이 소식이 퍼지자, 오직 이번 무료 진료에 신수 노인뿐만 아니라 문성 노인도 참여한다는 점에서 운산시의 모든 상류사회가 떠들썩해졌다.진찰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기회를 통해 문성 노인이나 신수 노인과 친해질 수 있었기에 이는 쉽게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아니었다.그래서 무료 진료가 시작된 당일에 많은 사람들이 일찍부터 신의약방에 가서 줄을 섰고, 문성 노인과 신수 노인과 친해질 기회를 얻길 바랐다.다정은 이러한 상황을 모르는 상태로 약방 근처에 오니 많은 고급 승용차들이 줄지어 주차된 것을 발견했다. 다정이 약방 입구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밖은 대기 줄이 늘어서 있었다.그녀가 이 모습에 놀라 넋을 놓고 있을 때, 귓가에 많은 사람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오늘 어떤 의사가 내진하는지 모르겠네, 아마도 신수 어르신과 문성 어르신이 내진하러 오지 않을까?”“두 어르신에 대해선 잘 모르는데 어떻게 진료할지 궁금해. 일반적으로 쉽게 진찰을 안 해준다던데?”“설마 헛걸음한 건 아니겠지? 나는 오늘 어르신들 때문에 여기까지 왔단 말이야.”어떤 사람은 걱정을 늘어놓았고, 어떤 사람은 신경 쓰지 않았다.다정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듣고서 약방으로 들어가려던 찰나에 또 누군가가 명의를 언급하는 것을 들었다.“내가 들어보니 오늘 신수 어르신이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고다정을 아니꼽게 쳐다봤다.5년 전, 고씨 집안의 스캔들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했다.“저 여자가 그 뻔뻔한 고씨 집안의 큰딸이었어? 진짜 낯짝도 두껍다, 어떻게 여기를 올 생각을 해?”“누가 아니래, 그런 짓을 했다는 거 자체가 우리 같은 여자한테 먹칠한 거랑 뭐가 달라!”“이런 사람이 여기 있다니, 공기마저 더러워진 것 같아!”누가 먼저 이런 말을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다정을 몰아세우기 시작했다.다정은 사람들이 날카롭게 말하는 모습을 보고서 급격히 얼굴색이 어두워졌다.다정은 눈길을 돌려 싸늘한 눈빛으로 옆에 서 있는 고다빈을 바라보았다.‘보아하니 다빈이는 일을 망치게 하는 능력이 있는 것 같아. 이렇게 기회를 틈타 나를 못살게 굴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네.’그리고 다빈도 다정의 눈빛을 보고 당당하게 다정을 쳐다보며 눈썹을 치켜세웠다.김재원은 두 사람이 다투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다빈은 다정이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인내심의 한계가 온 것을 느끼고서 밖을 향해 소리쳤다.“경비 아저씨, 여기 어떤 사람이 소란을 피우고 있어요, 빨리 이 사람 쫓아내 주세요!”이 말을 들은 다정은 다빈이 자신을 가리키며 당당하게 외치는 것을 보았다.다빈은 제대로 말하지 않고 입 모양만으로 몇 마디 건넸다.“천박한 인간아, 난 너가 잘 사는 꼴은 절대 못 봐!”다정은 다빈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쳐다보며 비웃었다.“저기요, 김재원 씨, 뭔가 잘못 생각하는 것 같은데요?”“제가 뭘 잘못 생각해요?”김재원은 다정의 비웃음을 보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다정은 재원을 보고 싸늘하게 웃었다.“제 생각이 틀리지 않는 한, 여기는 무료로 진료해 주는 곳이고, 신수 어르신의 무료 진료소예요. 그리고 이 무료 진료의 뜻은 일반 시민들도 진료받을 수 있죠. 근데 대체 언제부터 이 여기가 당신과 같은 상류층 사람들 것이 되었죠?”이 말을 들은 재원은 말문이 막혔다.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
신수 노인의 말이 끝나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소란을 피우더니 속삭이기 시작했다.“그래서 저 고다정이라는 사람이 신수 어르신과 문성 어르신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젊은 명의라는 거야?”“아, 생각났어! 고다정 씨는 문성 어르신의 생일 잔치에도 참석했었어, 어쩐지 낯익더라.”“왜 진작에 말을 안 했어? 방금 우리는 고다정 씨를 화나게 했다고!”“미움을 샀으면 미움을 받아야지, 저렇게 예쁘게 생긴 사람이 무슨 수로 두 어르신의 사랑을 받을지 누가 알았겠어?”“게다가, 저 여자는 이렇게 젊은데 무슨 능력이 있겠어!”사람들의 의심을 들은 다정은 놀라지 않았다.‘어쨌든 내가 어린 건 어린 거니까.’더군다나, 그녀는 말을 잘 하지도 못하고, 지금 당장 보여줄 성과도 없으니 침묵을 지키며 행동으로 보여주려 했다.신수 노인도 이를 알아차리고 칭찬하며 고개를 끄덕였다.‘다정이는 거만하지 않고 조급해하지 않아서 참 마음에 든단 말이야’“오늘 진료의 주치의는 바로 고 의사입니다. 무슨 문제가 있으면 그녀를 찾아 진료를 받으십시오.”신수 노인은 다시 한번 대중 앞에서 발표했다.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노인의 말을 듣고 서로를 쳐다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눈치였다.그렇게 한참 동안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다정은 이러한 상황에 서두르지 않았고, 신수 노인은 책상에 앉아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한 노인이 비틀거리며 나오더니 다정을 바라보고는 힘들게 입을 열었다.“오랫동안 허리랑 다리가 말썽이에요. 신수 선생님께서 침술에 아주 능통하시다는데 치료해 주시겠어요?”다정은 누군가가 실제로 그녀를 믿고 자신을 치료하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기에 다소 의외였다.그녀는 노인을 위아래로 살펴보았고 그 노인은 인자한 눈매와 함께 성품이 올곧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호감이 배가되어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어르신을 봐 드릴 수는 있지만, 먼저 알아봐야 할 사항이 있으니 이쪽으로 오세요.”다정은 노인을 자신 앞에 앉혔다. 노인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 맞은편 의
“어린 친구가 실력이 장난이 아니네, 신수 선생님이 인정하신 이유를 알겠어,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편안함이야.” 노인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치료실을 나와 고다정을 칭찬했다.이 말을 들은 다른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렇다면 고씨 집안 큰딸이 정말 명의라는 말인가?’동시에 문진혁은 살며시 다가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다정을 바라보았다.“고 선생님, 제가 밖에서 지켜봤는데 고 선생님의 침술은 뭔가 다른 것 같아요.”그는 다정이 치료실을 들어서자마자 한 노인을 치료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할아버지가 다정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게 생각이 나 호기심에 치료실로 다가갔다.그러나 진혁은 들어가 방해하지 않고, 창문 쪽에 서서 가만히 지켜봤다.다정 역시 진혁이 창밖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그녀는 미소를 지었다.“사실 다 똑같아요, 다만 침을 놓은 혈 자리만 달랐을 뿐이에요.”그녀의 침술은 스승에게서 배운 것이다.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스승은 고대 의술을 계승하는 사람이어야 하므로 그녀와는 다른 케이스였다.이를 생각한 다정은 더 질문하려는 진혁을 막고 입을 열었다.“전 진혁 씨가 뭘 묻고 싶은지 알아요. 하지만 지금은 무료 진료소가 우선이에요, 나중에 제가 다시 혈 자리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릴게요.”“네, 꼭 잊지 말고 알려주세요.”진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정을 바라보았고, 그는 학자의 기질을 한껏 발휘한 채 만족해하고 있었다.다정은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잊지 않을게요.”그렇게 두 사람은 다시 진료를 시작했다.아직도 많은 사람이 다정의 의술을 의심했지만, 다른 의사들의 줄이 길어지자 일부 사람들은 시도하는 마음으로 다정에게 진찰을 받았다.이에 다정은 불만을 가지지 않고 최선을 다해 치료했다. 반나절이 지나도 바깥의 환자는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았고, 여전히 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한동안 다정과 다른 사람들은 발 디딜 틈도 없이 바빴다.마침내 점심시간이 되자,
다급한 목소리에 모두가 쳐다보니 김재원은 얼굴에 뚜렷한 손바닥 자국을 드러낸 채 신의 약방 문 앞에서 다급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여준재는 다소 의아해하며 옆에 있던 고다정에게 물었다.“무슨 일이에요?”다정이 말하려던 찰나 옆에 있던 소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여 대표님, 오전에 오지 않으셔서 모르시겠지만, 이 여자가 얼마나 나쁜 여자인지 몰라요.”그녀는 그 말과 함께 재원이 다른 사람들과 연합하여 다정을 배제한 일을 말했다.준재는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눈앞에 있는 이 여자가 하마터면 다정을 쫓아낼 뻔한 장본인이라는 것을 알고 불쾌감을 드러내며 그녀를 차갑게 바라봤다.다정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녀가 냉철한 것이 아니라 재원이 부탁한 사람은 자신이 아니었기에 함부로 입을 열 수 없었다.‘내가 입을 열었다가 또 무슨 소리를 들으려고.’ 재원이 부른 신수 노인은 눈살을 찌푸리며 침착하게 말했다.“몸이 불편하시면 병원에 모시고 가세요.”이 말을 들은 재원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신수 어르신, 제발 저희 할아버지 좀 살려주세요!”그녀는 앞으로 나가 신수 노인을 붙잡고 애원하려 했지만 신수 노인은 그녀의 행동을 읽고 일찌감치 피했다.이로 인해 바닥으로 넘어진 재원은 한참 동안 일어나지 못하고 어깨를 으쓱거리며 흐느꼈다.“신수 어르신, 제가 잘못했다는 걸 알아요. 오늘 아침에 제 무례했던 행동은 진심으로 사과드리겠습니다. 제발 저희 할아버지 좀 살려주세요!”땅바닥에 엎드려 주위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울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주위 사람들은 동정심을 느꼈다.신수 노인은 그것을 보고 뭔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눈썹을 찌푸렸다.그러나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재원은 다시 울먹이며 말했다.“아침에도 할아버지께서 오래된 지병 때문에 온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너무 괴로워하시고 침대에서도 내려오지 못하세요.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어요. 의사는 집에 돌아가서 요양하라고 했지만, 상태가 악화될 뿐이에요. 신수 어르신